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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보증금 130억 편취한 임대사업자 '징역 16년'

세입자 170여 명의 전세보증금 130억 원을 편취한 임대사업자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방법원 형사5단독(부장판사 문주희)은 14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임대사업자 A씨(47)에 대한 1심에서 징역 16년을 선고했다. 또 A씨의 범행을 도운 공인중개사 B씨에게는 징역 6년이 선고됐다. A씨는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빌라 19채를 매입해 피해자 175명과 임대차 계약을 맺은 뒤 전세보증금 130억 원 상당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A씨의 범행 과정에서 빌라를 소개하고 계약서 작성을 돕는 등 범행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무자본 갭투자는 주택 매입 시 자신의 자본을 거의 들이지 않고 세입자의 전세보증금과 대출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신용불량으로 부동산을 소유하지 못하는 A씨는 명의 대여자를 구해 빌라를 매입했으며, 자신의 자본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세입자들의 보증금을 이용해 추가로 빌라를 매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 피해자 대부분은 사회 초년생으로,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인해 신용 및 금전적 타격을 입는 등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했다”며 “전세사기는 주거 안정을 뒤흔들고 서민들에게는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보증금 피해를 주는 범죄로, 실질적 피해는 숫자로 보이는 피해보다 훨씬 막심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 A씨는 임차인을 위한 최소한의 보호 조치도 없이 대부분의 금액을 본인의 사업을 위한 투자금으로 사용했다”며 “재판 중 법정에서 이 사건 돌려막기가 사업 방법이고 범죄가 아니라고 하는 등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김문경 기자

  • 법원·검찰
  • 김문경
  • 2026.01.14 18:41

[건축신문고] 건축담론이 필요한 이유

도시는 수많은 선택의 결과로 만들어집니다. 그 선택의 중심에는 언제나 건축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오랫동안 건축을 ‘결과물’로만 소비해 왔습니다. 건축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고민과 판단, 사회적 맥락에 대한 성찰은 충분히 공유되지 못한 채, 완성된 형태만이 도시를 채워 온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건축신문고] 연재는 출발했습니다. 건축을 전문가의 영역에 가두지 않고, 도시와 시민의 언어로 다시 이야기하자는 작은 시도였습니다. 건축담론이란 거창한 이론이 아니라, 현장에서 건축사가 마주하는 질문과 판단을 사회와 함께 나누는 일이며, 도시의 방향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는 과정이라 믿었습니다. 지난 1년간의 연재를 통해 우리는 분명한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설계비, 행정 절차, 공공건축, 도시의 품격, 삶의 환경에 이르기까지, 건축사의 시선으로 던진 질문들은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도시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책임 있는 문제 제기였습니다. 한 편 한 편의 칼럼이 쌓이며 지역 건축문화의 기록이 되었고, 건축사가 사회와 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건축사는 단순히 건물을 설계하는 기술자가 아닙니다. 우리는 법과 제도, 환경과 안전, 삶의 방식과 도시의 미래를 동시에 고민하는 전문가입니다. 건축사의 전문적 목소리가 더해질 때, 행정의 판단은 한층 입체적이 되고 도시는 시민의 삶에 더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건축담론이 공공의 영역에서 필요한 이유입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지속성입니다. 건축담론은 몇 차례의 연재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더 많은 건축사가 참여하고, 더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가 더해질 때 비로소 힘을 갖습니다. [건축신문고]는 일부 회원의 글이 아니라, 전북특별자치도 건축사 모두의 공론장이 되어야 합니다. 회원 여러분께서 현장의 고민과 생각을 기꺼이 나누어 주실 때, 건축사의 사회적 역할은 분명해지고 우리의 전문성은 더욱 존중받게 될 것입니다. 건축사가 말할 때 도시는 더 깊어지고, 그 깊이는 결국 시민의 삶의 질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성열 건축사(전북특별자치도건축사회 회장)

  • 경제일반
  • 기고
  • 2026.01.14 18:40

2026 전북일보배 스키·스노보드 대회 21일 팡파르

겨울 스포츠의 메카 무주에서 스키·스노보드 축제가 열린다. 전북일보는 스키와 스노보드 저변 확대와 국민 체력 증진을 위해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무주 덕유산리조트 스키장에서 ‘2026 전북일보배 전국 스키·스노보드 대회’를 개최한다. 전북일보가 주최하고 전북자치도스키·스노보드협회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아마추어 선수와 동호인들을 중심으로 동계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12년째 열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2026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열려 동계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22일 1일차에 열리는 스키대회는 남·여 구분하여 초등부부터 중등부, 고등부, 청년부, 장년부, 실버부, 골드부로 나눠 치러진다. 23일 2일차는 스노보드 대회로 연령제한 없이 남·여로 구분하여 치러질 계획이다. 스키와 스노보드 모두 알파인 대회전으로 치러지며 1·2회전 경기중 가장 좋은 기록으로 순위가 결정된다. 대회는 무주덕유산리조트 스키장 파노라마 슬로프에서 치러질 예정이나 당일 기상과 슬로프 상태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시상식은 23일 오후 2시 30분 만선하우스 카페테이라 2층에서 열릴 예정이다. 개회식은 21일 오후 6시 무주덕유산리조트 티롤호텔 질레탈 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대회 참가 신청은 전북일보 홈페이지(jjan.kr)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오세림 기자

  • 스포츠일반
  • 오세림
  • 2026.01.14 18:39

노병섭 대표, ‘빛의 혁명, 전북교육 대개혁’ 제2 공약 발표

노병섭 전국교육자치혁신연대 상임대표는 14일 최근 전북 교육계에 논란이 되고 있는 ‘표절 사태’와 관련 “학자로서 양심 문제이며, 해서는 안 될 문제”라고 했다. 노 대표는 이날 전북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빛의 혁명, 전북교육 대개혁’ 정책 제2 공약을 발표하면서 ‘교육장 공모제 추진’이라는 파급적 제안을 했다. 지역 실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교원(평교사 이상)을 내세워 ‘행정관리’가 아닌 철학·소통 능력·민주적 리더십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노 대표는 “전북교육청은 문제를 관리하는 기관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학교 갈등, 위기 상황 발생 시 즉각 출동하는 초기 진단 지원 시스템 ‘학교 지원 최우선 전북 교육청 119 체계’를 구축하겠다” 고 밝혔다. 이어 “교육청의 조직과 인사 시스템 전면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교장 내부형 공모제’를 확대하고, ‘지역 교육장’을 지역에서 추천할 수 있게 하는 공모제 방식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학교 행정업무 경감을 위해 행정 센터로 전환하겠다”며 “교사는 가르치고, 학생은 배우는 데 집중해야 하는데 중복 · 과도한 행정 업무를 교육청 행정 센터로 집중시키겠다”고 했다. 노 대표는 전북교육개혁위원회 공모한 민주진보교육감 후보 추대와 관련 “후보 등록과 검증 절차에 적극 참여하여 교육혁신을 위해 뜻을 모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전북 순창 출신인 노병섭 후보는 전주생명과학고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으로 34년 6개월 교직 생활을 한 현장교사 출신, 전교조 활동 등을 통해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과 사회에 전달해 왔으며 현재 ‘전국교육자치혁신연대 상임대표’ ‘대학 무상화 평준화 전북운동본부 상임대표’ ‘윤석열 퇴진 전북운동본부 공동대표(전) 등 활동을 하고 있다. 이강모 기자

  • 교육일반
  • 이강모
  • 2026.01.14 18:39

2026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 “한국 문단의 새로운 주역 되길"

2026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14일 전북일보사 7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전북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올해 새롭게 출발하는 당선자들은 시 부문 ‘원탁’의 최은영, 소설부문 ‘캠핑’의 양준희, 동화부문 ‘롤러코스터가 멈춘 날’의 최재민씨. 당선자들에게는 상패와 상금이 주어졌다. 안도현 심사위원장은 심사위원을 대표한 심사총평에서 “영상미디어가 활자와 문자를 앞질러 가는 시대에 신춘문예 응모 편수가 늘었다는 뉴스를 접했다. 이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가 추동한 측면이 강하다고 생각한다”라며 “한강 작가는 자기의 글을 쓸 때 누구보다 집중할 줄 아는 작가이다. 당선자 세 분께서도 한강 같은 훌륭한 작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당선자들에 대한 격려도 이어졌다. 서창훈 전북일보 회장은 “올해는 수필 부문을 공모하지 않았는데 걱정과 달리 응모량이 많았다”라며 “당선자들의 특징을 보면 과거보다 연령대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젊은 작가를 발굴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오랜 세월 창작에 매진한 분들이 세상에 드러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AI(인공지능)가 사람을 몰아내고 디지털 세상이 심화된다고 해도 아날로그의 가치는 이어질 것”이라며 창작활동을 통해 문학의 가치를 이어가는 문학인이 되길 당부했다. 백봉기 전북문인협회 회장도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치열한 작가정신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문학의 여정이 힘들 때도 있겠지만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등단했던 때의 마음과 각오를 잊지 말고 항상 기억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당선자들은 “노력하는 자세로 성실히 글을 쓰겠다”며 “문학정신을 일깨워 준 전북일보에 감사하다”고 답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심사를 맡은 안도현 시인과 김종필 아동문학가, 김남곤 소재호 서정환 류희옥 김철규 정군수 백봉기(전북문인협회장) 복효근 조미애 김사은 이형구 왕태삼 이병초 정동철(전북작가회의 회장) 씨 등 문인들과 신명호 가천문화재단 팀장, 수상자들의 가족·친지 등 50여명이 자리해 당선자들을 축하했다. 김유석 박태건 최기우 안성덕 김근혜 이경옥 장은영 정숙인 이진숙 김서현 씨 등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문인들도 함께했다. 올해 전북일보 신춘문예 응모작은 모두 1948편(시 1640편, 소설 146편, 동화 162편)이 접수됐다. 지난해에 비해 529편이 증가했으며 올해는 동화 부문의 응모가 활발했다. 박은 기자

  • 문학·출판
  • 박은
  • 2026.01.14 18:39

“고쳐 쓴 시간의 결실”⋯2026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들의 첫 걸음

2026 전북일보 신춘문예의 주인공들과 등단의 첫 순간을 응원하는 중견·원로 문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4일 전북일보 7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6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은 새로운 후배 문인들의 등단을 축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시상식에는 지역의 중견·원로 시인들과 당선 작가, 당선자들의 가족·친지, 전북일보 임원 등 50여 명의 내외빈이 참석해 최은영(시)·양준희(소설)·최재민(동화) 작가의 첫 출발을 응원했다. 시상식에서 각 부문 당선자들은 저마다의 언어로 ‘쓰는 시간’과 ‘당선의 순간’을 되짚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원고를 고쳐 쓰던 고독의 시간부터 뜻밖의 당선 통보 전화까지, 수상 소감에는 문학을 향한 각자의 태도와 삶의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시 부문 당선자 최은영 씨는 첫눈이 내리던 날을 떠올리며 수상 소감을 시작했다. 그는 “신춘문예 투고를 위해 우체국을 다녀오는 길, 아이들이 눈을 보며 뛰어가는 모습을 보며 원고가 든 가방을 가슴에 안았다”며 “첫눈과 함께 보낸 시들이 첫눈처럼 환대받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당선 연락을 받기 전까지 결과를 체념한 채 카페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는 최 씨는 “한 편의 시를 수십 번 고쳐 쓰며 마음에 들었던 순간을 떠올리며 걷다 보니 기쁨이 조금씩 실감났다”고 전했다. 단편소설 부문 당선자 양준희 씨는 소설 쓰기를 ‘고독한 암중모색의 과정’에 비유하며, 이번 당선을 “캄캄한 밤길에서 등불 하나가 켜진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소설을 쓰며 더 나은 독자이자 더 나은 인간이 되고자 노력해왔다”며 “과분한 격려를 발판 삼아 매일 성실하게 써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가족과 친구들, 특히 첫 독자가 되어준 딸과 이날 함께한 부모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동화 부문 당선자 최재민 씨는 오랜 영상 기획·제작 경력을 소개하며 비교적 늦게 동화를 쓰기 시작한 계기를 밝혔다. 그는 “동화를 쓰기 시작한 뒤 아이들의 움직임과 말소리가 이전과 다르게 들리기 시작했다”며 “아이들의 마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글을 계속 써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발걸음 같은 시작이 이번 당선으로 이어졌다며 심사위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전현아 기자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6.01.14 18:38

설화로 건너는 분단의 강⋯김란희 작가 ‘까치와 까마귀’ 펴내

전래 설화 ‘견우와 직녀’를 새롭게 변주한 김란희 작가의 신작 <까치와 까마귀>(비공)는 하늘나라의 사랑 이야기에 머물지 않는다. 이 작품은 만나지 못하는 존재들의 간절한 마음이 어떻게 다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섬세한 은유로 풀어낸다. 이야기 속에서 까치와 까마귀는 비가 쏟아지는 하늘 아래서 두려움과 고통을 감수하며 자신의 몸으로 다리를 놓는다. 누군가 대신해 주지 않는 일을, 작고 약한 존재들이 스스로 해내는 장면은 아이들에게는 용기와 협력의 의미를, 어른들에게는 화해와 연대의 가치를 전한다. ‘나 하나쯤이야’가 아닌 ‘나라도 할 수 있다’는 태도가 이야기의 중심을 이룬다. 책은 어린이를 위한 동화이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서로를 향한 작은 손짓과 날갯짓이 결국 거대한 비극을 멈춘다는 서사는 평화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일상의 용기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하늘의 비극은 땅 위의 약한 존재들이 보여준 연대로 변화한다. 작품은 정확하면서도 서정적인 문장, 민중적 감각이 살아 있는 의성어·의태어를 통해 장면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특히 까마귀의 일상 속에서 길어 올린 사색의 언어는 이야기 전체에 깊이를 더한다. 각각은 단절된 시간 속에 흩어진 존재처럼 보이지만, 실은 모두 ‘영원’의 일부라는 사유가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김 작가는 작가의 글을 통해 작품의 출발점을 분명히 알린다. 그는 “남과 북으로 갈라진 가족 상봉 장면에서 느낀 깊은 인상이 단 하룻밤의 만남 뒤 흘려야 했던 눈물은 견우와 직녀 설화와 겹쳐졌다”며 “해마다 내리는 비를 만나지 못한 이들의 눈물로 상상했고, 그 눈물을 멈추게 하는 존재로 까치와 까마귀를 불러냈다”고 밝혔다. 이어 작가는 “이야기 속에서 기적을 만드는 것은 신도, 영웅도 아닌 작고 약한 새들이 자신의 몸을 내어주는 선택이 하늘의 강을 건너게 한다”며 “이를 통일의 이야기이자 평화를 향한 발걸음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전주 출신인 작가는 1991년 8.15범민족대회 청년통일문학상공모전에서 동화<까치와 까마귀>로 통일상을 수상했고, 2005년 창비어린이 9호에 <외삼촌과 누렁이>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동화집 <금딱지와 다닥이>가 있다. 현재 그는 전주에서 문화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다. 전현아 기자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6.01.14 18:38

이진숙 수필가가 일상의 언어로 전하는 다정한 위로

이진숙 수필가가 첫 수필집 <나는 오늘도 괜찮다>(수필과 비평사) 펴내며, 독자들에게 일상의 언어로 다정한 위로를 건넨다. 오랜 시간 삶의 현장에서 써 내려간 글들을 엮은 이번 산문집은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에서 잠시 걸음을 늦추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책에는 가족과 함께한 희로애락의 기억을 비롯해, 일상을 함께 걷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얻은 위로와 연대의 감정이 담겨 있다. 또 자연 속에서 꽃밭을 가꾸며 느낀 감사, 농장에서 곡식을 기르며 비로소 깨닫게 된 삶의 태도와 인내의 의미가 작가 특유의 담담한 문체로 풀어져 있다. 소소하지만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순간들을 포착한 글들은 독자들에게 잔잔한 공감과 깊은 여운을 전한다. 이 작가는 이번 수필집이 작가 본인에게 더욱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책 속에 담긴 작품들은 어머니가 생전에 꼭 출간되기를 바랐던 원고였으나, 어머니가 지난해 3월 별세하면서 그 뜻을 미처 전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며 “결국 이번 수필집은 떠나간 어머니를 향해 부르는 늦은 목소리이자, 삶과 기억을 건네는 조용한 헌사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글들이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 덜 무겁게 하고, 스스로 ‘오늘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수필가는 201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부문에 당선됐다. 전직 교사 출신인 그는 최명희문학관에서 <혼불> 완독 프로그램을 14년간 진행했다. 저서로는 오디오북 <우리, 이제 다시; 피어날 시간> 등이 있다. 전현아 기자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6.01.14 18:38

[사설] 국민연금 앞장서 전북금융중심지 이끌라

전북의 제3금융중심지 지정 신청이 해를 넘기도록 표류하고 있다. 금융당국에 제출할 신청 일정은 아직도 확정되지 못한 채 금융위원회와의 협의만 이어지고 있다. 전북도는 당초 전북혁신도시와 만성지구 일대 3.59㎢를 중심으로 자산운용·농생명 특화 금융중심지 개발계획을 제시해 왔다. 그러나 금융위는 자산운용 중심 비전에는 공감하면서도, 금융 생태계 전반에 대한 구체성과 실행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문제삼고 있다. ‘전북이 어떤 금융중심지가 될 것인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던진 것이다. 전북 금융중심지 구상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이 불가피해졌다. 전북 금융중심지 논의의 출발점이자 핵심 축은 단연 국민연금공단이다. 2017년 기금운용본부 이전 당시 600조 원대였던 연기금은 1400조 원을 넘는 글로벌 연기금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그 위상에 걸맞은 지역 자산운용 생태계는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 일부 글로벌 금융기관이 전주에 사무소를 열었지만, 대부분 정보 전달이나 수탁 지원에 그치는 소규모 연락사무소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연기금의 규모와 영향력이 지역 경제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국민연금이라는 단일 기관만으로는 자산운용 생태계 조성에 분명 한계가 있다. 한국투자공사 등 주요 공공·공제 금융기관의 이전과 연계를 통해 집적 효과를 만들어야 한다. 금융위가 요구한 보완 사항도 분명하다. 전북이 자산운용 중심지로서 어떤 금융기관과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 전문 인력과 기업 유입은 어떤 방식으로 이끌어낼 것인지에 대한 실천 계획이다. 선언적 청사진이 아니라 연도별 목표와 성과 지표, 점검 체계를 담은 실행 로드맵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의 역할이 중요하다. 전북 금융중심지의 정체성과 국가적 필요성을 가장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앞장서 금융기관 연계 모델을 제시하고, 자산운용 기능의 단계적 지역 확장을 주도할 때 비로소 전북 금융중심 지 논의는 현실성을 갖게 된다. 정치권과 도의 기민한 대응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일정이 늦춰지는 동안 전략을 재정비하는데 소홀하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 금융중심지 지정은 중장기 과제지만, 준비와 실행까지 느슨해져서는 안 된다. 이제 답해야 할 차례다. 전북 금융중심지의 문은 국민연금이 앞장설 때 열릴 수 있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1.14 18:35

[사설] ‘농생명산업 수도 전북’ 실현, 정책적 지원을

전북특별자치도는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대한민국 농생명산업 수도, 전북’ 비전을 선포했다. 2023년부터 2026년까지 4년간 총 7조3800억원을 투자해 농업 혁신과 농민 행복을 실현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이같은 비전을 선포한지 올해 4년째로 접어든다. 물론 스마트농업 인프라 구축과 정책기반 마련 등 일정한 성과는 있었다. 하지만 ‘농생명산업 수도’ 까지는 갈 길이 멀다. 현장의 체감온도는 낮고, 과제는 산적해 있다. ‘대한민국 농생명산업 수도 전북’ 비전은 지역 발전 전략이자 대한민국 농업의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필연적 선택이다. 한반도 농경문화의 발상지이자 중심인 전북은 스마트 농업, 공공형 수직농장, 농생명 클러스터 등 확산 가능한 농경 모델을 먼저 실험할 수 있는 지역이다. 전북의 농생명산업 육성 성과가 곧 대한민국 모델이 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 특별위원회(농특위)와 전북특별자치도가 지난 13일 전주에서 ‘대한민국 농어업, 현장에서 답을 찾다’를 주제로 ‘농어업 대전환 설명회’를 열어 관심을 모았다. 정부의 농정방향을 현장에서 공유하고 국정과제의 성공적 추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소통의 장으로, 농특위가 올해 첫 순회 설명회 장소로 전북을 택한 것이다. 농특위는 올해를 ‘농어업·농어촌 정책의 대전환을 논의에서 실행으로 옮기는 해’로 규정했다. 기후위기, 식량위기, 지역소멸 등 복합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현장 중심의 정책 전환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다. 전북의 농생명산업 수도 비전은 충분한 명분을 갖고 있다. 이미 형성된 국가자산을 체계화하자는 것으로, 지역발전 슬로건을 넘어 대한민국 농업의 미래를 어디에서 어떻게 완성할 것인가에 대한 현실적 제안이다. 농업을 미래산업으로 전환하고, 첨단기술과 데이터, 바이오가 결합된 농생명산업으로 키우는 일은 선택이 아니라 국가의 생존전략이다. 이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전북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에 대한 중앙정부의 정책적 결단이다. 농업의 구조적 위기, 기후위기, 식량안보의 중요성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고려할 때, 전북 농생명산업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프로젝트로 중점 관리돼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1.14 18:33

[오목대] 지방선거 쟁점 된 스포츠마케팅

농구팬이라면 누구나 잘 아는 ‘농구영신’이라는 말이 있다. 매년 12월 31일 밤 늦은 시간에 경기를 열고 농구장에서 새해를 맞이 하는 이벤트인데 송구영신과 농구를 합쳐 소위 ‘농구영신’이라는 단어가 탄생했다. 구랍 3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농구영신에는 총 7066명의 관중이 입장하는 대박을 쳤다. 놓친 물고기가 가장 커 보이듯 전주시민들로서는 아쉽기 그지없다. 당연히 전주에서 열려야 할 농구영신이 부산에서 개최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전주 KCC프로농구단을 부산에 빼앗긴 결과다. 프로농구단 부산 이전을 두고 전주시의 미숙한 행정을 지적하는 이도 있고, 뒤통수를 친 농구단의 얄팍한 상술을 말하는 이도 있으나 어쨋든 전주시장 선거전의 핵심 쟁점임엔 틀림이 없다. 조지훈 후보는 전주시의 재정 문제와 KCC 농구단의 부산 이전 등을 정면 겨냥하고 있고, 우범기 시장측은 반박 논리를 펼치고 있다. 전주 KCC가 연고지를 부산으로 바꾼 것과 관련, 지역정가에서는 "책임소재는 별개로 하고 산토끼를 잡는 것보다 집토끼를 잘 관리하는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잘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고 말하고 있다. 기업 유치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묵묵히 전북에서 가동중인 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어서 이들이 떠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거다. 비단 전주시장 선거전뿐 아니라 올 지방선거의 핵심 쟁점 중 하나가 바로 스포츠마케팅이다. 김관영 지사는 재임중 최대 치적중 하나로 서울시를 제압하면서 일궈낸 2036 올림픽 유치를 내세우고 있는데, 경쟁자인 안호영, 이원택 의원측은 그 의미를 애써 축소하는 분위기다. 향후 민주당 당내 경선 과정에서도 올림픽 유치 문제는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도내 체육인들은 지사 선거과정에서 올림픽 의제가 떠오르면 자연스럽게 각 후보들이 지역 체육에 더 큰 관심을 가지면서 한단계 더 도약하는 반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이런 상황에서 역시 지사 선거에 나선 정헌율 익산시장은 전북 1호 공약으로 ‘100만 광역야구 시대’를 제안하고 나섰다. 전주·익산·군산·완주가 함께하는 전주권 100만 광역 프로야구단 유치 구상인데 소위 11구단을 유치하겠다는 거다. 스포츠 마케팅은 사실 선거에서 매우 강한 휘발성이 있는 소재다. 10여년 전 김완주 전 지사는 프로야구 10구단 유치에 나섰으나 실패했고 당시 LH 본사 유치 실패와 겹치면서 3선의 꿈을 접어야만 했다. 전북현대모터스 프로축구단은 가장 성공적인 스포츠마케팅의 하나로 꼽힌다. 전북이라는 단어를 사용중인 것중에 가장 지명도가 높고 성공적인 사례가 바로 ‘전북’현대모터스 아니던가. 체육인들의 이목이 온통 정치 쟁점화 하고 있는 스포츠 마케팅으로 쏠리고 있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6.01.14 18:33

[딱따구리] 없던 갈등도 만들어 떠안고 가는 전북도

“안 될 사업이라는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어려운 사업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건의 사업 7개 중 3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전주~김제~광주 철도 신설안이 불필요한 지역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자, 이를 국토교통부에 직접 건의한 전북특별자치도가 내놓은 해명이다. 필요성이 인정돼 건의는 했지만 국가 재정 여건상 반영이 어려우니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다. 구색을 맞추거나 곁다리로 끼워 넣은 것이 절대로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아무리 곱씹어도 납득하기 어렵다. 3개라도 반영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하지만 나머지가 불필요한 지역 갈등 가능성을 안고 있다면, 굳이 떠안고 갈 이유가 없다. 호남 철도 관문인 익산은 도시의 생존과 미래가 걸린 문제라며 전주~광주 신설안 철회를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전북도는 이를 도외시하고 있다. 김관영 지사는 지난 12일 익산시민과의 대화에서 전주~광주 철도 신설안이 익산 패싱의 시작점이자 익산 죽이기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는 익산시애향본부의 목소리를 묵살했다. 호남의 철도 관문인 익산역의 수요 감소와 지역 쇠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지사의 사과와 신설안 건의 철회를 요구했지만 외면했다. 1조 2400억 원 규모의 전주~광주선 반영이 사실상 어렵다는 걸 전북도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국토부에 건의를 했다. 그에 대한 지적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빼는 것보다 3개라도 반영시키는데 집중을 해야 한다고 한다. 기가 막힌 논리다. 김제가 요청한 것은 현실성이 없어도 들어줘야 하고, 정면 투쟁 각오까지 내비친 익산의 철회 요구는 무시해도 된다는 건가. 없던 갈등이 생겨도 어떻게든 해소해야 할 전북도가 스스로 갈등을 유발하면서 앞뒤가 맞지 않는 해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모습, 심히 걱정스럽다.

  • 오피니언
  • 송승욱
  • 2026.01.14 18:33

[의정단상]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면 답이 보인다

2026년 병오년 새해가 밝았다. 전북은 올해 국비 10조 원 시대를 열며 의미 있는 전환점을 맞았다. ‘여민유지(與民由之)’, 도민과 함께 가겠다는 새해 도정 운영 방향처럼, 전북이 도민과 함께 올바른 길로 성장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정부와 주요 기관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 안팎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1%대 성장률과 비교하면 수치상 회복 신호로 읽힐 수 있지만, 성장률이라는 숫자와 현장에서 느끼는 온도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한다. 우리 경제의 뿌리이자 민생과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인프라인 전국 766만 소상공인은 여전히 회복을 체감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서는 “아직은 버티는 단계”라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KDI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이 소상공인 매출을 평균 4.93% 증가시켰고, 고용 지표 개선과 함께 체감 경기 회복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한 해는 이러한 지원 덕분에 소상공인이 간신히 숨을 고를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전국적으로 자영업자 수는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고, 소상공인의 폐업 부담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 전북본부에 따르면, 전북은 지난해 5월 말 기준 자영업자 수가 전년 대비 약 10% 감소했고, 숙박·음식업 폐업 건수는 26% 증가했다. 이는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소상공인들은 올해 경영환경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나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고물가와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상가 공실 증가까지 겹치며 지역 상권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대선 기간 전국 16개 시도를 돌며 진행한 ‘소상공인 경청 투어’에서도 가장 많이 제기된 문제는 상가 공실과 골목상권 붕괴였다. 여기에 디지털 전환이라는 구조적 변화까지 더해지며 유통환경과 소비패턴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문제는 변화 자체가 아니라 그 속도와 비용이다. 키오스크 도입이나 온라인 판매를 위한 초기 투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할 경우, 매출 감소와 부채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에 놓이게 된다. 특히 온라인플랫폼 시장에서는 수수료와 광고비가 일방적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매출이 늘어도 이익은 줄어드는 구조가 반복된다. 최근 쿠팡 사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단가 인하 강요와 입점업체 데이터 무단 활용 등 불공정 거래가 개별 업체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다행히 전북은 경기침체와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전북신용보증재단과 함께 총 1조 4500억 원 규모의 보증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단기 유동성 위기와 고금리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정치의 역할은 새로운 답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현장에 있는 답을 제도로 옮기는 데 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지역 산업 현장에서 나오는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는 것, 그것이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의 진짜 의미다. 소상공인이 요구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도, 무조건적인 보호도 아니다. 시장이 공정하게 작동하는 최소한의 규칙이다. 부안 출신 국회의원이자 더불어민주당 전국소상공인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새해에도 현장을 부지런히 찾으며 소상공인과 끝까지 함께하겠다. 병오년 새해를 맞아 전북일보 독자 여러분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한다. △오세희 국회의원은 국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더불어민주당 전국소상공인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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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14 18:31

[타향에서] 전북이 다시 살아나려면

64년 전 만들어진 ‘전북도민의 노래’를 기억하는 이가 얼마나 남아 있을까. 초등학교 시절 모두 배워 부르던 노래지만, 지금 젊은 세대는 존재조차 모른다. “노령에 피는 햇살 강산은 열려…”로 시작되는 그 노래는 전라북도의 자부심이자 연대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 자부심은 소멸되고 전북도민의 수는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1962년 김해강 시, 김동진 작곡으로 만들어진 ‘전북도민의 노래’가 처음 울려 퍼질 때, 전북의 인구는 약 250만 명이었다. 해방 후 4년 뒤였던 1949년 전북의 인구는 200만명으로 전체 인구 2000만명의 10분의 1을 자랑했다. 그러나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 전북의 인구는 173만 명. 같은 비율이 유지됐다면 520만 명이 되어야 하는데 무려 350만 명이 사라진 셈이다. 전북이 한국 현대사 속에서 점점 주변으로 밀려난 이유는 명확하다. 산업 기반이 약해 일자리가 없어지고, 청년층이 떠났기 때문이다. 고용, 교육, 주거, 복지, 문화 어느 하나 청년들이 머물고 싶은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청년 유출은 출산율 저하를 부르고, 다시 인구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았다. 최근 5년간 청년 인구 비율이 24.4%에서 22.2%로 떨어진 수치가 이를 말해준다. 그렇다고 모든 지역이 같은 운명을 맞은 것은 아니다. 완주군만은 2022년부터 4년 연속 인구가 늘었다. 산업단지 조성, 기업 유치, 신도시 개발, 전주시와의 접근성, 출산·돌봄 지원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일자리와 주거, 복지가 함께 움직였을 때 인구는 움직였다. 하지만 전북 전체의 입장에서 보면 완주의 성공은 밑돌 빼서 윗돌 괴는 격이다. 대체로 전주와 완주 사이의 인구 이동일 뿐, 도 전체 인구는 여전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일시적 성과에 안주할 수 없는 이유다. 전라북도 전체가 살아나려면 청년이 돌아오고, 외지인이 찾아오며, 머무는 사람이 늘어야 한다. 그 출발점은 ‘삶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다. 교통비와 숙박비 같은 가장 현실적인 비용부터 줄여야 한다. 예컨대 한 달 5-10만 원의 정기권으로 철도·시외버스·광역교통수단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빈 집이나 폐교를 리모델링해 한 달 1만 원 수준의 ‘마을호텔’을 운영하는 방안이 있다. 이런 정책은 단순한 관광 유치용이 아니다. 외지인이 와서 잠시 머물다 가는 체험이 아니라, 전북에서 살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경북 경주나 전남 강진, 경남 함양 등이 이미 시도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전북이라고 왜 못하겠는가. 물론 더 큰 비전과 도전은 필수적이다. 새만금, 농생명·바이오 산업, 피지컬 AI,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같은 대형 프로젝트는 전북의 미래를 떠받칠 중추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결국 지역을 살리는 힘은 작은 실행에서 나온다. 청년이 머물 수 있는 일터, 가족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환경, 외지인이 부담 없이 찾아와 머무를 수 있는 도시. 이 세 가지 조건이 갖춰질 때 전북은 조금씩 살아날 것이다. 64년 전 전북인들이 불렀던 노래에는 ‘밝아오는 내 나라, 우리 대전북’이라는 가사가 있었다. 지금 전북은 다시 그 구절을 떠올릴 시점이다. 사라진 노래를 되살리는 일보다 더 시급한 것은, 사람이 돌아와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전북을 만드는 일이다. △김기만 정론실천연대 대표는 동아일보 파리특파원, 초대 게임물등급위원장(차관급), KOBACO(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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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14 18:29

[기고] 초인을 기다리며

올 6월 지방선거에서 우리는 놀라운 풍경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1986년 전남과 분리됐던 광주광역시, 1989년 충남과 분리됐던 대전광역시가 ‘통합 특별시’라는 이름으로 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 4개였던 기초·광역자치단체가 2개의 특별시로 단출해진다. “통합해야 미래가 있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그 추동력이다.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현실화되고 있는 행정통합은 전북에게 유독 뼈아프다. 지난해 전북은 전주·완주 통합을 위해 온 힘을 쏟았지만 결과를 얻지 못하고 해를 넘겼다. 군산·김제·부안을 아우르는 새만금특별자치단체 설립도 요원하긴 마찬가지다. 행정통합 논의는 남의 집 잔치다. 전북의 앞마당은 허허롭고 쓸쓸하다. 이쯤 되면 전북인이라는 게 천형처럼 느껴진다. 왜 우리는 안 되는 것일까. 불 보듯 뻔히 소멸이 다가오는데, 우리는 여전히 머뭇거린다. 서로 믿지 못하고 헐뜯는다. 전북이라는 전체를 보지 못하고 내 동네 챙기기에만 급급하다. 이래서는 미래가 없다. 행정통합의 흐름을 거스르면 전북은 사라진다. 대한민국은 극심한 수도권 1극 체제의 나라다. 이대로 가면 국가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진다. 그래서 정부는 ‘5극 3특’전략을 꺼내들었다. 5극은 수도권, 동남권, 대경권, 중부권, 호남권이고 3특은 전북, 제주, 강원특별자치도다. 이 중 가장 행보가 빠른 곳은 대전·충남이다.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에는 257개 특례조항과 약 9조 원의 국세를 통합 특별시로 이양하는 내용이 담겨 있고,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를 가진 대전·충남특별시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광주시장과 전남지사도 ‘광주·전남 대통합 공동발표문’을 내놓았다. 광주 5개 자치구, 전남 22개 시군은 현행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고, 주민 투표 대신 시의회와 도의회 의결로 행정통합에 관한 최종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이 기세로라면 6월 지방선거 이전에 통합 특별시가 탄생할 공산이 크다. 40년 행정 경계를 단숨에 뛰어넘어 새로운 도약의 길을 택한 것이다. 자, 이제 전북을 보자. 통합 논의도 먼저 시작했고, 특별자치도도 앞서 설립했다. 333개 특례조항을 만들고 특구를 조성 중이지만, 가장 중요한 전주·완주 통합은 갈등 이슈 취급을 받는다. 새만금특별자치단체 설립도 내 것 빼앗길까 싶어 한 발자국도 못 나간다. 얼마나 더 밀려나야 서로 손을 맞잡을까. 내 이득 챙기기가 우선이라면 통합은 영원히 불가능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행정통합이라는 극단적 처방을 꺼낸 이유는, 그것만이 지방소멸을 극복할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는 자구책이자, 살을 깎는 고통이기도 하다. 광주라고 해서 잃을 것이 없겠는가. 전남이라고 해서 흡족하기만 하겠는가. 한 톨의 손해도 보지 않고 모두가 이득 보는 통합은 없다. 눈앞의 이득을 내려놓아야 미래로 갈 수 있다. 그래서 통합은 고통스럽다. 전북은 소멸을 향해 가고 있다. 광역시가 각광받을 때는 광역시가 없어서, 행정통합이 대세일 때는 통합을 못 해서, 이래저래 천덕꾸러기처럼 늙어만 간다. 기껏 특별자치도 만들어놨더니 위아래서 특별시를 하겠다고 난리다. 어떤 이는 전북을 일컬어 “항공모함 틈바구니에 끼어 이리 떠밀리고 저리 흔들리는 쪽배 신세”에 비유했다. 참으로 기막힌 표현이다. 한때는 의병 봉기와 혁명으로 나라를 뒤엎을 만큼의 기세를 지닌 지역이었는데, 지금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쪽배 신세다. 이 사면초가, 고립무원에서 전북을 살려낼 기수는 누구인가. /거친 풍랑을 당당히 헤쳐나갈 암팡진 바이킹 선/을 호령할 지도자는 누구인가. 말 타고 광야를 질주하는 초인이 기다려지는 겨울이다. /김연근 전 전북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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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14 18:27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2년, 특례 성과 가시화…도민 체감은 과제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 후 2년 간 ‘전북특별자치도 설치 및 글로벌생명경제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전북특별법)’을 기반으로 한 각종 특례 실행에 속도를 내며 도 전반에 변화를 만들어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 특별자치도 제도에 대한 성과가 아직까지는 도민들의 일상 속에서 체감도가 그리 높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생활 밀착형 특례의 체계적인 확대가 과제로 남고 있다. 전북자치도는 지난 2024년 1월 18일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전북특별법에 담긴 333개 특례 가운데 75개 과제가 실제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이날 김종훈 전북도 경제부지사는 오는 18일 특별자치도 출범 두 돌을 앞둔 가운데 도청 기자실에서 언론브리핑을 갖고 “도내 지구·단지·특구 지정과 시·군별 대표 특례 등 61개 과제는 이미 시행 단계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김 경제부지사는 “농생명 분야를 포함해 문화·관광, 민생, 보건·안전, 산업 분야 등의 기반 구축을 중심으로 지역 여건에 맞춘 특례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생명 분야에서는 규제 완화와 권한 이양을 통해 산업 구조 전환의 발판을 마련했다. 남원과 진안, 고창, 익산, 장수, 순창 등 6개 시·군지역이 농생명산업지구로 지정되면서 농업진흥지역 해제와 농지전용 허가 절차가 간소화됐다. 또 전국 최초로 ‘전북형 공수의 제도’를 도입해 민간 수의사 7명을 5개 거점에 배치, 축산 방역 공백을 줄였다. 문화·관광 분야에서는 무주와 부안이 야간관광진흥도시로 선정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금융 분야에서는 전국 최초로 전주 혁신·만성지구가 핀테크육성지구로 지정되면서 25개 금융 관련 기업이 입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는 올 상반기 중에 한국핀테크지원센터 전북분원 개소를 통해 금융 혁신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민생 분야에서는 중소기업제품 판로지원 권한이 도로 이양되면서 지역 중소기업 우선구매 기관이 31개에서 68개로 확대됐다. 도내 기업 구매액은 지난해 17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855억 원 증가했다. 수산업 분야는 전국 최초로 ‘어업잠수사 시험어업’을 도입해 해삼·전복 채취 방식의 효율화를 꾀했으며 연간 약 15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보건·안전 분야는 C형간염 항체 검사 특례를 통해 도민 1만 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해 감염자 84명을 조기 발견했다. 화재안전취약계층 지원도 확대돼 1만 2110가구에 안전 물품이 보급됐다. 산업 기반 구축 분야에서도 행정 속도 개선이 이뤄져 새만금 고용특구에는 일자리 지원을 통해 202명의 취업을 연계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특별자치도의 특례 시행과 성과에 대한 도민 체감 효과에는 물음표가 따라 붙는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김 경제부지사는 “제주와 세종 역시 제도 안착까지 6~7년이 소요된 만큼 전북은 새로운 정부를 맞아 골든타임을 활용해 생활 밀착형 특례와 시군 연계 특례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실질적인 변화가 시작됐다”며 “앞으로는 제도의 성과가 도민들의 일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생활 현장 중심의 특례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도는 올해 특별자치도 출범 2년째에 접어들면서 향후 새만금 글로벌 샌드박스, RE100 산업단지 조성 등 미래 산업 중심 특례를 추가 발굴할 방침이다. 아울러 자동차 임시운행허가 특례 등이 포함된 전북특별법 후속 개정에도 2월 임시회에서 국회 통과를 목표로 정치권과 도의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김영호 기자

  • 정치일반
  • 김영호
  • 2026.01.14 17:43

전북 부동산 직거래 일반화···사기 피해 우려

부동산 직거래가 일반화되면서 사기 등 관련 피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단독다가구주택 등 서민 주거유형에서 직거래 비율이 높아, 거래 과정에서 등기부등본 확인 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도내에서 진행된 아파트 매매 2만654건 중 2488건(12.0%)이 직거래로 이뤄졌다. 거래 유형별로는 상업업무용 매매 1754건 중 1167건(66.5%), 분양입주권 매매 1978건 중 387건(19.6%), 오피스텔 매매 316건 중 92건(29.1%)이었다. 단독다가구 매매는 3115건 중 1631건(52.4%), 연립다세대 매매는 1094건 중 504건(46.1%)이 직거래로 집계됐다. 토지 매매는 3만2184건 중 2만7505건(85.5%)이 직거래로 나타나 가장 비중이 높았다. 직거래 비중은 주요 거래에서 확대되는 흐름을 보인다. 상업업무용의 경우 직거래 비율이 2024년 61.6%(1731건 중 1066건)에서 2025년 66.5%로 상승했다. 문제는 직거래가 거래 과정의 안전장치가 약해 사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등기부등본상 근저당권·가압류 등 권리관계 확인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거나, 매도인 사칭 등으로 인해 거래 당사자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거래 정보가 불투명해질 경우 허위 신고나 다운계약 등 불법 거래로 악용될 여지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도내 한 공인중개사는 “중개수수료 부담 때문에 개인 간 직거래가 늘어나고 있지만,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도 함께 늘고 있다”며 “근저당이 설정된 매물을 없는 것처럼 설명하거나, 소유자가 아닌 사람이 거래를 시도하는 사례도 봤다”고 전했다. 직거래 확산 배경으로는 온라인 직거래 플랫폼 활성화가 꼽힌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매도자와 매수자 연결이 쉬워지면서,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에 이르는 중개수수료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비교적 거래금액이 적은 소규모 아파트나 다가구주택 등에서 직거래가 더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북공인중개사협회 이정진 회장은 “부동산 거래는 정보 비대칭성이 크기 때문에 수요자는 매도자의 설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설명 부족이나 확인 절차 미흡으로 재산상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사칭 피해도 이어지는 만큼 계약 과정에서 신분 확인과 서류 확인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수 기자

  • 건설·부동산
  • 김경수
  • 2026.01.14 1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