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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옥 시인 ‘한국현대시인상’ 수상

김용옥 시인 김용옥 시인이 한국현대시인상을 받았다. 한국현대시인협회는 제43회 한국현대시인상 수상자로 김용옥, 정송전 시인을 선정했다. 한국현대시인협회는 1978년 한국현대시인상을 제정해 등단 20년 이상의 시인을 대상으로 매해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전북에서는 최승범, 권일송, 이병훈 시인이 수상했다. 1988년 월간 <시문학>으로 등단한 김용옥 시인은 중앙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시집 <서로가 서로를 원하는 이유는> 등 6권과 수필집 <生놀이> 등 11권을 발간했다. 한국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과 한국문인협회 이사, 감사를 역임했다. 현재 국제PEN한국본부 이사이다. 이번 수상 시집 <새들은 제 이름을 모른다>는 수많은 너 중에서 억겁의 인연으로 합일돼야 나가 된다는 깨달음과 불교적 사유를 바탕으로 한 85편의 시를 담고 있다. 김 시인은 시는 나의 존재 방식이라며 화장 단장한 외모를 보이느니, 알몸을 드러내듯이 시를 쓴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수없이 많은 남과 다른 남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셀 수 없는 그대와 그대들의 집합이다. 현대시인상에도 그대들이 가득 들어 있다. 고개 깊이 숙여 이 상을 받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시상식은 29일 오후 3시 서울 청년문화공간 JU동교동에서 열린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0.12.27 18:42

[2020 전북문화계 결산] ① 공연, 영상

올해 공연영상계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예술인들이 무대에 서지 못하는 등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그간 꺼려왔던 온라인 송출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다양한 시도들이 진행됐다. 소리의 고장 전북의 뭉개진 자존심을 이번 3명의 국가무형문화재로 선정되면서 우뚝세웠고, 전북 연극인들은 전국대회에서 각종 상을 휩쓸며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 사상초유의 무관객, 비대면 공연 전주 국제영화제 개막날 매년 4월초 열리는 전북 연극인들의 축제인 제36회 전북연극제가 비대면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코로나19로 인해 한 달 연기 돼 지난 5월 7일부터 9일까지 전주 우진문화공간에서 펼쳐진 연극제는 관객없는 연극제를 진행하고 온라인 송출을 시도했다. 같은 달 28일 진행된 전주국제영화제도 그 타격은 컸다. 축제기간에 넘쳐나던 영화의 거리에는 사람을 보기 힘들었고 전주국제영화제의 심장인 옥토주차장에는 상징인 전주 돔도 세워지지 못했다. 영화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레드카펫 행사도 축소됐다. 개막식에도 한국 경쟁과 한국 단편 경쟁, 국제 경쟁 등 3개 경쟁 부문 감독과 심사위원 등 최소 인원만 참여했다. 무관객 영화제를 지향, 세계 38개국 영화 180편(장편 115편단편 65편)이 국내 실시간동영상서비스(OTT)인 웨이브(WAVVE)를 통한 전례없는 온라인 상영형태로 진행됐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파격적인 시도를 택했다. 개막공연인 잇다(Link)는 직접 무대에서 관객을 만나볼 수 없었지만 전 세계 아티스트들과 실시간 온라인 합주를 진행했다. 러시아, 대만, 독일, 캐나다, 이란, 스페인 등 해외 9개 지역에서 14개국의 아티스트들은 시간도, 장소도 각기 다른 곳에서 온라인을 통한 하나된 연주를 선보였다. 하지만 각기 다른 기술적 문제에 대한 아쉬움도 컸다. 소리축제는 많은 아티스트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행사 이후에 전주역 광장에 마련된 특설 무대에서 19X19 챌린지를 진행하기도 했다. △ 소리고장 전북의 자존심을 되찾다. 이난초, 김수연, 김일구 명창 국가무형문화재 선정 올해 전북은 판소리 다섯마당 중 수궁가, 적벽가, 흥보가 등 3마당에서 국가무형문화재를 배출했다. 그 시작은 지난 4월 남원을 중심으로 활동한 이난초(59여)명창이다. 남원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이난초 명창이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흥보가) 보유자로 인정됐다. 이어 지난달 전북에 기반을 둔 김수연(72) 명창과 김일구(80) 명창이 각각 수궁가와 적벽가 보유자로 인정됐다. 이난초 명창은 1980년대 남원 국악의 상징인 고(故) 강도근(본명 강맹근) 명창에게 소리를 배우고 이어받아 적통의 자리에 우뚝 서게 됐다. 군산출신인 김수연 명창은 8세 무렵 군산국악원 소리 선생이었던 고 김재경 명창에게 소리를 배우면서 판소리에 입문했다. 이후 우아하고 기품 있는 소리로 잘 알려진 김세종제 춘향가와 심청가를 성우향 전 보유자로부터 전수받았다. 이후 고 박초월 명창에게 흥보가와 수궁가를 배웠다. 김일구 명창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적벽가의 이면을 잘 표현하며 소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무엇보다 판소리외에도 아쟁, 가야금 등까지 섭렵했다. 그는 전남 화순 출신이지만 2001년부터 예향의 도시 전주에 정착해 한옥마을에 온고을 소리청을 개관하고 활동하고 있다. △ 전국대회서 전북예술팀 수상 휩쓸다. 올해 세종에서 열린 제38회 대한민국연극제에서 전북대표로 출전한 극단 까치동의 조선의 여자가 단체상 은상(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상)을 수상했다. 또 최우수연기상에는 조선의 여자에서 세내댁을 맡은 김경민 배우가, 신인연기상에는 송동심 역을 맡은 지현미 배우가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선배들에 이어 청소년연극제에서도 전주제일고가 최우수상 수상을 수상하며 연극계의 겹경사였다. 전주제일고등학교 연극부 까멜레온은 경남 밀양에서 치러진 제24회 전국청소년연극제에서 최우수상(문화체육부장관상)을 수상했다. 까멜레온에 속한 육송 학생과 유단우 학생은 각각 최우수연기상(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상)과 우수연기상(경남교육감상), 김송비 학생은 스태프상(한국연극연출가협회장상)을 받았다. 우수지도 교사상(한국대학연극학과 교수협의회장상)도 까멜레온을 지도한 오귀선 교사에게 돌아가 개인수상도 휩쓸었다.

  • 문화일반
  • 최정규
  • 2020.12.27 18:08

[신간] 양정숙 동화집 '알롱이의 기도' '충노, 먹쇠와 점돌이'

양정숙 동화작가가 동화집 <알롱이의 기도>와 <충노, 먹쇠와 점돌이>를 펴냈다. <알롱이의 기도>는 혼자 사는 할아버지와 유기견 알롱이의 이야기이다. 병치레가 잦아 주인에게 버림받은 알롱이는 오일장에서 할아버지를 만난다. 알롱이는 병이 나자 또 버림받을까 두려워한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알롱이를 살뜰히 보살핀다. 이번엔 할아버지가 쓰러져 119구급차에 실려 간다. 그리고 동화는 알롱이의 기도로 끝이 난다. 양 작가는 할아버지와 알롱이는 현대사회에서 소외된 존재라는 점에서 같은 모습이다. 하지만 이들이 결코 불행하게 보이지 않는 것은,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고 있기 때문이라며 어린이들에게 서로 베풀며 사는 일이 얼마나 아름다운 가치인지를 말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충노, 먹쇠와 점돌이>는 왜병과 맞서 싸운 의병장 고경명의 두 충노, 봉이와 귀인의 이야기를 다룬다.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작가적 상상력을 더했다. 신분제 사회였던 조선에서 양반들은 많은 것을 누릴 수 있었으나, 그들의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나 고경명은 노비들을 평등하게 대할 뿐만 아니라 왜군이 쳐들어오자 솔선수범해 전쟁터로 나간다. 먹쇠와 점돌이도 그 뜻을 함께하기 위해 몸을 던진다. 인간적인 배려와 자기희생 정신이 계층 간 대립을 해소하고 함께 대의를 이루게 만든 것이다. 순창 출신인 작가는 조선대 문예창작과, 광주교육대 대학원 아동문학교육과를 졸업했다. 1995년 수필과 비평 수필 신인상, 2016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으로 등단했다. 동화집, 그림동화, 수필집 등 다수를 펴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0.12.23 18:54

[신간] 여행작가 산들 시집 '우리 다시 갈 수 있을까'

코로나19로 꼼짝없이 발이 묶인 사람들이 추억의 랜선 여행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혀 좋아하던 여행을 못 가게 된 여행작가 산들(장창영)도 비행기 대신 SNS를 타고 랜선 여행을 떠났다. 그 여정의 기록을 시집 <우리 다시 갈 수 있을까>로 남겼다. 시집은 인스타그램의 사진을 소재로 한다. 여행잡지 <뚜르 드 몽드>에서 여행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여행작가 산들은 여행을 갈 수 없는 현실적 제약을 해소할 대안을 인스타그램에서 발견했다. 인스타그램 사진을 대상으로 시를 쓰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시집은 코로나 시대가 빚은 우연의 결과물이다.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옹이 때문에 넘어지는 일도 있고/ 더 나아지는 일도 있다/ 옹이가 다른 이에게는/ 희망이었을까 절망이었을까 (관계에 대하여 부분) 그는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인친(인스타그램 친구)의 사진과 이야기를 토대로 시를 써서 선물했다. 시를 선물 받은 이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고 한다. 이 시집에 등장하는 인친은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홍콩, 러시아, 미국, 포르투갈까지 다양하다. 특히 이 시집은 작가와 독자의 협업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뜻깊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힘든 시기였지만 작가는 이 기간에 시를 쓰면서 많은 위로를 받고 행복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간절히 기다리는 희망은 포기하고 싶은 절망의 마지막 끝을 헤집고 온다. 이 시집이 힘든 고난의 시기를 겪고 있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시집은 코로나 시대 랜선 여행에 지친 이들, 앞으로 코로나 종식 이후 어디를 가야 할지 고민하는 이에게 뜻깊은 선물이 될 것이다. 시집 제목이 <우리 다시 갈 수 있을까>이지만 가고 싶다는 열망으로 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산들(장창영)은 시인이자 여행작가로 200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다. 서울신문, 불교신문 신춘문예에도 당선돼 활발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0.12.23 18:54

[신간] 김명이 시집 '사랑에 대하여는 쓰지 않겠다'

가학과 피학을 곱씹는 사고인 듯/ 수줍은 프릴 속 파괴적 살사인 듯/ 좀 더 놀라워/ 피 한 방울 솟구쳐 떨어진 지점에/ 분분한 해석들의 숭어리// 꽃의 수술을 보았는지/ 결코 아물 수 없는 환각일 거야 (장미의 행방 부분) 김명이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사랑에 대하여는 쓰지 않겠다>를 출간했다. 두 번째 시집 <모자의 그늘> 이후 4년 만에 발표한 시집에는 대표시 완전한을 비롯해 ㅁ, 투명한 계산법, 암호 카페 등 64편의 시가 담겨 있다. 두 번째 시집을 발간한 뒤 힘든 시기를 보냈다는 김 시인은 불안, 불완전, 불온한 언어와 감성을 빌어 불확실해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삶의 불완전성과 욕망의 덧없음을 이야기한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딛고 있는 모든 구조물의 허상을 드러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감정 모두가 우리 삶의 일부임을 이해하고, 어두움과 불안이 지배하는 자리에 끊임없이 새로운 희망의 꽃모종을 심어야 한다고 시인은 이야기한다. 그는 첫 번째두 번째 시집이 가족과 고향이야기라면, 세 번째 시집은 인간 본성에 관한 이야기라며 코로나19 등으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살아가는 이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 이를테면 어두움, 공포, 불안, 불완전함을 끄집어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발간 의미를 전하기도 했다. 완성을 꿈꾸지만 결국 미완과 결핍으로만 확인되는 우리의 삶. 시인은 그래도 삶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언어의 이면을 통해 말하고 있다. 황정산 평론가는 이를 두고 김 시인의 시는 말 자체의 의미에서 만들어지지 않고 단어와 단어 사이의 맥락에서 스스로 창조된다며 그것들은 우리에게 안전하고 완전하다고 생각되는 우리의 삶에 균열을 내고 우리가 얼마나 불안한 경계에서 헤매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견디기 위해 얼마나 많은 헛된 욕망에 의지하고 있는지를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대전 문학단체인 오정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시인은 전북 임실 오수 출신으로 2010년 <호서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는 <엄마가 아팠다>, <모자의 그늘>이 있다. 한남문인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0.12.23 18:54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문신 시인 - 김영 시집 <파이디아>

시 한 편 읽는다고 세상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다면 우리 사는 일이 왜 지지부진하겠는가! 세상의 철벽 앞에 시는 무기력하고 시인의 시 쓰기는 무모한 도전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시를 읽는 일은 우리가 세상의 벽만은 되지 않겠다는 버둥거림이 아닐까? 젖은 서사는 아무리 구겨도/날개를 펴지 않는다라는 시구를 읽다가 시집을 잠시 덮었다. 점심 무렵 우편물을 찾아왔으니 오후 서너 시쯤이었을 것이다. 9월이었고 맑았고 아무 일 없는 날이었다. 심심하기 그지없었던 날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무방비였던 나는 젖은 서사라는 말을 흠뻑 뒤집어써버렸다. 바야흐로 그날 오후가 온통 흥건해져버렸던 것이다. 이것이 김영 시인의 시 사물들의 본적을 만나게 된 정황이다. 새벽마다 반송되는 나의 미래는/언제나 부러진 기억 쪽으로 수납된다라는 시구는 저녁 어스름이 슬금할 무렵에 읽었다. 낮밤의 기수역에서 마음이 산란했는지도 모르겠다. 무턱대는 성격도 아닌데 그 구절을 덥석 잡아채고 말았다. 묵음은 모든 불안의 본적이다라는 구절에 이르러 한번 더 마음이 삐끗했다. 시를 읽다보면 주춤거리며 말려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 시를 읽는 일이 그랬다. 이것이 김영 시인의 시 일어서는 묵음을 읽고 난 소회다. 김영 시인의 시집 <파이디아>에서 두 편의 시를 먼저 풀어놓는 것은 공교롭게도 두 시가 존재의 본적을 다루고 있어서다. 본적은 존재의 근원을 확인하고자 하는 제도화된 형식이라는 것을 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대응되는 형식인 것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김영 시인은 파이디아(paidia)를 전면에 내세웠다. 소개하자면 파이디아는 무질서한 상황을 즐기는 아이들의 놀이 형식을 어원으로 삼고 있다. 제도화된 존재와 질서 없는 존재 사이에 어떤 연관이라도 있는 것일까? 이것을 해명하기 위해 시집을 꼼꼼 읽었고 곰곰 생각했다. 삶은 규칙 없는 놀이(파이디아1-흐르거나 머물거나)에 닿았다가 기원이 다른 사유가 한 페이지에 머무르는 것은, 갈등을 부르는 존재 방식이었나 봐요(파이디아2-숲이 되는)를 짚은 후 세상은 같은 문장을 다른 의미로 읽어주지요(파이디아3-대성당)에 다다라서야 간신히 이해할 수 있었다. 질서와 무질서, 규칙과 변칙이 사실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세상이 인간 존재의 기원이라고 한다면, 그 세상은 질서 있고 규칙적인 같은 문장으로부터 무질서와 변칙으로 이루어진 다른 의미가 탄생하는 곳이었다. 하나의 뿌리(본적)에서 여러 갈래의 가지를 뻗어 탄생하는 것이 우리의 삶(존재)이라는 생각으로 시집 읽기를 갈무리했을 때는 밤이 깊어 있었다. 밤은 모든 존재의 본적처럼 살아 있는 것들을 흠뻑 빨아들이고 있었다. 이렇게 시를 읽는 일은 자주 나를 돌아보게 한다. 우리의 삶이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는지, 우리의 시선이 어디를 겨냥해야 하는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시는 가장 인간적인 방식으로 견고한 세상의 벽과 맞선다. 김영 시인의 시집 <파이디아>를 읽고 우리 인간의 본적이 인간 자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면 소박한 것일까? 사소할지라도 새겨둘 만한 일이다. 시 읽는 일이 이렇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0.12.23 18:54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37) 서정성 높은 동양적 휴머니즘의 시인, 최학규

최학규 시인 시인은 50대 중반에 등단한 늦깎이 시인이었지만, 문학에 대한 열정은 누구보다도 뛰어났고 절실했다. 당시 익산에는 남풍이라는 시 동인회가 있었는데, 시인은 이 동인회에서 좌장을 맡기도 했다. 대부분 현직교사인 그들은 모임이 있는 날이면 한 사람도 빠지지도 않고 모두 나와 활발하게 시와 문학을 논의했다고 한다. 당시 그들은 자기들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한 바 있다. 식탁엔 아침부터 메뉴에도 없는 피곤이 오르고, 그대와 나 말없이 담배만 피우며 끄며 얼핏 보면 일상에 지친 나른한 모습들이었지만, 그들의 시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다. 특히 그들은 당시 아름다운 토속어가 많이 죽어버린 것에 대해서 안타까워했으며, 무엇보다도 이를 살리는 일에 앞장서자고 다짐하곤 했다. 시인은 그가 나고 자란 고향을 지킨 향토 시인으로 동양적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서정의 농도를 짙게 풀어 쓴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시인이 태어난 곳, 청하는 김제, 군산, 익산과도 가까운 곳이어서 시인은 이 세 지역을 활발하게 오가면서 문학인들과 교류하였으며, 청송(靑松) 같은 의지로 작품을 쓰는데 열정을 다하였다. 만년에는 김제 청하를 떠나 인근 군산시 성산면 나포리로 이사하여 이곳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시를 썼다. 시인은 1962년 3월 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 이사로 선출되어 전북 문단 활성화에 이바지하였고, 1965년 3월에는 김제 최초의 동인지 『향토문학』을 발간하기도 했다. 1954년에는 신석정 시인이 직접 발문을 써 준 처녀시집, 『길』을 출간하였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1966년에는 제2 시집 『빛과 사랑의 시』을 출간했다. 홍석영은 발문에서 그의 시를 세정(世情)에 조련찮은 시인의 생리로 하여 산고를 겪으면서 인간의 절실한 내적 필연성에서 움트게 된 생명의 소박한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시인은 1970년 11월 한국문협 김제지부를 창립하면서 초대지부장으로 선임되어 김제 문단 활성화와 김제 문학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1970년에는 시집 『모과』를 냈고, 1971년에는 시집 『우러러 사는 풍토』와 채규판, 강상기 시인과 함께 3인 시집 『이색풍토』를 출간하였고, 1975년에는 여섯 번째 시집 『3월의 모음(母音)』을 출간했다. 그러나 시인의 시적 태도는 첫 시집에서 여섯 번째 시집에 이르기까지 일관되었다. 특히 그의 시 「자화상(自畵像)」에서 보듯 주어진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속에서도 변함없이 자신만의 삶을 가꾸려고 한 것 같다. <전략> 어디를 가나 흙내를 풍기지만 흙을 외면할 순 없으리라. 산을 배경으로 영토는 넓고 <중략> 죽음과 영원과 사랑의 뿌리 깊은 나무에서 나를 결실하며 우러러 한없이 열린 길을 나두야 나만큼은 열고 간다. -최학규 「자화상」에서 시인은 멀리 산을 배경으로 하고 그 아래 펼쳐진 넓은 평야의 흙내 풍기는 곳에서 살았다. 그러면서 동시에 죽음과 영원과 사랑의 섭리가 공존하는 세상에서 한순간도 벗어나려 하지 않았다. 또한, 시인의 삶은 항상 경건하였으며, 주어진 현실에서 도피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 배경에 담긴 현실을 받아들였고, 또 그 문제를 확인하여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의 새로운 길을 열어 보이고자 하였다. 특히 시인과 함께 공동시집 『이색풍토』를 출간한 채규판(원광대 명예교수)은 「고산 최학규 선생을 생각하며」 (전북문단 통권 제7호, 1990)에서 그의 시를 평가한 바 있는데.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어떤 형식에도 구속받지 않은 상태에서 시 쓰는 데 몰입하였고 항상 자연스러운 이야기로 진행하였다. 시인의 시에는 어떤 게으름과 오만함도 없었으며, 한순간도 심미적 자아 성찰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이렇듯 시인은 항시 맑고 깨끗해지려고 노력했고, 아름다운 것을 가진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그리워했다. 그래서 늘 고독하기도 했지만, 시인은 시를 통하여 선을 추구하고자 하는 자기에의 지향을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였다. 나는 그 많은 허물을 벗고 객관적으로 서면 나무가 된다. <중략> 벼랑에 서도 바위를 애착하며 인간에 몰리어도 人形을 사랑하며 모연이 자욱한 날에도 미소를 피우며 해가 기울어도 기도(祈禱)의 자세는 수직(垂直)으로 영원의 가지에 단풍(丹楓)이 들면 나는 견고(堅固)한 나목(裸木)이 된다. -최학규의 「견고(堅固)한 나무」의 일부 시인은 어느 때나 생각이 분명하고 뚜렷했던 것 같다. 원래 인간적 질서에의 회귀라는 말은 인간 본질에 관한 확인일 것인데, 시인에게 시는 언제나 매우 정직한 도전의 과정이었다. 시인은 이렇듯 한결같이 견고(堅固)한 나무로 우리 곁에 서고자 하였다. 시인은 1971년 11월에 제5집을 『우러러 사는 풍토』를 낸 뒤, 3년간 쓴 작품 중에서 새로 66편을 골라 시집 『3월의 母音』을 내면서 그 서문에서 파고들어 시의 바탕은 따뜻하고 싶다. 원래 고독한 인생은 더욱 따뜻한 사랑을 추구하는 시심에서이리라라며 한순간도 새로움을 궁구하는데 게을리하지 않았다. 시대가 달라졌다 시대를 따라가기도 바쁘다 이런 의미에서도 젊고 싶다 세월은 가는데 낡은 것은 싫어진다 이런 의미에서도 시는 새롭고 싶다. -최학규의 『3월의 모음』 서문에서 이렇듯 시인은 어떤 시기나 관점에 고착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자 하였다. 이런 태도는 시를 쓰는 오늘의 시인들에게도 필요한 것이 아닐까. 최학규 시인 시인은 원광대 채규판 교수와 아주 각별하였던 것 같다. 그와 만나면 밤을 새워 시와 문학을 논했다고 전해진다. 1975년 추석을 앞두고 시인은 그와 만나기로 했다. 시인은 그를 만날 기쁨에 아침부터 서둘러 농약을 하다가 그만 농약 중독사고를 당했다. 결국, 시인은 유명을 달리했고,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채 교수는 매우 놀라면서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시인과 공동시집을 낼 만큼 가깝게 어울렸던 채 교수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한없이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했다. 채 교수는 시인을 시를 천직(天職)이라고 뼈아프게 생각하고 실천에 옮긴 시인이라면서 시인의 시에는 최소한의 질서가 있고, 그 질서는 삶에 있어서 긍정의 방법을 선택해 가고 있는 듯이 보인다라고 했다. 시인은 그렇게 떠났지만, 그를 따르던 동료와 후생들은 시인의 삶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하여 1981년 11월, 김제시 교동 성산공원에 그의 시비를 세웠다. 天門冬(천문동) 푸른 골짝을 은하가 이어 흘러 내 가느단 血管(혈관)에도 푸른 물소리 스며 든다. 七層塔(칠층탑) 감고 넘은 검푸른 하늘에는 상기 푸른 입김이 서려 있어라. 沈默(침묵)과 더불어 자리하신 부처 앞엔 念佛(불념)도 되려 俗(속)된 푸념 같아 머리끝까지 젖어드는 木鐸(목탁) 소리에 차리리 눈을 지그시 감아 본다. -古山의 시 「금산사」 전문 시인은 우리에게 동양적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자연 친화적 일체감을 노래한 시인, 그리고 서정성 짚은 작품을 통해서 많은 공감을 준 시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필자는 최학규 시인을 추적하면서 시인의 동향인(同鄕人) 최현호 씨가 시인과 관련된 자료를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 권의 일기와 세 권의 미발행 친필시집, 그리고 많은 유품을 소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1929년 정읍농업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유학과 사회생활을 엿볼 수 있는 일기와 미발행시집 <창작시집>, <불평을 노래합시다>, <고산시선> 등이다. 이 자료들은 곧 우리 문단에 공유되어 최학규 시인의 삶과 문학을 바르게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최현호 씨에게 거듭 감사드리며, 머지않아 전라북도문학관에서 최학규 시인의 문학이 활짝 피어나기를 소망해 본다. /송일섭 전북문학관 학예사

  • 문학·출판
  • 기고
  • 2020.12.23 17:54

김미정 작가, 10년 만에 첫 개인전… 생명 근원 향한 사유

김미정 작가가 붓을 잡기 시작한 지 10년 만에 첫 개인전을 연다. 오는 28일까지 전주 누벨백미술관. 김 작가는 40대 초반에 큰 수술을 하며 삶의 전환점을 맞았다고 한다. 그는 그 일을 계기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자고 다짐했다며 어릴 적 그림에 대한 향수와 미련이 남아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게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10년간 꾸준히 작업한 수채화 작품 35점을 선보인다. 작품의 소재는 사람, 흙, 나무, 꽃 등을 아우른다. 특히 민들레나 덩굴 등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생명체의 근원을 향한 작가적 사유가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전북대 평생교육원 토요수채반에서 김 작가를 지도한 김분임 지도교수는 김 작가는 꽃이나 자연의 풍광뿐만 아니라 현대인의 표상이라 할 수 있는 카페 이야기 그리고 상상 속의 세계까지 작품의 폭이 넓고 다양하다. 일반인들이 놓치고 지나치는 것들에도 작가의 시선을 가지고 작업을 한다며 이번 전시를 도화선으로 더욱 발전적인 작업을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봄그린회, 전북수채화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한민국수채화대전 특선, 대한민국통일미술대전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0.12.22 18:44

‘무늬만 고용승계’ 거리로 나앉게 된 박물관 직원들

전주시가 전주역사박물관과 어진박물관 직영운영을 위한 인수인계에 돌입한 가운데 큰 관심사였던 고용승계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시가 공개채용을 진행하면서 당초 직원들을 고용승계하지 않고 사실상 해고한 것이라는 비판이 이는 것. 이와 관련해 해고 없는 도시를 내세우던 시와 직영을 촉구한 시의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주시는 지난 17일 전주역사박물관 및 어진박물관 직영 전환에 따라 전주시 지방임기제공무원 임용계획을 공고했다. 박물관 학예분야 5명, 사무분야 2명 등 총 7명을 뽑는다. 임용 형태는 시간선택제와 임기제 마급으로 1년 단기 계약직 형태이고 임금 수준은 비슷하다. 하지만 시는 고용승계를 고민하면서도 법적으로 불가하다는 원칙을 내세우며 공개채용을 선택했다. 사실상 현재 직원들을 해고한 셈이다. 시는 채용 조건을 사실상 박물관 직원들에게 맞췄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임용 자격에는 1년 이상, 임용예정 직무분야의 실무경력이 있는 사람으로 여타 다른 자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기존 전주역사박물관 및 어진박물관 직원들에 대한 경력 우선순위를 두지 않으면서 사실상 해고 통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상황에 해고 없는 도시를 내세운 시가 졸속 직영전환으로 직원들을 거리에 내몰았다는 비난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여러 부분으로 고용승계를 검토했지만, 법적인 문제가 있어 공개채용을 결정했다면서 최대한 현 박물관 직원들의 경력과 현실을 적용했다고 해명했다. 시의회를 향해서도 준비가 안 된 시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며 직영전환을 무리하게 밀어붙였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앞서 시는 문경위원들에게 예산과 직제개편이 아직 준비가 안 돼 있다며 민간위탁 연장을 요청했었다. 하지만 시의회 문화경제위원회(문경위)는 지난달 27일 시가 제출한 전주역사박물관과 어진박물관의 민간위탁 연장 동의안을 부결시켰다. 김승섭 시의회 문경위원장은 부결 과정에서도 직원들을 최대한 보호해달라고 주문했었지만, 법적인 문제로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안다면서 임용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이 같은 시각이 안타까운 것은 사실이다라고 해명했다.

  • 문화일반
  • 최정규
  • 2020.12.22 17:51

[전북일보·초록우산 공동캠페인 인재양성 지원사업] 전주대사습놀이 가야금병창 장원 정아현

정아현 양 △ 어려운 환경서도 빛을 바라는 가야금 병창 유망주 정아현 양 얼쑤 하얀 저고리를 입은 정아현(19)양이 손가락을 튕기며 힘차게 가야금을 연주한다. 가야금 선율에 맞춰 힘찬 판소리도 울려퍼진다. 판소리 다섯마당을 완창하진 못했지만 힘찬 목소리의 울림이 그의 노력을 가늠케 한다. 정 양은 가야금 병창의 떠오르는 샛별이다. 어린시절 할머니의 손을 잡고 떠난 그 날, 지금의 정 양을 만들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흥이 많고, 그림, 노래 등으로 많은 칭찬을 받았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주변의 관심을 받아온 탓에 그의 꿈은 예체능 분야로 가야겠다고 정했다고 한다. 초등학교 3학년 시절 할머니는 정 양과 함께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49호 가야금병창 예능보유자 박애숙 명창을 찾아갔다. 여러 번의 간곡한 부탁 끝에 박 명창의 제자로 들어갔다. 그렇게 박 명창과의 오랜 인연이 시작된 것이다. 정 양의 재능은 지난해 꽃을 피웠다. 지난해 제12회 낙안읍성 전국가야금병창 경연대회 고등부 장려상을 시작으로, 제26회 청주박팔괘 전국학생국악대제전 고등부 장원, 제10회 뫼솔 전국국악경연대회 고등부 장려상, 제27회 정읍전국청소년국악경연대회 고등부 별창 우수상, 제2회 전국국악경연대회 고등부 최우수상, 제1회 익산삼기농요 전국국악경연대회 고등부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대회를 휩쓸었다. 전국 대회에서 입상한 그의 다음은 국악 등용문이라 불리는 전주대사습놀이였다. 많은 노력을 펼쳐온 정 양은 올해 펼쳐진 제38회 전주대사습놀이학생전국대회에서 가야금병창부 장원을 차지했다. 이렇게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정 양의 인생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집안이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정 양은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으로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키웠다. 할아버지는 회사 택시 운전, 할머니는 학교 급식소에서 근무하며 근근이 생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할머니는 척추측만증이 악화되면서 일을 그만두면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격게됐다. 2015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아이리더로 선정되면서 지원을 받았고, 현재는 후원자도 매칭돼 더 큰 무대를 향한 꿈을 키우고 있다. 정 양은 집안 사정이 너무 힘들다보니 주변에서 많이 무시당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후원자의 격려의 말과 초록우산의 도움으로 꿈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며 아직은 고등학생에 불과하지만 향후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한국을 빛내는 이날치 밴드와 같은 퓨전국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애숙 명창 △ 정 양의 스승이자 엄격한 선생님 박애숙 명창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49호 가야금병창 예능보유자 박애숙 명창과 정 양의 만남은 남들과 달랐다. 할머니 손을 잡고 따라 온 정 양을 본 박 명창은 그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찡함을 느꼈다. 정 양의 할머니는 레슨비를 낼 형편이 안돼 걱정하는 모습을 본 박 명창은 그부분은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취미로 하던 정 양은 1년 뒤 박 명창의 권유에 각종대회에 출전하며 차근차근 경험을 쌓았다. 아끼는 제자였던 정 양을 향해 채찍질과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 명창은 정 양의 장점으로 배우는 자세와 암기력을 꼽는다. 그는 아현이가 소리를 한 번 알려주면 다음 레슨때 완벽히 습득해 선보였었다면서 완벽을 추구하는 노력과 근성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현이는 수 십 년간 한국을 대표하는 재목으로 성장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면서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물려줄 수 있는 제자 중 한 명이라고 치켜세웠다. 박애숙 명창은 홍정택조소녀 선생에게 판소리를 사사했고, 김정열 선생으로부터 가야금산조 및 병창을 배웠다. 최일권 임실 에뜨락 카페 대표 △ 정아현 양의 든든한 후원자 최일권(63) 임실 에뜨락 카페 대표 최일권 대표는 어려서부터 어려운 환경에서 생활했다. 그렇다보니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싶어한다. 특히 가난으로 인해 꿈을 포기하는 이를 보면 더욱 가슴이 아파온다. 그렇게 그는 초록우산을 후원하던 중 지난 2017년 정 양를 알게됐다. 부모님의 이혼 후 조부모 밑에서 커가는 아이를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특히 가정형편으로 무시당하는 정 양을 볼 때마다 안타까웠다. 정 양의 재능이 아까웠던 그는 정 양의 후원을 자청했다. 후원자가 된 이후 그는 정 양을 만날때마다 돈이 없어도 꿈과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 자신감과 자존심을 높게 가지고 자랑스럽게 살아가라고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시대에 흐름에 맞는 예술도 중요하다며 많은 악기를 사주고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는다. 최 대표는 우리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어린 학생들을 후원 등을 통해 양육함으로서 사회 발전에 이바지 해야할 기성세대의 책무가 있다면서 쉽지는 않지만 앞으로도 어려운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최정규
  • 2020.12.22 17:51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마한을 읽어준 서해안 고속도로

최완규 원광대학교 교수, 마한백제문화연구소장 대규모 국토개발에 앞서 필수적으로 이루어지는 문화유적 조사는 많은 고고학적 자료를 생산하게 된다. 이렇게 얻어진 자료는 문헌에 기록되지 않았던 우리 선조들의 사회와 문화를 재구성하는데 매우 유용한 기초적인 연구자료로 활용된다. 서해안고속도로는 전라남도 무안군 삼향읍을 기점으로 전남과 전북, 충남과 경기 등의 지역을 서해 연안을 따라 건설된 총연장 340.8km로서 고속도로로서 1990년 12월에 착공하여 2001년 12월에 완공되었다. 우리나라의 대부분 고속도로의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고 있지만, 서해안 고속도로는 서해안을 관통하는 지리적 명칭을 갖고 있다. 한반도 서해안 지역은 높은 산맥에 막힘없이 경기에서 전남 무안까지 내달릴수 있는 노년기 지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서해안고속도로 건설 구간내 문화유적 조사는 마한의 옛 영역을 관통해서 이루어지는 샘플조사와 같은 의미가 있어서 마한의 역사와 문화를 파악하는데 귀중한 기회가 되었다. 전북지역을 통과하는 총연장 77.5km에 대한 지표조사는 원광대학교 마한백제문화연구소에서 1997년에 이루어졌는데, 무려 50개소에서 유물 산포지가 확인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전북지역의 각 대학 박물관과 국립전주박물관 등이 연합으로 발굴조사단을 구성하여 2~3년에 걸친 발굴조사가 이루어졌다. 조사결과 마한문화의 정체성에 대한 몇 가지 점에서 주목되는 결과들이 도출되었다. 먼저 분구묘(주구묘)로 대표되는 마한 분묘들이 서해안을 따라서 잇달아 발견되었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매장주체부가 확인되지 않아 그 성격에 대한 많은 의문이 있었는데, 고창 성남리에서 주매장부로서 토광묘와 주구나 대상부에 옹관이 안치된 양상을 통해 혈연관계를 기본으로 축조된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개별 주구묘들이 또 다른 주구묘와 인접하거나 중첩되고 있어서 대형 분구묘로 변화 발전하는 이른 단계의 양상도 확인하게 되었다. 이러한 주구묘들의 평면 형태는 각 지역마다 특징을 달리하고 있어서 54개국으로 구성된 마한 소국을 구별할 수 있는 기준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출토유물에서 과거 백제토기로 분류되었던 이중구연토기와 양이부호 등은 마한 고유의 토기임이 밝혀져 마한과 백제문화를 구분하는 기준이 마련되었다. 특히 다량의 옥류가 부장되어 있어서 마한인들은 금은보화보다 구슬이나 옥을 소중히 여겼다는 문헌기록을 뒷받침하고 있다. 결국 서해안고속도로 구간의 조사는 마한문화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0.12.22 17:51

[장석원의 '미술 인문학'] ‘코로나-사막-AX‘ 전시를 지켜 보며

2020년 12월 현재 서학동사진관에서 열리고 있는 AX 그룹의 코로나-사막-AX 전시 장면 코로나 때문에 카페에 가도 앉지도 못하고 테이크아웃만 되며, 코로나 때문에 경기는 침체되어 거리를 걷노라면 곳곳에 임대, 매매 현수막이 걸려 있다. 코로나 때문에 예술계도 활기를 잃어 거래도 없고 전시도 없다. 예술회관 전시실도 들어가는 절차가 복잡할뿐더러 전시 공간도 텅 비어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 될수록 삶은 황폐한 환경에 직면한다. 사막 같은 환경에서 AX 그룹은 코로나-사막-AX 전을 개최했다. AX는 그 취지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황폐해진 삶, 인내하며 버틸 수밖에 없는 생활환경, 언제나 마스크를 쓰고 보이지 않는 세균에 대하여 방어적 자세를 지키며 지내야 하는 그 간의 상황은 모든 사람들을 지치게 한다. 그러나 인간은 살지 않으면 안 되고, 아무리 힘들어도 이겨내지 않으면 안 된다./ 지난 6월 창립전을 가졌던 AX 그룹이 연말에 임하여 두 번째 전시를 갖게 되었다. 머리를 맞대고 의논한 결과 이번 전시의 주제는 코로나-사막-AX로 정했다. 코로나가 몰고 온 황폐한 상황을 사막으로 규정하고, 우리가 직면한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든 극복하자는 의지를 담았다. 삶도, 예술적 환경도 좋지 않다. 그러나 예술은 얼마든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코로나 시기에 예술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 예술이 작품을 팔기 위해서 지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적 여건이 취약한 시기에는 예술적 생존과 관계된 싸움을 피할 길이 없다. 과거 한국전쟁 당시에도 이중섭, 박수근 등의 작업이 전개되었던 것을 감안하면 예술가는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예술적 태도를 견지하려는 사람들이다. 오히려 최악의 상황은 예술적 문제를 더 본질적인 특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중요한 예술적 태도 중의 하나는 생존을 위협하는 어려운 상황 가운데에서도 예술가는 자신이 추스르는 예술적 문제를 그 외의 다른 조건과 쉽게 타협하려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려울수록 모든 것을 걸고 자신의 길을 가려는 예술가의 모습을 보고 싶다. 그러나 그것은 예술가에게나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가혹한 일이기도 하다. 어느 날 문득 코로나가 종식되기를 바란다. 예술적 평화가 있는 곳에 진정한 평화가 깃들고, 예술적 창의력이 빛을 발할 때 가장 행복한 기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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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2.21 18:21

익산 미륵사지 ‘2020 한국관광의 별’ 선정… 전북도 2020년 그랜드슬램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2020년 한국 관광의 별에 익산 미륵사지가 선정됐다. 익산 미륵사지가 대한민국 제1 관광명소로 인정받은 것이다. 익산 미륵사지는 그 자체의 매력을 유지하면서 모범적 K-방역 사례로 발전한 관광지 부문에서 본상을 수상했다. 한국 관광의 별은 국내 관광에 대한 관심 제고 및 우수관광 자원 홍보, 한국 관광 발전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를 발굴하고 알리기 위해 2010년 처음 제정돼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했다. 이번 2020년 한국 관광의 별 선정에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총 85개소(본상 65개소, 특별상 20개소)가 신청했으며, 본상(4개소), 특별상(2개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치렀다. 그동안 전북도는 2010년부터 한국 관광의 별 선정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그 결과 전주 한옥마을(2010년), 전주비빔밥(2011년), 전북투어패스군산 근대역사문화거리남원 예촌(2017년)에 이어 익산 미륵사지가 여섯 번째로 한국 관광의 별로 선정됐다. 1차 서류접수 단계부터 2차 현장 심사에 이르기까지 전문가 의견수렴과 사전현장답사 및 컨설팅을 통해 최종 선정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했다는 후문이다. 익산 미륵사지는 지난 201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돼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매년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20년에 걸친 미륵사지 석탑 보수 공사가 마무리되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올해 1월에는 보이지 않는 박물관 형태의 국립익산박물관을 개관하면서 무려 24만여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큰 호응을 얻었으며, 지난 6월 야간 경관조명 설치와 8월 미륵사지 달빛 향연을 주제로 한 야간 열린음악회 개최 등 관광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아울러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사전 예약제 해설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미륵사지 자체의 매력을 유지하고 있는 모범적인 K-방역 관광지로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윤여일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4대 고도(古都)인 백제의 왕도 익산이 이번 한국관광의 별 수상으로 대한민국 대표 여행체험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며 왕궁리 유적지, 보석테마파크, 익산교도소 촬영지 등 주변 관광지와 연계한 다양한 콘텐츠 제공으로 한곳 더 둘러보고, 하루 더 머물고, 한 번 더 찾을 수 있는 여행체험 1번지 전라북도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이번 수상은 익산 미륵사지가 한국인이라면 한 번은 꼭 만나야 할 여행지로 거듭나기 위해 많은 손길을 통해 꾸준히 변신해 온 결과라며 앞으로도 매력적인 관광지로서 모두가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열린 관광지 조성과 주변 관광지 연계 프로그램 발굴 등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북도는 올해 전주시 지역관광거점도시 국비 500억 원, 남원시 계획공모형 지역관광 개발사업 국비 100억 원, 임실, 군산, 익산, 순창 열린 관광지 국비 20억 등 3개 공모사업에 국비 620억 원을 확보한 바 있다. 전북도는 이번 미륵사지 한국 관광의 별 선정으로 2020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는 주요 사업 4개가 선정되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며 대한민국 여행체험 1번지로서의 위상을 떨쳤다는 평가다. /천경석 기자엄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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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2.2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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