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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글 도둑은 안돼

승리의 여신은 한 달 후에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교육감 선거는 사실상 이남호 대 천호성 양강대결로 좁혀졌다. 천 후보는 현장전문가와 3번 출마한 관계로 인지도가 높은 점이 강점이고 이 후보는 직선제 전북대총장을 지내면서 대학의 위상을 높였고 중앙 관계요로에 인적네트워크가 잘 짜여져 있는 게 장점이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공천 없이 치러져 다른 지방선거에 비해 관심이 저조,지금도 유권자 40% 가량이 부동층으로 남아 있다. 고령층이나 자녀가 학교에 다니지 않는 젊은층의 관심 저조로 교육감 선거가 관심이 덜하지만 그래도 전북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2세들의 교육을 책임진다는 점에서는 중요하다. 유권자들이 나 하고 상관 없는 오불관언 선거라고 인식하는 게 문제다. 지금 전북의 현주소가 너무나 암울하고 불투명하므로 이를 극복하려면 교육감을 제대로 된 인물을 뽑아야 한다. 그간 여러명의 교육감을 선출했지만 전문성 결여와 불법 비위를 저질러 전북교육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 바람에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긍지를 가졌던 전북교육이 붕괴되었다. 누구나 교육을 백년지 대계란 말로 그 중요성을 말한다. 하지만 투표장에 가지 않은 유권자가 태반인 상황에서는 무너진 전북교육을 바로 잡을 수가 없다. 자신의 한표가 미래 전북교육을 살려 놓는다는 생각으로 최상의 후보가 아니면 차상이라도 뽑아야 한다. 유권자들이 이번 기회에 전북교육의 문제가 뭣이고 그 대안도 고민해야 한다. 어린아이가 커 나갈 때 사랑과 관심이 절대 필요하듯 교육도 관심이 중요하다. 교육을 평가할 때 항상 학력관계를 우선시 한다. 학생인권을 강조하면 교권비중이 낮아지지만 학교의 주 임무가 가르치는 기관이라서 누가 더 학력신장에 관심을 갖는지를 살펴야 한다. AI시대에 학생들의 창의력을 신장시키고 수월성교육은 꼭 필요하다. 과학문명의 급진적인 발달로 인간성이 곳곳에서 파괴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를 바로 잡으려면 인간성 회복교육을 중시 해야 한다. 교육감 선거는 법의 좁은 영역에서 해석되거나 기계론적 사고로 재단하면 안된다. 훈습(薰習)이 교육이므로 도덕적 영역에서 판단되어야 한다. 교육감 선거가 종반전으로 치닫지만 누가 더 도덕적 후보인가를 살피는 게 더 중요하다. 남의 글을 마구 베껴다가 자기 글인양 칼럼으로 게재한 것은 글 도둑이므로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 한번도 문제지만 그 횟수가 많다면 교육감으로서 자질이 문제라는 것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은 교사들과 어른들의 뒷모습을 보고 커 가므로 표절문제를 그냥 간과하면 안된다. 한마디로 표절은 남의 생각을 훔쳐다 쓴 지적재산권 침해라서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 표절한 사람이 교육감 되려는 것은 꿈도 꿔선 안된다. 전북교육이 살아 나려면 도덕적으로 흠결이 덜한 후보를 뽑는 게 상책이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6.05.03 18:42

[오목대] 심판대에 선 전북 국회의원

요즘 지역정가에서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단연 ‘공천 재난지역’이라는 신조어다.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들끓는 비판여론이 임계점을 넘어서면서 급기야 이같은 자조 섞인 표현이 등장했다. 이런 평가가 나온 것은 도지사 경선 과정에서 현직 지사의 제명에 이어, 식사비 대납 의혹, 단식과 사실상의 경선 불복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파문이 증폭된 때문이다. 시장, 군수나 지방의원 공천 과정에서도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 이곳저곳에서 터지면서 공천 재난지역이라는 말이 더욱 와닿는다. 한편에선 “선거때면 으레 있을 수 있는 갈등일뿐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통합될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으나 다른쪽에서는 “자칫 지방선거가 갈등의 끝이 아니라 대분열의 시작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런데 공천이 막바지에 이른 요즘 “과연 전북인들은 제대로 대접받고 있는가” 라는 물음을 던지는 이들이 많다. ‘공천 = 당선’ 이라는 특정 정당 독점 체제가 완벽히 굳혀지면서 민심보다는 당심이 훨씬 중요한 것을 실감하기 때문이다. 기초의원부터 도지사 후보까지 금품 선거, 대납 의혹 등 각종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고 부적격 기준이 후보마다 다르게 적용된다는 소위 ‘형평성’ 논란은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온다. 최근들어 ‘전북 홀대론’이 등장한 배경이 궁금하다. 과거 전북홀대론이 주로 중앙정부로부터의 소외를 말했다면 이번에는 “중앙당이 전북을 우습게 본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냉정하게 보면 누구를 탓할 일만도 아니다. 도민들이 자초한 측면이 다분하다.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되는 상황에서 후보들이 누구를 바라보게 될지는 불을보듯 뻔하다. 특이한 것은 이번 전북 지방선거에서 많은 지역에서 당심(권리당원 투표)과 민심(일반 여론조사) 사이의 괴리가 주목할 만큼 컸다고 한다. 민주당 권리당원의 숫자가 20만명에 육박하는 전북의 상황을 감안하면, 당심은 곧 민심일 개연성이 크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게 아니라는 거다. 일반 도민을 상대로 한 지지도와 권리당원을 상대로 한 지지도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거다. 특히 지방의원 당원 투표의 경우 평소 관리된 ‘조직표’가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이다. 조직화 된 당심이 비조직화 된 민심을 이길 수 있다는 거다. 지역정가에서는 이번 지선이 끝나면 곧바로 국회의원들에 대한 심판의 시간이 시작될 거라는데 이견이 없다. 각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이번 선거과정에서 ‘공천권’을 확실하게 행사한 만큼 고스란히 향후 총선 때 부메랑처럼 되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단체장이나 지방의원 공천과정에서 깊숙히 개입한 의원일수록 수많은 동지와 적이 동시에 만들어졌다. 철저히 수퍼 갑 행세를 했던 국회의원들이 내후년 총선을 앞두고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하다. 지방선거 2년뒤 치러지는 총선때는 앙금이 다 풀리려나 위병기 이사/전략기획실장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6.04.29 18:19

[오목대] 슬로시티 전주의 선택

전주가 슬로시티로 지정된 것은 2010년이다. 이후 두 차례 재인증을 거쳐 자격을 유지해 온 전주는 2016년, 첫 재인증 심사에서 그 영역이 한옥마을 중심에서 구도심 전역으로 확대됐다. 도시 전체가 슬로시티로 인정된 것은 국내에서도 드문 사례였다. 도시 전체의 삶의 방식으로 ‘느림’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그 상징성은 분명했다. 그렇다면 그 자격은 여전히 유효한가. 전주는 올해 재인증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조차 그 준비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자격을 묻는 논의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이 침묵은 단순한 행정의 공백이 아니라, 슬로시티에 대한 인식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다. 슬로시티는 일회성 인증이 아니라, 지속적인 점검과 선택으로 유지되는 자격이다. 도시의 환경과 생활, 공동체의 시간이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묻고, 그 기준에서 벗어나는 순간 자격은 흔들린다. ‘지정보다 유지가 어렵다’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그렇다면 지금의 전주는 어떤가. 한때 슬로시티의 중심이었던 한옥마을은 이제 다른 모습이 되었다. 골목은 걷기보다 밀려 이동하는 공간이 되었고, 오래 머물던 가게들은 사라지고 비슷한 간판들이 그 자리를 채웠다. 전동차와 오락시설이 밀집한 거리에서 한옥마을의 정취는 찾기 어렵게 됐다. 전통은 유지되기보다 전시되고, 삶의 자리도 뒤로 밀려난 지 오래다. 문제는 더 깊은 곳에 있다. 지금 전주가 슬로시티로서의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가라는 질문 자체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자격을 잃어가는 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그 자격을 묻는 관심마저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슬로시티는 단순히 느리게 사는 도시가 아니다. 속도 경쟁에 내몰린 도시가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에 대한 하나의 답이다. ‘더 빠르게, 더 크게’라는 개발의 공식을 의심하고, 도시가 감당할 수 있는 속도와 규모를 스스로 선택하자는 제안이다. 성장과 개발을 멈추자는 것이 아니라, 그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자는 것이다. 개발과 경쟁의 속도가 도시를 규정하는 시대일수록, 그 흐름을 그대로 따르는 도시는 결국 서로 닮게 된다. ‘더 빠르게, 더 크게’를 향해 나아가는 동안 도시의 고유한 시간과 생활은 밀려난다. 관광은 남고 삶은 사라지는 도시, 소비는 늘어나지만 기억은 쌓이지 않는 도시가 된다. 선거가 끝나고 새 자치단체장이 들어서면 도시의 개발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다. 그 속도 속에서 슬로시티 전주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지금 필요한 것은 슬로시티 재지정 여부를 따지는 일이 아니라 전주가 어떤 속도의 도시가 되려 하는가를 다시 묻는 일이다. 슬로시티는 결국, 도시가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스스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그 선택의 시간이 지금, 전주 앞에 와 있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6.04.28 18:27

[오목대] 잊혀진 들녘, 사라진 농촌 공약

수문이 활짝 열렸다. 지난 23일 한 해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유서 깊은 행사가 열렸다. 호남평야 물길의 거점, 정읍 태인면 동진강 낙양취입수문에서 열린 ‘백파 통수식(通水式)’이다. 한국농어촌공사가 풍년농사를 기원하며 수문을 열고 농수로에 물을 흘려보내는 행사다. 전국 곳곳에서 통수식이 열리지만, 대표 행사는 단연 한반도의 곡창, 호남평야에서 열리는 백파 통수식이다. 농업의 위상이 거듭 추락하면서 지금은 영농기관과 단체, 지자체가 모여 치르는 단순 연례행사로 인식되고 있지만, 20세기에는 ‘국가의 대사(大事)’이자 수천명의 인파가 몰리는 축제였다. 특히 고위관료와 호남의 표심을 얻으려는 정치인들이 앞다퉈 찾아와 농민들의 손을 맞잡으며 자신의 존재를 드러냈다. 당시 농업은 국가의 기틀이었고, 농심은 곧 민심의 척도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정치인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게다가 올해는 선거철과 겹쳤는데도 그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우리 사회 농업의 존재감이 어디까지 지워졌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표계산에 밝은 정치인들의 관심이 농심(農心)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말잔치 선거판’에서조차 농업·농촌은 없다. 농도 전북의 도지사를 비롯해 시장·군수에 도전하는 후보들의 주요 공약에서 농업·농촌, 그리고 농민은 찾아보기 어렵다. 전북교육감 선거판도 마찬가지다. 난제로 꼽히는 농촌 작은 학교 문제와 도·농 학력격차 해소 등 농어촌교육을 둘러싼 이슈와 현안이 넘쳐나는데도 후보들의 핵심 공약에 이런 의제는 없다. 올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들과 정당의 정책공약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은 5월 중순, 후보자 등록일 직전에 당의 공약을 일괄 발표하기로 했다. 물론 농업·농촌 분야도 공약집 한쪽에 인쇄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껏 보여준 후보들의 행보를 짚어보면 단순 ‘구색 맞추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와 AI 등 첨단산업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지만, 농업은 여전히 우리 생존의 근간이다. 식량안보가 무너진 국가에 미래는 없다. 전북은 대한민국 농생명산업의 거점이자 식량주권을 수호하는 전초기지다. 농업정책이 자꾸만 변두리로 밀려나고, 급기야 선거판에서조차 찾아볼 수 없게 된 현실이 안타깝다. 사라진 공약의 빈자리에는 농촌 소멸의 그림자가 들어찰 것이다. 정치권이 농업·농촌을 외면하는 것은 우리 농촌에 비전이 없어서가 아니다. 농업의 미래 가치를 읽어내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안목과 역량이 그들에게 없기 때문이다. 전북 농업의 위기는 곧 대한민국 식량안보의 위기다. 지역의 미래를 이끌겠다고 나선 후보자와 정당은 우리 농업·농촌의 비전과 농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실질적인 로드맵부터 제시해야 한다. 누가 진정으로 이 땅의 근간을 지킬 적임자인지, 유권자들이 지켜보고 있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6.04.27 17:41

[오목대] 무시당한 전북정치

역시나 잔인한 4월이 되었다. 전북에서 40년 가까이 민주당 일당 독주체제로 운영되다보니까 그 오만함의 부작용이 속출했다. 당내 경선이 본선이나 다름 없어 각 후보들이 공천을 받으려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정책과 공약 대결은 오간데 없고 상대의 흠집을 들춰내기에 급급했다. 단체장 경선이 당원과 시민여론 50%씩 합산하는 방식으로 가다 보니까 인물은 뒷전인채 누가 더 전화를 잘 받게하느냐가 승패를 갈랐다. 민주당 안방인 전북에서 지난 4년 전과 같이 이번에도 현직 지사를 컷오프 시켰다. 송하진 전 지사를 컷오프 시킬 때는 뚜렷한 이유도 없이 단순히 지지율이 낮다는 이유로 잘라 버렸다. 그 당시 송 전 지사는 줄곧 지지율 1위를 달려와 그 누구도 컷오프 되리라고는 믿지 않았다. 하지만 표면상 전주시장 2번, 지사 2번을 하는 동안 뚜렷한 업적이 없다는 이유로 컷오프 시켰지만 실제로 정세균 김성주로 연결되는 주류세력의 야합으로 컷오프 당했다. 이 같은 현상이 다시 도진 것은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80% 이상을 상회하고 도민들의 민주당 지지가 70%를 유지, 그 누구를 공천해도 당선된다는 그 오만함과 자신감이 당 대표 생각에 배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도민들이 김대중 대통령 때부터 줄곧 한눈팔지 않고 민주당을 일방적으로 지지해온 것은 혹시나 행여나 하고 지역발전이 이뤄지고 인재들이 커 나갈 수 있을까해서 일편단심 민들레처럼 지지해왔던 것. 하지만 그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면서 자존심이 짓밟혔다. 흔히들 외부사람들이 도민을 좋게 말해 동학의 후예라고 추켜세우지만 그 당시 동학군이 기치로 내건 반외세 민주 평등과는 괴리감이 없지 않다. 그간 국회의원들이 자기 밥그릇 챙기는데만 혈안이 되었을 뿐 제대로 지역발전을 도모하지 않았다. 특히 이웃 광주 전남 정치권의 눈치 살피는데만 급급, 원팀으로 전북 몫을 가져오는 것 보다는 자기들 입신양명하기에 바빴다. 무능한 정치인들이 자기정치 하는데 전념하다 보니까 전북정치가 중앙정치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채 변방으로 내몰렸다. 김관영 지사가 청년당원들에게 대리운전비 지급한 것을 정청래 대표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속전속결로 제명처분한 반면 이원택 의원 정읍 고깃집 식사비 대납건은 꼬리 자르기로 끝낸 게 공정했느냐는 것이다. 전북 출신 최고위원이 3명이나 있었지만 그들이 제대로 말한마디 못하고 당 대표 지시를 따른 게 도민들을 분노케 했다. 친명계 강득구 이언주 최고위원이 단식농성중인 안호영 의원의 재감찰 요구를 두둔하며 응원한 것에 비하면 잘못이라는 것. 특히 당사에서 100m 밖에 안 떨어진 안 의원 단식농성장에 정청래 대표가 찾지 않은 것에 도민들이 몰인간적이었다고 힐난했다. 도민들이 이런식으로 수모를 당하고도 마냥 참고 견뎌야만 하는가. 결국 도민들의 행동하는 양심여하에 달려 있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6.04.26 18:41

[오목대] 민주당 공천과 ‘내란 전북’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아 6.3 지방선거에 출마할 전북도지사와 13개 시·군의 시장·군수 후보가 확정됐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 가운데는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 당시 내란에 동조한 혐의를 받는 고발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람이 7명이나 포함돼 있다. 이학수 정읍시장, 정성주 김제시장, 유희태 완주군수, 황인홍 무주군수, 최훈식 장수군수, 심덕섭 고창군수, 권익현 부안군수 등이다. 민주당에서 제명된 김관영 지사와 3선 단체장의 연임 제한으로 출마하지 못하는 심민 임실군수도 내란 동조 혐의로 고발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북을 ‘내란의 도시’로 처음 지목한 것은 조국혁신당이다. 조국혁신당 전북도당은 지난 2월 12일 도의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12·3 내란 당시 청사 출입을 통제하고 폐쇄한 도지사와 기초자치단체장 8명을 내란 동조 및 직무 유기 혐의로 2차 종합특검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도지사와 시장 군수들을 일일이 호명하며 이들이 청사 출입을 통제하고 공공기관의 문을 폐쇄했다고 주장했다. 권창영 특별검사가 이끄는 2차 종합특검은 그동안 전북도청 간부들을 불러 전북도의 내란 동조 혐의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 12.3 비상계엄 당시 도청에서 열린 간부회의에 참석한 공무원들이다. 참고인 조사가 마무리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나부터 먼저 불러 조사해달라”고 요구한 김관영 지사도 다음주쯤 피고발인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한때는 합당까지 논의했던 조국혁신당의 도지사와 시장·군수 내란 동조 주장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조국혁신당이 내란 동조 혐의자로 지목한 7명의 시장 군수를 공천했다. 내란 동조 혐의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부적격자를 공천한 ‘대참사’가 발생할 만한 일이다. 조국혁신당과는 별도로 민주당 도지사 경선에 나선 이원택 의원도 수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전북도의 내란 동조를 주장했다. 민주당 도지사 후보로 확정된 이 의원은 앞으로 6.3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조국혁신당으로 부터 내란 동조자로 낙인 찍힌 민주당 시장 군수 후보들과 함께 선거운동을 벌여야 한다. 생각만 해도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2차 종합특검이 전북도의 내란 동조 혐의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알 수 없지만 지역 정치인들이 스스로 규정한 ‘내란 전북’은 이미 전국에 전북의 명예와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켰다. 특검의 조사결과 내란 동조 혐의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이에 상응하는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그것이 내란 동조를 반성하고 참회하는 새로운 전북의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특검의 조사를 통해 내란 동조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 전북을 ‘내란의 도시’로 전국에 낙인 찍고 오명을 씌운 정치인들의 처절한 반성과 참회가 뒤따라야 한다. ‘내란 전북’은 선거를 핑계 삼은 아니면 말고 식 마타도어로 치부할 수 없는 엄중한 사안이다. 2차 종합특검에 대한민국과 전북의 미래가 함께 달려있다.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6.04.23 18:34

백척간두에 선 전북의 조타수

아시아에서 서구 열강의 직접적인 식민 지배를 받지 않은 곳은 태국(타이)과 일본 단 2곳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네팔, 부탄 등도 반식민지였음에 틀림이 없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을 계기로 가장 빠르게 근대화에 성공하면서 순식간에 제국주의 열강 반열에 들어섰고, 태국은 동남아에서 유일하게 독립을 유지한 것으로 유명하다. 미얀마를 점령했던 영국, 인도차이나를 차지한 프랑스 사이에서 완충지대 역할을 하며 영토를 일부 내주기는 했으나 어쨋든 주권을 지켜냈다. 이게 바로 온 백성이 도탄에 빠졌던 조선과의 가장 큰 차이였다. 조선의 고종이 500년 넘게 이어져온 나라를 송두리째 빼앗기는 우를 범했다면 태국에서는 라마 5세 국왕이 소위 사소취대(捨小取大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가진다는 뜻) 전략으로 국가를 지켜냈다. 물론 지정학적 위치나 세력구도 등 처한 환경이 다르기는 했으나 별반 차이가 없었다는 점에서 100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도 두 나라의 과거는 반추해볼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거대한 두 세력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라마 5세의 업적은 바로 대나무 외교로 집약된다. 혼란스러운 격변의 시기에도 태국이 독립과 근대화를 성공시킬 수 있는 기반이 됐다. 대나무 외교는 태국 역사 전체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라마 5세(쭐랄롱꼰)는 태국에서 가장 위대한 군주로 칭송받고 있다. 반면 국제정세를 제대로 읽지 못해 겪어야만 했던 임진왜란, 병자호란, 경술국치는 자초한 측면이 다분하다. 조선시대 27대 왕 모두를 통틀어 선조, 인조, 고종을 가장 무능하면서도 국가와 백성에게 가장 큰 해악을 끼친 왕으로 꼽는데 큰 이론이 없는듯하다. 물론 폭군 연산군이 있기는 하지만 재위기간이 짧았고, 순조, 명종은 무능의 극치를 달리기는 했으나 큰 전쟁이 없었기에 국가나 백성은 존망의 위기를 겪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나라를 망쳐먹고 백성을 도탄에 빠뜨렸던 고종은 재위 기간 44년, 선조는 41년, 인조는 26년이나 왕을 지냈다. 치유할 시간이 많았고, 얼마든지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었으나 공동체를 침몰시킨 큰 책임을 지금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어느 시대가 됐건 공동체 운영의 책임은 구성원 모두에게 주어져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책임은 지휘봉을 쥔 조타수에게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전북의 경우 집권 여당인 민주당 도지사, 시장군수를 비롯, 지방의원 후보자가 속속 정해지고 있다. 줄서기와 처세, 능력과 행운, 무능과 질시 등 공천과정에서 승패의 원인은 숱한 요인이 작용했겠으나 백척간두에 선 지금 전북에서는 조타수 역할을 맡은 이들에게 엄중하면서도 무한책임이 부여됐다. 모두가 외세에 짓밟히는 상황속에서도 대나무 외교로 공동체를 지켜냈던 라마 5세의 탁월함과 책임감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작은 지역사회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위병기 전략기획실장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6.04.22 18:09

[오목대]선거의 시간과 전수천의 질문

2005년 9월, 미국 대륙을 가로지르는 열차가 있었다. 흰 천으로 감싼 이 백색 열차가 달리는 동안 낮과 밤은 여러 번 바뀌었다. 길게 이어진 열다섯 량의 열차는 마치 붓으로 선을 긋듯 도시와 도시를 이어가며 대륙을 건넜다. 작가 전수천(1947~2017)이 기획한 ‘움직이는 드로잉’ 프로젝트의 현장이었다. 그의 작업은 특정한 공간에 머무는 전시가 아니라 이동하는 과정 자체를 작품으로 확장한 시도였다. 일상적 공간 속에서 인간의 존재를 바라보려는 의도는 예술과 삶의 경계를 다시 묻게 만들며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전수천은 그 긴 이동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바라보려 했을까. 이 프로젝트를 준비하던 20여 년 전, 그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나는 사람의 모습에서 내 모습을 보고, 내 모습에서 사람의 모습을 보고 산다. 내가 결국 말하고 싶은 것은 인간이다.” 망설이지 않고 꺼내놓았던 그의 화두다. 1995년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상을 받은 그가 구현해온 수많은 작업은 인간과 더불어 꿈을 꾸고, 인간과 함께 존재하기 위한 과정 위에 있었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형식이나 기법 이전에 하나의 사유로 남는다. ‘지금’과 ‘여기’,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내면과 존재를 묻는 일이다. 전북도립미술관이 전북 미술사 연구 시리즈로 기획한 전시 <전수천, 언젠가 거인은 온다>는 그 질문을 다시 불러낸다. 작품 속에 놓인 수많은 형상은 서로 다른 얼굴을 하고 있지만, 결국 하나의 방향을 향하고 있다. 사람을 바라보는 일, 그리고 인간의 존재를 다시 묻는 일이다. <거인이 온다>는 말은 거대한 무엇의 도래가 아니라, 우리가 잃어버린 인간의 존재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일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무엇을 보고 있는가. 말은 넘쳐나지만, 그 안에서 사람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무엇을 말하는가보다 누가 무엇을 공격하는가가 앞서고, 그 사이에서 인간의 모습은 점점 흐려진다. 우리는 여전히 움직이고 있지만, 무엇을 위해 가고 있는지는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예술이 전하는 위로가 더 깊다. 전수천의 작업은 거창한 해답을 내놓지 않는다. 다만 이렇게 묻는다. “우리는 여전히 사람을 보고 있는가.” 그의 언어는 단순하지만, 작아진 인간을 끝내 다시 크게 바라보게 한다. 선거의 시간이다. 사람을 지운 말들이 넘쳐나고 있다. 목표만을 향해 달리는 정치의 언어 속에서 인간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더 묻게 된다.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누구를 바라보고 있는가를. 쏟아지는 구호 속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말이 아니라, 다시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일지도 모른다. 정치의 영역에서도 다르지 않다. 결국 우리가 끝내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사람이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6.04.21 21:02

[오목대] 현금공약과 햇빛연금

“민생부터 살리겠습니다.” 선거철 후보자들의 말잔치 중 빠지지 않는 게 현금지원 공약이다. 전 주민에게 당장 일정액의 현금을 지급하겠다고 하니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다. 이런 ‘현금 공약’은 오래된 논쟁거리다. 대표적인 포퓰리즘으로,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반면,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의 삶을 즉각 개선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긍정적 시각도 있다. 어쨌든 어디 공돈 싫어하는 사람 있을까.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도 이런 ‘공돈 약속’은 유권자들의 현실적인 욕망을 자극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단순한 현금 지급 방식의 기존 공약과는 결이 다른 햇빛연금·바람연금 공약이 선거판의 주요 키워드로 부상했다. 지역의 자연자원(태양광·풍력)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주민들에게 배당금 형태로 지급하는 ‘에너지 기본소득’ 정책이다. 국내에서는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조례’를 제정해 지난 2021년부터 주민들에게 태양광발전 배당금(햇빛연금)을 지급하고 있는 전남 신안군이 성공모델로 꼽힌다. 올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북지역에서도 이를 벤치마킹한 햇빛연금·바람연금 공약이 쏟아졌다. 전북지사 선거를 비롯해 전주·익산·군산·완주·임실지역 단체장 선거에 나선 다수의 예비후보들이 ‘연금도시’, ‘전북형 에너지 기본소득’ 공약을 내걸었다. 이는 정부나 지자체가 모든 주민에게 일정금액을 조건 없이 나눠주는 기존 현금공약과 구별된다. 우선 세금을 걷어 다시 나눠주는 ‘재분배’가 아니라 지역의 자원을 활용한 ‘수익배당’ 모델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햇빛연금은 포퓰리즘과는 거리가 먼 혁신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일까?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실행 과정에서 표를 얻기 위한 선심성 공약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높다. 자연에서 그냥 얻어지는 ‘공짜 점심’인 것처럼 포장하여 구체적인 수익모델이나 인프라 조성 대책도 없이 액수만 부풀려 제시할 경우, 전형적인 포퓰리즘, 현금 공약으로 전락하게 된다. 실제 일부 후보들이 구체적인 수익 창출 및 배분 로드맵도 없이 과도한 배당금을 약속하며 ‘현금 배당 경쟁’으로 몰고 가는 경향도 보인다. 햇빛연금이 포퓰리즘이 아닌 실현 가능한 정책으로 정착되려면 송전 인프라 구축과 법률 및 조례 등 운영시스템 정비, 안정적 수익원 확보 등의 과제가 선결돼야 한다. 그리고 후보들도 공약에 이에 대한 세부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천연자원인 햇빛과 바람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그 수익을 주민과 나누는 ‘에너지 기본소득’ 모델은 분명 매력적이다. 그렇다고 장밋빛 환상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고 했다. 정책의 지속가능성과 현실적인 한계 및 기회비용, 위험요소도 꼼꼼하게 따져야 할 것이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6.04.20 17:33

[오목대] 청년당원의 일리 있는 주장

민주당이 이원택 후보에게 면죄부를 줬던 정읍 고깃집 술값과 음식값 대납을 놓고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청년당원 2명이 지난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안호영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를 홍보하기 위한 명백한 선거운동 자리였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정청래 대표의 지시에 따라 윤리감찰단이 처음부터 이 사건에 면죄부를 주려고 형식적으로 조사,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과 상반된 주장이어서 그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청년당원인 A씨는 이 후보가 먼저 이석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참석자들은 모든 식사가 끝난 후 단체사진을 찍고 이 후보가 차를 타고 가는 것을 보고 식당으로 들어와 옷 등 짐만 챙겨서 다시 나왔다면서 이 후보가 끝까지 함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 사람을 통해 그만해라 다친다 등의 회유와 협박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함께 동석했던 B씨는 저녁 참석자 중 일부가 이 후보가 식사중 이석했다면서 마치 저희가 거짓말한 것처럼 보도된 기사를 보고 화가 났다면서 경찰 등에서 3자 대면을 해서라도 진실을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청년소통 정책간담회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었지만 간담회란 사실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이원택 후보에게 묻고 싶다면서 “사실을 알고 있는 저희가 눈을 뜨고 있는데 어찌하여 계속해서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려 하십니까”라고 되물었다. 이들은 진실을 외면한 채 얻는 평온함보다 비겁한 청년이 되지 않으려고 사실관계를 밝히게 되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5일 이 후보의 부안지역구 사무실과 김슬지 도의원 선거사무소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 이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과 보좌관 식비 15만원을 현금으로 지불했고 김 의원이 법카로 45만원, 그리고 김 의원 카드로 결제한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면서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지금 경찰이 청년들의 주장을 무시하고 제 식구 감싸기로 나선다면 도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김관영 지사가 전주 한 음식점에서 같은 청년당원들에게 대리운전비로 67만원을 준 것을 기다렸다는 듯이 당원권 제명이란 극약처방을 내린 반면 청년당원들을 모아 놓고 선거운동을 한 이 후보는 혐의없음이란 면죄부를 준 것에 도민들이 공분을 느끼고 있다. 그간 이 후보는 김 지사를 컷오프시키려고 계속 김 지사가 12.3 계엄에 협조했다는 사실무근한 이야기를 갖고 김 지사를 흔들어댔지만 당 공관위에서 3인 경선을 치르도록 한 후 김 지사 대리비 지급건이 터져 나왔다. 아무튼 안 의원이 이 후보측의 식사비 대납건 재조사를 요청하며 단식농성 중이고 특검에 김 지사가 계엄에 협조했다는 고발장이 접수돼 김 지사를 비롯 고위간부 10여명이 조사를 받고 있어서 그 결과에 따라 한쪽은 사법처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민들은 이 같은 경선을 본 적이 없다면서 그간 민주당의 오만이 빚은 결과인 만큼 민주당에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6.04.19 19:06

[오목대] ‘젊치인’과 ‘뉴웨이즈’

국회의원이 기차를 타고 지역구에 내려오는 주말이면 지방의원이 운전기사가 되던 시절이 있었다. 기차 도착 시간에 맞춰 역에서 대기하다 ‘의원님’을 모시고, ‘의원님’이 다시 서울 여의도로 올가가기 전까지 주말 내내 지방의원들이 돌아가면서 운전기사와 수행비서 역할을 한다. 국회의원의 지역구 활동이 지방의원의 지역구와 겹치니 지방의원 입장에서도 ‘의원님’을 모시고 돌아다니면 사실상의 선거운동을 할 수 있고, ‘의원님’께 신임도 얻을 수 있으니 ‘꿩 먹고 알 먹고’다. 10년도 훨씬 넘은 시절 국회에 출입하면서 바라본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은 완전한 수직적 상하관계였다. 국회의원은 지방의원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쥐락펴락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국회의원이 갖고 있는 사실상의 지방선거 공천권 때문이다. 2년 마다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가 번갈아 치러지는 선거 일정에서 국회의원은 다음 총선에서 자신을 도울 충복이 필요하고, 지방선거의 공천 기준은 능력과 자질보다 충성심에 좌우됐다. 강산이 한 번 바뀌는 동안 정치는 얼마나 변했을까. 6.3 지방선거 공천 과정을 보면 크게 달라진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를 고르는 공천관리위원회에는 국회의원의 대리인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국회의원이 가장 믿을 수 있는 대리인을 위원으로 보냈으니 ‘의원님’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지 않을 리 없다. 입지자들의 사전 정리를 통한 단수공천, 비공개 방침 아래 진행되는 공천 과정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여전하다. 선거때가 되면 각 정당들은 ‘혁신 공천’을 내세워 청년 및 신인들을 투표용지 앞자리에 배치시킨다. 고령사회가 되면서 마흔을 훌쩍 넘긴 사람도 청년이 되고, 전과가 있든 없든, 살아온 과정이 어떻든 정치신인으로 포장되면 당선이 유력해진다. 지역 국회의원의 뜻이 반영되지 않았다면 쉽지 않은 일이다. 강산이 한 번 바뀌는 동안 정치가 하나도 변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꿋꿋하게 성장해 나가고 있는 청년 정치인이 있고, 정치의 판을 바꿔보려는 노력도 있다. 오로지 유권자만 바라보며 제대로 된 정치를 해보고 싶어하는 청년들 입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비영리법인이 있다. ‘정치를 제대로 하는 젊치인 에이전시 뉴웨이즈’다. 만 39세 이하의 젊은 정치인 양성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는 뉴웨이즈는 지난 2021년 6월 아산나눔재단 비영리 스타트업 1기로 선정된 뒤 2022년 지방선거에서 후보자 138명과 당선자 40명을 배출하고, 2024년 총선에서는 후보자 3명을 배출했다. “지금의 정치에는 시스템이 없다”고 주장하는 뉴웨이즈는 ‘젊치인’을 키워 유권자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 생태계 구축에 도전하고 있다. 뉴웨이즈의 캐치 프레이즈에 공감하며 6.3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전주의 한 청년 정치인은 민주당 도지사 경선 과정의 구태 정치에 휩쓸려 앞길이 막힌 청년 정치인들의 좌절을 걱정했다. 과정은 무시하고 결과만 쫒는 우리 정치는 왜 달라지지 않을까. 우리 정치의 새로운 길, 결국 유권자가 달라지지 않으면 그 길도 열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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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인석
  • 2026.04.16 18:10

[오목대] 친명-친청 갈등 뇌관 안호영 단식장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안호영 의원(완주진안무주)이 요즘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회의원이 된지 만 10년, 3선 국회의원에 국회 상임위원장까지 지냈으나 그는 존재감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요즘 안호영은 정가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안호영 단식장은 소위 친명(친이재명)계와 친청(친정청래)계 간 대립 구도의 최일선으로 부각되는 분위기다.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선거법 위반 시비에 대해 중앙당에서 김관영 지사와 이원택 의원에 대해 전혀 다른 잣대를 들이댄 것에 대해 정면으로 문제를 삼으면서 재심과 재감찰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까지 단행하자 “도대체 전북에서는 왜?”라며 정치권이 관심있게 들여다보는 분위기다. 평소같으면 “경선도 끝났는데 깨끗이 승복하지 못하고 지저분하게 구느냐”는 따가운 여론에 직면할 법 한데 이번엔 친명계 인사들이 대거 응원하는 분위기다. 꼭 친명이 아니더라도 반 정청래계 인사들도 울력하고 있다. 지역정가에서는 이번 사안이 단순한 경선 후유증에 그치지 않고 친명계와 친청계 간 전면적인 계파 갈등으로 비화할 소지가 다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적인 시각에서 볼때는 '단순히 전북지사 경선과정에서 터져나온 잡음’ 정도로 가볍게 스쳐지나갈 수도 있었으나 이번 사안은 8월 전당대회와 차기 대권가도에까지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뇌관이 될거라는 얘기다.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들이 중립적 태도를 취하지 않고 확실하게 특정 후보를 민 정황이 다분하기에 이번 전북지사 공천 파동은 결국 친명과 친청간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사실 안호영 의원은 4년전 가장 유력한 도지사 후보였으나 당시만 해도 당내 기반이 전무했던 김관영 현 지사에 분루를 삼키면서 무대의 전면에서 사라졌다. 더욱이 최근 2~3년 동안 전북의 가장 뜨거운 감자였던 전주완주 통합 문제에 대해 막판까지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이면서 민심은 그를 외면했던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김관영 지사 제명이후 그는 존재감을 뚜렷하게 보여줬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물론 도내 대다수 국회의원들이 이원택 의원측에 가담하는 현실속에서 득표율 1%차이로 모두를 경악하게했다. 물론 그가 획득한 49.5%의 표심은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얻어냈다기 보다는 김관영 지사 제명에 따른 분노한 표심, 정청래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 지도부의 행태에 실망한 표가 반사이익 형태로 쏠렸기에 가능했지만 어쨋든 놀라운 득표임엔 틀림없다. 안 의원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지난 11일부터 국회 본관 앞에서 재심과 재감찰을 요구하며 단식 단식에 돌입했다. 중량감 있는 친명계 인사들이 현장을 찾아 격려하면서 안호영 단식장은 친청과 친명이 맞대결하는 최전방이 됐다. 친명과 친청의 갈등은 없다고 하지만 이래저래 안호영 단식 문제는 뜨거운 감자다.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6.04.15 19:03

[오목대] 협상, 힘과 상상력 사이

쿠바 혁명의 중심에 섰던 피델 카스트로가 집권한 것은 1959년이다. 사회주의 노선을 택한 쿠바는 급진적 개혁으로 체제를 바꾸었다. 쿠바와 급격히 대립하게 된 미국은 1961년 피그스만 침공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그러자 소련이 나섰다. 미국이 언제 다시 침공할지 모를 쿠바에 핵미사일을 배치한 것이다. 핵미사일 배치는 비밀리에 진행됐지만 얼마 되지 않아 미군 정찰기에 의해 발견됐다. 세계가 핵전쟁 직전의 위기에 놓였던 1962년 10월. 침공이냐, 봉쇄냐. 미국의 선택지는 둘뿐이었다. 존 F. 케네디가 택한 것은 ‘해상 봉쇄’였다. 그 선택은 단순한 군사 전략이 아니라 인류의 운명을 건 ‘협상’의 시작이었다. 이른바 <쿠바 미사일 위기 협상>이다. 핵전쟁 직전에 이뤄진 이 협상은 겉으로는 강경 대치였지만, 비공식적으로는 타협이 이루어졌다. 공개적으로는 미국이 쿠바를 침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비공개로는 소련의 쿠바 미사일 철수와 미국의 터키 미사일 철수가 맞교환됐다. 여기서 질문이 남는다. 이 협상의 주체는 누구였는가. 쿠바 미사일 위기가 배경이었지만, 정작 쿠바는 배제되고 협상 테이블에는 미국과 소련이 앉았다. 위기의 당사자가 협상에서 빠져 있다는 사실은 역설적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은 협상의 본질을 드러낸다. 협상은 명분이 아니라 힘과 이해관계가 만나는 지점에서 이루어진다. 들여다보면 그 이해조차 당사자의 의지를 넘어선 구조 속에서 결정된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 역시 다르지 않다. 핵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수차례 협상과 파국을 반복해왔고, 그 과정에서 각자의 명분은 단단해졌다. 문제는 명분이 단단해질수록 협상의 공간은 좁아진다는 점이다. 상대를 설득하는 대신 굴복시키려 할 때, 협상은 더이상 협상이 아니라 압박의 연장일 뿐이다. 세계가 다시 긴장의 문턱에 섰다. 중동 갈등은 고조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충돌 가능성이 현실적 위협으로 다가온다. 세계 에너지의 길목이 막히는 순간, 그 파장은 특정 지역에 머물지 않는다. 궁금해진다. 협상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협상은 상대를 굴복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서로가 감당할 수 있는 선을 찾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협상이 실패하는 이유는 대개 힘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상대가 물러설 수 있는 조건을 끝까지 설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협상의 기술은 결국 상대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다. 상대의 계산과 두려움, 지켜야 할 위상과 한계를 읽어내는 일이다. 그러니 협상은 힘의 문제가 아니라, 상상력의 문제에 가깝다. 협상 전문가 허브 코헨은 “협상에서 중요한 것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를 맞은 세계가 다시 ‘협상의 언어’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6.04.14 18:30

[오목대] 선거판의 ‘꾼’들

선거의 계절이다. 그런데 정작 유권자는 보이지 않는다. 투표일이 다가오는데, 선택은 이미 다른 곳에서 끝나버렸다. ‘꾼의 시대’다. 세상은 선량한 대중이 아니라, 소수의 꾼에 의해 움직인다. 원래 ‘꾼’은 어떤 일을 자주 하거나 매우 능숙하게 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부정적 뉘앙스가 짙어지고 있다. 능숙함보다는 교묘함, 상식과 정의보다는 전략과 술수가 먼저 떠오른다. 특정 분야에서 이 꾼들은 우리 사회 최상의 가치여야 할 ‘정의(正義)’마저 도구처럼 다룬다. 그들이 내세우는 정의는 보편적 기준이 아니다. ‘우리 편만의 정의’, 즉 ‘선택적 정의’다. 그래서 우리가 의심 없이 믿고 외쳐온 구호들마저 어쩌면 꾼들의 책상 위에서 치밀하게 짜인 ‘기획된 정의’였을지도 모른다. 선거판도 꾼들의 손에 넘어간 지 오래다. 패거리정치·계파정치가 고착된 우리 정치판에서 ‘꾼들의 선거’는 오히려 자연스럽다. 공천권을 무기로 세력을 키우려는 계파 수장과 판을 짜고 굴리는 꾼들, 또 그 판에 올라타 연명하려는 후보자들, 그리고 특정 후보에 빌붙어 ‘승리의 배당금’을 얻어내려는 지역 패거리들까지⋯. 이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선거판은 톱니바퀴처럼 돌아간다. 이렇게 판을 기획한 꾼들은 후보의 철학이나 정책에 집중하지 않는다. 주민의 목소리도 고려 대상이 아니다. 상식과 정의·진실과 같은 보편적 가치조차 쳐다보지 않는다. 오직 ‘어느 편인가’만이 중요하다. 그 결과는 선거 이후 선명하게 드러난다. 공조직 인사는 능력이 아니라 ‘누구 사람인가’에 따라 결정되고, 승자의 편에 선 패거리들에게는 ‘배당금’처럼 자리가 배분된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런 꾼들의 그림자가 곳곳서 포착된다. 임실과 무주·부안 등 전북지역 8개 시·군에서 민주당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들이 제기한 ‘경선 여론조사 조작’ 의혹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사안은 고발과 경찰 수사로 이어져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그래도 선거판의 주인은 유권자다. 한국 민주주의의 굴곡마다 변화와 진전을 만들어낸 주체는 언제나 시민, 곧 유권자였다. 그들도 이미 선거판에서 노련한 꾼이 돼 있다. ‘구경꾼’ 말이다. 판은 이미 짜여 있고, 유권자는 박수로 그 결과를 확인해주는 구경꾼 역할에 익숙해져 있다. 치밀하게 설계된 그들의 ‘판’에서 다수의 유권자는 주인이 아니다. 그저 결과를 확인하고 승인하는 수동적 존재에 불과하다. 후보를 고르는 과정에서 배제된 채, 이미 짜여진 선택지 앞에서 ‘최선’이 아닌 ‘차선’을 강요받는다. ‘선거 시계’가 더 빨라지고 있다. 유권자들에게 다시 묻고 싶다. 그들이 짜놓은 판을 졸졸 따라다니며 박수 치는 구경꾼으로 남을 텐가, 아니면 선거의 주인임을 자각해 소중한 권리를 되찾을 텐가. 정당의 경선과 공천은 결코 선거의 종착점이 아니다. 진정한 유권자의 시간은 이제부터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6.04.13 19:02

[오목대] 원칙과 공정을 잃어버린 도지사 경선

민주당 전북도지사 경선 결과가 발표되었으나 공정성 문제로 승복하지 않아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경선에 나선 안호영 의원측은 9일부터 시작한 경선을 연기해 줄것을 요청했지만 당에서 들어주지 않았다면서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급기야 안 의원은 11일 경선이 불공정하게 진행되었다는 취지로 기자회견을 갖고 동시에 당 윤리심판원에 재조사와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재심신청한 후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처럼 도지사 경선을 놓고 민심이 뒤숭숭하게 된 배경은 민주당이 일관성 있게 공정한 잣대로 처리 않고 이중잣대로 차별적으로 처리한 탓이 결정적이다. 일각에서는 당 지도부가 자신의 입맛에 맞는 후보를 일찍부터 편들고 지원해 공정 경선을 기대하기 어려웠다면서 민주당의 오만이 낳은 결과라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 1일 밤 최고위원회를 긴급 소집해서 계속 여론조사상 40% 이상으로 1위를 달리던 김관영 지사를 청년당원들에게 전주시내 음식점에서 67만원의 대리운전비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제명조치했다. 김 지사한테는 제대로 소명 기회도 안주고 기다렸다는 듯이 전광석화처럼 사형선고나 다름 없는 극단의 제명조치를 내렸다. 상당수 도민들은 경천동지할 극악무도한 일이 벌어졌다면서 그간 민주당을 지지해서 당을 오늘에 이르게 한 전북도민들을 깡그리 무시하고 자존심을 짓밟아 버렸다고 맹비난했다. 도민들은 6•3 지방선거에 나설 청년 당원들한테 김 지사가 음주운전을 하지 말라는 차원에서 준 돈을 마치 불법선거운동을 한 것처럼 터뜨린 것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는 것. 특히 지난해 11월 말로 4개월이나 지난 사건을 경선을 코앞에 두고 터뜨려 유력주자인 김 지 사를 낙마토록 한 것은 정치공작적 냄새가 다분하다면서 경찰이 납득이 갈 정도의 신속한 수사결과를 내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주권정부로 태어난 이재명 정부나 민주당이 국민의 높은 지지를 받는 것도 공정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청래 대표가 당 윤리심판원을 통해 최고위원회에서 내린 결론을 보면 너무 상반되었다는 것이다. 김 지사 대리운전비 지원건은 즉각 당원권 제명이란 초강수를 둔 반면 이원택측이 거의 같은 시기에 같은 청년당원을 대상으로 정읍고깃집에서 음식값 술값 72만원을 대리지급한 것은 명백한 불법이지만 어물쩍 넘어갔다. 김슬지 도의원이 나중에 도의회 상임위원장 법인카드로 45만원을 결제하고 이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이 증거로 남아 있는데도 경선을 연기 않고 강행한 것이 잘못이다. 동학의 후예인 도민들은 이런 식으로 자존심을 짓밟힐 수는 없다면서 처음부터 김 지사를 내란으로 몰아간 이 의원측을 당 지도부가 알게 모르게 두둔한 인상이 짙다고 지적했다. 아무튼 김 지사가 이원택 주장대로 특검 수사를 자진해서 받겠다고 하므로, 그 결과에 따라 강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6.04.12 18:48

[오목대] 민주당 전북도지사 경선과 질문들

“역대 지방선거에서 이런 선거는 없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행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대한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전북도지사 경선을 둘러싸고 터져나온 의혹들이 유권자들에게 혼란과 실망을 안기고 있다. 선거이후 지역사회의 갈등과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민주당 경선이 본선거 당락을 좌우하고, 중앙 권력 다툼의 손아귀에 놓인 지역 정치여건이 가져온 결과물이다. “김관영은 제명하고, 이원택은 감싸고? 민주당스럽습니다.” 청년 당원들에 대한 대리운전비 지급과 식사비용 제3자 대납 의혹으로 긴급감찰을 받은 김관영 지사와 이원택 의원에 대한 처분 결과를 평가한 국민의힘 전북도당의 논평 제목이다. 6.3 지방선거에 도지사 후보조차 내지 못할 정도인데다, 당내 분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국민의힘으로 부터 ‘민주당스럽다’는 말을 듣게됐다. 국민의힘의 논평은 차치하더라도 전북도지사 경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민주당의 처리 과정은 형평성과 공정성 논란을 부를 만하다. 이 의원의 ‘술·식사비 3자 대납 의혹’에 개인 혐의는 없다고 결론 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와 비당권파 친명(친이재명)계인 이언주·강득구·황명선 최고위원간의 형평성을 둘러싼 설전이 있었다고 한다. 사실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과 논란, 그것들이 제기된 과정과 배경에 대한 궁금증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김관영 지사는 왜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식사 자리에서 대리운전비라고는 하지만 지갑이 아닌 비서가 가져온 돈봉투에서 현금을 꺼내줬을까, 돈봉투는 왜 가지고 다녔을까. 왜 청년 당원들에게 대리운전비를 준 뒤 4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그것도 경선을 코 앞에 둔 시점에서 그 현장이 폭로됐을까, CCTV 영상은 어떻게 세상에 공개됐을까. 식사 자리가 끝나기 전 식당을 나왔다는 이원택 의원과 청년 당원들의 기념사진은 언제 찍은 것일까, 비서관은 식사비 15만 원을 왜 현금으로 계산했을까, 음식값을 계산하는 장면은 CCTV에 남아있을까. 자리를 주선했다는 김슬지 도의원이 참석자들에게 음식값을 거뒀다는 장면은 CCTV에 남아있을까. 언론보도는 왜 경선 막바지에 나왔을까. 김 지사와의 식사 자리에 참석했던 청년 당원들은 대리운전비 지급과 반환 여부에 대해, 이 의원과의 식사 자리에 참석했던 청년 당원들은 단체 기념사진을 언제 찍은 것인지 왜 당당하게 밝히지 못하는 것일까. 김 지사와 이 의원은 제기된 의혹을 흑색선전과 정치공작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누가 흑색선전과 정치공작으로 김 지사와 이 의원을 주저앉히려 하는 것일까.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한 아인슈타인은 “만약 나에게 세상을 구할 1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55분 동안 어떤 질문을 던질지 고민하고 나머지 5분 동안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겠다”는 말을 남겼다. 혼탁한 선거도 유권자들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이 선명해지면 투표해야 할 후보의 얼굴도 선명해 질지 모른다.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6.04.09 18:35

[오목대] 외세의 각축장 된 전북지사 선거

조선 말기, 흥선대원군과 명성황후(민비)는 격동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외세를 이용했으나 결과적으로 자력이 아닌 외부의 힘에 의존하면서 결국 자신의 파멸을 재촉했다. 국가를 수호하고 왕권을 강화하는 한편, 가난한 백성을 구하겠다는 지향점은 같았으나 그 끝은 망국이었고, 백성은 오랜 세월 노예의 삶을 강요당했다. 임오군란, 갑신정변, 동학혁명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고비고비마다 이들은 내부의 정적을 치기 위해 청이나 러시아, 일본을 끌어들였는데 이는 결국 국권침탈의 빌미가 됐다. 요즘 돌아가는 전북의 사정이 구한말과 닮았다고 한다면 그것은 과연 지나친 억측일까. 정치적 성향이나 특정인에 대한 지지여부를 떠나 진정 지역을 아끼는 이들은 요즘 한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전북이 어떤 곳이고, 얼마나 오랫동안 자긍심을 지켜온 곳인데 이렇게까지 짓밟히고 무너질 수 있느냐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 바로 전북지사 선거전이다. 김관영 지사는 대리비 수십만원을 지급했다는 이유로 민주당에서 12시간 만에 제명됐고, 이원택 의원은 측근인 도의원의 제3자 기부행위 위반 의혹으로 중앙당의 무혐의 결정과는 별개로 수사선상에 올랐다. 소위 청년 당원이라는 이들은 작년 11월 29일엔 정읍에서 이원택 의원과, 다음날인 30일엔 전주에서 김관영 지사와 저녁 식사를 했는데 이 두번의 만찬이 전북을 전국적인 관심거리로 만들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몰라도 두번의 만찬 참석자 중 상당수가 겹친다고 하니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 수밖에 없다. 이번 경선은 일찌감치 계파논쟁으로 시작되더니 계엄동조 논란은 그 진위를 떠나 전북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는 결과로 귀결됐다. 중요한 것은 지사 선거전에 외부세력의 힘이 너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거다. 1995년 첫 민선단체장 선거에서 유종근 지사가 당선된 이래, 강현욱, 김완주, 송하진, 김관영으로 이어지는 과정, 과정마다 중앙당 실력자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틀림없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노골적으로 외부세력의 각축장이자 대리전 양상이 된 경우는 없었다. 전북지사는 이제 존경받는 자리가 아니라 임명직에 가까운 허수아비가 될 수밖에 없고 다른 한편에선 비웃음을 사는 자리가 돼버렸다. 막장 드라마가 돼 버린 책임은 결국 후보들이 자초한 것이다. 그 업보가 훗날 어떻게 부메랑돼서 돌아올지는 몰라도 역사의 심판은 참으로 매서운 것이기에 두렵기만 하다. 시련이 있을때마다 도민들은 잡초처럼 짓밟히면서도 인동초처럼 끝내 고난을 이겨내 지금에 이르렀다. 외세에 휘둘리는 정치인 몇명의 처신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결국 시간이 지나면 상황은 좋아지리라 믿는다. 우매한것 같아도 집단지성의 힘은 위대하기 때문이다. 전북의 자존심이 무너져내리는 참담함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않고 걸어가야 하는 이유가 바로 그거다.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6.04.08 18:42

문화재단이 지켜야 할 것

우리나라 자치단체들이 문화재단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다. 서울문화재단 출범을 계기로, 200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문화재단 설립은 전국으로 확산됐다. 이후 20여 년, 문화재단은 이제 자치단체의 선택이 아니라 하나의 기본 인프라가 되었다. 우리 지역에서도 2000년대 중반부터 문화재단 설립이 이어졌다. 가장 먼저 문을 연 것은 2006년 설립된 전주문화재단이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전주문화재단은 전북 문화재단 체계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20년이라는 시간은 그 구조가 무엇을 만들었고 무엇을 남겼는지를 묻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전주문화재단의 20년을 돌아보아야 하는 이유다. 지난 20년, 문화재단은 지역문화의 기반을 만드는 데 분명한 역할을 해왔다. 예술가 지원과 창작 공간 조성, 생활문화 프로그램 확대 등이 문화재단을 통해 체계적으로 구축되었고, 행정이 직접 수행하기 어려웠던 문화사업도 재단을 통해 전문성을 갖추었다. 다양한 문화정책을 실험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해 온 것도 중요한 성과 중 하나다. 지역문화가 일정한 제도적 틀 속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그렇다면 문화재단이라는 구조는 지역문화의 생태계를 어떻게 바꾸어 왔는가. 새로운 기반이 형성되는 동안 문화의 작동 방식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문화재단은 지원 기관을 넘어 직접 사업을 수행하는 중심 기관으로 이동했고, 공모사업과 단기 사업 중심의 운영 구조는 장기적인 문화전략을 어렵게 만들었다. 재단의 역할 변화는 지역 문화단체와의 관계에서도 긴장을 만들어냈다. 문화 활동은 늘어났으나 자율적으로 형성되던 문화는 점차 ‘선정되어야 가능한 활동’으로 재편되었다. 결국 묻게 된다. 문화재단은 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인가, 지원 기관인가, 아니면 지역문화의 방향을 설계하는 기관인가. 사실 이 질문은 단순한 역할 구분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문화의 생태계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문화재단이 답을 찾는 대신 점점 더 많은 역할을 떠안으며 조직이 비대해지고 있는 흐름 역시 이 질문을 피할 수 없게 만든다. 다시 묻게 된다. 문화재단이 사업을 확장할수록 지역문화는 더 풍성해지는가, 아니면 더 의존적인 구조로 재편되는가.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사업이 아니라, 지역문화가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일지 모른다. 문화의 힘은 한 기관의 역할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다양한 문화단체와 문화공동체의 활동이 축적될 때 도시의 문화는 살아 움직인다. 좋은 도시는 무엇을 더 만들 것인가보다 무엇을 끝까지 지킬 것인가를 묻는 데서 시작된다. 문화재단 역시 그 질문 앞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6.04.07 19:07

[오목대] 붕어빵 붕어섬, 복제된 관광

벚꽃이 한창이다. 행락철이다. 4월, 전국 곳곳에서 꽃축제가 꼬리를 문다. 전북에도 벚꽃 명소가 적지 않다. 그 꽃길에서는 어김없이 축제가 열린다. 최근 새롭게 부각된 곳이 임실 옥정호다. 2024년 첫 행사 이후 올해 세 번째 벚꽃축제(11~12일)가 열린다. 축제의 주 무대는 ‘붕어섬 생태공원’ 일원이다. 지난 2022년 10월 출렁다리 개통과 함께 방문객이 몰리면서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떠오른 곳이다. 옥정호 붕어섬의 장점이자, 한계는 ‘익숙함’이다. ‘출렁다리를 건너 생태공원을 산책하고 나와 벚꽃길에서 사진을 찍는’ 코스는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익숙한 관광 패키지다. 원래 옥정호 붕어섬은 자욱한 물안개와 고요함이 빚어내는 한 폭 수묵화 같은 신비로운 풍경으로 사진작가들의 발길을 붙잡는 곳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거대한 철제 구조물과 화려한 꽃밭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 독특한 섬에 지자체가 조성한 생태공원은 특별함이 없다. 튤립‧수선화·작약 등의 식물종과 경관은 현재 대한민국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따라하는 ‘전국 공통 조경 레시피’에 가깝다. 지역성이나 생태적 독창성은 찾아보기 어렵다. 산간 호수의 신비로운 물안개는 사라지고, 복제된 배경과 익숙함만 남았다. 우선 ‘붕어섬’이라는 이름부터가 익숙하다. 전국 내륙지역에 붕어섬이라 불리는 곳이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강원도 화천과 춘천의 붕어섬, 그리고 임실 붕어섬을 꼽을 수 있다. 3곳 모두 댐 건설로 형성된 인공호수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붕어 모양의 작은 섬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화천은 춘천댐, 춘천은 의암댐, 임실은 섬진강댐 건설로 붕어섬이 생겼다. 댐 축조 시기도 1965년~1967년 사이로 거의 동일하다. 특히 화천과 임실의 붕어섬은 생태공원이 조성돼 있고, 섬으로 진입하는 수변도로가 벚꽃 명소로 알려져 있다는 점에서 붕어빵처럼 닮아있다. 옥정호 붕어섬을 유명 관광지로 만든 출렁다리 역시 새로울 게 없다. 출렁다리는 이미 ‘한국 관광의 클리셰’가 됐다. 전국 곳곳에 이런 구조물이 넘쳐난다. 식상하다. 다리는 잠깐 흔들 수 있을지 몰라도 마음까지 흔들지는 못한다. 외관 복제에 치중해 본래의 색을 잃어버린 붕어빵 붕어섬, 그리고 그곳의 판박이 꽃축제가 아쉽다. 남들 다 심는 꽃이 아니라, 섬진강 상류의 식생을 보여줄 수 있는 자생종, 호수 주변이나 물속에서도 잘 자라는 지표식물을 찾아내 전면에 내세웠으면 어땠을까. 수몰지역의 특성을 활용해 ‘물에 잠긴 숲’이라는 신비로운 경관을 연출하고, 그 아래에 잠긴 시간과 물밑 이야기까지 길어 올렸다면 어땠을까. 안타깝다. 지금의 옥정호 붕어섬은 관광객을 위한 예쁜 배경 화면은 만들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이야기’는 심지 못했다. 그래서 울림이 없다. 이런 붕어빵 관광지가 과연 옥정호 붕어섬 뿐일까?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6.04.06 18:42

[오목대] 읍참 김관영

상당수 도민들은 민주당이 김관영 지사를 제명 처분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 부당하다면서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전광석화처럼 일사불란하게 처리한 것에 불만이 폭발했다. 이원택 의원 측이 김 지사가 내란에 협조했다는 사실무근한 이야기를 갖고 프레임을 씌워 컷오프 시키려다 불발, 결국 3인 경선으로 가게되자 4개월전에 있었던 대리운전비 68만 원 지원한 것을 놓고 문제 제기한 것은 치졸하기 짝이 없다면서 장차 전북의 정치적 자산인 김 지사의 싹을 당 지도부가 송두리째 잘라 버렸다고 힐난했다. 민주당이 지사 경선을 코 앞에 두고 계속해서 각종 여론조사 결과 40%가 넘는 1위 후보인 김 지사를 한밤중에 최고위를 열어 만장일치로 제명 처분한 것은 2백만 전북 도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만행이라고 규정, 집권 여당으로서 해선 안될 일이라고 비분강개했다. 특히 사안의 경중을 따져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처리해야 할 문제를 일사천리로 일방적으로 처리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또 얼마나 전북 도민들을 같잖게 보았으면 이런 식으로 했겠느냐면서 지난번 지사경선 때 송하진 현지사를 컷오프 시킨 게 다시금 상기된다고 분통해 했다. 그간 김 지사는 음주운전를 못하도록 도청 직원 한테도 대리운전비를 준 사실이 있었는데 이번 6.3선거에 나설 청년 당원들 한테도 그런 맥락에서 대리운전비를 지원했던 것. 김 지사는 청년 당원 15명에게 지역에 따라 전주는 2만 원, 군산 5만 원, 고창 정읍 부안은 10만 원씩 총 68만 원을 지원했었다. 특히 음식점 업주가 CCTV에 찍힌 영상을 갖고 김 지사측에 상당한 조건을 요구했지만 본인이 지원한 대리운전비를 즉각 회수해 문제될 것이 없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김 지사 제명으로 3선의 안호영 대 재선의 이원택 2인 경선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김 지사 측이 즉각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가처분 신청해서 7일 그 인용 여부의 결과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민주당 측은 반성해야 할 사람이 반성은 커녕 가처분을 낸데 강한 불쾌감을 갖고서 절차상 하자가 없어 문제될 것이 없다고 기각을 장담한 반면 김 지사 측은 본인의 정치생명을 끊어버리려고 너무 가혹한 처분을 내렸다면서 가처분이 인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 도민들은 김 지사는 의혹 당일에 자르고 통일교로부터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부산의 전재수 의원은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째 수사를 받지만 당 차원의 징계없이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경선에 참여하고 있는 것과 대비가 된다고 지적한다. 도민들은 전북 출신 최고위원이 3명이나 되는데도 이를 막지 못한 것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지금까지 30년 이상 민주당을 지지해서 지켜준 게 결국 이런 꼴이냐면서 전북 도민들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즉각 김 지사를 경선에 참여토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후보를 지사로 만들려는 음모의 결과라서 도민들이 강하게 본때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6.04.04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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