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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전라북도 전통문화 창의융합

전통이란 어떤 집단이나 공동체에서, 지난 시대에 이미 이루어져 계통을 전하여 내려오는 사상·관습·행동 따위의 양식을 말한다. 그러한 전통은 현대 문명의 근본이요 우리가 이어 가야 할 소중한 가치이기도 하다. 우리는 전통 속의 자신을 바라보며 미래의 자아를 찾는다. 또한, 민족의 전통은 숙명적 자아를 통해 동기부여가 되어 우리 공동체 사회의 중요한 역량이 된다. 특히 전통문화는 더욱 그렇다. 전통문화의 범주를 논하자면 광범위하겠지만 민족 간의 전통문화는 가장 중요한 경제적 동기부여를 낳고 있다. 그만큼 독자적이며 특별하기 때문이다. 남과 다른 문화를 형성하며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특별함을 갖춘다. 전통문화는 이미 마련된 정체성으로 존재의 가치를 빛나게 하며 자국의 경제를 포용한다. 전라북도에는 전통 문화유산이 참으로 많다. 전라북도의 산해진미 전통음식, 의복, 가옥, 풍류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전통문화가 존재한다. 저마다 형형색색의 존재감을 나타내며 의미가 부여되어 있다. 특히 전통음악은 더욱 그렇다. 전라북도는 판소리의 고장으로 예로부터 통인청 대사습을 모체로 했던 전주대사습놀이가 있어 명창, 명수를 예우하며 전통예술의 등용과 계승을 극진히 모색했다. 그뿐이랴 전통음식, 의복 제작도 존귀성을 높였으며 하물며 가옥 또한, 완산부지도라는 보물을 통해 옛 선조의 치밀하고 견고했던 삶의 방식과 터전을 알렸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선조가 남겨준 전통문화로 전라북도, 더 나아가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위상을 다시 높일 시기에 도래했다. 전통 창의융합이라는 명사는 멀리 있지 않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날치 밴드의 조선 판소리와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현대무용을 조합한 한국 관광공사 홍보영상 “범 내려온다”란 영상을 보자. 우리의 예술가들은 대중에게 다가설 문화융합을 고민하고 창작하여 현대와 전통을 아우른 프로젝트를 만들었고 그 유튜브 조회 수는 이미 수년 전 3억 뷰를 넘었다. 그에 따른 가치 창출은 지금도 지대하며 현재 진행형이다. 이제, 우리는 전통과 또 다른 전통을 융합할 환경과 귀로에 서 있다. 과거 서양 문물과 전통예술의 융합된 콘텐츠가 사회 문화적 열풍 그리고 독특함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듯이 우리는 전통문화만의 활용을 통해 독자적이며 혁신적인 결과를 도출할 시작점에 와있는 것이다. 이는 전통의 유형, 무형 문화유산 융합으로 이어질 것이며 무궁무진한 우리의 자산이자 문화 선진국의 교두보가 될 것이다. 전통음식, 전통가옥과 전통 의복이 그 복합 콘텐츠의 단적인 예이며 함께하는 전통음악은 빼놓을 수 없는 전통문화의 중심축이다. 그러한 천혜 자원 전통문화 중심에 전라북도가 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3.08.31 17:48

이건리 전 권익위 부위원장, 신간 ‘공동체를 살리는 리더의 기본’

공동체의 가치를 살리는 리더의 기본과 자질은 무엇인가.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담당 부위원장(차관급)을 지낸 이건리(60) 변호사의 신간 <공동체를 살리는 리더의 기본>(솔과학)이 화제다. 전윤철 전 감사원장 등 법조인 출신은 대쪽 같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법조 경력 39년 차인 저자도 자신에게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저자는 착한 일을 하면 자신과 후손에게 복이 미친다는 뜻의 주역(周易) 문언전(文言傳)의 구절인 ‘적선지가(積善之家) 필유여경(必有餘慶)’을 삶의 기본으로 삼는다. 가정과 사회, 국가 공동체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주변에선 ‘이건리답다’고 평가한다. 검사 임용 후 32년간 공직 생활을 한 저자는 “한 명의 시민으로 살아오며 축적한 삶의 경험과 지혜를 나누기 위해 책을 썼다”고 밝혔다. 책의 표지를 보면 눈에 띄는 구절이 있다. 사기열전에 나오는 ‘부지기군 시기소사(不知其君 視其所使)’다. 군주가 누군지 모르겠거든 그가 쓰는 사람을 보라는 뜻으로 인사가 만사인 요즘 좋은 인재를 쓰는 일이 중요한 현대사회에 통용될 만하다. 책에서 저자는 “개인주의가 팽배해지는 시대의 흐름 속에 공동체를 살리는 리더와 이타적인 삶이 결국 공동체와 나를 살리는 지름길”이라 말한다. 특히 고위공직자는 고위공직자다워야 하고 국민은 국민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리더의 역할에 대해선 구성원들이나 참모가 바른 말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저자는 공직자로 일하면서 반부패시스템 구축과 반부패·청렴 수준 향상을 위해 힘써왔다. 그런 그가 책을 통해 강조한 것은 건강한 사회를 위해 공공재를 사유화해서는 안 되며 권력층의 특권 불감증을 경계해야 한다는 점이다. 부끄러움이 없어진 사회에서 지식의 도둑질이나 카르텔도 없애야 한다고 일갈한다. 또한 검찰을 향해선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한 부분도 눈길이 간다. 법무법인 동인 파트너 변호사인 저자는 전주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법대 재학 중에 제26회 사법시험에서 합격하고 사법연수원 16기로 수료했다. 1990년 검사로 임용된 다음 2009년 검사장으로 승진해 제주지검 검사장, 창원지검 검사장을 거쳐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으로 일하다 2013년 퇴직했다. 2012년에는 대법원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에서 대법관 후보 4명 중 1명으로 선정돼 대법원장에 추천된 바 있고 2020년 국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후보 추천위원회에서 공수처장 후보 2명 중 1명으로 선정돼 대통령에 추천되기도 했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08.30 18:18

이운룡 박사 추모하며… 열린시문학회, 제33집 '열린 시집' 발간

“오래동안 중천에 떠 있던 별/ 어젯밤에 졌다/ 새벽 안개 산 중턱에 내리더니/ 이내 방울로 맺힌다/ 길 잃을세라/ 대낮에도 빛 발하던 별/ 졸고 있을세라/ 푸른 소리로 울리던 별/ 산 가운데로 드는길/ 기어이 따라들어야 하는/ 좁아도 환한 시의 길”(추도사 ‘별이지다’ 일부) 열린시문학회가 <제33집 열린시집>(이랑과 이삭)을 발간하고 31일 오전 11시 전주 인후도서관 3층에서 제29회 열린시문학상 시상식과 함께 출판기념회를 연다. 이번 호에는 지난 9월 별세한 중산(中山) 이운룡 박사를 추모하는 ‘이운룡 박사님을 추모하며’, ‘제1부 데이지꽃 피어있는 집’, ‘특집 2023’, ‘제2부 나비가 그 길로’ 등 4부로 구성돼 있다. 또한 강경순, 이소애, 황점숙 등 열린시문학회원들의 시와 수필이 수록돼 있다. ‘이운룡 박사 추모의 글모음’에는 이동희, 이재숙, 이소애, 김용주 작가를 비롯해 17명의 회원이 이 박사를 추모하는 마음을 남겼다. 이동희 시인은 헌시(獻詩) ‘중산(中山) 형님의 시의(詩衣)’를 통해 “내가 중산 형님의 시옷을 골라/ 맑은 하늘손을 빌려/ 푸새하노라면/ 아기 새들 파란 걸음걸이나/ 푸른 날갯짓 아지랑이 어깨춤사위로/ 온 천지를 수놓으라”고 표현하며 이 박사의 작품 ‘빛의 산란’ 등을 회고했다. 출판기념회에서는 열린시문학회가 주최하는 제29회 열린시문학상 시상식도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수상자는 <우리는 결국 숲으로 간다>의 저자 김주순 시인으로 상패와 함께 창작 지원금 100만 원이 수여된다. 이번 열린문학상을 심사한 구윤상·나혜경·유대준 심사위원은 “김 시인의 이번 작품을 통해 보여준 시 세계는 자연과 깊이 교감하며 풀어낸 자연 예찬과 삶의 소소함이 빚어내는 환희와 아름다움, 긍정적 미학이 돋보인다”며 “그의 꾸준한 시작 태도와 시 낭송가로서의 실력과 헌신적인 태도를 높게 평가해 이번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 시인은 2009년 ‘한국문학예술’ 가을호로 등단했다. 전북문인협회 이사, 전북시인협회 이사, 눌인문학기념사업회 이사, 열린시낭송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전북시낭송대회 대상, 청암문학상을 받았으며, 현재 숲해설가, 유아숲지도사, 산림치유지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08.30 18:18

강길선 전북대 교수, 네 번째 수필집 '돌로미티 알프스문명기'

유럽 풍경은 아름답고 알프스의 자연은 오묘하다. 강길선 전북대 고분자나노공학과 교수가 유럽을 여행하고 알프스 자연에서 체득한 경험을 써내려간 네 번째 수필집 <돌로미티 알프스 문명기>(다빈치)를 펴냈다. 이번 수필집은 강 교수가 지난 8년 동안 돌로미티 알프스를 여행한 내용들을 엮은 것이다. 알프스 산맥의 일부인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는 특별한 미사여구가 필요치 않을 만큼 장엄한 곳이기도 하다. 이번 수필집은 돌로미티 알프스 지역의 이탈리아, 독일, 스위스, 프랑스, 모나코 공국, 리히텐슈타인 공국에 대한 다양한 모습을 써낸 여행기다. 알프스는 대부분 유럽 국가들의 국경선에 있는데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등이 혼합된 문화 형태가 방문객들을 더욱 즐겁게 한다고. 인류가 진화하는 데 일어날 수 있는 모든 학문과 사상이 돌로미티 알프스에서 나온 상상력으로 현대 문명사회를 이루고 있음을 알게 한다. 그리고 르네상스, 근대 자연과학, 사회과학, 음악, 미술, 사상이 시작된 곳이며 온갖 기상천외한 천재들이 노닐던 곳임을 소개한다. 생체의공학자이자 수필가로 활동해온 강 교수는 국제 공동 연구를 위해 틈틈이 유럽여행을 다녔다고. 미국 유학시절 미국 여행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약 200만 마일의 항공 마일리지, 75개국 1500개 이상의 도시를 돌아다녔단다. 세계 무전여행가나 작가를 희망했던 그는 잠시 꿈을 접고 전북대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완주군 소양면 해월리에서 전원생활을 해온다는 강 교수는 일상에서 겪고 생각한 내용을 매일 글로 풀어내며 지역 신문 등에 칼럼을 게재하고 있다. 저서로는 <의료용고분자> 등 20여 권과 700여 편의 논문이 있으며 수필집으로 <해월리의 별과 꿈>, <세계대항해와 파두의 나라: 포르투갈 문명기> , <해월리에 별이 쏟아지다> 등을 펴내기도 했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08.30 18:18

전북문인협회, '전북문단 영인본', '전북 문학잡지 창간호 영인본' 발간

전북문인협회는 <전북문단 영인본>과 <전북 문학잡지 창간호 연인본>을 발간했다. 먼저 <전북문단 영인본>은 1987년 첫걸음을 한 ‘전북문단’ 창간호부터 최근 99호에 이르기까지 멈추지 않았던 전북 문단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 준다. ‘전북문단’은 도내 문인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기술을 연마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는 종합문예지다. 독자와 작가 모두에게 충실한 길잡이 역할을 해오며 활기차고 아름다운 풍토를 이룬 작가 목소리와 경험이 담겼다. 이처럼 전북문화의 결정체이자 역사적 기록으로 지역 문학의 지형을 형성하고 새로운 인재 개발과 전통적 글쓰기의 보전에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전북 문학잡지 창간호 영인본>은 1966년부터 도내에서 출간된 문예지를 한곳에 모은 책으로, 전북 문학의 힘에 대한 증거를 총망라한 것으로 읽힌다. 문예지는 작가들의 재능과 이에 대한 독자들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매개체일 뿐만 아니라, 토론의 장을 제공하는 문학 문화의 근간을 지닌 지침서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김영 전북문인협회장은 “전북 문학의 자취를 더듬으며 글의 힘이 한계를 모르는 상상과 창의성의 세계로 이동하는 걸 체험하게 될 것”이라며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이 다가온다. 전북 문학잡지 창간호 영인본이라는 또 하나의 사업이 전북지역 문학 문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세계 문학적 지형에 대한 촉진제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08.30 18:18

연정교육문화연구소, 31번째 연구총서 출간

연정 김경식 작가가 연정교육문화연구소 연구총서 <주권침해·상실기, 호남항일민족교육전개사 4>(도서출판 조은)을 펴냈다. 이번 책은 연정교육문화연구소의 31번째 연구총서다. 연구총서는 1905년 을사늑약 체결 후 주권침해기의 상황을 직관하고, 일제강점기 시절의 호남항일민족교육 역사와 호남민족교육 인사의 친일시비 등으로 채워졌다. 김 작가는 “1905년부터 1910년 경술국치까지의 기간은 교육을 통해 나라를 건져보려는 이른바 ‘교육입국(敎育立國)’, ’교육구국운동(敎育救國運動)‘이 맹렬히 전개되던 때”라며 “필자는 연구를 수행하는 동안 줄곧 도광양회(韜光養晦)적인 민족의 역량을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그러한 역량으로, 손에 손을 잡고 광활한 미래로 향하자고, 이 땅의 젊은 세대들에게 제안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금석 김인회 작가는 축간사를 통해 “연정은 호남지역에서 알게 모르게 활동하면서 항일민족교육운동에 매진했던 인물들을 일일이 조사 발굴해 후손들이 기리도록 그들의 업적을 정리해 놓았다”며 “호남인들의 자부심을 마음껏 키울 수 있는 정신 문화적 토대를 닦아 놓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저자는 고창 출신으로 전주고,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원광대 대학원에서 교육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군장대에서 정년퇴직한 뒤 17년째 고향에서 163년째 대대로 이어 오는 가색(稼穡)에 종사하며, 연정교육문화연구소를 열고 연구하고 있다. 1997년 월간 문예사조에서 수필로 문단에 등단한 수필가이기도 하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08.30 18:17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황지호 소설가, 허부문 ‘친일의 시대’

때는 바야흐로 ‘서태지와 아이들’이 대중가요사에 한 획을 그은 1992년이었다. 가을 소풍을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난 알아요’란 노래의 ‘회오리춤’의 순서와 박자에 대해 논하고 있었다. 타고난 몸치인 나를 위해 친구들은 느린 동작으로 회오리춤을 보여주며 부지깽이 같은 내 몸을 설득하려 애썼다. 석양에 그림자가 길게 눕는 늦가을 오후였다. 그림자로만 보면 회오리춤은 분명 주먹질처럼 보였다. 그리고 앞에는 선생님 한 분이 걸어가고 계셨다. 그 무렵 유행했던 공중부양과 단전호흡을 연마하신다는 선생님이셨다. 읍내 목욕탕에서 가부좌를 튼 채 공중부양을 했다는 전설의 당사자이기도 했고, 단전호흡을 이용한 ‘경락비공’으로 아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특별반’ 담임을 자청하셨다는 풍문도 있었다. 도인과 다름없었지만 선생님도 사람인지라 당신의 그림자 위로 ‘획획’ 지나가는 회오리춤을 주먹질로 오해하시고는 우리를 멈춰 세우셨다. 화가 난 선생님은 솥뚜껑 같은 손으로 우리의 귀때기를 잡고 교실로 끌고 가셨다. 영문도 모르고 매를 맞다가 끌려온 내력을 알게 된 우리는 “선생님, 그 동작은 선생님을 향한 주먹질이 아니오라 항간에 대유행하는 춤이옵니다”라고 해명을 했고 선생님께서는 노기가 조금 풀리셨는지 그 가수는 누구이며 춤의 전체 동작은 무엇이냐 물으셨다. 우리는 엉거주춤 일어나 어설픈 동작으로 대유행의 회오리춤을 추었다. 노래를 곁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난 알아요!’를 외칠 때 선생님의 눈이 이미 환해지셨고 ‘하! 정말 떠나는가!’에 이어 본격적으로 회오리춤을 출 때는 당신께서 오해하셨다는 것을 깨달으신 눈치셨다. 우리의 가무에 웃음을 보이셨으나 칭찬까지 하지는 않으셨다. 매 맞은 허벅지가 ‘땡겨’ 더 멋들어지게 춤을 출 수 없음이 아쉬웠다. 지금이라도 연습을 해서 칠순 때 한바탕 흐드러지게 회오리춤을 추어 여한을 달랠까 보다. 여하튼, 노래와 춤은 학생들에게 주먹질을 당한 선생님의 노여움도 풀 수 있는 힘이 있다. 노래의 힘이 어디 그것뿐이겠는가. 노래는 왕의 강림과 집단 간 화합을 이끄는 주술적 기능을 가졌으며 잔월효성의 마음을 움직여 님의 무사 귀환과 극락왕생을 이루게도 했다. 적국의 현명한 공주를 아내로 맞이할 수 있게 했으며 죽어가는 아내의 병을 치료하는 벽사의 능력도 갖추었다. 산 자의 슬픔을 달래고 죽은 자의 넋을 위로했으며 국란으로 분열된 백성의 마음을 규합하는 수단도 되었다. 오죽하면 가출한 사춘기 청소년들의 자발적 귀가를 이끌었는데 예의 그 서태지와 아이들이 부른 ‘컴백홈’이 그렇다. 나는 아직도 신문에 실린 ‘노래가 정부보다 낫다’라는 문장과 서태지와 아이들이 찍은 ‘가출 청소년 공익광고’를 기억하고 있다. 노래는 목민과 교화, 치국의 수단도 되었고 ‘프로파간다’로써 군중을 세뇌하여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 도구도 되었다. 조선시대 ‘권계가’부터 가수 정수라가 부른 ‘아! 대한민국’을 비롯한 공화국 시절의 ‘관제가요’까지 역사도 유구하고 장르도 다양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대중계몽선전국가부’ 장관 괴멜스는 “거대한 거짓말을 계속 반복하면 대중은 결국 그것을 믿게 된다”라는 생명력이 긴 어록과 함께 국민라디오를 각 가정에 보급하여 나치의 의도하는 바를 혈관주사처럼 주입했다. 일제와 친일음악가는 어떠했던가. ‘친일의 시대’를 참고하면 친일가요와 군국가요를 통해 침략전쟁을 찬양하는 동시에 조선인들에게 일왕에 대한 복종과 희생을 강요했다. 노래에 비유와 상징, 선경후정 등의 문학적 기법을 동원했고 아련한 북국 정서로 침략지를 미화하여 탈향과 개척 이주를 획책했다. 어머니와 아가씨 이미지를 내세워 점령 과정에서의 만행과 점령 이후의 폭압을 희석하고 호도했다. 일본을 동경하는 노스텔지어를 가사에 담아 ‘내선일체’의 정치적 목적을 교묘하게 전파했고 점령지역의 특수성과 개별성을 가사에 반영해 대동아공영의 포석을 깔았다. 표리부동한 가사로 남경대학살을 은폐했고 아시아 침략의 야욕을 기만했다. 옥쇄라는 말로 무의미하게 죽어간 조선 청년의 죽음을 우롱했고 혈서지원가로 징병의 강제성을 왜곡했다. 이 역사적 실체를 밝히기 위해 저자는 당대의 대중가요 중, 137편의 친일가요와 군국가요를 선별해 분석했다.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와 행간의 의도, 공간적·시대적 맥락과 상황을 여연지필의 문장으로 주해했다. ‘친일의 시대’에는 일본과 화이부동(和而不同)하지 못하는 작금의 정치 현실을 암시하거나, 타국 간 갈등과 위기를 조장하여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동이불화(同而不和)의 세력들을 비판하려는 의도가 함의되어 있지는 않다.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 시기 일제의 식민정책을 찬양하고 점령지역을 미화한 ‘친일가요’와, 침략전쟁을 대동아공영권이라는 허울로 왜곡하고 조선 청년의 참전과 희생을 강요한 ‘군국가요’의 실체를 밝히는 데 치중했다. 대상은 일제 강점기 대중가요이고 목적은 역사적 성찰을 추구하는 것이지만 뜻은, 반추하고 기록하여 재발과 누범을 막고자 함이다. 뜻이 그러하므로 암시가 아닌 명시이고 함의가 아닌 표의이다. 의지가 그러하므로 기왕의 일이 아닌 당면한 현실이고 불구할 문제가 아닌 질책과 청산의 대상이다. 친일가요와 군국가요, 그리고 그것을 만들고 부른 사람들은 ‘기왕에 존재한 것이므로 언제까지나 존재’한다. 글 쓰는 사람으로서 참으로 간담이 서늘해지는 문장이다. 그것을 기록한 저자의 문장, 뜻과 노고도 이 책을 통해 만고의 세월 동안 존재할 것이다. 이 책의 육신은 당신의 서고에서 혼백은 당신의 마음에서 또한 그렇게 존재했으면 좋겠다. 황지호 소설가는 2021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으로 등단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3.08.30 17:05

부안 점방산 봉수,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지정된다

부안 점방산 봉수 유적을 포함한 서남해안 노선을 따라 설치된 봉수 유적 16곳이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로 직봉’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부안 점방산 봉수는 여수 방답진 돌산도봉수에서 시작하는 제5로 직봉노선의 스물여덟번째 연변봉수이다. 제5로 직봉 대부분의 봉수는 왜구가 침투하는 해로를 감시하는 탁월한 위치에 입지하고 있고, 수사(水使)의 관리 아래에 있는 요새 기능에 중점을 둔 노선이다. 특히 봉수유적은 조선의 중요 군사‧통신시설로서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경국대전, 각종 관찬 사찬 지리지 등의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 봉수유적은 이러한 기록에 부합하는 장소에서 다양한 형태로 전국에서 확인되고 있어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 점방산 봉수 유적은 조선시대 단종 2년(1454) 이전에 설봉되어 후기에 일시 폐봉되었다가 다시 복설되어 고종 32년(1895) 윤5월 6일까지 국가경영의 기간통신망으로 운영된 봉수이다. 학술발굴조사를 통해 연대·연조와 방호벽, 창고 등 봉수의 후망·거화와 방호 및 저장시설이 온전하게 남아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뛰어나며, 과거 통신체계를 이해하는데 있어 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문화재청은 ‘제5로 직봉’의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지정을 예고할 전망이다. 예고기간은 관보 공고일부터 30일간이며 예고된 사항에 대한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지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권익현 부안군수는 “부안 점방산 봉수 유구가 사적으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봉수 유적의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부안 봉수 유구의 보전과 활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재·학술
  • 홍석현
  • 2023.08.30 16:41

“세계인의 소중한 기억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보존·관리 강화해야”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는 것은 한국 사회에 빛나는 쾌거입니다. 우리 후손들에게 전수해야 할 대단히 중요한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은 29일 정읍 동학농민혁명기념관 교육관에서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념 및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먼저 이날 학술대회에 앞서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신순철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이경훈 문화재청 차장, 이낙연 전 국무총리, 동학농민혁명 유족 등 200여 명의 방문객이 참석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문화재청이 유네스코에서 발급한 인증서 전달식과 함께 송재영 명창의 창작 판소리 무대, 김지수 서예가의 축하 퍼포먼스, 정읍시립국악단의 창무극 ’천명‘ 등 다채로운 공연 무대가 펼쳐졌다. 신순철 이사장은 축사에서“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는 것은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역사적 사건의 의미와 그 기록물 가치를 세계가 인정했다는 것”이라며 “남은 과제인 ’동학농민혁명의 세계화‘를 이루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와 세계화'를 주제로 진행된 학술대회는 세계기록유산 사업의 현황과 과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귀배 세계기록유산 아태지역위원회 의장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사업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발제했다. 김 의장은“세계기록유산의 가치를 보전하고 활용을 높이기 위해서는 세계기록유산 데이터베이스의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세계기록유산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다양한 공동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예를 들어 한국의 세계기록유산 소개 책자를 공동으로 제작해 연구자, 학생 및 일반 대중에게 더 쉽게 접근할 기회를 마련하는 등 세계적인 관심과 논의를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승범 문화재청 학예연구관은 “세계기록유산 등재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소중한 기억이 잊혀지지 않기 위해서 그 기록물을 등재하고, 보존·관리하는 것”이라며 “결국 역사적 가치, 자료적 가치가 있는 기록물을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이제 한국인의 기억을 넘어서 세계인의 기억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첫걸음을 떼었기 때문에 전 세계인이 공감하고 보존 필요성을 느낄 수 있는 전시, 교육, 시청각 자료 등의 개발과 관련 사업 추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전현아외(1)
  • 2023.08.29 17:43

박진선 개인전, 30일부터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박진선 작가가 자신의 8번째 개인전을 연다. 30일부터 9월 4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될 이번 전시의 주제는 ‘안개·자연에 담다’로 정했다. 지속적으로 안개를 그려왔던 작가는 고요하고 차분한 시선으로 자연을 대한다. 안개는 자연을 상상할 수 있는 일종의 여백이다. 채움으로써 비움이 드러나는 여백의 특질과 안개는 맞닿아 있다. 작가는 안개를 통해 의도적으로 경계를 지우고 모호하고 흐릿한 장면을 연출했다. 작가는 “절제된 색의 변화, 허정한 마음으로 자연을 대한다”며 “깨어있는 감각으로 야단스럽거나 덤벙대지 않으며 자연을 접할 때 행복으로 향해 나가는 것이 우리 내면의 본질임을 알게 한다”고 밝혔다. 안동대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대한민국 남부국제현대미술제, 한국회화의 위상전 등을 비롯해 다수의 기획전 및 단체전에 참여했다. 대한민국 낙동예술대전에서 종합 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경북미술대전, 삼성현미술대전 등에서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남부현대미술헙회 경북지회장, 한국미술협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상주평생교육원과 문경평생교육원에 출강하고 있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08.29 17:43

국립무형유산원, 30일 국악인 마포 로르와 함께 하는 ‘책마루 인문학 강연’ 개최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안형순)은 30일 국악인 마포 로르와 함께 하는‘책마루 문화프로그램 인문학 강연’을 진행한다. 이날 국립무형유산원 소공연장 세 번째 강연자인 마포 로르는 카메룬 출신의 프랑스인이자 우리나라에서 국악을 배우고 있는 소리꾼이다. 이번에 ‘외국인의 시선으로 보는 판소리의 미학’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그녀의 삶을 소리꾼의 길로 이끈 판소리의 매력과 의미, 소리꾼이 되는 과정에서 겪었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을 예정이다. 특히 이번 강연은 1일에 개막하는 국립무형유산원의 무형유산 종합축제인‘2023 무형유산축전’을 앞두고 외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판소리의 아름다움을 함께 이야기하고 무형유산의 미래 가치를 나누는 의미 있는 시간으로 진행된다. 강연은 국립무형유산원 유튜브로도 온라인 동시 생중계가 이뤄진다. 국립무형유산원은 2018년부터 일상 속 무형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알리기 위해 책마루 문화프로그램 인문학 강연을 운영 중이다. 올해에는 개원 10주년을 맞아 5월 25일 ‘K-콘텐츠 속 우리 무형유산의 가치’(공연예술가 팝핀현준)를 주제로 한 첫 강연 이후 6월 15일에는 여행작가 정태겸이 ‘세계 속에서 발견한 우리 무형유산의 미래’란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 바 있다.

  • 문화일반
  • 김영호
  • 2023.08.29 17:43

국립민속국악원, 한국농아인협회 전라북도협회와 업무협약

국립민속국악원(원장 김중현)은 한국농아인협회 전라북도협회(회장 이형노)와 28일 지역 전통 문화예술의 발전과 청각·언어 장애인의 공정한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국립민속국악원에서 진행된 업무협약을 통해 두 기관은 각종 공연 및 문화 행사의 내용 공유, 상호 홍보 등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지역 내 청각·언어장애인의 전통 예술 공연 관람 및 교육 지원, 기관 간의 교류 및 공동 협력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특히 두 기관은 청각·언어장애인들이 전통 예술을 관람할 수 있도록 수어 개발 등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고 향후 지속적인 협력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국립민속국악원 관계자는 “이번 협약으로 오는 11월 3일부터 4일까지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기획 중인 무장애 공연 ‘강강숲에 떨어진 달님’의 성공적인 개최와 남원을 비롯한 전북지역의 청각·언어장애인들이 전통 예술을 접하고 향유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민속국악원은 최근 주몽골한국대사관 및 한국관광공사 몽골지사와 면담을 갖고 한국과 몽골의 문화 교류를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는데 뜻을 모았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08.29 17:42

한문화진흥협회, 미국 로웰고에 남녀 한복 100여벌 기증

한문화진흥협회(회장 정사무엘)는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 로웰고등학교에 남녀 한복 100여벌을 기증해 현지 학생들에게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29일 밝혔다. 로웰고는 해마다 하버드대, 예일대, 스탠포드대 등 세계적인 대학에 많은 학생을 진학시키며 미국 학교 순위 100위 안에 포함돼 있는 명문고로 알려져 있다. 로웰고에서는 해마다 다양한 세계 문화를 소개하는 글로벌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는데 한국 문화에 관심 있는 한국어반 학생들은 한식과 K-POP, 전통놀이를 통해 한국 문화를 접하고 있다. 로웰고의 레베카 킴 교사는 한국의 전통복식을 아이들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샌프란시스코에서 최초로 한복패션쇼를 선보인 한문화진흥협회에 한복 기증을 요청했다. 한복을 받은 로웰고 학생들은 한복을 입는 방법과 한복에 어울리는 예절, 한국 역사 등을 공부하며 교내 한복패션쇼 준비에도 나서면서 한국 문화 알리기에 앞장서기로 했다. 정사무엘 회장은 “이번 한복 기증으로 더 많은 학생들이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즐길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양국의 우호와 발전에 기여하는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 회장은 한복 기부뿐 아니라 미국 시카고, 로스엔젤레스, 샌프란시스코를 포함해 전 세계 70여개국의 국가와 연계한 한복패션쇼를 선보이며 문화 외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오는 10월 18일에는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존 에프 케네디 센터에서 한복패션쇼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문화진흥협회는 해마다 약 50개국의 대사 부부가 참여하는 세계의상페스티벌, 대한민국 한복모델 선발대회, 프랑스·태국 한복모델 선발대회를 비롯해 한국과 해외 국가의 수교 기념 문화 행사, 주한외교사절단 문화 팸투어 등을 추진해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영호
  • 2023.08.2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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