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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슴 속에서 약하게만 자란 시의 모종꽃지문을,작은 화분에 심어세상 풍파에 내놓습니다세상 어딘가에서누군가의 가슴에 앉아시의 씨앗이 되고 꽃이 되고,푸른 향이 되어 그 가슴을포근하게 적셨으면 합니다마음으로 쓰다듬어 주세요시의 심지에 꽃기름을 부어 주세요따뜻한 손으로 북을 주세요꽃지문 이세상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1996년 문예사조를 통해 등단. 시집 그리운 섬,산바람 불다,꽃지문을 펴냈다. 현재 열린시문학회 회장, 진안문협 초대회장, 전주문협 부회장을 지냈으며, 국제펜클럽 전북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나간 일은세월 먹음으로눈물로 다 지운 줄 알았습니다.지금에 난자나 깨나 떠오르는그리움으로눈물이 아직 남았습니다.날이 밝으면그리움 하나 먹고또 밝으면그리움 또 하나 삼킵니다.살아 가다가이렇게 살아 가다가생각을 닦아 내고마음까지 닦습니다.남처럼만 살자고근심 없이 살자고끝도 없는 욕심까지눈물로 닦습니다.※ 신남춘 시인은 2011년 〈한비문학〉으로 시동시동화 등단. 한비문학회 시분과 회장.
김 용 관초근목피는땀을 흘리지 못해 울고물고기 지느러미 날 세우며헐떡이는 아가미 가슴에 숨이 차오른다.파랑새 날갯죽지 꺾여빛바래면 어찌 살거나동진강 베고 눈물 흘리는 전봉준가슴이 터져 피 흘리면훨훨 산천을 나를 수 있을까푸르른 하늘이 그리운 파랑새강줄기 따라 오르다가 지친여린 백성들바랑에 아직도 희망은 남아 있을까무명옷에 지어미 슬픔이묻어나는 세상천지는 어둠에 쌓여가도 가도 말없는 전라도 길.※ 김용관 시인은 1980년 〈한국시〉로 등단. 시집 「가을의 휘파람」 「동진강의 눈물」이 있다.
군산 서해 방송 심 창 만푸른 유리병에 석유 사러갈 때 산 노을 넘어오던 어부들 안부 바다보다 깊은 산골 나 어릴 때 귀머거리 염소와 함께 듣던 방송 빈 부엌에서 눈 젖은 쥐들이 쥐약을 먹을 때 군산시 해망동의 한 미망인이 가느다란 전파로 '해조곡'을 불러주던 방송 쇠죽 끓이다 말고 집나가고 싶을 때 식은 바다에서 육지를 바라보듯 오래오래 내 귀를 들여다 본 방송 흘러 간 노래보다 내가 더 멀리 흘러온 것 같은데 아직도 노을을 보면 석유냄새가 나는 방송 기다리기도 전에 가버린 세상처럼 어느 새 아들은 나를 싫어하고 정말 있기는 있었나 싶은 군산 서해 방송 ※ 임실 출신의 심창만 시인은 1988년 〈시문학〉 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뒤 1997년 계간 〈문학동네〉로 작품활동을 시작. 시집 〈무인 등대에서 휘파람〉이 있다.
캔 뚜껑을 따는 순간 날갯짓이다밀봉의 힘으로소리가 날았다저녁노을에 깃털을 물들이는 새처럼 가끔 누군가의 손을 물고핏빛으로 날았다발길에 찌그러지면 부러진 다리로 다시 일어나는 새새는 죽어서도 새가 된다는 전설을 믿는 눈치다몇 번이나 바닥을 구르면서도빈속에 품은 공기는 버리지 않았다구둣발로 차일 때면재활용센터 합숙하는 새가 부럽기도 했다냅다 발에 밟혀 찌그러진 뒤에도햇빛을 받아 반짝여야 한다는 것부러진 가지 끝에 매달린 풋 열매 같지만소리는 깡통의 힘텅 빈 속 더 크게 울려야 한다다시 태어날 때까지 소리를 놓지 않을 것이다.※ 최정아 시인은 〈시선〉 시 당선. 시집 「밤에도 강은 흐른다」 「봄날의 한 호흡」이 있다.
아내가 머리카락을 잘랐습니다 귀도 놀랬는지 발그레 하네요 아내는 서인영 스타일이라고 우기지만 저는 몽실 언니라며 키득댑니다 관리하기도 편하고 돈들 일도 없다네요 마지막 남은 그녀를 잃어버린 것 같지만 웃기로 합니다 눈을 흘긴 뒤 욕실로 흘러드는 아내 문틈으로 물소리와 노랫소리가 방울방울 튀어 오릅니다 나는 신데렐라~ 나는 신데렐라~ 건조대처럼 지켜보는데 아내의 바다가 제 발끝을 적시네요 저는 필요 없어진 머리끈처럼 다가섭니다 아내의 머리에 양손을 담급니다 처음으로 닿은 아내의 깊은 곳, 떨고 있네요 나는, 신데렐라~ 나는, 신데, 렐라~~ 아내는 결국 제 손끝에 바다를 엎지르고 맙니다 천천히 천천히 괜찮다고 괜찮다고 머리를 감겨줍니다 미처 털어내지 못한 머리카락들이 제 눈 여기저기에 박힙니다 제 어딘가도 잘립니다 꽃을 잘라낸 줄기들이 아파트 담장에 가득 했다고, 딸아이의 항암치료를 앞두고 잘라낸 붉은 꽃들이 미용실 바닥에 가득 떨어졌다고 꽃을 잘라낸 아내, 그녀의 두 눈에서 열매가 열립니다 ※ 김명호 시인은 2002년 대산대학문학상 소설부분 수상 작가며, 올해 계간『시작』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시인으로도 등단했다.
청보리 물결이동진강의 푸른 물보라보다더 싱그러운 나날왕임리로 가는 고라실 안쪽의 보리밭은비단이불같이 푹신한 게외려 여관방보다 훨씬 좋단다삼리마을 또또새 영감님 아들 용철이 성과목포관집 점박이 둘째 누나가밤마다 푸른 요대기를 깔며어찌고 저찌고 하는 사랑놀이가 한창인데종달새들이 지지배배소문을 물어 날으며써어글 것들!금년 보리농사 당 망쳐버리네혹부리주인영감께얼른 가서 일러버려야지※장지홍 시인은 시집 「칠석날」과 4남매가 엮은 「석람 장호상가사화집」이 있다. 문예가족, 석정문학 동인이다.
오월의 산과 들이 온통 푸르른 것은 이 땅에 어린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넘치는 사랑 속에 희망과 행복이꽃피는가정의 달 5월!고목 등걸에서 새싹이 돋아나듯조상의 뿌리에서 태어난 우리어린이는 겨레의 새싹입니다.자연의 축복 속에 만물이 생동하듯어른들의 보살핌 속에 무럭무럭 자라나는우리 어린이는 우리의 기쁨입니다.끌어주는 스승님의 가르침에 따라밀어주는 부모님의 사랑 속에서미래로 세계로 우주로 달려나가는우리 어린이는 우리의 희망입니다.어린이 날이 있어 즐겁고어버이 날이 있어 고맙고스승의 날이 있어 정다운5월은 우리들의 세상입니다.※아동문학가 강대택씨는 40년간 초등 교사로 재직. 2004년부터 4년간 전북일보에 연재한'강대택의 알쏭달쏭 우리말'을 책으로 냈다. 동시집「등나무의 노래」, 시평설 「짧은 시 긴 여운」이 있다.
언젠가 그대가 내 방에 머물 때 이 길 상언젠가 그대가 내 방에 머물 때 책상 구석의 귤 껍데기 땡강땡강 말라가고 일요일 슬리퍼를 끌고 옥상에 올라가 아무도 읽지 않을 시집을 읽으며 생각에 잠겨보고 싶다. 그렇게 서 있다 홀로 돌아오고 싶다.언제가 그대가 내 방에 머물 때 작은 화분에 물을 주거나 거리를 걷다가 한 잎 두 잎 떨어져 그냥 묻히는 이파리들을 보며 벤치에 앉아 있고 싶다. 그럴 적마다 청바지 무릎을 이유 없이 문지르며 미소 짓는 나를 보고 싶다.언젠가 그대가 내 방에 머물 때 내가 나를 들여다보듯 하늘을 쳐다보고 싶다. 기울어지는 하늘보다 더 잿빛일 내 안. 가슴이 무거워질수록 왜 살아 있다고 느껴질까. 언젠가 그대가 내 방에 머물 때. ※이길상 시인은 2001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와 201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물방울 주렴(珠簾)- 김유석 수염이 까끄러워서, 물풍선 같은 달은 어떻게 보리밭을건널까울음 사이사이 적막을 놓고 개구리들은 무엇에 홀리는것일까저마다 숨죽이고 지새던 밤 이었다저대로 무사한 오월 이른 아침꺼스락 바늘 끝에 이슬방울을 올린 청보리들터뜨리지 않고 물방울 방울을 꿰꺼스락과 꺼스락을 엮어 친 가시거미들*김유석 시인은 198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상처에 대하여>. 현재 김제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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