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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歷史 아이러니



 

KBS의 오락사극 ‘태조 왕건’이 부동의 종합시청률 1위를 유지하면서 주말 안방극장을 확실하게 평정하고 있는것 같다. “뉴스는 안봐도 왕건은 본다”  “술마시다가도 궁예는 보러간다”는 말을 심심찮게 들어와 그 인기도를 실감하고 있던 터에 요즘 정치권까지 ‘왕건 신드롬’에 ‘궁예·아지태 공방’이 뜨거운 것을 보면 뜨기는 제대로 뜬 모양이다.

 

고려 건국사가 21세기들어 때아닌 돌풍을 일으키게 된것은 기획 3년-1백50부작-제작비 2백50억원의 초대형 프로젝트인데다 극의 완성도가 높고 같은 시간대에 필적할 만한 TV프로가 없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한듯 하다. 또 사료(史料)가 확실치 않은 고려건국사를 처음으로 과감하게 다룬 점, 현실정치 상황과 비교되도록 현대적 의미를 살린 기법 등이 시청자들을 매료시킨 요인이 아닌가 싶다.

 

지금까지 역사는 항상 강자의 편에 서왔고 기록한 자의 것이었기 때문에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우리는 가끔 혼돈스러울 때가 있다.

 

더구나 정사(正史)와 야사(野史)가 혼재하는 대목은 헷갈릴수 밖에 없다. ‘고려사’에 궁예는 왕이 된뒤의 행적을 부정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그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왕건의 혁명을 합리화하기 위해 폭군으로 몰아부치고 고려 5백년을 거치면서 평가절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후백제를 세우고 한때 후삼국중 가장 강력한 국가로 발전시킨 견휜도 극중에서는 곧잘 패장의 모습으로 그려지지만 호방형 통치를 한 맹장중의 맹장이었다고 한다.

 

종간은 또 고려사에 젊어서 중이 된후 간사하고 교활한 짓을 하다 왕건 즉위 직후 처형당했다고 기록돼 있으나 극중에서는 정반대로 미화되었고 아지태도 아첨 잘하고 간교해서 처단된 것으로 기술돼 있으나 궁예의 심복이라는 이유로 후일 혹평당했을 것이라고 보는 학자가 있다.

 

어쨌거나 정사나 야사보다 재미로 보는 드라마가 그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훨씬 깊게 각인되는 경우가 많은데 천년세월을 뛰어넘어 진실은 알수 없고 역사책에서, 극중에서 다시 살고 다시 죽으니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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