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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군산 아트쇼 다수 '합격점'...일부 "작품 설명 부족해" 아쉬움도

2022 군산아트쇼(조직위원장 이동근)가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4일간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도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초대형 규모의 비엔날레와 아트페어가 융합된 아트쇼에 이목이 집중됐다. 4일 동안 손석 특별전, 박삼영·원창희·이강원 작가의 '전북원로작가전', 미디어 아트의 거장 이이남·루딕(이현성)·홍남기 작가 등이 참여한 26개의 기획전과 아트 토크, 사생대회, 경매쇼, 작가와의 대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주최 측에 따르면 초반 목표 관람객 수였던 3만여 명에 가까운 관람객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방문한 관람객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일부는 미술인·콜렉터·관람객 간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미술에 대해 잘 모르는 관람객에 대한 설명과 배려가 아쉬웠다는 의미다. 또 일부 관람객은 전시장과 전시장이 이어지는 통로에 계단만 마련돼 있을 뿐 유모차, 휠체어, 전동차 등 보행약자의 통로가 없어 불편함을 겪기도 했다. 이에 최미남 예술총감독은 "저희도 그 부분이 가장 아쉽고 확인이 부족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음부터는 어떤 관람객도 불편함 없이 통행하고 방문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관람객 A 씨는 "많은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큰 규모의 아트쇼에 새롭고 재미있었다"며 "작품을 잘 모르는 입장이다 보니 작가별로 나누되 작품을 장르별로 분류했으면 이해가 쉬웠을 것 같다"고 전했다. 관람객 B 씨는 "지방에서 아트쇼를 한다는 것 자체가 도전이고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와의 소통이나 작품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아 아쉬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 예술총감독은 "군산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극복했다. 다들 기획력이 좋았다는 평가를 해 주셨다. 타 아트페어 등과 달리 화랑 주최가 아니다 보니 다양한 작가군, 미술계 대가 등 다양한 작품 전시와 특색 있는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었다"며 "건강한 미술 생태계를 육성하고 공급과 수요가 선순환되며 현대인들의 삶 속에 미술이 동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차별화 방안을 모색해 진취적인 미술시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10.10 17:17

JTV 창사특집 다큐 2부작 『위대한 이야기』

JTV 전주방송(대표_한명규)의 창사특집 다큐 2부작 ‘위대한 이야기’(연출_김균형, 작가_김새봄, 카메라_이동녕)가 마한 이야기를 들고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오는 16일(일) 오전 8시 30분 방송하는 1부 [황등제, 마한의 서막]에서는 지금의 우리들과 똑같은 고민을 하고 살았던 마한 사람들을 만나본다. 수천 년 전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물을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수리시설 황등제. 최근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 결과 초축 시기가 기원전 3세기 전후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고대 수리시설로 알려진 것은 김제의 벽골제. 그런데 4세기에 축조된 벽골제보다 시기적으로 몇백 년 앞선 황등제의 등장은 고고학계의 뜨거운 감자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 23일(일) 오전 8시 30분 방송하는 2부 [마한_유리의 왕국] 편에서는 2천 년 전 먹고사는 문제를 뛰어넘어 자신의 위세를 뽐내기 위해 유리구슬로 치장했던 마한 사람들의 생활상은 물론 국제성을 살펴본다. 학계에서는 마한은 옥(玉)을 사랑했던 것으로 이야기했던 것이 일반적. 제작진은 광물질인 옥과 구슬을 뜻하는 옥이라는 용어가 혼용되는 것의 문제를 지적하고, 그 정확한 의미를 장신구로써 작은 구슬(Beads)로 규정한다. 프리젠터로 나선 마한과 백제사 권위자인 전북문화재연구원 최완규 이사장은 “그동안 마한 관련 다큐멘터리는 영산강을 중심으로 한 광주 전남 지역에서 만든 것이 대부분이었다”며 “JTV에서 공력을 들여 제작한 이번 프로그램은 마한사의 한 획을 긋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문화일반
  • 이강모
  • 2022.10.10 16:30

[이승우 화백의 미술 이야기] 진짜보다 진짜 같은 가짜 2

이야기는 다시 이탈리아 르네상스로 돌아가자. 당시의 유명한 화가이자 건축가이며 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조르조 바사리(Giorgio vasari, 1511- 1574)의 기록에 의하면 고대 거장의 드로잉을 얼마나 완벽하게 그렸는지 도저히 원작과 구분할 수 없었다. 세월의 흔적을 입히기 위하여 종이를 연기에 쏘여 바랜 것처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종종 “원작을 보존해두고 대신 베껴 그린 그림을 되돌려 주기도 했다.”는 글을 남겼다. 미켈란제로가 피에타상을 만들고 성모의 옷깃에 “미켈란제로 피렌체 사람이 만들다.”라는 세계 최초의 사인을 남긴 것도 따지고 보면 위작자로서의 행위에 대한 반작용이었는지 모른다. 또 하나의 위대한 위작 화가는 자기 나라를 정복한 점령군의 2인자에게 80억의 거금을 받고 본인이 그린 가짜 그림을 팔아넘기고도 자기 나라에서 영웅 소리를 들었던 인물은 반 메헤렌이다. 평소 미술학도였던 아돌프 히틀러가 미술대학에 합격했더라면 젊어서 타계한 영원한 천재 에곤 쉴레의 1년 정도 후배가 되었을 것이다. 차라리 건축과에 응시하라는 심사위원의 말을 듣고 미술대학을 포기했던 히틀러가 찾은 곳은 군대였고 나중에 2차 대전의 원흉이 되었다. 그런 연고로 미술품에 각별한 관심이 있던 히틀러의 비서에게 어느 날 전장에 가있던 장교로부터 편지가 왔다. “동봉한 보고서는 총통 각하께 큰 기쁨을 드릴 것이라 믿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도 기쁜 마음으로 총통 각하께서 전에 언급한 델프트의 얀 베르메르 그림이 로스챠일드 가에서 몰수한 작품들 중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알려드립니다.”라는 편지가 발견되었는데 그 그림은 바로 베르메르의 그림 천문학자였다. 진주 목걸이를 한 소녀로 유명한 베르메르의 작품은 당시에도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소통되었는데 그 베르메르 그림을 몰수했다는 편지였다. 역시 베르메르의 그림 ‘간음한 여인과 그리스도’라는 작품을 위작인지도 모르고 나치의 2인자 괴링이 80억 원에 구입하여 자기 집 거실에 걸고 감상했던 것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10.10 16:29

"흙 고르고 땅 일구고" 전라북도립국악원 무용단 정기공연

"사계절 시간의 흐름을 짊어지고 땅 속의 그늘을 파 엎으며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로 희망의 볕뉘를 전하는 진경." 전라북도립국악원(원장 이희성, 이하 국악원)이 오는 14, 15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국악원 무용단(단장 이혜경) 제31회 정기 공연 '진경'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흙을 고르고 땅을 일구며 살아온 우리에게 농사의 고단함을 달래고 마을의 안녕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농악을 모티브로 창작했다. 무용단의 춤사위에 창극단원의 진하고 농익은 성음, 31인조 구묘의 국악관현악단과 서양악기 객원들의 연주로 작품의 맛을 살렸다. 이밖에도 전북의 너른 평야와 곡창지대를 표현한 무대 연출과 영상을 활용한 상황과 풍경 제시 등으로 보다 실감 나는 작품을 준비했다. 이혜경 무용단장은 "무용단은 2022년 정기공연에 우리의 자산인 농악에 시대정신을 투영해 동시대인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이 시대의 농악으로 재탄생시킨 <진경>을 열정을 다해 준비했다"며 "모두가 한뜻이 되어 땀냄새 흩날리며 함께해 준 단원들과의 연습 시간이 뜻깊고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이희성 원장은 "앞으로도 우리 14개 시·군의 우수한 지역 문화 자원을 활용한 스토리텔링 작품화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이번 공연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가는 우리의 모습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은 국악원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이 가능하다. 예약을 하지 못한 관객에 한해 공연 당일 1시간 30분 전부터 현장 좌석권을 선착순으로 배포할 예정이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10.10 16:28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젊은 그대에게

욕(跨下之辱)이었던 것 같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젊은이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또한 바로 이 고사성어로 일만의 자존심은 잠시 내려놓고 스스로 버팀목을 만들어 보라는 것이다. 그것은 "공동 사회" 중심에 젊은 그대의 말과 행동이 훗날 성공의 동기부여로 나타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다. 고사성어 과하지욕이란 대장군이었던 한신(韓信)의 처신에서 나온 말로 <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도 참는다>란 의미이다. 과거 한신은 진나라를 무너뜨리고 한나라를 세우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장군이었다. 그의 집안은 진나라 진시황 밑에서 멸문지화를 당한 가문으로 젊은 시절 그가 생존할 수 있었던 큰 이유는 스스로 어리석은 척하고 용기 없는 이처럼 생활했기 때문이다. 사실 한신에게는 높은 뜻도 있었고, 남들에게 무시당하지 않을 만큼의 무술 실력도 소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재주를 숨기고 괄시받으며 이유 있는 삶을 지탱했다. 과하지욕에 대한 일화를 살펴보자. 진나라 회음의 시장 거리에 불량배 한 명이 있었는데 백정의 아들로 아주 포악한 사람이었다. 어느 날 그는 한신 앞에 시비를 걸며 “칼을 차고 다니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없는 겁쟁이구나? 네놈에게 사람을 죽일 만한 용기가 있다면 너의 칼로 나를 한 번 찔러 보아라. 그렇지 못하겠다면 내 가랑이 밑으로 기어나가라!”라고 하자 한신은 불량배의 말처럼 바짓가랑이 밑을 기어 나왔고 황당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훗날 왕의 자리에 오른 한신은 이 일에 대해 “모욕을 견디지 못하고 만약 그를 죽였다면 죄인으로 쫓겼을 것인데 바짓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도 참아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과하지욕은 바로 그러한 일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많은 이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 돌이켜보건대 과거 중국 월나라의 구천은 다시 일어설 발판을 찾고자 오나라 부차의 대변을 찍어 먹었으며, 조선의 흥선군은 투전판과 저잣거리의 파락호 노릇을 하며 온갖 수모와 모욕을 견디고 계획한 대로 자신의 둘째 아들을 왕위에 올려 대원군이 되기도 했다. 자신의 고된 인내와 기다림은 삶의 큰 변화를 만들고 버팀목이 될 수 있으며 그대에게 값진 기운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나라 안팎의 전쟁, 범죄, 논쟁 등 관용과 타협이 없는 시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쉽게 다가설 수 없는 굽힘은 그리 어렵고 괴로운 일만은 아니다. 우리는 그대가 힘과 지략이 없는 약자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굽힘이 의지를 꺾는 굴종이 될 수 없듯 정의를 아는 젊은 그대는 우리 시대 포용과 협치의 주인공으로 굳건히 바로 설 대한민국의 소중한 보배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10.06 17:13

브루노 피게로아 주한 멕시코 대사 "전주 공연, 믿기지 않고 꿈같아"

한국과 멕시코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양국에서는 특별한 문화 교류가 펼쳐진다. 국내에서는 마리아치 초청 공연이, 멕시코에서는 한국의 전통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12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마리아치 그룹 '마리아치 바르가스 데 테칼리틀란'이 7, 8일 국립무형유산원을 찾아 특별한 시간을 선물한다. 브루노 피게로아 주한 멕시코 대사를 만나 마리아치가 가진 의미, 양국의 문화 교류에 담긴 메시지 등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멕시코의 인류무형유산인 마리아치가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굉장히 감격스럽습니다. 아직도 믿기지 않고, 꿈같습니다. 역사적인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멕시코에서는 마리아치 그룹 '마리아치 바르가스 데 테칼리틀란'이 온다는 것은 K-POP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BTS(방탄소년단), 트로트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미자 씨 콘서트 가는 것과 비견될 만큼 특별한 경험입니다." - 멕시코에서 마리아치가 가진 위상과 의미는 어느 정도인가요. "마리아치는 전통적인 것과 동시에 현재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함께하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주변에 항상 있는 것,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항상 함께 하는 것입니다. 마리아치는 저희 할아버지부터 아버지, 저희 세대, 그리고 다음 세대에 이르기까지 리메이크되면서 남아 있는 것입니다." - 국내에서는 멕시코 대표 무형유산 '마리아치' 초청 공연이, 멕시코에서는 한국의 남사당놀이부터 판소리, 부채춤, 사자춤 등 공연이 펼쳐진다는 소식 들었습니다. 두 나라의 문화적 교류가 가진 의미가 남다를 것 같은데요. "문화는 인류, 사회를 가르기도 하지만 하나로 합치기도 하지 않습니까. 각국은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는 동시에 이 다름이 서로를 소통하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멕 수교 60주년을 맞이했기 때문에 각국에서 가장 중요한 유산을 서로 보여 주는 기회입니다. 한국에서 마리아치 그룹을 알 수 있도록 해 주고, 멕시코에서는 한국의 것을 즐길 수 있도록 해 줘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 끝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전주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역사의 도시입니다. 전주가 멕시코의 문화 수도가 된 것 같습니다. 여러 국가가 멕시코를 질투하고 있으며, 서울에서는 왜 안 해 주느냐는 질투도 있습니다. 서울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문화가 펼쳐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주에서 할 수 있어 너무 기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10.06 17:10

"멕시코 무형유산은 처음이지?" 한국-멕시코 수교 60주년 기념 7, 8일 공연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이경훈)이 한국과 멕시코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멕시코 대표 무형유산 ‘마리아치’ 악단을 초청했다. 12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마리아치 그룹 ‘마리아치 바르가스 데 테칼리틀란’이 7, 8일 이틀간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에서 공연 <Hola, Mariachi(올라, 마리아치)>가 열린다. 마리아치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 목록으로 등재돼 있다. 정확한 명칭은 ‘마리아치, 현악과 노래 그리고 트럼펫 연주’다. 멕시코인이 태어날 때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삶과 함께하는 전통 음악으로 각 지방의 생활과 신앙 풍습 등을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공연은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은 곡으로 구성했다. 멕시코 문화를 감동적으로 담은 영화 <코코(Coco)>에서 등장한 죽음에 관한 노래 ‘라 요로나’, 국내에서 가수 조영남이 ‘제비’로 소개해 유명해진 ‘라스 곤론드리나스’, 아픈 사랑의 노래로 친숙한 ‘베사메 무초’, 우리의 ‘아리랑’까지 다양한 마리아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공연은 무료다. 신청은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과 전화(063-280-1500, 1501)로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 누리집을 방문하거나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10.06 17:09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형미 작가 - 김원철 '가지 많은 나무의 뿌리가 되어'

가을이다. 수확을 앞두고 쌀값 하락과 재고 폭증의 난관에 부딪힌 일부 농민들은 애써 농사지은 논을 갈아엎었다. 사실 농촌지역에 어두운 장막이 드리워진 것이 비단 어제오늘 일인가.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일손이 부족한데다, 쌀 소비량이 현저히 줄어든 현대인들의 생활습관도 농촌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김원철 부안농협 조합장의 자전에세이 『가지 많은 나무의 뿌리가 되어』(2022, 신아출판사)는, 우리가 ‘밥맛이 없다’고 뒷전에 둔 농촌의 현실을 현저히 보여주고 있다. 김원철 조합장은 1998년 부안농협 제10대 조합장으로 취임한 이후, 조합장 6선에 이어 농협중앙회 3선 이사라는 남다른 이력을 지니고 있다. 자그마치 20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농협의 일꾼으로 고군분투해 온 것이다. 한마디로 그의 자전에세이는 개인의 인생사를 넘어 한국 농업과 농협의 역사를 감당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조합장 초선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는 IMF 구제금융 요청으로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해 있었다. 금리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많은 농업인은 물론 대기업까지 줄도산을 면치 못하는 시절이기도 했다. 부안농협 역시 부안 관내 다른 농협에 비해 정도가 심했다. 과다한 부실대출로 연체비율만 해도 20%를 웃돌고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본잠식은 무려 55억 원이나 되었다. 조합원들에게 배당금은커녕 직원들 상여금 주기도 어려운 상태였다. 『가지 많은 나무의 뿌리가 되어』에는 당시의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몇 날을 뜬눈으로 지새운 그의 고뇌와 좌절, 아픔이 담겨 있다. 합병으로 인한 경영 악화 상태에서 10년이 걸릴 것을 4년 만에 정상화시킨 기쁨도 녹아 있다. 또한 이후에 닥쳐온 농촌의 크고 작은 일들을 온몸으로 맞으며 내린 결단과 그에 따른 결과가 오롯이 농촌의 나아갈 방향이 되어 이어오고 있다. 물론 기존의 관행을 뒤엎고 그 체질을 바꾸기란, 바다를 막아 다리를 놓는 일만큼 쉽지 않았다. 하지만 평소 “벼슬을 사귀지 말고, 사람을 사귀어라!”라고 말해온 그의 신조대로 평생을 사람에 대한 신의를 지켜왔기에 지금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 거라. 한여름 뙤약볕과 숱하게 불어오는 천둥 번개, 비바람 속에서도 끄떡없이 조합원들의 버팀목이 되어줄 농협을 만드는 데 일생을 허비하지 않았던 것이다. 농협 본연의 목적대로 농민조합원이 주인인 농협으로 만드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크기가 훨씬 작아진 공깃밥 한 그릇도 많다고 덜어내고, 다이어트 한다고 안 먹고, 출근하느라 바쁘다며 밥 먹을 시간이 없고, 밥하기 싫어서 먹기 싫고, 이런 저런 이유로 건너뛰는 게 밥이 되어버렸다. 심지어 밥맛이 없어서 안 먹는 것이 또 쌀”이 되어버린 시대. 김원철 조합장과 같은 이들이, 그리고 수많은 농민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힘들게 지켜온 우리의 농촌이 다시 이 땅의 ‘미래’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우리의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오천 년 문화가 담겨 있는 벼농사인 만큼 우리에게 있어 쌀 생산을 위한 농업은, 경제적 가치로 환산되는 그 이상의 공익적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무슨 일이 있어도 쌀만은 지켜야 하는 이유이지 않을까. 김원철 조합장의 자전에세이 『가지 많은 나무의 뿌리가 되어』는, 잃어버린 밥맛이 돌게 하는 특별한 것이 있다. 올가을, 하루 저녁 정도는 책장을 넘기며 그 비법을 전수받아보는 것도 좋겠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2.10.05 17:10

"평화와 자유가 영원하길" 전병윤 '꽃샘의 영원성' 출간

"내 모든 기억과/발자국을 엮으면/그 곳에 내 꽃샘이 있다//(중략) 지구상에 우주상에 꽃샘들이/깊고 고요한/평화와 자유가 영원하길 빈다."('서시-꽃샘의 영원성' 일부) 진안 출신의 광암 전병윤 시인이 시인의 삶과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역사 등이 담긴 시집 <꽃샘의 영원성>(인간과문학사)을 펴냈다. 시집은 총 5부로 구성돼 있으며, 85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 시집의 키워드는 평화와 자유다. 이는 전 시인이 6·25 당시 열여섯의 어린 나이에 학도호국단으로 지원한 참전용사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세상을 깊고 고요하게 바라보면서도 긍정적인 자세로 살아가는 것이 특징이다. 그의 시는 독자들의 심금을 울린다. 하늘과 땅, 사람이 조화된 맑은 심상을 담아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자세를 보이기도 한다. 또 때때로 세태를 근심하는 서정적 서사와 선비풍의 모습을 보인다. 호병탁 시인은 "시집 해설을 청탁할 당시 전화와 함께 메일로 보내도 충분할 터인데 몸소 원고를 들고 내가 사는 동네까지 찾아오셨다. 전 시인은 정말 이 시대에 마지막 남은 진정한 선비의 격을 지닌 분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무엇보다 독자들을 이처럼 여러 가지 깊은 사유를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그런 계기를 만들어 준 시인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전했다. 전 시인은 전북대 농과대학을 졸업했다. 1966년 월간 문예사조로 등단해 시집 <그리운 섬>, <산바람 불다>, <꽃지문>, <무뇌>, <바다의 언어> 등을 출간했다. 제15회 바다문학상 찾아주는 상, 제47회 전북보훈대상(6·25 부문) 등을 받았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10.05 17:09

이경윤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후보자 인사청문 실시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최종 후보자로 선출된 이경윤(56) 후보에 대한 전북도의회 인사청문회가 4일 전북도의회 운영위원회 회원실에서 열렸다. 타 지역 출신인 이 후보에 도내 문화예술의 이해도와 재단의 독립성, 지방 소멸 대응 방안 등에 대한 집중 질의가 이어졌다. 이날 이 후보는 전북 전통문화 콘텐츠 발굴 및 세계화, 문화관광 생태계 조성, 문화관광 도시 등을 강조했다. 이수진 의원은 "재단은 새로운 시책을 발굴하고 지역민에 문화 향수권을 신장시키기 위한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이 후보의 정책을 보면 전북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닌 정부, 타 지역에 있는 사람 같다. 지금 전북은 지방 소멸 위기에 놓여 있다"며 "전북은 지금 자생력을 키워 줄 단계다. 전북도, 정부, 타 지역 등과 연계는 나중에 해야 하는데 정책 연구가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정린·윤영숙 의원은 "재단 대표이사를 하려면 도내 문화예술뿐만 아니라 전북이라는 곳을 알아야 한다.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애정을 가지고 재단을 운영할 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가 있다. 열정과 애정 등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관광과 관련해 양해석 의원은 "재단은 크게 문화예술과 관광으로 나눌 수 있다. 이 후보가 비교적 문화예술보다 관광 쪽에 대한 정책 등이 약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윤수봉 의원은 "관광은 14개 시·군을 포함해 중요한 분야다. 이 후보가 생각하는 지역 관광 산업의 진흥과 재단의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했다. 이 후보는 "재단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어야 한다. 지역의 스토리 텔링 할 수 있는 테마들이 있을 것"이라며 "14개 시·군의 다양하고 숨겨진 사연, 이야기를 이끌어내서 관광지, 유적지와 결합하면 좋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후보는 "2년 안에 (전라북도 경영평가에서) '가' 등급까지 올려놓겠다"며 "도민의 문화적 자존감이 격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전북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관광 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1996년 국회 비서관과 보좌관을 거쳐 문화관광부 장관 정책보좌관,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 문화비서관을 역임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아시아문화개발원 사무국장과 아시아문화원 경영혁신 본부장 및 민주평화교류센터장을 역임했다. 한편 도의회는 6일 도지사에 청문 결과를 보낼 예정이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10.04 17:29

[이승우 화백의 미술 이야기] 진짜보다 진짜 같은 가짜 1

영화 <벤허>의 시사회에서 갑자기 기도하는 몸짓으로 “신이여! 제가 정말 이 영화를 만들었습니까?”라며 스스로 감격했다는 스위스 태생의 미국 영화감독 윌리암 와일러는 <벤허> 같이 스펙터클한 영화 말고도 로마의 휴일 같은 아기자기한 영화도 곧잘 만들었다. 이 와일러 감독이 미술품을 위조하고 탐정도 등장시키는 재밌는 영화 <Now To Steal Million>을 오드리 헵번과 피터 오툴 주연으로 만들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백만 달러의 사랑>이라는 제목으로 개봉된 바 있다. 여기에서 오드리 헵번의 아버지가 미술품을 위조하는 사람인데 낡은 캔버스에서 먼지를 털어내며 고흐의 먼지라는 등의 호들갑을 떠는 것을 보며 미술품 위조자들도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는 그 아버지가 위조한 마담 세잔이 엄청난 가격으로 경매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우리나라에도 옛부터 ‘나까마’라는 사람들이 가지고 다니는 동양화는 거의 위장품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또 약 2000여 점을 위조한 영국의 톰 키팅도 위조 미술계의 큰 별이고 이름 잊은 모나리자를 6점을 위작한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희대의 위작자는 여러분도 잘 아는 미켈란젤로였다. 10대 말에서 20대 초반에 주로 이루어진 그의 위작 행각은 교묘했다. 위작품을 만들고 땅 속에 묻어 세월의 흔적을 만든 ‘잠자는 에로스’라는 조각품을 당시 교황의 조카인 라파엘레 리아리요 추기경에게 팔아넘겼다. 여기서 잠깐, 땅을 파고 묻었다는 행위를 벤치마킹한 일본인이 있었으니 후지무라 신이치라는 일본의 아마추어 고고학자가 고작 3만여 년의 역사만이 존재하는 일본 땅에서 57만 년 전의 유물을 찾아냈다는 발표가 사기였음을 마이니치 카메라가 잡아낸 것이다. 본인이 땅에 묻고 발굴하는 모습이 만천하에 알려진 것이다. 일본에는 선사시대가 존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좀 더 역사적인 민족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선사시대의 유물을 땅에 묻었다가 다시 파는 쇼를 하다가 적발된 일이 2001년도에 있었으나 그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할복을 했다는 후속 기사는 없었다.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사기극이어서 지금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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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0.0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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