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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모방에 대하여

장 제온 제롬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이아' 기원전 4세기 때의 화가 제욱시스가 포도송이를 들고 있는 소년을 그렸는데 새가 포도를 쪼려고 하였다. 그때 같이 있던 화가 아펠레스가 새들이 자네의 그림을 평가한다라고 하였다. 그 말의 뜻인즉, 제욱시스가 소년을 좀 더 사실적으로 잘 그렸다면 소년이 무서워 새가 감히 포도를 탐내진 못하였다는 것을 암시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미술에 대한 여러 가지를 깨닫게 한다. 제욱시스가 아펠레스의 말을 듣고 그림을 어떻게 고쳤을까? 소년을 고쳤을까 아니면 포도를 고쳤을까? 다시 말해서 소년을 고쳤다면 소년을 더욱 사실적으로 그렸을 것이고 즉 고도의 기술력을 동원하였을 터이고, 포도를 고쳤다면 포도를 근사한 것에게서 벗어나 더욱 본질적으로 그렸을 것이다. (여기서 미술의 본질이라는 것은 인문학적 가치 탐구를 말하며 인간 내면의 생각, 정서, 느낌 등을 형태나 색채 등의 조형 요소를 통하여 시각적, 공간적, 조형적으로 표현해내고 그것을 이해하며 감상하는 활동 모두를 의미한다) 제욱시스가 소년을 수정하여 포도송이와 같이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길을 선택했다면 그에게는 어떻게 모방할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이고, 이와 반대로 포도송이를 다시 수정했다면 그에게는 무엇을 모방하는가가 문제로 대두되었다. 포도송이를 들고 있는 소년의 물질적이며 감각적 외양보다는 그 본성, 즉 참다운 존재를 발견하고 그것을 모방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 모방 개념의 핵심이며 나아가 아리스토텔레스가 가르치는 예술로의 길이다. 물론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저서 「시학」에서 사람들에게는 천성적으로 모방성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모방한 것에게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 또한 인간의 본성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의 또 다른 저서 「형이상학」에서 그가 말하려는 모방의 개념이 있다. 모방이란 결코 대상의 흉내나 고지식한 사실성이 아니고 그것의 미적 재현이다. 참고로 그의 스승이었던 플라톤은 미의 본질을 사람의 감각 작용보다도 이성적 인식, 반성의 대상으로 삼았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1.18 16:56

기립 박수 대신 ‘랜선 박수’… 코로나가 바꾼 신년 음악회

현장에 가지 못해 아쉽지만 이렇게 라이브로 집에서 감상하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음악은 계속됐다. 창단 45주년을 맞은 전주시립교향악단의 신년 음악회가 코로나19로 인해 사상 처음으로 관객 없이 비대면으로 열렸다. 현장에 함께하지 못한 관객들은 랜선 박수로 호응했다. 코로나19가 만들어낸 새로운 공연 관람 풍경이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개관 20주년과 전주시립교향악단 창단 45주년을 기념해 지난 15일 소리전당에서 열린 음악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비록 현장에는 관객이 없었지만, 250명 안팎의 관객이 온라인으로 공연을 만끽했다. 소리전당은 레일캠 등 카메라 7대를 동원해 연주자들의 연주 모습을 가까이 찍는 등 공연장의 현장감을 살리려 노력했다. 공연이 무르익을수록 채팅창도 바빠졌다. 현장의 사운드는 따라가지 못하지만, 고퀄리티 음악회 너무 그리웠어요, 격조 놓은 음악을 감상할 수 있어 즐겁습니다, 악장님의 바이올린 소리가 마음을 젖어 들게 만드네요 등 온라인 실시간 채팅창에는 응원 댓글들이 쏟아졌다. 실시간으로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서로 감정과 정보를 나눴다. 악장마다 칠 수 없었던 박수도 랜선에서는 마음껏 칠 수 있었다. 이 밖에 관객들은 클래식 음악의 계절인 가을에는 코로나 사태가 나아져서 직접 음악회에 가서 보고 듣고 싶네요, 공연장에서 박수 치고 싶어요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렇게 관객들은 랜선 박수가 아닌, 현장에서 기립 박수를 보낼 그날을 기약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1.17 17:43

전북도립미술관 사진 아카데미 1기 졸업생들 첫 전시

수십 년 넘게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았던 이들이 초심자의 마음으로 사진 아카데미에 들어갔다. 이들은 처음으로 돌아가 사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묻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진의 원초적인 즐거움인 빛의 존재를 알아가고 드러내기 위해 수없이 셔터를 눌렀다. 전북도립미술관 사진 아카데미 제1회 졸업생들이 첫 전시에서 그 결과물을 선보인다. 졸업 기획전이기도 한 이번 전시는 아카데미 수강생들이 2년 동안 하얗게 불태운 사진에 대한 열정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도립미술관은 2019년부터 도민을 대상으로 사진 이론실기 강좌인 사진 아카데미를 운영해 왔다. 사진 아카데미는 2년간 총 4학기로 지난 학기에 첫 졸업생을 배출하게 됐다. 졸업생들은 졸업 기획전을 위해 피사체를 오랜 시간 관찰하고, 그 표현의 방식을 생각하며 프레임에 담기까지 수없이 많은 동작을 반복했다. 그러고도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못할 때는 발품을 팔고 시간을 투자하는 등의 수고스러움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그들은 무심코 지나치기 쉽고 때론 관심조차 없어 보이는 대상에 한 줄기 빛이 그려내는 모습을 렌즈 안에 담아내고 있다. 그 결과, 그들의 시선은 우리의 발길이 천천히 머물도록 붙잡는다. 화려하지도 멋지지도 특별한 대상도 아니지만 보면 볼수록 이미지 위에 재현된 빛의 존재가 유난히 빛나 보인다. 성창호 지도교수는 사진이란 아주 원초적인 빛과 그림자의 투영에 관한 명상이다. 이 명상이 새롭게 느껴지기 때문에 졸업 기획전 천천히 그리고 표현으로는 즐겁다며 이 즐거움의 이미지를 만든 졸업생은 물론 이를 바라보는 관객들도 함께 즐거웠으면 하는 마음이다. 앞으로도 이번 졸업전을 넘어서는 다른 즐거움이 지속해서 탄생하길 바라며, 그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전시는 19일부터 24일까지 전주 교동미술관 본관에서 이어진다. 성 교수를 비롯해 강승규, 김갑련, 김도영, 송구진, 오정주, 유성수, 이두근, 이용의, 임영숙, 정석권, 정창훤 등 총 12명의 사진작가가 함께한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1.17 17:43

전북도립미술관, 새해 한지 미학적 가능성 살펴본다

전북도립미술관이 올해 한지워크(Hanji-Works) 특별전을 통해 미술 매체로서 한지의 미학적 가능성과 특성을 탐구한다. 지역 시각예술사 연구정립을 위한 시리즈 전시도 추진한다. 도립미술관은 이와 같은 내용을 포함한 신년 업무 계획을 14일 발표했다. 올해 도립미술관 본관에서는 총 6차례의 기획 전시를 선보인다. 이를 통해 지역 시각예술 분야의 담론을 형성하고, 새로운 창작감상 활동을 유발해 지역 중심의 교류 활동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지워크 특별전은 지역의 대표 문화자산인 한지의 새로운 미학적 가능성을 살펴보는 전시다. 다양한 미술 장르와 실천을 엮어, 미술 매체로서 한지의 물성과 미적 특성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한지의 정신성과 잠재성을 드러낸다. 지역 미술사 시리즈로 전주 출신 서양화가 천칠봉(1920~1984), 고창 출신 서양화가 진환(1913~1951)에 주목한다. 천칠봉 탄생 101주년을 맞아 추진되는 천칠봉 전은 철저한 사생(寫生)으로 자연 풍경을 연구했던 그만의 작품 세계를 조명한다. 진환 전은 이중섭과 함께 한국 근대미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진환의 작고 70주년을 맞아 그의 미술 실천을 재정립하기 위해 마련했다. 현대미술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획전도 진행한다. 사람의 몸을 자연 그 자체로 보고 개인의 몸을 중심으로 미적 실천을 탐색한 예술운동 신자연주의를 다룬 전시를 기획했다. 올해 7회째를 맞는 전북청년 2021은 공모를 통해 선정한 강유진, 문채원, 쑨지 등 전북청년미술가 3명을 지원하고 미래를 전망해본다. 이외에도 올해 미션 참여형 미술관 체험 프로그램인 JMA Friends 시스템을 구축해 관람객의 재방문과 각종 프로그램 참여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회원 가입을 하면 미술관에서 참여 가능한 활동 메뉴가 제공되고, 임무를 수행할 경우 포인트가 지급되는 방식이다. 도립미술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관람객이 미술관을 방문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SNS를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해 전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도민의 문화 향유 충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1.14 17:25

김선강 작가 개인전, 화필촉으로 그린 ‘생명 에너지’

김선강 작가의 개인전이 오는 20일까지 전주 서학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다. 김 작가는 자신의 회화 언어인 화필촉(華筆觸)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을 선보여왔다. 이번 전시에서도 생명 에너지를 화필촉으로 나타냈다. 화필촉에서 화(華)의 사전적 의미는 꽃, 꽃이 피다, 색채, 빛이다. 이 가운데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화필촉의 화의 의미는 색채, 빛, 빛나다의 뜻에 더 가깝다고 한다. 또 화필촉에서 필촉(筆觸)은 서양 예술의 선, 동양 예술의 획의 개념에 대응한다. 작가는 생명 잉태의 공간인 어두운 화면을 배경으로 하고, 반짝이는 분채를 표현 재료로 이용했다. 화필촉의 역할을 반짝이는 분채의 운용으로 가시화해 생명 에너지의 움직임을 표현한 것이다. 그는 생명의 소중함과 생명 에너지를 보호하고 온전한 상태로 지켜나가야 함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작품에서 볼 수 있는 필촉들은 모든 생명의 형성 과정에 관여하는 생명 에너지를 가시화한 작가만의 회화 언어인 셈이다. 특히 빛은 생명 탄생의 신호로 해석된다. 그는 어미의 태(胎)와 같이 생명 에너지의 시원은 어두운 공간, 미약한 빛의 입자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할 수 있다며 먼지 같은 빛 입자들의 응집과 확산을 통해 생명체를 형성하는 움직임을 가시화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개별 작품뿐만 아니라 전체 전시 구성도 주의 깊게 살펴볼 부분이다. 생명 사슬 형상으로 연결된 전시 공간은 생명 에너지를 지키고 보호하는 암호를 전달하고 있는 듯하다. 작가는 모스부호에서 이 같은 형태를 착안했다고 한다. 작가는 홍익대 동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북대 대학원에서 미술학 박사를 마쳤다. 전북대에 출강하고 있다. 현재 전북대, 전북대 평생교육원 등에 출강하고 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1.14 17:25

[김용호 전북도립국악원 학예실장의 전통문화 바라보기] 대한민국 “완주군”

지난 7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전라북도 완주군을 최대 국비 100억원을 지원하는 제2차 법정 문화도시 5곳 중 한 곳으로 선정했다. 참으로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지역 문화환경이며 예술로도 국민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작은 완주군이 강원도 강릉시, 경상남도 김해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전라북도의 문화 위상을 알렸다. 전라북도 완주의 문화도시 선정은 전국 82개 군 가운데 처음이자 호남 지자체 가운데 유일하며 전국 지정된 유명 도시 5곳 중 하나로 선택되었으니 실로 감격스럽고 기대감과 함께 감사함의 마음이 크다. 완주의 인구는 9만 명이고 함께 선정된 강릉의 인구는 21만 명이다. 또한, 김해의 인구는 54만 명이나 된다. 그리 크지 않은 군에 이러한 쾌거를 갖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정열이 있었을까. 완주의 명칭은 전주의 옛 이름인 완산주에서 따온 이름이었다 한다. 전주시에도 완산주란 이름을 따온 완산구가 있다. 전주시와 완주군은 원래 같은 지역이자 같은 행정구였다. 일제강점기 때 도농 분리정책으로 인해 도시지역인 전주부와 농촌 지역인 완주군으로 행정구역이 분리되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큰 지역에서 나누어진 행정구역을 안고 문화예술의 창의 발전에도 많은 어려움과 장애가 있었을 것이다. 완주 출신의 예술가들은 참으로 많았다. 현재 활동 중인 대중 예술가로는 배우 출신이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역임한 유인촌, 정글의 법칙으로 널리 알려진 코미디언 김병만 등이 있고 저명한 전통예술가로는 판소리 명창 권삼득, 거문고 명인 강동일, 완제 시조 명창 임산본, 판소리 고법 명고 주봉신 등 많은 명창명인이 계신다. 또한, 조선 후기 3대 명필로 칭송받던 청암 이삼만, 전북 근현대미술사에 업적을 남긴 권영술 화백 등 미술사에 큰 획을 남기신 분들도 많다. 이러듯 국가적 큰 예산을 받게 되고 저명한 많은 예술가를 낳아 활동하며 그들의 예술혼을 지킬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 그것은 문화의 환경과 이루고자 하는 공동체의 관심일 것이다. 특히 전통문화는 더욱더 그렇다. 전통문화는 삶의 바탕에서 나오는 근본이기에 의식주를 이루고 있는 공동체에서 만들어지며 계승되어 진다. 그러한 공통의 생활공간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보장받고 자유로운 문화적 상상력과 전승을 도울 수 있는 자생력은 꼭 필요한 것이다. 전라북도 완주군은 코로나19란 시대적 난관에도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그러한 행보를 멈추지 않았다. 정부는 그러한 노력의 결과를 인정하고 치하하며 법정 문화도시 5곳 중 전라북도 완주군을 선정하여 대한민국의 문화 중심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참으로 기쁘고 전라북도 예술가로서 자랑스러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1.14 16:43

“신춘문예로 전북의 가족돼… 좋은 글로 상에 보답”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전북의 가족이 됐습니다. 이제 전북은 남의 도시가 아닌 저의 고향과 같은 곳입니다. 지역에 대한 애정을 갖고 좋은 글로 귀한 상에 보답해 나가겠습니다. 13일 전북일보 7층 회장실에서 열린 2021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은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는 자리였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당선자들만 초청해 진행한 이날 시상식은 심사위원들이나 역대 수상자들, 선배 문인들이 참석해 당선자들의 출발을 응원하는 대신, 전북일보 임원들이 마음을 모아 축하 인사를 전했다.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은 톰소여의 모험을 쓴 마크 트웨인의 말을 인용하며 당선자들을 격려했다. 윤 사장은 마크 트웨인은 짧게 쓸 시간이 없어 길게 썼다고 말했다. 문학이란 그만큼 어려운 일이라며 수많은 응모자 가운데 수상의 영광을 차지한 당선자들의 노고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시 부문 당선자 유수진 씨는 전북 전주시에 주소를 하나 얻었다고 생각한다며 수상 소감의 첫말을 시작했다. 그는 대전에서 태어나 경기도 고양시에 살고 있지만, 신춘문예를 통해 전북 사람이 됐다. 수상의 기쁨을 안겨준 심사위원들과 전북일보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전주에 터를 잡고 생활하는 단편소설 부문 당선자 황지호 씨는 평소 전북일보 신춘문예는 좋은 작가를 많이 배출하는 통로라고 생각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처음에는 기쁘기만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두려웠다. 좋은 글로 상에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두려워하지 않으면 좋은 글도 쓸 수 없다. 두려움을 갖고 글을 쓰겠다. 전주시민으로 전북의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전통소설을 쓰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수필 부문 당선자 이다온 씨는 가슴 아픈 일을 묻어만 두고 글쓰기를 주저했다. 그러나 글을 쓰면서 아픔을 드러내고 치유하게 됐다. 용기 내길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읽으면 그림이 그려지는 따뜻한 글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또 동화 부문 당선자 전소현 씨는 좋아서 선택한 길이지만 글을 쓸 때마다 힘들어서 이 길이 맞는지 많이 고민했다며 이번 당선을 통해 용기를 얻었다. 앞으로도 꾸준히 글을 쓰겠다고 다짐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1.13 18:41

2021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 개최

2021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13일 오후 3시 전북일보사 7층 회장실에서 열렸다. 올해 시상식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당선자들만 초청한 가운데 개최됐다. 전북일보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당선자들에게 상패와 꽃다발을 전달하고, 별도 행사는 진행하지 않았다. 이날 시상식에는 시 부문 유수진, 단편소설 부문 황지호, 수필 부문 이다온(본명 이수정), 동화 부문 전소현 씨 등 당선자들을 비롯해 전북일보 서창훈 회장, 윤석정 사장, 백성일 부사장, 서창원 이사, 위병기 편집국장, 김영곤 문화사업국장이 참석했다. 서창훈 전북일보 회장은 예년대로라면 심사위원들과 역대 수상자들, 선배 문인들이 참석해 당선자들에게 축하와 격려의 인사를 전했을 텐데, 최소 인원으로 간소하게 시상식을 하니 아쉬운 마음이 든다며 그럼에도 상을 드리는 일은 항상 기쁘다. (기뻐하는 당선자들을 보니) 올해는 시상자에서 수상자가 되고 싶다는 부러움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들이 한국 문단에 큰 빛을 비추는 존재가 되길 바란다. 거친 세상 속에서 상처를 보듬고 치유하는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가천문화재단이 후원한 2021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는 시 부문 316명 1239편, 단편소설 부문 96명 97편, 수필 부문 199명 471편, 동화 부문 89명 94편 등 총 700명이 1901편을 응모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1.13 17:25

[신간] 이지윤, 힙합 팬이 쓴 힙합 연대기 <힙합네이션>

힙합은 우리 가까이에 있다. 청소년들의 헤드폰에선 힙합이 흘러나오고, 텔레비전에선 쇼미더머니와 고등래퍼 등 힙합 경연 프로그램이 인기다. 그야말로 힙합은 힙한 문화의 표본이 됐다. 그렇다면 힙합이 늘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영광의 길을 걸어왔을까? 최근 <힙합네이션>이란 힙한 책을 펴낸 이지윤 작가는 정작 팝의 역사에서 힙합만큼이나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음악 장르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것이 힙합의 폭력성, 선정성 논란이다. 힙합을 접한 지 40년 가까이 된 작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힙합이라고 외친다. 우리가 지금까지 힙합의 영욕과 논란을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었던 부분이 힙합 문화가 지닌 불경스러움과 저속함에 대한 꼬리표다. 힙합은 그 낙인을 거부할 수도 없었고 어쩌면 기꺼이 받아들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힙합음악과 그 문화 전체를 주홍글씨로 치부해버리기엔 왠지 공평하지 않은 느낌이 든다. (본문 중)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중반 힙합이 전성기를 누릴 때 미국에서 힙합을 처음 접한 저자는 이 몹쓸 것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안 되겠다고 걱정하던 때를 떠올리며 힙합 이야기를 비 전문인의 시각으로 풀어나간다. 힙합의 탄생부터 많은 편견과 논란, 스캔들, 그리고 황금기까지 수많은 변천사를 알려준다. 미국 동부와 서부로 양분된 힙합 트렌드의 디스 diss 전쟁과 이에 얽힌 무용담을 비롯해 갱스터 랩의 탄생과 몰락까지 힙합계의 크고 작은 이야기들을 올드 스쿨에서부터 연대별로 정리하며 이 음악이 몹쓸 음악으로 불리는 데에는 마땅한 이유가 있다고도 말한다. 그런데도 힙합이 가진 본질적인 음악 요소와 젊음의 해방구 역할을 하는 기능적인 요소는 수십 년에 걸쳐 생명력을 유지해온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힙합이 누려온 화려한 영광의 이면에 이 음악이 감내해야 했던 비난과 고난의 역사를 함께 들여다보고자 했다. 그 과정을 통해 힙합 장르의 다양한 모습과 여러 숨은 이야기들을 나누며 힙합 팬들과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지윤 작가는 연세대 신문방송학과와 보스턴대 대학원에서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했다. 아리랑국제방송 보도팀장, 주한 미국 대사관 선임전문위원을 역임한 뒤 현재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미디어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1.13 17:25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영종 시인 - 김헌수 시집 ‘다른 빛깔로 말하지 않을게’

당신은 요즘 무슨 색깔로 사시나요? 함박눈의 색조를 따라가려는 폭설같이 어려운 일이겠지만, 저는 오늘 김헌수 시인의 소묘를 흉내 내 보려 해요. 점이 선이 되고, 면적이 되고, 공간이 되고, 삶이 되는 세계는 어떤 색을 띠고 있을까요. 별들이 무한하게 자랄 때까지 그들이 찬란해질 때까지 초승달로 문고리를 달아 놓고, 시인의 별빛을 눈썹에 받아내겠어요(유월 하늘에 뜨는 별은 중). 시인의 <다른 빛깔로 말하지 않을게>를 읽기 전까지 정체성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작고 하얀 질문들을 점묘법처럼 당신 마음에 찍어보려 해요. 나는 누구야? 어디로 가고 있어? 나와 잘 맞는 사람들은 어디에 있지? 어떻게 적응하지? 나를 바꾸는 편인가, 주위를 변화시키는 편인가, 경계가 어정쩡한가? 커튼콜이 드리워진 밤에는/ 특별한 목소리를 포박해 둘 거야(벨칸토 음악회를 보고 온 날에는 중). 내 삶이 끝난 후 나의 특이한 무늬를 다시 불러낼 환호성은 있을까? 불안은 꽃 피지 말고/ 같이 살아보자고 몸부림만 치고 있어(리모컨만 만지작거리는 하루 중). 내 멋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게 리모컨뿐인 날들이 있지요. 거칠어진 선이 그어진 결핍에서 멀어지고 싶(어반스케치 중)은 시절이 있지요. 우리는 모두 다른 이들과 구별되는 고유한 컬러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이 빛을 받으면 자신만의 독특한 색상을 내뿜어요. 불안이 없을 수는 없어요. 그렇다면 편안의 반대편에 앉아있는 이여! 피어나지 말고 더불어 뿌리로 살아봅시다. 숲을 걷다가 씻어내지 못한 얼룩에 갇(결벽증 중)힌 사람아! 천연색 지닌 숲을 닦아 유리창에 신겨보게요. 발바닥이 튼튼해서 신발을 신지 않는(피핀과 메리와 나는 중) 모두는 휘파람을 불 때까지 살아보자요(버베나 꽃잎은 접어지고 중). 누구나 본질을 떨치어 드러내고 싶은 발달 욕구를 가지고 있어요. 저수지 속에서 반짝이는 어제를/ 서늘하게 헹구고(경천저수지에서 중) 싶어 하지요. 발달은 발이 달렸어요. 돌아보면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술래를 향해 항상 움직이는 게 참된 본디의 형체라고 해요. 어눌한 것은 바깥으로 돌아가도 좋다(도서관은 발효 중 중). 가로썰면 안도 밖이 되죠. 그러니 물 흐르듯이 유려하지 못한 저는 먼 바깥으로 돌아가도 좋으니 떠듬떠듬 가겠어요. 밖으로 가는 길은/ 원점을 돌고 돌아/ 갈피를 잡을 수 없겠지만요(토마토 중). 그러나 사람은 홀로 살 수 없기에 바라는 일들도 한곳으로 모이게 되지요. 무엇을 얻거나 하고자 하는 바람이 좁은 곳에 휘몰아쳐 세상은 늘 흔들리죠. 차별 없이 고르고 한결같아야 모든 사람이 저마다의 개성을 펼칠 수 있다고 해요.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요. 그래서 절제사만큼이나 제 마음 호리는 이름을 가진 통제사가 필요한가 봅니다. 시인 김헌수가 삼도 통제사인 셈이죠. 나를 업고 가는 달에게 다시 말할 수 있다/ 물결무늬로 겹쳐질 수 있다고/ 거듭 둥글어질 수 있다고(중얼거리는 달과 물은 중). 겹쳐지고 둥글어지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 있겠지요. 그곳에 이르면 유다른 특성을 산맥에 널어 말려 한 시절 먹을 수 있겠지요. 색감은 판독하기 어려운 중심을 따라가고/ 나는 내내 터무니없는/ 곡선을 붙잡아 두겠어요(컬러링 중). 자신의 색채로 끝없는 설원을 달리는 기차에서 컵라면 국물을 마시며, 제가 비구상의 끝을 말하면 당신은 추상의 시작을 말(미술관에서 만나요 중) 하세요.

  • 문학·출판
  • 기고
  • 2021.01.13 17:25

[신간] 문화 사학자 신정일 작가 신작 <왕릉가는 길>

어느 왕릉을 가건 실크로드처럼 펼쳐진 아름다운 길이 있고 소나무, 참나무, 물푸레나무를 비롯한 온갖 나무들이 울울창창했다. () 서울 근교 엎드리면 코 닿을 만한 거리에 있는 30여 개에 이르는 조선 왕릉 길은 조선 최초의 왕릉 정릉에서부터 정조의 건릉까지 600킬로미터로 이어져 있다. 조선왕조 500년과 그 뒤로 이어진 역사와 문화의 현장을 찾아 천천히 그 길을 따라서 걸어 보자. 한 발 한 발 걷다 보면 이 땅의 모든 사람이 대한민국의 역사와 산천을 사랑하고 알리는 진정한 홍보대사가 될 것이다. - 본문 중 각종 역사적 이야기가 담긴 조선 왕릉과 주변 경관을 책으로 만끽해보면 어떨까. 역사와 문화 관련 저술활동을 하고 있는 신정일 작가(문화사학자)가 신작 <왕릉가는 길>(쌤앤 파커스)을 냈다. 조선 왕릉은 수십 년에 걸친 연구와 복원, 관리사업의 노력으로, 2009년 6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이후 10년 동안 능제 복원, 역사ㆍ문화 환경 복원 등의 노력이 있었고, 그 결과 2020년 가을 조선 왕릉 순례길이 개방됐다. 조선 왕릉 순례길은 총 6개 코스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일본 시코쿠 순례길에 버금가는 역사적, 환경적 가치를 가졌다. 책에서 신 작가는 서울 선릉부터 영월 장릉까지, 서울, 경기, 강원도 일대의 여러 조선 왕릉을 잇는 600KM 왕릉길을 소개하며 각 왕릉에 대한 설명과 그에 얽힌 역사 이야기를 풀어간다. 신 작가는 한국의 10대 강 도보답사를 기획해 금강에서 압록강까지 답사를 마쳤고, 한국의 산 500여 곳을 오르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옛길인 영남관동삼남대로를 도보로 답사했으며, 부산에서 통일 전망대까지 걷고서 해파랑길을 만드는 데도 기여했다. 2005년에 시작된 사단법인 우리 땅 걷기 대표를 맡고 있으며,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 길 위의 인문학_우리 땅 걷기에도 지속적으로 글을 올리고 있다. 1980년대 중반 황토현문화연구소를 발족하여 동학과 동학농민혁명을 재조명하기 위한 여러 가지 사업을 펼쳤고, 1989년부터 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진행 중이다. 1994년 동학농민혁명백주년기념사업회에 참가했고, 동학농민혁명의 지도자였던 김개남, 손화중 장군 추모사업회를 조직해 전주 덕진공원에 추모비를 세우는 데 노력하기도 했다. 신 작가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과 산림청 국가산림문화자산 심사위원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신정일의 신 택리지> 시리즈(11권)와 <신정일의 한국의 사찰 답사기>, <대동여지도로 사라진 옛고을을 가다> 시리즈(3권), <꿈속에서라도 꼭 한번 살고 싶은 곳>, <천재 허균>, <조선의 천재들이 벌인 참혹한 전쟁>, <가슴 설레는 걷기 여행>, <그토록 가지고 싶은 문장들>, <신정일의 동학농민혁명답사기> 등 70여 권이 있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1.01.13 17:12

[신간] 시인이자 화가 박혜숙 작가 시집 <태양의 화원>

시인이자 화가인 박혜숙 작가가 시집 <태양의 화원>(신아출판사)을 냈다. 5부로 나뉜 시집에는 박 작가의 시들이 담겨있고 표지 그림과 삽화도 박 작가의 작품으로 채워졌다. 박 작가는 독자들에게 태양의 화원이 삶의 따뜻한 위로와 문학성을 겸비한 아름다운 활춤으로 좋은 선물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작가의 말을 통해 밝혔다. 소재호 전북예총 회장은 박 작가의 시들이 불교적 연기(緣起)가 내포되는 건강한 정서의 시라며 아이러니와 패러독스가 곳곳에 옹이를 박는다. 또한 시 정신 내면에 흐르는 불성을 금방 감지할 수 있거니와 다시 여기에 도교적 무위자연관이나 우리네 일상에 배어 있는 유교적 풍모도 서려 있다고 평했다. 박 작가는 2004년 문예사조 (겨울민들레 외 2편 신인상)로 등단, 전북문인협회와 전북시인협회, 사단법인한국문협 정읍지부 정읍내장문학, 전북불교문학회 회원, 문예사조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여성시 정읍지부장을 역임하고 2011년 한국문화체육관광부 전국도서관협회 주관 문학작가 파견근무 정읍학생복지회관 시창작교실 강사를 역임했다. 제5 회 농촌문학상, 정읍시예술인상 문학부문, 정읍사 전국여성백일장 차상 등을 수상했고 부안 문화원 매창 전국여성백일장 차상, 전국 주부체험수기 최우수상, 갑오동학전국미술대전에서 2차례 입상했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1.01.13 17:12

한국소리문화의전당·전주시립교향악단 15일 ‘신년 음악회’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주시립교향악단이 신축년 새해를 맞아 오는 15일 오후 7시 30분 신년 음악회로 도민들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올해로 개관 20주년을 맞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도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지역 대표 예술단인 전주시립교향악단과 함께 마련했다. 특히 교향악단 창단 45주년 역사상 신년 음악회를 무관중 공연으로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다. 팝페라테너 임형주, 전통타악그룹 동남풍도 협연자로 참여해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새해를 힘차게 맞이하는 다채로운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공연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중으로 진행되며, 당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황 중계된다. 오는 23일 전주MBC에서 녹화 중계된다. 1부는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 모음곡으로 전주시립교향악단이 연주한다. 교향악단은 지난 1976년 창단해 현재는 국내 최초 여성 지휘자인 김경희 상임지휘자가 이끌고 있다. 교향악단은 정기 연주회와 해외 페스티벌 참여 외에도 청소년 음악회, 키즈 콘서트, 찾아가는 음악회 등 다양한 레퍼토리와 수준 높은 클래식 음악을 보여주고 있다. 2부는 전통타악그룹 동남풍의 신모듬 3악장 놀이를 통해 신명나는 사물놀이로 시작한다. 동남풍은 지난 1994년 호남우도농악을 근간으로 창작타악을 연주해 온 단체이다. 현재까지 국내외 2000차례 이상의 공연과 26회의 정기 공연을 개최했고, 제2회 전국국악경연대회 명인부 대상을 받았다. 이어지는 무대는 해외 유력 일간지로부터 마치 깃털처럼 부드럽고, 솜사탕처럼 달콤한 목소리를 지녔다, 천상의 목소리로 청중을 매료시켰다는 찬사를 받은 세계적인 팝페라테너 임형주다. 임형주는 오페라 곡과 대중들이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 넘버 캣츠의 메모리를 아름다운 목소리로 들려줄 예정이다. 마지막 무대는 교향악단 80인조의 무대로 로시니의 윌리엄텔 서곡을 연주하며 신년 음악회의 대미를 장식한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서현석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오랫동안 준비해온 신년 음악회를 비대면으로 진행하게 됐다며 어디에 계시든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친구와 함께 공연을 마음껏 즐겨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1.12 18:54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마한의 풍속

풍속의 사전적 의미는 옛날부터 그 사회에 행하여 온 사람의 생활 전방에 걸친 습관이라 정의 되어 있다. 우리는 한 사회 속에서 전해오는 습관이란 종족이나 국가라는 틀 속에서 공동체적인 행위를 통해 생성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며, 그에 의해서 개인은 공동체에 귀속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풍속은 한 사회의 모습을 잘 나타내 주는 다양한 색깔과도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마한의 풍속에 대한 기록은 매우 소략하지만 중국측 사서인 「삼국지」나 「후한서」에 대동소이한 내용으로 기록되어 있다. 또한 고고학적인 자료를 통해서 마한 풍속에 대한 기록을 확인할 수 있기도 하지만 그 모습을 유추할 수 있기도 하다. 먼저 일상생활에서 풍속을 살펴보면 기강이 흐려서 각 나라의 도읍에는 비록 우두머리(主帥)가 있지만 읍락에 뒤섞여 살기 때문에 제대로 다스리지 못했다. 무릎을 굽혀 인사하는 예가 없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사실은 마한의 집자리 발굴조사를 통해서 보면 대규모의 취락에서 개별 집자리의 규모는 균등한 편이며, 특히 그 가운데에서 뚜렷하게 규모가 커서 지배자의 거처라 할 만한 것은 확인되지 않는다. 또한 출토유물을 보더라도 특정 집자리에서 뚜렷이 구별되는 권위의 상징인 위세품도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집단 내에서 서열화의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인의 눈에 비친 기록처럼 마한사회가 예의가 없고 무질서한 사회라기보다는 마한 사회의 특징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곧 농경을 생업으로 하는 혈연중심의 사회였기 때문에 지배와 피지배 관계라기보다는 서로 협동이 필요한 평등한 공동체 사회의 특징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거처는 초가에 토실을 만들어 사는데, 그 모양은 마치 무덤과 같았으며 그 문은 윗부분에 있다. 온 집안 식구가 함께 살며 장유와 남녀의 구별이 없다. 이와 관련하여 고고학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많은 수의 구덩이 유구가 군집을 이루고 발견되고 있는데, 입구는 원형과 방형이 주를 이루고 그 폭은 1~2m이며, 깊이는 2~3m로서 다양하다. 특히 2001년 사적 제 433호로 지정된 공주 장선리 토실유적에서 39기가 발견되어 마한의 집자리 구조에 대한 논쟁이 촉발되었다. 그러나 이곳에서 출토되는 생활용 토기와 문헌기록을 토대로 마한인의 거처인 토실이라는 결론에 접근되고 있다. 전북지역에서는 익산 왕궁 사덕유적에서 마한에서 백제시대에 걸치는 집자리 105기와 토실유구 124기가 발견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토실은 계절적인 필요에 의해서 사용되었던 주거시설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1.12 16:40

정읍 고사부리성, ‘상부상항’명 온전히 새겨진 첫 목제 유물 발견

정읍시 고부면 소재 사적 제494호 정읍 고사부리성(井邑 古沙夫里城)에서 상부상항명이 온전하게 새겨진 첫 목제 유물이 발견됐다. 정읍시는 (재)전라문화유산연구원(원장 천선행)과 진행한 정읍 고사부리성 성벽에 대한 8차 정밀발굴조사를 지난달 완료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적 제494호 정읍 고사부리성(井邑 古沙夫里城)은 행정구역상 정읍시 고부면 고부리, 성황산(해발 133m) 정상부에 자리한다. 고사부리성은 백제 오방성(五方城) 중의 하나인 중방(中方) 성으로, 조선시대 영조 41년(1765년)까지 읍성으로 이용됐던 곳이다. 고사부리성은 성황산의 두 봉우리를 감싸는 포곡식(包谷式) 산성으로 둘레 1050m, 장축 길이 418m, 단축 길이는 200m 내외다. 이번 발굴조사는 남성벽 내측 평탄지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두 봉우리 사이의 계곡부에 해당한다. 조사 결과 삼국시대, 통일 신라시대, 조선시대의 다양한 유구와 공간 이용의 변화상이 확인됐다. 특히 조사구역이 두 봉우리 사이 계곡부에 위치해 유수 퇴적층과 물을 이용하기 위한 저수시설 및 우물, 배수 시설(목제 배수로), 지반 보강 시설 등이 다수 확인됐다. 그 가운데 백제시대 층에 조성된 직사각형 모양의 구덩이(길이 640㎝, 잔존 너비 192㎝)는 내부가 오랜 기간 침수돼 얇은 점토층과 실트층이 반복적으로 쌓여있었다. 바닥에는 삿자리를 깔고, 양 가장자리에 구덩이의 길이 방향으로 한쪽에 결구를 위한 구멍을 뚫은 막대형 목재(길이 144148㎝, 두께 3.33.6㎝)를 한 쌍씩 나란히 붙여 설치한 것이 확인됐다. 막대형 목제 유물의 하나에서 상하 방향으로 새긴 상부상항명이 확인됐다. 상부와 상항은 백제의 수도를 편제한 오부(五部)오항(五巷) 중의 하나로, 기존 북문지 발굴조사(2005)에서도 상부상항 기와편이 출토된 바 있다. 이 자료들은 부여, 익산 등 백제의 고도에서 주로 출토되는 것으로, 정읍 고사부리성에서도 확인됐다는 사실은 백제 중방 성으로서 위상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 오부명이 새겨진 유물은 대부분 기와이고, 오부명과 오항명이 함께 기술된 것은 부여 궁남지에서 출토된 西(서부) 후항(後巷) 명 목간(木簡)이 유일하다. 이번 고사부리성에서 나온 상부상항 명 유물은 나무에 새겨진 목제 유물로 최초이자, 온전한 형태로 확인된 첫 사례로, 백제 사비기의 것이 확실한 오부와 오항 명이 함께 새겨져 학술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시는 앞으로 오부와 오항의 관계, 상부상항 명의 의미를 파악하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출토된 목제 유물들은 현재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에서 원형 유지를 위한 보존처리 중이며, 문화재위원 등 전문가의 유물 선별 과정을 통해 국립박물관 등에 소장될 예정이다.

  • 문화재·학술
  • 임장훈
  • 2021.01.12 16:07

부안 석정문학관 10년 만에 직영 전환

정군수 전 석정문학관장 2011년 개관한 부안 석정문학관이 올해 1월 1일부터 군 직영으로 전환됐다. 민간에 맡겨 운영해온지 10년 만이다. 그동안 석정문학관은 석정문학회에서 민간 위탁해왔다. 부안군은 올해 6월 부안군문화재단을 설립하고 석정문학관 운영을 맡길 예정이다. 역대 석정문학관장인 고(故) 허소라, 소재호, 정군수 관장은 부안에 석정의 혼을 심었다고 할 수 있다. 허 전 관장은 석정문학관을 설립한 주역으로 문학관을 마음으로 설계하고, 그 실현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소 전 관장은 석정시문학상, 촛불시문학상 제정 등으로 문학관의 위상을 한층 높은 단계로 올려놨다. 지난해 임기를 마무리한 정 전 관장에게 문학관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김제고, 전북대에서 석정 시인의 가르침을 받았던 그는 문학관에 들어서면 석정 시인의 체취가 남아있는 시화와 사진이 많이 걸려있다. 은사의 얼굴을 보며 출퇴근했던 4년이 어제 같기도 하고 아득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문학관을 정지된 공간, 보여주기식의 박물관 같은 공간이 아닌 살아있는 현실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이를 위해 석정촛불청소년문학제를 만들고, 지역 청소년들을 불러들여 석정시낭송교실, 시창작교실, 백일장, 시화전 등 함께 참여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그렇게 문학관을 쉼터의 공간, 생각의 공간으로 만들어나갔다. 이외 재임 기간 이룬 성과로는 유품 영역별 재정비, 기증 장서 목록 전산화, 석정시비 건립 등을 꼽았다. 가족들에게 쓴 편지와 문인들과 주고받은 국한문혼용의 서신들은 고증을 통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다시 썼고, 고인이 된 허소라오하근하정일 교수가 기증한 장서들은 장르별로 분류해 전산화했다. 특히 부안, 김제, 전주, 전남 장성에 있는 석정 시비를 탐방했는데 김제 벽골제에 있는 시비 벽골제는 신석정 전집에도 수록되지 않은 작품이었다고 한다. 그는 시의 창작 연대, 발표 문헌 등을 고증을 통해 찾아냈다며 석정 시인의 시를 새롭게 발굴했다는 자부심이 컸다고 말했다. 성과만큼 아쉬움도 남는다. 그는 석정 시인의 고택인 청구원 주변을 정비해 옛날 집처럼 가꾸지 못하고 떠나온 것이 아쉽다며 유족과의 이야기를 통해 석정 시인의 정서와 삶이 느껴지는 공간으로 태어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한 말은 문학관은 살아 숨 쉬는 곳, 찾아오고 싶은 곳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석정문학관은 많은 부지를 갖고 있다. 그곳을 과감하게 파고 일궈 정원과 꽃길, 쉼터를 만들어 관광객을 불러들여야 한다며 강원 김유정문학촌이나 양평 황순원소나기마을, 강진 김영랑생가처럼 눈으로 즐기고 생각하고 명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문화와 예술은 그 지방이 지닌 멋이며 자부심이라며 문학관이 직영으로 운영된다고 하더라도 오로지 부안과 문학관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예술인들이 머리를 맞댄다면 석정문학관은 한국에서 으뜸가는 문학관으로 거듭 태어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1.11 17:14

전주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창작자 지원 강화

전주국제영화제 2021 전주국제영화제가 신인, 기성 감독을 대상으로 한 다큐멘터리 제작 지원을 강화한다. 올해 13회를 맞이하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산업 프로그램 전주프로젝트가 SJM문화재단과 함께하는 다큐멘터리 교육개발 사업 K독클래스(K-DOC CLASS) 공모를 추진한다. 전주프로젝트(구 전주프로젝트마켓)는 11일부터 29일까지 K-DOC CLASS 공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K-DOC CLASS는 러프컷(쇼트의 앞뒤에 여유를 둬 편집한 초기 버전의 창작물) 다큐멘터리를 대상으로 하는 제작 단계별 개발, 코칭 프로그램이다. 올해 K-DOC CLASS는 러프컷 내비게이팅과 러프컷 모니터링, 두 가지 사업으로 세분화해 진행한다. 러프컷 내비게이팅은 러프컷 단계에서 내비게이터들의 평가를 제공해 창작물의 방향과 주제를 선명히 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신설한 러프컷 모니터링은 장편 다큐멘터리 2개 이상을 연출한 기성 감독의 러프컷 작업물을 선정해 동료, 선후배, 업계 관계자들을 초청한 소규모 시사에서 평가를 들어보는 행사다. 전주국제영화제 이준동 집행위원장은 현직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다큐멘터리 편집자를 초빙해 함께 작업하는 기회를 마련함으로써 다큐멘터리 창작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영화·연극
  • 문민주
  • 2021.01.11 17:14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