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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새 역사 쓴 ‘기생충’ 뒤에 영화도시 전주 있었다

전주에서 60% 이상 촬영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한국영화의 새 역사를 썼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비롯해 감독상, 작품상, 국제장편영화상(구 외국어영화상) 등 주요 4개 부문의 수상을 거머쥐며 한국영화 101년만의 쾌거를 이뤘다. 이런 가운데 전주영화종합촬영소의 야외세트장에서 탄생한 영화 기생충의 주요 장면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이를 활용해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영화 기생충의 중심 공간인 박사장(이선균 분)의 저택은 영화의 핵심 공간이라고 할 만큼 많은 이야기가 담긴 장소다. 지난 2018년 4월부터 9월까지 약 5개월에 걸쳐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야외세트장 내 100여 평의 부지에 터를 잡고 세트 공사와 촬영을 진행했다. 전체 촬영 일정 77회차 중 46회차에 달하는 분량이다. 영화 후반부 중 인물들 간의 최후 접전이 벌어진 가든파티를 비롯해 저택을 둘러싼 야외 촬영 또한 모두 이곳에서 진행했다. 실제 주거 공간을 본떠 수도와 전기시설을 갖췄으며, 초록 잔디가 깔린 정원에는 저택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고가의 정원수를 식재하는 등 세밀하게 신경 썼다. 이와 동시에 전주영화종합촬영소 J1스튜디오에는 지하 밀실로 이어지는 계단 통로 공간이 설계됐다. 전주 평화동의 한 PC방에서는 기우(최우식 분)와 기정(박소담 분)이 고액 과외를 맡기 위해 졸업증명서를 위조하는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영화를 감명 깊게 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전주를 찾아 스크린 속 장면을 실제로 보고 싶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화의 주제의식이 극명하게 드러난 기택(송강호 분) 가족의 우천 달리기 장면에는 서울 성북동 인근의 모습이 담겨있지만 저택 내외부 장면을 비롯해 영화의 60% 이상을 전주에서 촬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터다. 그러나 현재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촬영 세트장은 철거된 상태다. 전주시 관계자는 영화제작사와 봉준호 감독 측이 스포일러를 막기 위해 세트장 철거를 요청했다. 또한 촬영소의 공간적 제약도 있다며 세트장을 다시 세우기 위해서는 제작사감독 측과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역 영화계는 세트장 복원 등으로 기생충 특수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병록 전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전주와 가까운 군산 새만금 등 지역의 넓은 부지를 활용해서 영구보존할 수 있는 세트장을 만들면 새로운 관광코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광과 연결시키려면 무엇보다 관련 컨텐츠를 개발하는 일이 관건이라면서 감독을 초청해 영화의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고, 지역의 영상산업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세트장 복원에 대한 신중론도 있다. 많은 예산을 들여 세운 야외 세트장이 반짝 특수가 끝나면 애물단지로 전락한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 전주영상위원회 관계자는 영화 기생충이 잇단 수상 소식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만큼 전주영화종합촬영소에서 진행한 촬영 내용에 대한 문의도 크게 늘었다면서 저택 등 세트장을 영화 장면 그대로 재현하는 부분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영화 기생충을 통해 지역 관광자원을 개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주시 상림동에 위치한 전주영화종합촬영소는 5만 6800여㎡의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J1스튜디오(2067㎡)와 지상 2층 규모의 J2스튜디오(1311㎡), 그리고 야외 세트장(4만 8242㎡)과 2층 규모의 야외촬영센터가 조성돼 있다. 세트 제작실과 스태프실, 분장실, 미술, 소품실, 휴게실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강인김태경 기자

  • 영화·연극
  • 전북일보
  • 2020.02.10 19:32

[2020 전북 문화계 신년설계 ⑨ 전주 한국전통문화전당] “전통문화 미래가치 재창조…전통놀이 확산”

전통문화의 대중화산업화세계화를 실현하는 한문화의 창조융합 거점을 기치로 지난 2015년 4월 29일 개원식을 열고 전주 전통문화의 심장부 역할을 담당해온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선태, 이하 전당). 경자년, 출범 6주년을 맞은 전당은 대중과 향유하는 전통문화의 미래가치 재창조를 목표로 △전당 활성화 △연구콘텐츠 개발 △전통문화 발굴육성 등 3대 전략을 추진한다. 특히 전당은 올해 전주 한지문화축제의 본래 취지를 살리는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진행하는 전통놀이문화 조성확산 사업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전당은 올해 시민 참여형 전통문화 사업을 늘려 전당 활성화에 나선다. 시민이 향유할 수 있는 전통문화를 통해 전당을 활성화하겠다는 것. 또한 한지한식공예 등 전통문화와 융합한 교육체험전시공연 프로그램을 중점적으로 운영한다. 이밖에 생활밀착형 창작 공간인 리빙콘텐츠DIT센터 활용을 통한 시민 서비스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 전통한지 판매점을 구축해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정책포럼을 개최하고 정책지를 발간하는 등, 전당 발전방안을 꾸준히 탐색하겠다는 의지다. 전당은 공예용 천연 접착제 평가기준 개발과 한지전문 국제공인인증기관(KOLAS) 기능 활성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공예 바이오 접착제의 개발 연구는 지공예와 목공예로 나눠 최적화된 접착제와 사용 가이드라인 개발을 목표로 진행할 예정. 전통문화 응용 콘텐츠개발과 확산에도 박차를 가한다. 이를 위해 외규장각 의궤 반차도 재현 닥종이 인형 제작과 전주한지를 활용한 초등학교 사회교과서 제작지원을 확대한다. 지난해 전주 지역 관내 초등학교에만 한지 사회교과서 제작 지원이 됐다면 올해는 전북 지역 초등학교로 그 범위를 늘릴 계획이다. 또한 국제수묵 비엔날레 전주한지 전시관 운영, 전주 전통한지 제조 닥나무 수매와 보급을 추진한다. 이밖에 전통문화 교사 자격연수, 재외 공공기관 한스타일 공간연출 홍보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당은 또한 전주음식 아카이브, 전주 전통한지 장인 아카이브, 전주 전통의 맥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전당은 올해 전통문화를 육성하기 위해 전통 놀이문화 확산에 정성을 들인다. 전통놀이 실태조사, 전통놀이문화 실내외 공간조성, 전통놀이 프로그램 지원 및 추진단을 운영한다. 특히 전주 한옥마을 숙박시설인 청명헌을 실내놀이 공간으로, 한옥마을역사관 마당을 실외놀이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으로 추진하는 전통놀이문화 조성확산 사업과 관련, 국비를 포함한 예산은 지난해 20억 원, 올해 20억 원이 투입된다. 이외에도 손으로 문화 프로젝트, 동네 손 상회, 한국공예장인학교 운영을 통한 생활 속 공예문화 확산과 공예산업 유통 플랫폼 활성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취임 16개월째에 접어들었다는 김선태 원장은 올해 전주 한지문화축제는 그 취지를 살려 한지산업화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홍보를 강화하고, 개최시기도 5월에서 9월로 조정해 개최할 예정이다. 전주가 대한민국 한지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전주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전주를 전통놀이 거점지역으로 만들기 위한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전당은 총사업비 465억 원을 들여 옛 전라북도 2청사 부지 1만 9800㎡에 지상 4~5층, 지하 1층(연면적 1만 7140㎡) 규모로 건립됐다. 내부 시설로는 228석 규모의 공연장과 야외 놀이마당, 문화관, 교육실, 세미나실, 기획전시실, 음식조리교실 등을 갖추고 있다.

  • 문화일반
  • 이용수
  • 2020.02.10 17:11

사진작가 김지민, ‘정원의 깊숙한 곳’

작가의 눈을 따라 여행하다 보면, 현실화된 유토피아를 느껴볼 수 있을까. 김지민 사진작가가 전주에서 첫 개인전을 연다. 11일부터 17일까지 전주 교동미술관 본관, 정원의 깊숙한 곳전. 그의 세 번째 사진전이기도 한 이번 전시에서, 김 작가는 지난 2014년부터 세계 8개 나라를 찾아다니며 담은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의 공간을 펼쳐놨다.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는 일종의 현실화된 유토피아로 프랑스 철학자인 미셸 푸코가 유토피아와 대비되는 공간으로 개념화했다. 현실에 존재하는 장소이면서도 동시에 모든 장소들의 바깥에 있는 곳을 의미한다고. 전시된 작품 30여 점에는 각각 보는 사람, 보이는 사람, 찍히는 사람, 찍는 사람 등이 존재한다. 그는 자신의 사진작품에 대해 일상에서는 찾아내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세계 각지를 다니며 이방인의 눈으로 포착했다. 사진 속 장소들은 사람들이 살지 않거나 가기 어려운 오지가 아닌,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매일을 살아가는 공간이 주를 이루며, 풍경 안에 때로는 굉장히 작게 포착된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베니스에서 촬영한 작품 Venezia에 대해 이방인의 눈에 너무나 이국적으로 아름다운 풍경이 사진을 찍게 만들었지만, 그곳에서 무심하게 앉아 책을 읽던 한 여성의 뒷모습이 더 눈길을 끌었다며 그녀에게는 가볍게 거닐다가 앉아서 책을 읽는 가벼운 그 시간이 제게는 너무나 이상향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전주대 사진학과를 졸업한 김 작가는 USA 스쿨오브비쥬얼아트와 텁스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 홍익대 사진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지난 2012년 서울 인사아트에서 첫 사진전 Half & Half와 2019년 B-tree Gallery에서 두 번째 개인전 Another Mother전을 열었다.

  • 전시·공연
  • 이용수
  • 2020.02.10 17:11

윤규상 명인이 전하는 지우산의 봄날

한지의 은은한 색감을 살려 만든 지우산에 따뜻한 봄날을 담는다. 입춘을 맞아 오는 16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45호 우산장 윤규상 명인의 작품을 전시한다. 윤규상 명인은 우산공장 견습공을 거쳐 진우봉엄주학 장인에게 종이우산 만드는 법을 배웠다. 25세에 독립, 지우산 공장을 세웠으나 1970년대 이후 값싼 비닐우산, 천우산이 중국 등에서 들어오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문을 닫았다. 이후, 윤 명인은 유배근 한지명인을 만나 전통공예의 맥을 잇기로 결심하고 2005년부터 3년간 옛 방식의 제작 도구를 복원한 끝에 전주한지를 이용한 전통 지우산을 재현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윤 명인이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재현해낸 전통 지우산의 아름다움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전시공간을 채우는 지우산은 한지의 다채로운 아름다움과 빗소리를 하나로 품는다. 관객들이 따뜻한 봄날 내리는 비를 맞으며 꽃이 피어나는 장면을 떠올릴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윤 명인의 작업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 대나무로 뼈대와 살대를 깎아 넣는 모습, 한지에 들기름을 먹이는 과정 등 전통 지우산의 제작기를 소개한다. 이와 함께 80여 차례가 넘는 명인의 손길을 통해 탄생한 지우산 10여 점이 전시된다. 김선태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했던 지우산을 작품으로 다시 볼 수 있도록 해주신 윤규상 명인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전통의 맥을 잇고자 하는 명인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이번 전시회에 많은 시민들이 찾아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2.10 17:11

[장석원의 '미술 인문학'] 다시 ‘전북미술 이대로 좋은가?’

나는 이렇게 썼다. 작년 우진청년작가회가 주최한 토론회 전북미술 이대로 좋은가?에서 이렇게 말했다. 영화 기생충에서 위기에 몰린 가족의 딸이 계획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진다. 그때 아버지는 계획이 없는게 계획이라고 답한다. 계획이 있으면 그것을 수행해 내야 하는데 그것이 처음부터 어렵기 때문에 무계획이 더 낫다는 것이다.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위기만 넘기면 되는 셈이다. 전북미술의 현 상황을 볼 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는 막막함이 기생충의 가족 상황과 닮아있다. 예술가들의 창작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출구가 막혀 있다. 이것은 단지 예술가들에 대한 지원 정책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매년 문화재단을 통해 분배되는 지원은 꾸준하다. 그러나 그것이 화단의 활력을 불어넣는 동력이 될 수는 없다. 마치 항아리 속처럼 꽉 막혀 그 안에서 서열이나 다지면서 살 수 밖에 없는 구조가 현재의 상황이다. 예를 들어 광주광역시의 경우 20년이 넘은 광주비엔날레가 있어서 국제적인 교류가 이뤄지며 광주시립미술관도 북경에 창작센터를 만들어 매년 작가 5명 정도를 1년 단위로 보낸다. 거기에 아시아문화전당 역시 국제적인 문화 교류와 전시, 공연, 학술 행사를 벌인다. 광주비엔날레 창설 이후 광주의 화단은 자연스럽게 현대적으로 변모해 있다. 인근의 제주도만 해도 각종의 특징 있는 미술관들이 설립되어 관광객들을 즐겁게 한다. 국제적 규모의 콜렉션을 자랑하는 아라리오미술관, 아르누보 유리공예를 자랑하는 유민미술관, 이중섭의 피난시절 거주지에 이중섭미술관, 도립 현대미술관의 김흥수 상설관, 인근에 세워진 김창렬미술관 그리고 건축과 함께 독특한 미술관으로 떠오르는 이타미 준의 수풍석(水風石)박물관과 두손미술관. 가히 전주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여건들이다. 아시아 문화 심장터를 만들겠다는 전주시는 아직 시립미술관도 없다. 전북은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를 치르고 있지만 대외적 파급 효과가 미미하다. 문화 정책의 부재로 인지된다. 전방위적으로 다가오는 위축감을 문화 예술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을 만 한데, 그런 시도 자체가 없다. 문화 예술이 갖는 진정한 힘을 인지하지 못해, 이로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으로 전북인의 자존심을 세우고 미래적 비전을 만들어 갈지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문화 예술이 굳건히 자리 잡지 않고서는 정치가 바로 설 수 없다. 겨우 정치적 후광으로 이용할 생각이나 하는 정치인은 사퇴해야 한다. 옥석을 가리지 못해 골고루 배분이나 하려는 정책은 정책도 아니다. 무엇이든 정치화하려는 세태에 대하여 침을 뱉어야 한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0.02.10 17:02

전북지역 문화예술행사, 신종 코로나에 ‘주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각종 문화예술행사가 취소됨에 따라 새해 활기찬 기운을 확인할 수 없어 아쉽다는 반응이 지역사회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북도민들은 전국적인 위기를 잘 헤쳐 나가자는 다짐으로 2월을 보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달 17일 한국예총 전북연합회 제24대 회장에 당선된 소재호 회장은 취임식 행사를 무기한 연기했다. 소 회장은 당초 이달 10일 취임식을 개최할 계획이었지만 도내 문화예술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해 볼 때, 2월 중에는 행사를 개최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지난 8일에는 정월대보름을 맞았지만 예년과 같은 풍경을 보기 어려웠다. 임실필봉농악보존회는 해마다 정월대보름에 맞춰 묵은 액을 털어내고 새로운 한 해의 대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연날리기, 쥐불놀이, 부럼 나누기, 달집 태우기 등 전통놀이와 세시음식을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왔다. 올해도 정월대보름인 지난 8일 임실군 강진면 필봉마을에서 임실필봉농악 정기공연과 함께 제39회 필봉정월대보름굿 행사를 열 계획이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이달 초 취소 결정을 내렸다. 국립전주박물관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방지를 위한 활동에 동참했다. 8일 계획했던 대보름 행사를 취소했으며 매주 토일요일 지역민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박물관으로 영화 보러 가는 날 행사를 2월 중에는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전주시립예술단은 2월 중에 열 계획이었던 전주시립교향악단 기획연주회 로맨틱콘서트, 전주시립국악단 제222회 정기연주회, 제37회 한국합창심포지움 및 제1회 전주국제합창경연대회 기념 특별공연 전주시립합창단 제138회 정기연주회 등 예술 3단의 공연을 모두 취소연기했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2.09 19:00

전북작가회의 신임 회장, 이병초 시인 추대 “작가 윤리는 사람에 대한 이해서 출발”

이병초 신임 회장 작가의 윤리라는 것은 사람에 대한 이해이고, 거기에서 출발합니다. 임기 동안 작가들 간의 인간적 소통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는 다양한 행사들을 할까 합니다. 나가 아닌 우리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전북작가회의 신임 회장으로 추대된 이병초(57) 시인의 말이다. 전북작가회의는 지난 7일 전주 최명희문학관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새 집행부를 선출했다. 회원 70여 명이 참석한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이병초 시인을 회장으로 추대하고, 정동철유강희박태건 시인이 부회장으로, 안성덕오창렬 시인을 감사로 각각 선임했다. 또 사무처장은 김성숙 작가가 맡게됐다. 김종필 동화작가를 이어 2년간 전북작가회의를 이끌게 된 이병초 회장은 전주 출신으로 우석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대학원 국문과에서 공부했다. 지난 1998년 <시안>에 연작시 황방산의 달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밤비>, <살구꽃 피고>, <까치독사>를 펴냈다. 시 토끼탕으로 전북작가회의 제2회 불꽃문학상을 받았다. 현재 경기도 파주에 있는 웅지세무대에서 현대문학을 강의하고 있다. 새 집행부는 이날 기관지 <작가의 눈>과 회원 수필집 발간, 월례문학토론회, 전북 초중고등학생 백일장, 전국작가대회 참가 등 2020년도 기본 사업을 확정했다. 또한 중장기 사업으로 <전북문학사> 발간과 작고문학인 추모 사업, 시민과 함께 하는 문학의 밤 등을 준비하기로 했다.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제12회 불꽃문학상, 제10회 작가의눈 작품상, 제2회 참고운상 시상식도 진행됐다. 앞서 전북작가회의는 제12회 불꽃문학상 수상자로 장은영 아동문학가, 제10회 작가의눈 작품상 수상자로 문병학 시인, 제2회 참고운상 수상자로는 안도현 시인을 각각 선정한 바 있다. 전북작가회의는 1980년대 남민시와 전북민족문학인협의회의의 전통성을 계승한 단체로, 올해 창립 32주년을 맞았다. 30여 명이 뜻을 모아 창립했고, 올바른 역사의식과 문학의 건강한 사회적 역할을 천명하며 전북의 예술 활동을 확산시키는 구심체 역할을 해왔다. 그간 정양 시인, 최동현 시인, 김용택 시인, 임명진 문학평론가, 이병천 소설가, 안도현 시인, 복효근 시인, 김병용 소설가, 김종필 동화작가가 회장을 맡아 문학의 대중화에 기여해왔다. 현재 회원 210여 명이 활동하며 전북문학의 큰 산맥을 이루고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20.02.09 16:54

전북시인협회 제8대 회장에 김현조 시인 당선 “힘 모으고 마음 보태주길”

전북시인협회 제8대 회장에 김현조 시인이 당선됐다. 전북시인협회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박철영)는 지난 8일 전주 전북문학관에서 제8대 전북시인협회 회장 선거를 실시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진행된 투표에는 유권자 총 195명 중 163명 참여했다. 투표율은 83.5%. 개표 결과 기호 1번 김현조 후보가 83표(득표율 50.3%) 이경아 후보 77표(득표율 46.6%), 무효 2표, 기권 1표가 나왔다. 이경아 시인의 공약도 노력해서 전북시인협회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 조미애 회장을 비롯해 박철영 선관위원장님, 끝까지 애써주셔서 고맙습니다. 6표 차이로 당선, 앞으로 3년간 전북시인협회를 이끄는 김현조 회장은 모든 유권자들께 감사 드린다. 선거는 분열이나 대립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한 번도 나뉘어져 본 적이 없다며 전북시인협회 발전을 위해서 힘을 모아주시고 마음을 보태주시길 부탁드린다. 귀를 씻고 경청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김 회장은 △시인의 발자취 기록, △전북시인협회 전북도 단체 등록, △전북시가요제 추진, △선대 사업 유지발전 △국제 시인 정기교류 추진 등 5대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정읍 출신으로 지난 1991년 <문학세계>로 등단했으며, 저서로는 시집 <당나귀를 만난 목화밭>, <사막풀> 등이 있다. 금요시담 동인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문인협회 국제교류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선거가 끝난 후 김 회장은 제8대 전북시인협회 감사로 이형구 시인과 이두현 시인을 선임했다. 또 그간 전북시인협회를 이끌어온 조미애 제7대 회장은 이날 지난 3년간 전북시인협회장으로서 일하는 동안 함께 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를 드린다며 소회를 밝히고, 장교철 시인과 전길중 시인에게 감사패를 전했다. 장교철 시인은 제7대 사무국장을 맡아 전북시인협회 발전을 위해 성심을 다하여 봉사한 점, 전길중 시인은 전북시인협회 제7대 편집위원장을 맡아 <시의 땅> 발간을 위해 성심을 다한 점을 감사장에 새겼다. 한편 전북시인협회는 지난 1999년 2월 창립돼 회원 화합과 권일 보호에 앞장 서 왔다. 현재 회원 250여 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회원 창작품은 물론 협회 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시화집 <시의 땅>을 해마다 발간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20.02.09 16:54

“한국춤으로 전북 전통문화유산 세계 곳곳에 알리고파”

김애미 이사장 한국 속의 한국이자 전통문화예술이 살아숨쉬는 전라북도가 자랑스럽습니다. 제가 가진 전통무용의 가치를 세계에 보급해 전라북도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알리고 싶어요. 춤예술가인 김애미 금파춤보존회 이사장이 전북무형문화재 제44호로 지정된 한량무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중국무용학계에 한국궁중무의 의미를 알리는 활동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김 이사장은 전북무형문화재 제17호 한량무 보유자인 금파 김조균과 전북무용협회 수장으로 전북지역 춤의 역사를 써온 김숙의 딸이다. 한국춤의 시원성과 원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유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부모의 가르침을 들으며 꿈을 키워왔다. 동양예술의 뿌리를 찾아 지난 2013년 중국 북경 유학길에 올랐고, 이듬해 중국중앙민족대학 무용학원 소수민족예술전공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스승으로 가르침을 받았던 국수호 전 국립무용단장의 조언도 김 이사장의 도전에 힘을 실어줬다. 유학 당시 중앙민족대학교에서는 김애미 이사장에게 수천년의 전통 안에 담긴 한국의 위대한 노력을 중국 무용학계에 소개해주길 요청했다. 이에 김 이사장은 중국무용학계에 기호학을 활용해 무용작품을 분석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그가 지난해 발표한 박사논문 <한국궁중무 학연화대처용무의 합설 연구>가 그 결과물이다. 한중문화의 연관성을 조명하며 한국궁중무에 담긴 정치사회적 현상과 의미분석에 집중했다. 2018년부터 중국에서 한량무를 알리는 수업을 진행했어요. 세계에 전북을 소개하고 전주의 춤을 자랑할 수 있는 시간이었죠. 그들은 귀를 기울여 한국의 전통을 동경하고 선망의 마음으로 한국의 춤을 배워요. 그럴 때마다 우리의 전통예술이 아름답고 위대하다는 생각에 행복했어요. 김 이사장은 새해 목표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창작무용을 통해 40년 춤 인생을 돌아보는 발표회를 생각하고 있다. 전북에서 무용과 음악 등 전통을 기반으로 한 창작공연예술이 생명력을 갖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전북, 그리고 전주는 한국에서 가장 전통적인 도시라고 생각해요. 전주만큼 남녀노소 모두가 전통예술에 열정을 가지는 곳이 없어요. 우리 춤과 소리가 끊이지 않는 전용극장을 지으면 이들의 예술적 감수성을 존중하고 표출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어요. 전통예술을 통해 전주만의 색깔을 찾을 수 있도록 저도 힘을 보태겠습니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2.09 16:54

전북도민 ‘문화예술 향유 활동’ 늘었다

전북도민이 지난 1년간 영화, 대중음악연예, 전통예술 분야를 중심으로 문화예술을 향유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 관람률 또한 고루 증가해 문화예술에 대한 도민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말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조사한 국민문화예술활동조사 등 국가승인통계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전국 17개 시도의 만15세 이상 국민 1만102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9월 9일부터 11월 14일까지 조사한 내용이다. 전북지역의 표본수는 475명이다. 지난 1년간 국내 문화예술행사 관람률은 81.8%로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8년에 비해 0.3%p가, 2016년에 비해 3.5%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016년 62.4%의 문화예술행사 관람률을 보였던 전북지역 또한 2018년 65.6%로 상승의 기류를 타고 2019년 74.2%로 1년 새 9%p에 달하는 큰 증가폭을 보였다. 국내 문화예술행사 관람횟수도 2018년 5.6회에서 2019년 6.3회로 전년 대비 1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북지역에서는 2018년 4.5회에서 2019년 5.9회로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치로 증가했다. 지난해 전국의 분야별 관람률은 전 분야에서 고루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대중음악연예(23.3%)와 영화(77%) 분야에서 높은 수치를 유지했다. 전북도민들도 영화와 대중음악연예 분야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조사 결과 영화(69.2%)와 대중음악연예(19.3%%) 분야에서 높은 관람률을 기록한 것. 전년과 비교해 영화는 62.9%에서 소폭 증가했지만 가장 높은 관람률을 유지했으며 대중음악연예는 5.8%에서 13%가 넘는 증가폭을 보여 그 뒤를 이었다. 더불어 전통예술(11.7%), 뮤지컬(8.1%), 연극(7.2%), 미술 전시회(6.9%) 분야를 통한 문화예술 향유도 이어졌다. 특히 전통예술 분야에서는 전국 17개 시도의 평균 수치인 10.3%보다 1.4%p 높은 관람률을 기록했다. 읍면지역의 문화예술행사 관람률은 71.4%로 다소 완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6년에 비해 5.7%p 상승했지만 전년도보다 0.3%p 감소한 수치다. 대도시와 읍면지역의 문화예술행사 관람률 격차는 2016년 15.5%, 2018년 13.5%, 2019년 12.7%로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 문화정책과 담당자는 전반적인 국민들의 문화예술행사 관람률과 관람횟수가 꾸준하게 증가해 문화향유가 일상 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지역간 문화향유 격차가 대폭 완화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1991년 통계청의 승인을 받은 국민문화예술활동조사(전 문화향수실태조사)는 지난해부터 조사주기가 2년에서 1년으로 단축됐다. 이번 조사의 세부적인 내용은 문화셈터 홈페이지(stat.mcst.go.kr) 및 문화예술정보시스템(policydb.kcti.re.kr)에 공개한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20.02.06 17:39

2020 늘어나는 예술인 복지혜택, 찾고 받고 누리세요

올해 예술인의 창작활동과 생활안정을 위한 복지 혜택이 늘어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예술인 복지를 위한 총 지원 규모를 지난해 400억 원에서 올해 710억 원으로 확대한다고 지난 5일 밝혔다. 관련 제도를 정비해 예술인들이 더욱 쉽게 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폭넓은 안전망도 마련한다. 예술인이 한국예술인복지재단 복지 혜택을 받으려면 먼저 예술활동증명을 신청해야 한다. 예술활동증명은 복지사업 참여를 위한 기본 절차로, 예술인복지법상 예술을 업으로 해 예술활동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제도다. 신청 자격은 문학미술사진건축음악국악무용연극영화연예만화 등 11개 예술분야에서 창작실연기술지원 및 기획 형태로 예술활동을 하는 직업 예술인이다. 최근 일정 기간 예술활동 또는 예술활동으로 얻은 수입을 증명할 수 있거나,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그에 준하는 예술활동을 펼쳐왔음을 증명하면 누구나 신청가능하다. 예술활동 증명에 관한 세부 기준은 각 예술분야에 따라 다르다. 예술활동증명을 받으면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제공하는 △예술인패스 △창작준비금 지원 △예술인파견 지원 △예술인 의료비 지원 △예술인생활안정자금 △예술인 심리상담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전북문화관광재단 전북예술인복지증진센터에 따르면 예술활동증명을 받은 전북지역 예술인은 지난 1월 29일 기준 1739명에 이른다. 창작준비금 지원은 예술인들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예술활동을 중단하지 않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1인당 300만 원이 주어진다. 격년제로 운영되며, 원로 예술인들의 예술활동과 사회적 기여 기회도 제공한다. 올해는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선정 절차를 거쳐 1만2000명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원액은 늘지 않았지만, 수혜자는 지난해 5500명보다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지원 기준도 완화됐다. 소득과 재산 심사 대상은 본인과 배우자로 축소된다. 그간 소득이 낮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부모 혹은 자녀의 재산으로 창작준비금의 혜택을 받지 못했던 예술인도 참여할 수 있다. 신청에 필요한 서류도 최대 12종에서 3종으로 대폭 줄어 더욱 쉽게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올해부터는 농어촌 지역예술인 가점제가 도입돼 지역 예술인 참여 기회가 넓어졌다. 지난해 창작준비금 지원을 받은 전북지역 예술인은 138명으로 전국 2.5%에 머물렀다. 그러나 지난 2015년 71명, 2016명 68명, 2017명 87명, 2018년 107명 등 수혜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오는 24일 창작준비금 지원사업을 공고하고, 오는 3월 2일부터 3월 20일까지 신청 접수할 예정이다. 신청은 한국예술인복지재단 홈페이지(http://www.kawf.kr/)에서 온라인으로 접수할 수 있으며, 우편 및 방문 접수도 가능하다. 또한 전북예술인복지증진센터(http://www.jbaw.or.kr/)에서 회원가입서류제출 등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소득이 불규칙해 일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예술인을 위한 안전망이 강화된다. 지난해 85억 원 규모로 시범 운영했던 생활안정자금 융자를 올해부터 190억 원으로 확대한다. 주요 상품인 전월세 주택 자금 융자는 주거 부담을 고려해 상한액을 1억 원까지 높였다. 건강 증진을 위한 예술인 심리상담 지원 대상도 늘렸다. 예술인 심리상담은 창작활동 과정에서 심리적정신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예술인에게 심리상담 및 심리검사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 그간 예술인 450여 명이 대상이었지만 올해부터는 800명까지 확대한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과 연계한 전국 심리상담센터 32곳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예술 활동 중 서면으로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경우,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신고상담 창구를 통해 위반 사실을 신고하고 법률 자문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그간 구두계약 관행이 만연해왔던 예술계 특성상, 분쟁 발생 시 계약서 미체결로 인해 예술인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았다. 한편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4대 중증질환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예술인을 대상으로 오는 3월 6일까지 신청을 접수, 최대 500만 원까지 의료비를 지원한다.

  • 문화일반
  • 이용수
  • 2020.02.06 17:39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17) 당시대 리얼리즘시의 최고봉, 야인 김창술

잠깐 외출하겠다고 집을 나섰다가 50년이 넘은 세월 동안 돌아오지 않으시는 가친의 시전집이 발간된다고 하니, 저희 못난 불효자식들은 생업에 종사하느라 가친의 행적을 되찾지 못한 지난 시절의 불효가 높아 보이고, 무심한 세월이 원망스럽기만 합니다.라며 유족들은 빛 바랜 사진 몇 장으로 그에 대한 추억을 회고하고 있다.(『김창술 시전집』에서) 야인 김창술(野人 金昌述1902-1953)은 전주 출신이다. 그는 1920년 『개벽』을 통해 「大道行」을 발표하여 등단하였고, 1920-30년도에 일제에 의한 국권침탈기에 민족해방을 위해 활약했던 시인이다. 또한 카프 회원이었으며, 1925년 『동아일보』 주최 신춘문예 「봄」이 입선되었지만, 그의 생애 동안 한 권의 시집도 출판하지 못했다. 1926년 『熱光』이라는 시집을 발간하려다 출판이 불허되었고, 1927년에는 유엽 김해강과 함께 전주시회을 조직하였다. 이후 1930년에 김해강과 77편의 시를 묶어 공동시집 『機關車』도 일제의 검열로 불허되었다. 유고시집으로는 『김창술 시전집』이 있다. 돌이켜 보건데 그는 전주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하였고, 노동자시인도 아니었다. 전주 남부시장에서 순창상회라는 포목상을 운영하여 경제적으로 가난하지도 않았다. 해방후에도 이병기 신석정 등과 전북 문단의 재건에 힘을 기울였다. 이어 전쟁이 발발하여 고향을 떠나게 된 그는 서울로 거주지를 옮긴 후 1953년 11월에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아 마지막 생애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무릇 한국현대문학사에서 김창술은 1920년대에 활동했던 경향파 시인 정도로만 알려져 왔다. 그에 대한 작품 언급은 몇몇 연구자를 제외하고는 한국현대문학사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장창영은 그가 문학사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를 제시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그의 작품이 미학적 특질 때문이고, 작가로서의 전문성 결여를 든다. 그가 1920년대 주로 『조선일보』와 『개벽』 등의 시 작품을 발표했을 뿐, 그 외에 다른 매체에는 거의 작품을 발표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몇몇 카프계열의 시인들과 김해강을 제외한 다른 문인들과의 교류와 문단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가하지 않았다. 또한 그의 뿌리 깊은 자의식에서 그 연원을 찾을 수 있고, 분단의 고착화에 따른 연구자들의 시각 편협성을 고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잊혀진 시인으로 김창술의 시세계를 다시 재조명하는 것은 각별한 의의를 갖는다. 이는 한국 현대문학사의 중요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리얼리즘시의 영역을 복원하는 것이며, 카프 시인들인 임화 박영희 김기진 등과 같은 리얼리즘계열의 시세계를 넓혀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김재홍은 여성적인 정조와 폐쇄적인 어둠의 분위기가 범람하던 1920년대 초기 시작 형성과 그 전개 과정에 있어서 낭만적인 기백과 낙관주의적 풍모를 보여줌으로써 우리 시의 한 변경을 개척한 것에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김창술 시선집. 더 나아가 최명표는 『김창술 시전집』에서 그는 자타가 공인하듯 1920-30년대 리얼리즘시의 한 국면을 고스란히 감당하였다. 따라서 그의 시세계에 대한 총체적인 접근이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근대 시문학에 대한 평가가 온전히 이루어질 수 없다. 그의 시작품을 통해서 당시 리얼리즘시의 경향과 한 시인의 당대 현실에 대한 치열한 시의식을 발견할 수 있다. 라며 시집을 엮은 이유를 밝히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1920년대 전기의 시 흐름은 세기말 사상과 31운동의 실패와 같은 시대적 상황으로 인한 주관주의와 감상주의로 빠져들었다, 이후 192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는 이러한 시들을 비판하는 경향이 등장하여, 현실 지향적인 시들이 등장했다. 이 시기의 김창술의 초기시는 주제 의식이 드러나지 않았고, 이들 작품에서는 낭만적인 감상성을 주축으로 한 내용으로 표출되고 있다. 예컨데 농촌과 자연의 풍경을 노래한 시 「芽亭에서」를 비롯하여 「水泡」, 「푸른하늘」, 「失題」 등에서 볼 수 있다. 그리하여 김창술은 시대적 현실 앞에서 현실을 체화하지 못했던 것이다. 1920년대 중반 이후 프로시에서 나타나는 촛불은 연약하고 애달픈 존재인 프롤레타리아의 존재와 동일시되어 표상된다. 이러한 그의 시 「촛불」에서 붉다란 불꼿이 심지를 들고/ 슬글슬금 타 기어오르니/ 그뜻이 무엇이뇨?/한말도 하지 못할 애처러운 몸으로 소멸되는 존재로 인지되고 있다. 자신이 촛불처럼 나약한 존재임을 인식하기 시작한다. 그 결과 현재의 고통을 잊을 수 있는 과거로의 회귀를 갈망하면서 향수에 젖는데, 이는 「성숙기의 마음」에서 드러나듯이 과거와 현재의 현실 상황에 대한 대비를 통해 애상적 관념을 형상화하고 있다. 나도 사람이외다/ 피와 살과 ᄲᅧ가가튼사람이외다/ 가트면왜?/ 平等이아니라해요/ 白丁놈이란무엇임나가/ 쌍놈이란무엇임닛ᄭᅡ/ 나도人格이잇서요!/ 個性도잇구요/ 나는反抗함니다 내 내生命ᄯᅢ문에// 올소이다! 白丁!/ 白丁이란내일흠이외다!/ 당신이부르든내일흠이구요/ 내肉體는ᄯᅥᆯ니엇지요/ 피는용소슴츠고요/ 마음쓰림은 내마음쓰림은/ 아! 나는 反抗하여요/ 絶對平等을부르지즈며/ 階級이라는 强盜를破滅식히기로(「反抗」, 『동아일보』, 1923) 위 작품은 그가 현실 세계를 변혁하고자 하는 의지로, 억압받는 삶에 대한 반발로부터 시작된다. 이러한 사실적 작품이 「反抗」이다. 이 시에서 시적 주체는 백정이다. 그가 백정을 내세우는 이유는 백정의 처지와 자신의 처지를 동일시하여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백정도 사람이고, 나도 사람이다는 전제를 통해 생명을 지닌 모든 인간은 다 평등하다는 핵심으로 귀결된다. 즉 피와 살과 ᄲᅧ가가튼사람과平等를 내세우면서 생명이라는 존재의식으로 천착된다. 이러한 평등의식은 시 「賣罰」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민중을 시적 주체로 내세워 전매로 야기된 갈등과 그로 인한 슬픔과 분노를 표현한 최초의 작품이다. 시적 주체인 농민들은 맘대로팔엇다고 잡혀가는이몸, 이제와서 묵겨가는이몸, 스무 하루 갇히게 된 이몸으로 감각적인 이미지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농민과 식민지 지배자와의 관계, 즉 지배와 종속의 계급 관계가 가시화되고 있으며, 농민의 계급적 분노가 구체적으로 묘사된 작품이다. 이러한 주제를 담고 있는 시편은 「병아리의 꿈」, 「大道行」, 「간밤이 새여지다」 등이 있다. 이어 「앗을대로앗으라」에서 알ᄯᅳᆯ이 지어노흔 쌀은 누구에게 ᄯᅢ앗겻는가.라며 시적 주체의 격렬한 감정이 드러나며, 강박한 시대적 현실 앞에서 항변과 투쟁에 대한 행동이 사실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戰線으로」는 일제 강점기라는 당대 현실을 직시하면서 노동 현장과 노동자의 집단적 투쟁이 제시된 작품이다. 배가주리어 죽는 한이 잇드래도/ 한사람아 남은 순간ᄭᅡ지.처럼 이 시의 경우 신경향파 시의 시대가 끝나고 프로시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작품이다. 또한 「조선을차저서」에서 보여주듯 차라리발악을하자! 폭탄을안고서/ 이러한조선을찻고십다.라는 그의 강한 외침으로 잃어버린 땅에 대한 환멸과 이를 회복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분노의 감정이 표출되고 있다. 지금까지 그는 당대 현실 속에서 농민과 노동자의 현실을 직시하고, 낙관적인 미래를 전망하고자 했다. 그리하여 삶에 懷疑하는사람 어든밤에로가라에서 드러나듯 새시대를 향한 인젠새벽이로다 새벽이로다라고 생명의 노래를 부르는 그마음 굿세임이여처럼 자신의 마르크스즘 신념을 실천하고자 했다. 그리하여 시대 현실에 대한 저항의식과 초극의지로 민족의 화해 평등사상을 염원했다. 따라서 김창술 시는 상대적으로 소외받던 민중들의 삶과 정서를 바탕으로 당대 현실에 대하여 비판적인 시각의 확보를 시도함으로써 다른 카프 계열의 시인들과의 차별성을 모색했다는 의의를 가진다. 요컨대 그가 개인적 관심을 사회적 현실로 일치시킴으로써, 삶과 역사의 올바른 이념을 충실히 반영하여 당대의 리얼리즘 시의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되었다. 온몸으로 시를 쓴 그는 반외세 민족해방의식과 반봉건 계급해방의식으로 당대 시세계관을 열었던 리얼리즘 시인이다. 아울러 그에 대한 문학사적 오류를 시정하여 전북지역 시문학 연구에 더 넓은 지평을 열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명자 전라북도문학관 학예사

  • 문학·출판
  • 기고
  • 2020.02.06 16:17

침잠의 공간, 새벽을 쓰고 아침을 전하다

첫 새벽을 맞을 때마다 이는 하늘이 내린 무한한 가능성이라는 행복감으로 머리 숙여 감사한다는 시인이 시작(詩作)의 결실을 모았다. 박얼서 에시이집 <새벽을 쓰고, 아침을 전하다>(좋은땅)에는 시인이 그간 써온 새벽과 전해온 아침이 담겨있다. 시업(詩業) 16편, 아침 편지 15편, 내가 나에게 되묻다 16편, 다시 찾은 금오도 비렁길 16편을 모아 63편을 묶어놓았다. 일상을 꾸려온 소소한 이야기부터 마음 속 깊은 곳에 간직해왔던 진한 감정을 모두 꺼낸 셈이다. 지난 2013년 봄, 에세이집 <협죽도를 만나다>를 선보인 이후 7번째 맞이하는 새해다. 시인은 그동안 놓쳐버린 시간들을 떠올린 이후 깨어있는 새벽을 통해 본질과 마주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제1부에는 시와 수필의 역할과 현실을 되짚고 있으며 제2부에는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진심이 담긴 서간문이 실려 있다. 제3부에는 세상을 향해 묻고 싶었던 질문과 듣고 싶었던 대답을 정리했으며, 제4부에는 여행길에 올라 남겨왔던 감성의 조각을 한데 모았다. 특히, 아침편지에서는 멀리 떨어져 지내는 아들을 떠올리며 글을 써내려갔을 아버지의 부성애가 잘 느껴진다. 인생선배로서 건네는 세상살이 조언을 읽다보면 맑은 날에도 흐린 날에도 자식 생각에 한결 같은 우리네 부모님을 떠올리게 한다. 이 순간만큼은 독자들도 시인의 아들이 되어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는 것이다. 박얼서 시인은 전주 출신으로 전주 영생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으며 월간 문예사조 신인상, 한울문학 작가상, 문예춘추 릴케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전자문학위원이자 <문예가족>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에세이집을 비롯해 시집 <예순 여행>, <인생극장 길 따라 생각 따라>, <폭포의 시원을 가다>, <그해 겨울, 내가 만난 아버지는 다시 나였다>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2.05 17:23

안도 시인 “마음 속 동심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우리는 마음속에 항상 동심을 지니고 살아가죠. 여러분을 그 동심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안도 시인이 온 가족을 한 자리로 모아줄 동시 잔칫상을 마련했다. 반딧불 동시선집 <동시잔치>를 펴낸 안 시인은 어린이들이 무한한 꿈을 꾸며 아름답게 자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동시집이지만 자라나는 어린이들은 물론이고 동심을 가지고 자랐던 추억을 가진 모든 이들을 초대한다. 동심의 시대를 살아온 이들이 지난 추억을 새로이 되새기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냥 좋다, 피어야 꽃이다, 바닷가에서, 이제야 알았네 등 4부로 나눈 이번 책에는 자연과 일상 속에서 느낀 소재를 모아 80편에 달하는 동시로 푸짐한 한상을 차려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펼쳐지는 오색 빛깔의 그림도 동심의 친구가 된다. 이준섭 전 한국동시문학회장은 시의 운율이 새로워 읽기에 재미있고. 상상의 세계가 아름다워 읽을수록 상상력이 풍부해지며, 잠재된 교훈이 있어 읽을수록 어린이들이 건전한 정서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감상평을 전했다. 사랑은 / 나를 위한 것일까 // 참된 사랑은 / 이기적이지 않은 것 // 주는 사람이나 / 받는 사람 / 모두를 /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안도 시 사랑 중.) 안 시인의 작품 곳곳에 스며있는 가족 간의 사랑과 친구 사이의 우정은 이 시대에 지켜나가야 할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족사진을 찍으러 사진관을 간 다섯 식구의 따뜻한 미소도, 마주 않아 실타래를 감고 있는 엄마와 어린 딸의 정겨운 모습도 눈앞에 그려진다. 안도 시인은 1984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했으며 한국아동문학회 부회장, 전북아동문학회 회장, 국제펜클럽 전북위원장, 전북문인협회 회장, 전북문학관 관장, 전북예총 수석부회장을 역임했다. 전주시립도서관, 전북대평생교육원, 전북교육문화회관에서 시수필 전담교수로 활동했다. 지난 2018년에는 한국아동문학회가 수여하는 동시작가상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2.05 16:39

유응교 시인, 동시조집 ‘기러기 삼형제’

어린이를 위해 공을 들였지만 어른이 읽어도 좋을 동시조집. 공학박사이자 시인인 유응교 전북대 건축과 명예교수가 <기러기 삼형제>(신아출판사)를 펴냈다. 고향집 / 멀리 두고 / 철따라 이동할 때 // 오가는 / 여행길이 / 모질고 험난해도 // 의좋은 / 기러기 삼형제 / 서로 돕고 사랑해- 표제작 기러기 삼형제. 어린이들이 자연과 하나가 되어 맑고 깨끗한 생각을 가지며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동시조들이 그득하다. 유 시인은 머리글을 통해 어린이에게 하늘을 날아가는 새들을 보면 새의 마음이 되어보고, 산과 들에 핀 꽃들을 보면 꽃이 되어보라고 권했다. 또 제한된 글 속에 모든 생각을 담아야하기 때문에 동시조를 꾸준히 써보면 무척 흥미로울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유 시인이 어린이 입장이 되어 지은 어른을 위한 동시조도 눈에 띈다. 나이가 / 어리다고 / 무시하지 마세요 // 나이만 / 먹었다고 / 어른이 아니예요 // 할 말은 / 적게 하면서 / 베풀어야 어른이죠- 펭수 생각. 책은 제1부 기러기 삼형제, 제2부 반딧불이, 제3부 신호등, 제4부 고드름, 제5부 분수 등 132쪽으로 구성됐다. 유 시인은 전남 구례 출신으로 전남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북대 학생처장,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건축 추진위원장, 전북예총 부회장 등을 지냈다. 지난 2011년 제25회 한국예총 예술문화상 대상을 받았으며, (주)국제해운(대표 윤석정)과 전북문인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2017 해운문학상 바다사랑상과 전북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세계건축작가론>, <전북의 꿈과 이상>, <그리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가슴이 따뜻한 사람>, <잠들지 않은 그리움>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20.02.05 16:39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