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예술 교육 통한 창의적 인재 육성 - 정경희
최근 예술, 문화 분야의 가능성과 중요성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과거 유형(有形)적 산물에 비해 평가절하 되었던 무형(無形)의 예술과 문화가 이제는 또 다른 국가 경쟁력이 되었기 때문이다. 비추어보건대, 이는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무한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는 창조적 능력이 총체적 생산능력의 필수요건이 되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이런 예술, 문화 분야의 중요성에 대해 일찍부터 깨달았던 선진국들은 창의성 신장에 바탕을 둔 예술교육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예술, 문화 분야를 교육 안으로 적극 수용해 예술과목을 필수교과로 채택했고, 이를 통해 모든 학생들이 예술적 감각을 지닌 창의적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온 것이다.2000년 미국은 클린턴 교육법으로 21세기 국가 경쟁력을 지닌 청소년(12학년)으로 성장시키는데 필요한 기초적인 8개 과목 (영어, 수학 , 역사 , 정치경제, 지리, 과학, 외국어, 예술) 을 핵심교과로 선정하고 있으며 그 중 예술교과는 또다시 4개 과목 즉 무용, 음악, 연극, 시각예술로 세분화되어 누구나 예외 없이 전 과정(12학년)을 마칠 때까지 4개 부분의 예술교과를 이수하여야한다.이 외에도 프랑스를 비롯하여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 스웨덴, 영국 등 우리가 교육선진국이라 부르는 대다수 국가의 교육과정을 보면 7~8개 필수과목 안에 무용, 드라마, 문학, 음악, 시각예술, 체육 등으로 세분화된 예술교육의 형태를 찾아볼 수 있다.국내 역시 이러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창의인재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예술교육을 위한 기반조성에 관심과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전국 30여 개의 특수목적 예술고등학교와 7개 예술중학교, 그리고 예술영재교육원이 설립되어 운영되는 등 점차 그 규모와 체계화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다행히 우리 지역에서는 전주 예술중?고등학교를 통해서 예술영재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하지만 필자는 국내 예술교육현장의 현실을 무턱대고 기뻐할 수만은 없다. 21세기 상상력의 원천을 키운다는 예술교육을 외형적 비교를 통해 판단할 수는 없지만,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양적 규모는 물론 현저히 떨어지는 질적 측면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술교과 수업시수는 소위 입시 주요과목에 비해 현저히 적고, 심지어 진학을 위한 자습시간으로 전락하기도 하는 현실에서 예술교육의 중요성을 어디에서 찾겠는가.과거 지식전달이 주를 이루던 IQ시대에 예술이 시각적인 공연과 전시 의미로 대변되고 강조되면서 교육적 의미가 약화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회는 IQ시대 이후 감성을 강조하는 EQ시대로 인식을 전환했고, 현재는 여기에 사회적 지능을 더한 SQ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러한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간상은 개성과 사회성 그리고 이타성이다, 즉 지적능력은 물론 이성과 감성이 모두 복합적으로 갖춘 구성원임을 감안할 때 양적, 질적으로 우수한 예술교육은 그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진다.모든 사람들이 보다 자연스럽게 예술과 문화를 향유하는 것이 당연하다면, 예술과 문화를 즐기는 근간이 되는 예술교육 역시 당연하다. 그 당연한 권리를 위해 학교교육 내의 예술교육체계는 지금보다 더욱 확대되고 강화해야 할 것이다.국토도 자원도 부족한 우리가 세계 속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창의력 넘치는 문화예술자원을 개발하는 일은 더욱 중요하다. 때문에 창의적인 인재육성이라는 교육이념과 함께 그동안 본래 목적을 상실한 예술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인식해야 한다. 올바른 예술교육에 대한 고민과 투자야말로 국가 경쟁력을 탄탄히 하는 첫걸음이다./정경희(전주예술중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