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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는 멕시코국립시네테카와의 협약을 체결하고, 올해 멕시코국립시네테카 개봉지원상을 신설했다고 9일 밝혔다. 향후 전주영화제는 해마다 한국 장편영화 1편을 선정해 개봉지원상을 시상하고, 멕시코국립시네테카에서의 상영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과 멕시코 간 문화교류를 위해 만들어진 해당 시상 부문은 경쟁 및 비경쟁 부문 중 창작자가 동의한 한국 장편영화를 대상으로 한다. 개봉지원상을 수상한 작품은 스페인어 자막을 입힌 디지털 시네마용 파일(DCP)로 제작돼 멕시코국립시네테카에서 개봉하고, 6~8주간의 상영을 보장받는다. 전주영화제와 이번에 협약을 체결한 멕시코국립시네테카는 문화부 산하 기관이자 멕시코를 대표하는 영상기관 중 하나로 상영과 복원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멕시코시티에 위치해 10개관 규모의 영화관을 포함한 복합문화공간이다. 1974년에 개관해 현재까지 50여 년간 운영되고 있다. 연간 130만여 명이 방문하는 멕시코 수도의 핵심 영화 공간으로 야외공원과 상영장, 갤러리, 영상도서관을 갖췄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영화 창작자와 작품을 다루는 등 전 세계의 최신 독립 예술 영화를 멕시코 현지 관객에게 소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전주영화제는 멕시코국립시네테카와의 협업이 한국 작품과 해외 관객의 만남의 장을 여는 일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영화의 해외 진출로를 마련하고자 꾸준히 노력해온 문성경 프로그래머는 “오랫동안 전 세계의 독립 예술 영화를 소개한 멕시코국립시네테카와 협약을 맺게 돼 기쁘다”며 “올해 신설한 개봉지원상이 훌륭한 한국 작품을 멕시코 관객에게 소개하는 좋은 기회가 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올해 전주영화제는 오는 4월 27일부터 5월 6일까지 열흘간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개최된다.
호남오페라단이 올해 '대한민국 오페라 어워즈' 대상에 선정됐다. 국립오페라단과 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는 11일 서울 예술의전당 컨퍼런스홀에서 '2023 대한민국 오페라 어워즈'를 개최한다. 올해 2회째를 맞는 대한민국 오페라 어워즈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호남오페라단은 1986년 창단해 전북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민간오페라단이다. 창작오페라 '논개', '루갈다', '달하 비취시오라' 등 10여편을 제작했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부터 '우수 창작오페라' 제작 단체로 8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호남오페라단 관계자는 “지역 역사와 문화를 소재로 뚜렷한 정체성을 가지고 오페라 공연 활동을 통해 지역민의 사랑을 꾸준히 받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법인 우석학원이 수탁운영하고 있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전북지역 혈액 수급난 해소와 헌혈 참여 문화 확산을 위해 ‘사랑의 헌혈운동’에 동참했다. 전당 임직원들은 9일 대한적십자사 전북혈액원과 연계해 전당에서 진행한 헌혈행사에 참여해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따뜻한 사랑 나눔을 실천했다. 전당은 이날 헌혈 봉사 이전에도 매년 전북지역 혈액 수급난이 발생할 때마다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헌혈행사를 진행해왔다. 서현석 전당 대표는 “혈액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헌혈에 참여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헌혈운동에 동참해 전당이 추구하는 사회적 책임 경영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송흥록은 경상감영에 들어가 소리를 하려다 보니 감영이라는 장소의 기운 때문에 몹시 긴장하고 흥분케 된다. 하지만 그는 단 한 번의 단가로 청중 마음을 휘어잡았고 이어 부른 춘향가 중 <옥중가>로 많은 이를 현장에서 울리게 했다. 모인 사람 중에는 경상감영의 관기인 맹렬이란 기생이 있었는데 송명창의 소리에 매료되어 그 자리에서 넋을 잃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송흥록을 흠모하게 된다. 맹렬은 이후 경상감사에게 구실을 만들어 인연의 허락을 받아냈고 그가 있는 운봉으로 찾아가 마음을 고백하고 백년가약을 맺는다. 하지만, 운명과도 같은 송흥록과 맹렬의 결혼 생활은 순탄치 못했다. 속사정은 자세히 전해 내려오지 않지만 우선 드러난 이유는 송흥록의 성격과 맹렬의 지나친 질투가 원인이라 전한다. 부부란 도(道)를 맞추어나가야 하는 것이 이치인데 그 둘은 그렇지 못했다. 송흥록과 맹렬의 한 일화이다. 어느 날 송흥록은 진주 관찰사의 부름을 받게 되어 맹렬에게 20일 정도의 이별을 고하고 여정을 떠났다. 하지만 일이 늦어져 3일 늦게 운봉에 돌아왔는데 맹렬은 가출하고 집에 없었다. 송흥록은 놀라 식음을 전폐하며 맹렬을 찾아다녔다. 시간이 지난 후 맹렬이 진주에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갔을 땐 이미 진주병사 이경하의 기녀가 되어 있었다. 사연을 살펴보니 맹렬은 송흥록이 정해놓은 약속날짜에 돌아오지 않자 필연코 다른 기생과 정을 통한 것이라 오해한 나머지 가출하여 진주로 가 자청하여 이경하의 수발을 들게 되었던 것이다. 송흥록은 맹렬의 상대가 진주병사란 사실을 모르고 진주로 가서 맹렬을 찾았고 뒤늦게 맹렬은 그러한 사실을 알고 이경하에게 고하여 송흥록을 불러들인다. 이경하는 송흥록을 불러 “네가 명창이라지? 수궁가를 한번 들어보자. 나를 웃기고 울리면 3백 냥을 줄 것이지만, 만일 그렇지 못하면 너의 목을 베리라”하고 으름장을 놓았다. 송흥록은 맹렬이 앙갚음으로 진주병사인 이경하에게 고해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짐작했고 그의 제의를 거절할 수 없었다. 송명창은 소리를 시작했지만, 이경하의 얼굴은 차갑게만 변해갔다. 소리의 중간쯤 왔을 때였다. 송흥록은 이경하에게 달려들어 눈을 바라보며 “아이고 아저씨, 어째서 웃지 않으시오? 날 죽이고 싶소?” 하고 농담조로 말했고 그러한 패기와 장난 말이 효과가 되어 그만 이경하가 폭소를 터트렸다고 전한다. 기회를 놓칠세라 송흥록은 자신의 장기인 애절하고 처절한 소리로 <토끼 배 가르는 대목>을 불렀고 모인 많은 사람에게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게 했다. 이에 진주병사 이경하는 탄복하여 3백 냥의 상을 내리고 송흥록과 맹렬을 다시 결합시켜 고향인 운봉으로 내려보냈다고 전한다. 하지만 송흥록과 맹렬은 평생을 함께하지 못하고 결국 헤어지게 된다.
풍부한 감성을 간직한 시인이 던져주는 사랑의 시편들을 통해 메마르고 거칠었던 마음 마디마디에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사랑을 노래하는 시인 정재영(60)이 서정성 짙은 감성을 담아낸 시집 <그대 곁을 떠난 적 없습니다>(도서출판 마음시회)를 새롭게 펴냈다. 그는 이번에 자신의 4번째 시집을 출간하면서 사랑에 목마른 현대인들의 갈증을 채우고 마음을 어루만져주면서 위안을 주는 시들을 수록했다. 이를 통해 사랑하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들인지를 일깨워준다. 이번 시집에는 섬세하고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시인이 정성스럽게 써놓은 시편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시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세상의 사랑 노래는 흔하고 흔하지만 시집 속에 사랑 노래는 단순히 유치한 속삭임이 아니다. 시인이 풀어 놓은 사랑 노래는 엄살이나 칭얼거림이 없고 상처에 대한 안타까움도 없다. 사랑에 아파하고 사랑에 슬퍼하되 행간이 혼탁하거나 어둡지도 않다. 그의 시는 따뜻하면서도 평온하다. 그렇다고 불필요한 언어들이나 감정의 사치들이 지나치지 않고 잘 절제돼 있다. 그동안 시인은 학교에서 고등학생들을 가르치며 조용히 시를 써왔다. 어린시절 순수함을 견지해나가면서 시집 속에는 시인 특유의 맑은 감성이 잘 드러나 있다. 시인은 이번에 시집을 펴내면서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 닮아가며 물들어가는 것”이라며 “우리의 삶이 사랑으로 물들어 갈수록 더욱 깊은 향내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순창 출생인 그는 지난 1993년에 ‘자유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물이 얼면 소리를 잃는대>, <나무도 외로울 때가 있다>, <탁란(2019)> 등을 출간했다. 또한 평소에 청소년 문학 발전에도 열정을 기울이면서 <청소년 창작 입문>을 발간하고 강의를 진행해오기도 했다. 그는 등단 이후 전주시예술상을 수상했고 전주문인협회 부회장, 국제 펜클럽 한국본부 전북위원회부회장, 전북시인협회 부회장 등으로 활동하면서 현재는 한일고 국어 교사로 재직 중이다.
자시만의 독특하고 신선한 시적 언어를 구사하는 하기정 시인이 두 번째 시집 <고양이와 걷자>(걷는사람출판사)를 새롭게 펴냈다. 이번에 새로 나온 시집 ‘고양이와 걷자’는 시인의 첫 시집 이후 5년 만으로 그만큼 농익은 작품들이 수록됐다. 누구보다 섬세한 감각을 지녔다는 시인은 평소에는 그림자, 무의식, 꿈, 기억과 같은 것들에 관심을 기울인다고. 이런 습관적인 관심 기울이기에 그의 시에 등장하는 사물과 사람, 풍경은 비단 예사롭지 않다. 그래서인지 시를 읽으면 읽을수록 생기를 느끼게 되고 삶을 회복하는 신비로운 힘도 얻게 된다. 그가 첫 번째 시집 <밤의 귀 낮의 입술>을 내놓은 뒤 이하석 시인에게 “잘 꿰어진 말들의 염주”란 평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시집에서는 이전보다 한층 깊어지고 섬세한 시인의 시적 세계와 매력적인 언어의 감각을 단번에 느낄 수 있는 시편들로 가득 차 있다. 안태운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아름답고 순열한 단어들 사이에 놓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읽는 사람들 모두 순간 아름다워지길 모처럼 바랄 수도 있겠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번 시집에서는 관찰력과 상상력을 통해 시 속에서 또 다른 모험을 갈망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감각의 조율사가 되어 보기로 하자/ 밤의 고양이처럼/ 지붕 위를 사뿐히 걸으며/ 한 발을 들면 다음 발을 내려놓을 것/ 고양이와 걷자// 달빛의 하얀 가루가 먼지의 빛처럼 쌓이네/ 모처럼, 이라는 말을 앞에 잠시 가져다 놓을게/ 정해진 용도 없이 양말을 손에 신고/ 발밑에 검은 별들의 배경을 밟고/ 우리는 모처럼/ 고양이와 걷자”(시 ‘고양이와 걷자’ 중에서) 시집의 해설을 쓴 김지윤 문학평론가는 “시인은 한 사람이 내적 아픔과 병든 세상의 고통이 공명하는 소리에 귀 기울인다”며 세상의 병을 같이 앓고 치유되는 세상을 꿈꾸며 시인은 세상의 환부를 직시하려 한다”고 평을 남겼다. 시인은 2010년 영남일보 신춘문예 시로 등단한 이후 5.18문학상, 불꽃문학상, 작가의눈 작품상, 시인뉴스 포엠 시인상 등을 수상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주문화원이 전주 역사와 관련한 조사 결과물 4권을 발간했다. 이번에 출판된 책으로는 전주의 산재한 <전주의 고인돌과 돌 문화>, <전주의 산길과 물길>, <전주의 기령당과 천양정>이라는 책과 소식지 <호남제일성> 143호 등 총 4권이다. ‘전주의 고인돌과 돌 문화’는 만경강과 소양천 그리고 전주천과 삼천을 따라 청동기시대인들이 조성한 전주의 고인돌에 대해 조사한 내용이 담겨있다. 특히 호성동과 전미동, 대성동, 삼천동 등 전주 고인돌의 다양한 형태 등을 조사하며 주변 마을 이야기와 고인돌 위 별자리나 암각서 기록까지 설명돼 있다. 또 책은 거북바위와 칠성바위, 자라 바위, 송아지 바위 등 전주의 돌 문화에 대한 내용까지 실려있다. ‘전주의 산길과 물길’이라는 책은 전주시를 중심으로 경계가 되는 길을 따라 걷는 내용과 함께 주변의 살아 있는 마을 이야기와 생태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은 산길에서 만나는 즐거움은 '발로 걷는 즐거움'이라 말하며 은석동 위 파소봉의 많은 선정비 이야기와 보광사에서 흑석동까지의 걷는 길 안내 등 독자에게 산책을 유도하고 있다. ‘전주의 기령당과 천양정의 역사와 문화’는 조선시대 기로소의 역사와 전주의 기령당의 역사를 기술하고 있다. 책에는 ‘기령당과 천양정이 형제지간이다’라는 내용이 실려 있는 등 전주시민이 모르는 전주 이야기로 눈길을 끌고 있다. 마지막 전주의 소식지인 ‘호남제일성 143호’는 전북대학교 장명수 명예총장의 ‘장명수 총장에게 듣는 근현대 전주 도시 탐방’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전경목 명예교수의 ‘편지로 읽는 조선시대 전라도인들의 감정’ 등 전주의 향토사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가끔 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되살아날 때가 있다. “내가 살아온 걸 책으로 쓰면 수십 권은 된당게.” 그분들의 삶이 얼마나 고단했을지를 속속들이 알 수는 없지만, 겉으로 말하지 않은 혼잣말들이 가슴 속을 떠다닐 것이다. 누군가는 이 혼잣말들이 모인 곳을 마음속의 서랍이라고 지칭했다. 그러면서 손을 내밀었다. 손을 잡고 따라오라고. 김헌수 시인이 《마음의 서랍》이라는 시화집을 냈다. 늘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시인이 이번에는 ‘필사 펜드로잉 시화집’을 세상에 던졌다. 독자들의 꽉 묶인 마음의 실타래를 시인의 발걸음을 따라 필사하면서 풀어내도록 유도하는 듯하다. 살아가면서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사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어쩌면 말하지 않고 꼬깃꼬깃 무의식 속에 말을 쟁여놓는 게 오히려 마음 편할 때가 많은 우리 삶이다. 시인을 따라가다 보면 말의 빗장을 마음껏 열 수 있게 한다. 시집은 네 개의 서랍으로 나누어져 있다. 각각의 서랍마다 향기가 다르다. 첫 번째 서랍을 열어보니, 봄이 오면 삶의 눅눅한 것들을 햇볕에 말리라고, 터무니없이 견딘 세월을 내보이라고 손짓한다. 시인은 스스로 단어와 문장을 창밖 빨랫줄에서 견디게 해야 한다며 먼저 시범을 보여준다. <새털구름 같은 마음> 우울한 시절을 건너가는 요즘,/ 짱짱한 햇빛 아래 마음을 널어두고 싶어요 <내 안의 촉수> 은근한 삶을 산다는 것,/ 불편을 감내하는 일을 훌훌 털어버리는 것, <겨울은 늘 그렇게> 흰 눈이 바람과 달려들어/ 겨울을 갉아 먹고 있어요/ 쌓이기 때문에/ 머무를 거라고 믿는 것들은/ 차가운 뿌리가 축복처럼 젖어들어도/ 다시 꽃 피는 봄을 데려오기 전에는/ 좀 더 일찍 가당찮은 희망을 품고 있어요/ 매일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겨울은 늘 그렇게 서랍 안에는 자신의 시간만 있는 게 아니어서 당신들의 생각으로 온종일 채웠던 시간도 켜켜이 쌓였으므로, 이제는 훌훌 털어버리라 한다. 시인의 삶이 단어와 문장 틈 사이로 엿보이는 구절들이다. 그렇게 서랍 안에 나와 당신들을 묶어두었던 삶을 먼저 풀어버렸다. 두 번째 서랍을 찾아 열었다. 서랍 안에서 유독 사람을 찾는다. 사무쳐 오는 이름들을 부르고 있다. 바다에서, 역에서, 비가 내리는 날에, 이국적인 ‘이호테우 해변’에서. 그러다가 서걱거리는 연필을 붙잡고 너가 아닌 나를 위해 살겠다고 아우성쳐보기도 하지만 결국 사무치는 것들의 이름을 껴안는다. 사람 안에서 살기 때문에, 모든 희로애락의 근원이 사람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모든 걸 잊고 싶어 하며 훌훌 털어버리려고 하지만 사람을 떠날 수 없음을 확인한다. 시인은 삶 속에서 숱한 다짐을 하며 서랍을 열었지만 결국 사람과 함께 할 수밖에 없는 마음을 어쩌지 못한다. <바다를 가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지> 사는 데 필요한 인연은 많지 않아도 된다고/ 죽음처럼 외롭게 사는 거라고/ 몰래 다녀가면 아프지 않을 테니까/ 사랑도 그랬으면 <이호테우 해변에서> 바다의 널따란 기운이/ 모든 상황을 채워줄 거라 믿었지 사람을 비켜내고 수많은 것들을 대상화하며 안심했지만 사람 안에는 사람이 들어와야 살아갈 수 있음을 힘없이 툭 던진다. 세 번째 서랍은 ‘그리움’이 가득 차 있다. 시인의 완숙된 삶 속에서 지나간 것을 꺼내 결국 <그는>이라는 선명하고도 입체적인 서랍 속을 보여준다. 지면상 전문을 실을 수는 없다. 하지만 세 번째 서랍 안의 <그는>은 모든 사람의 마음에 하나쯤 있을 거라고 여긴다. 우리 대신 시인이 <그는>을 데려왔다. 네 번째 서랍은 독자들이 찾아서 읽기를 권하며, 한 줄 시로 대신한다. 당신과의 원거리를 보기 위해 현미경을 들여다봤지 <낡아가는 당신과 나의 거리> 중에서 △이경옥 동화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두 번째 짝>으로 등단했고 2019년 우수출판콘텐츠제작사업, 2022년 전북문화관광재단예술지원사업에 각각 선정됐다. 저서로는 <달려라, 달구!>, <집고양이 꼭지의 우연한 외출> 등이 있다.
최장순 시인이 <바람의 향기>(인간과문학사)를 펴냈다. “아프게 하는 것들 때문에/ 슬픔이 가져다 준 차가운 마음/ 적막에 스며드는 저녁/ 바람의 향기가 노크를 합니다/ 이제는 잊지 못하는 그리움/ 깊은 속가슴에 번지고/ 눈물로 여물은 씨앗 하나/ 고독한 마음밭에 심어 키웁니다/ 생의 물음표에 답하는/ 설렘의 꽃 숨결 피어나는/ 향기로운 그 기슭에 기대어/ 비로소 보이는 것 너머/ 뭉클한 마음의 소리 들립니다/ 생각에 젖어 살피던/ 얼룩진 마음일랑 씻어 내리고/ 생채기 딱지 진 자리에 핀 눈물꽃/ 바람의 향기로 마르는 날입니다” (시 ‘바람의 향기’ 전문) 시집에는 ‘바람의 향기’, ‘시사랑’, ‘주문진 바닷가에서’, ‘무정’, ‘요즈음’ 등 총 5부로 구성돼 있으며, 100편의 시가 담겨 있다. 시집에 담긴 최장순 시인의 표현은 다른 시집에 실린 짤막한 표현에 비해 풍부해 독자들의 마음에 더욱 가깝게 다가가고 있다. “멀어지는 관계 서글퍼/ 허허로움에 잠 못 이룹니다// 한뜻 모아 더불어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목소리 없는 건조한 사이/ 침묵의 시간으로 힙겹네요// 굳어진 아픔 허물고/ 낮게 고개 숙이는 겸손// 잘 살아 내고자/ 다소곳 마음에 새깁니다” (시 ‘아픈 날의 일기’ 전문) 시인은 “시는 내 노래이며 보잘것없는 나 자신을 성장케 한 양분이다”라며 “시 속으로 스며들면 메마른 나의 삶을 바뀌었고 나를 외롭지 않게 하는 삶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앞으로도 언제나 시심을 가슴에 품고 시를 쓰는 맑은 영혼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 시인은 정읍 출생으로 지난 2016년 문예연구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해 시집으로는 <언니의 조각보>, <그리움의 강가에서>, <바람의 향기>를 냈고, 신사임당 백일장(시 부문), 아름다운 문학상 등을 받았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올해 출판 산업분야 인프라 개선을 위해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우수한 기술 개발 지원사업을 8일부터 22일 오후 4시까지 공개 모집한다고 8일 밝혔다. 사업 지원대상은 출판사 및 출판 분야의 기술 개발이 가능한 중소 중견기업 및 단체이며 지원규모는 11억 7000만원으로 총 6개 내외다. 올해 지원 사업 과제는 출판 산업 인프라 개선을 위한 기술 고도화로 1개 과제당 최대 2억원 이내의 개발비를 지원한다.
2022. 12. 10 ~ 2023. 3. 31 연석산우송미술관 미 술 가: 문리 명 제: 물꽃 2023-13 재 료: 광목 의에 먹 규 격: 91.0x116.8cm 제작년도: 2023 작품설명: 물은 인간과 천지만물에 깃들어 있으며, 유연하게 변화한다. 노자는 종종 물을 매개로 삼아 자신의 정치사상과 처세술을 절묘하게 드러냈다. 또한, 물은 주어진 조건에 응할 뿐 그 어떤 상황에도 예속되지 않는 자유의 상징이다. 이러한 물의 속성을 광목 위에 일 획으로 표출한 행위 흔적이다. 미술가 약력: 문리는 파리·서울·대전·전주에서 27회 개인전, 중국 베이징 쑹좡현대미술문헌관 학술위원, 2021 여수국제미술제 전시예술감독을 역임했다. /문리 (미술학 박사, 미술평론가)
전북 곳곳에서 새로운 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공연 무대가 펼쳐진다. 익산예술의전당은 이달부터 4월까지 코로나19 이후 활기찬 봄을 맞이하기 위한 기획 공연을 마련했다. 첫 공연으로 ‘스타인웨이 위너 콘서트, 안톤 게르첸베르크 피아노 리사이틀’이 18일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피아노 회사 스타인웨이가 국제 피아노 콩쿠르 수상자 중 선정된 연주자에게 연주 기회를 주는 무대다. 안톤 게르첸베르크는 이번 내한공연에서 리스트, 프로코피예프, 리게티, 라흐마니노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주할 예정이다. 4월 8일에는 빌보드 클래식 차트 1위에 올랐던 영국 ‘리베라(Libera) 소년합창단’의 내한공연이 펼쳐진다. 이번 무대에서는 파헬벨의 캐논을 편곡해 리베라의 장기인 고음을 한껏 활용한 ‘상투스’, 성체를 찬미하는 기도문을 가사로 해 리베라만의 독특한 효과를 나타내는 ‘아베 베룸’ 등을 선보인다. 4월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진행되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명작 ‘뮤지컬 캣츠 오리지널’ 내한 공연도 무대에 오른다. 단 한 번의 흥행 실패가 없을 정도로 유명한 ‘캣츠’는 환상적인 안무와 음악, 메이크업과 의상, 세트 디자인 등 탁월한 무대 예술을 보여준다. 꽃피는 춘삼월 전통을 매개로 한 국악 한마당도 지역에서 막을 올린다.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은 오는 15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모악당에서 ‘신춘음악회’를 마련한다. 이날 ‘새로운 미래, 그 시작 바람, 새봄’을 주제로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앞두고 전북의 힘찬 도약과 희망찬 미래를 공연에 담는다. 김원선 전북대 한국음악학과 교수의 지휘와 창극단 한단영, 박현영 단원이 사회를 맡아 전북 도민의 노래인 ‘전북 아리랑’을 시작으로 태평소 협주곡 ‘봄의 향연’ 등 국악 관현악과의 협연 무대를 선보인다. 전주시립국악단은 오는 16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신춘음악회를 진행한다. 이날 ‘지음’이란 주제로 춘앵무를 위한 국악 관현악 ‘축원’을 시작으로 젊은 명인들의 해금, 거문고, 대금 협주곡을 비롯해 춘향과 이몽룡의 사랑을 주제로 한 춘향가 눈 대목 모음곡인 ‘춘향’ 등 다양한 무대를 꾸민다.
전통적인 민화의 아름다움에 작가만의 새로운 실험 정신을 덧입힌다. 고미경 작가가 8일부터 13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꽃과 사랑'이란 주제를 가지고 개인전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의 대작이 눈길을 끈다. 작품 '모란꽃 사랑'을 비롯해 '모란도', '봄 달', '서로 사랑' 등 큰 화폭에서 기술적인 완성도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작품 '모란꽃 사랑'과 '신세계'에서 소재의 배치 및 조합은 조형적인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작품 '모란꽃 사랑'과 '신세계'는 책가도, 문자도, 영모도, 화조도 등 민화의 다양한 구성이 결합돼 한 폭으로 완성됐다. 전통적인 민화 구성과 현대적인 형식의 조합을 확인할 수 있다. 작품 '모란꽃 사랑'은 푸른색 계열로 통일감을 준 모란괴석도에 책가도를 해체한 이미지가 ‘사랑’이란 단어로 중첩됐다. 불투명한 물방울이 더해져 새로운 상징체계를 시도한 흔적이 돋보인다. 작품 '신세계'에서는 전반적으로 책가도로 구성된 화폭 내의 다양한 정물과 동물, 반 고흐의 '아를의 침실(Bedroom in Arles)'을 연상케 하는 장면 또한 포함돼 있다. 화폭의 가장 아래쪽에는 모란을 배경으로 ‘사랑’이란 단어가 어우러져 있다. 작가는 "사랑이란 단어에 예술적인 영감을 받아 작업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작품 속에 담긴 이야기들과 소통하며 각자의 사랑에 대해 생각하고 행복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작가는 전주대 산업미술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 교육대학원 창작민화과에 재학 중이며 이번 전시가 두 번째 개인전으로 다수의 기획전 및 단체전에도 출품한 바 있다. 아울러 제6회 현대 민화 공모전 장려상, 제13회 대한민국 민화 공모전 장려상 등을 수상한 바 있으며 현재 (사)한국민화협회 이사, 꽃과 그림 민화 대표를 맡고 있다.
제22회 전북 여성대회가 8일 오후 3시 전주 풍남문 광장에서 열린다. 전북여성단체연합은 이날 진행될 전북 여성대회에 대해 "우리 사회의 성평등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페미니스트 시민들과 여성들의 목소리를 전북에서 결집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전주시 일원과 익산역에서 열릴 이번 행사는 스탑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페볼루션 공연, 성평등 디딤돌과 ‘성평등 걸림돌’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또 이들은 성평등을 향해 전진하는 여성들의 ‘3.8 여성선언’과 블랙퍼플의 공연을 마치고 거리 행진을 한다고 밝혔다. 제22회 전북 여성대회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전북여성단체연합 홈페이지서 확인이 가능하다. 한편 지난 1998년부터 개최된 ‘전북 여성대회’는 매년 여성들이 직면한 다양한 성차별, 여성 인권 문제에 대한 여성들의 목소리를 가시화하고 여성들의 힘과 성평등 사회를 향한 시민적 연대를 확인하는 축제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이 재단 운영 4기 출범을 맞이해 재단의 비전과 핵심 가치를 담은 새로운 CI인 ‘JACT(제이엑트)’를 공개했다. 재단 운영 4기의 비전과 핵심 가치를 담기 위해 추진된 이번 CI 리뉴얼은 미래지향적 이미지와 확장성을 강조했다. 특히 전북인을 생각하는 전북(Jeonbuk), 재단의 핵심 가치인 창의, 변화, 협력이 교차하여 완성하는 예술(Art), 이를 연결하는 문화(Culture)와 관광(Tourism)을 담았다. 또 재단은 문화예술, 관광 그리고 사람(人)이 조화를 이루며 함께 나아가는 전북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국문 표기도 전북문화관광재단으로 변경해 CI의 가독성을 높였다. 전북문화관광재단 이경운 대표이사는 “재단의 CI 리뉴얼은 새로운 비전과 핵심 가치를 반영하고, 전라북도 문화관광의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한 것이다”라며 “새로워진 CI에 담긴 뜻과 함께, 앞으로 우리 재단이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최고의 문화관광재단’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전통문화전당과 함께 할 SNS 시민기자단(전통아띠)를 공개 모집한다.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도영, 이하 전당)은 전당의 전통문화 행사와 다양한 사업을 대내외에 홍보할 SNS 시민기자단을 오는 19일까지 모집한다고 7일 밝혔다. 모집 대상은 전주시민이거나, 재학·재직 등 전주를 연고로 활동하는 사람이면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지원 가능하며 모집인원은 총 10명이다. 특히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고 SNS를 활용해 주기적으로 홍보 콘텐츠를 제작·생산해낼 수 있는 사람이여야 한다. 지원방법은 전당 누리집에서 내려 받은 지원서를 작성한 뒤 전자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시민기자단은 매달 개인 SNS 채널을 활용해 전당과 관련한 홍보 콘텐츠를 제작하고 올리거나 전당이 개최하는 각종 행사나 체험에 참여한 뒤 후기를 작성하는 등 홍보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선정된 기자단에게는 위촉장과 기자증, 명찰, 조끼 등이 제공되는 것은 물론 콘텐츠 생산에 따른 비용도 지급된다. 또 역량강화 교육 지원, 전당 주최 각종 프로그램 우선 참여 기회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발대식과 아울러 연말에는 홍보콘텐츠 결과물 전시 발표회도 개최된다. 특히 양질의 내용과 파급력 있는 홍보 콘텐츠를 올린 우수한 기자들에게는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상 등 다양한 포상도 주어질 예정이다. 김 원장은 “전통문화를 사랑하는 전주시민들이 직접 전통문화의 우수성와 아름다움을 알고, 또 이를 전파해 나가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시민기자들이 한지·한식·한복·공예·전통놀이 등 우리만의 매력을 세계 속에 널리 알려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 김준희, 이하 출판진흥원)은 14일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 주(JU) 동교동에서 ‘도서정가제 개선 방향’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번 토론회는 출판문화산업 진흥법 제27조2에 따라 3년마다 시행하는 제도의 타당성 검토 조사연구(도서정가제 영향 평가 및 개선방안 연구)의 일환으로 개최되며,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아울러 전문가 및 일반 국민 등이 참여한 가운데 상호간의 토론을 통해 이해의 폭을 넓혀나가는 자리다. 참여를 희망하는 경우 사전 등록을 통해 현장 참석이 가능하며 출판진흥원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서도 참여가 가능하다. 토론회에서는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가 도서정가제 영향 평가와 개선방안 수립을 위해 진행한 연구 결과의 주요 내용을 발표한다. 이어 정우영 시인, 정원옥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출판독서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이정원 한국서점조합연합회 부회장, 오지은 서울도서관 관장, 조윤미 미래소비자행동 상임대표, 안찬수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상임이사, 성대훈 한국영상대 만화웹툰콘텐츠학과 교수, 오봉옥 서울디지털대 웹툰웹소설학과 교수 등이 토론에 참여하고, 이후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출판진흥원 관계자는 “도서정가제와 관련한 산업계 전반의 의견을 폭넓게 듣기 위해 공개토론회를 마련했다”며 “이번 토론회 결과와 이해 당사자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도서정가제 도입 취지를 실현할 수 있는 올바른 개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가 ‘경력단절 예방 지원 사업 찾아가는 기업 컨설팅’에 참여할 기업을 모집한다. 찾아가는 기업 컨설팅은 직장문화 개선을 위한 인사, 노무, 경영 등 효율적인 개선안을 제시하고 기업의 경영상태와 문제점 등을 고려해 분야별 전문가를 매칭,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한다. 컨설팅 신청은 3월 중순 이후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홈페이지에서 신청서 양식을 다운로드 받아 작성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취업지원팀(063-276-9502)로 문의 할 수 있다.
한겨울이 지나고 따스한 봄을 기다리는 매화의 절개가 전통 수묵으로 재탄생한다. 한국화가 김경운(59)이 10일부터 16일까지 전주 전북예술회관 차오름 2실에서 ‘묵매화전’을 연다. 전시 오프닝 10일 오후 5시 30분. 그는 이번에 두 번째 개인전을 열면서 20점이 넘는 작품을 통해 먹과 선의 향연을 펼쳐 보인다. 이번 전시를 앞두고 그는 2년이 넘는 준비 기간 동안 응축해온 예술에 대한 열정을 모두 쏟아냈다. 기나긴 추위를 이겨내고 가장 먼저 꽃을 피워 향기를 전한다는 매화. 절개의 상징인 매화는 전통적으로 수많은 화가들에 의해 다뤄져 왔던 소재 중 하나다. 흔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작품에 따라서는 먹과 선의 다양한 변주를 통해 매화를 음미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에 선보일 작품들은 매화가 살아 꿈틀거리는 것처럼 자유롭고 대담한 붓질을 느끼게 한다. 아름다운 매화의 모습을 가장 특징적으로 조명하면서 선이란 조형 요소를 활용해 균형감 있는 화면을 구성하고 힘차게 그리는데 중점을 뒀다. 무엇보다 먹에 물을 섞어 화선지 위에 그린 수묵에는 자연을 품은 대담한 붓질이 도드라진다. 아울러 일체의 채색과 여러 치장을 배제한 매화와 여백의 아름다움은 감상의 깊이와 여운을 극대화하는 효과도 줬다. 이번에 다양한 매화 작품을 선보인 그는 “해마다 2월과 3월에 매화꽃이 필 때 쯤 순천 선암사와 장성 백양사 등지를 열심히 다녀 풍경을 담고 왔다”며 “작품 속에서 먹의 농담을 기본 바탕으로 선의 강약과 굵고 가늠 등의 기능적인 조형 요소들을 보다 돋보이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한동안 붓을 놨다가 다시 작품 활동에 매진해온 그는 “긴 여정과 방황을 뒤로하고 이번에 개인전을 열게 됐는데 두려움과 설렘이 마음속에 교차하고 있다”며 “젊은 시절부터 품었던 화가의 꿈을 앞으로도 잊지 않고 꾸준히 힘찬 발걸음을 내딛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창 출생인 그는 우석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후 세종대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해 미술학 석사를 취득했고 우석대, 목원대, 전주교대 등에서 강의를 진행한 바 있다. 우석대, 성균관대 박물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있으며 전북도립미술관 개관 기념전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 전라북도 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활동 중이며 한국미술협회 전라북도지회 한국화 분과 심사위원을 맡았다.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 봄이 다음 달 13일까지 2023년 첫 기획전인 나영 작가 초대전 ‘죽음에의 의지’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에서 해양쓰레기와 일상 쓰레기로 제작한 설치작품과 평면 회화 52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라면 봉지, 과일 싸개, 옥수수 완충재와 같은 쓰레기가 산호와 해초 등으로 변신해 전시장 안을 가득 채우고 있어 작품 하나하나를 음미하며 작품 재료에 원래 쓰임에 대해 상상해가는 재미도 찾아볼 수 있다. 작가는 전시장을 하나의 바다로 표현하며 해양쓰레기와 일상 쓰레기로 만들어진 화려한 작품의 시각적인 즐거움 뒤에 ‘인간의 성찰 없는 욕망과 이기심은 결국 죽음으로 가고자 하는 의지다’라는 단호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나영 작가는 “인간은 발전이라는 이름을 끝없는 파괴로, 욕망으로 가득 찬 각자도생에 공생을 저버린 절멸의 길로 맹렬히 돌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살기 위해 죽음으로 내달리는 자기파괴의 기이한 모순, 어느 순간 삶의 의지는 죽음에의 의지로 그 얼굴을 바꾸었다"며 "경제 성장과 발전은 누군가의 터전을 빼앗아 얻은 탐욕의 트로피로 그로 인해 우리는 어떤 것도 살리지 못하는 쓰레기라는 독배를 들었다”며 전시 제목에 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간이 살지 못하는 바다에는 쓰레기가 인간을 대신해 파괴하고 있어, 바닷속 쓰레기가 영역을 넓힐수록 해양생물은 살아갈 곳을 잃는다”며 “병들고 쫓겨나고 죽임당한 생명의 자리를 쓰레기라는 불멸의 존재가 점령해, 이제 여기는 쓰레기의 영토다”고 덧붙였다. 나영 작가는 관계와 공존, 연결성을 주제로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를 오가는 이야기를 풀어내고, 자연을 해하지 않는 비거니즘 관점에서 다양한 생활 쓰레기를 재료로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해양환경 단체 핫핑크돌핀스 서울지부 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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