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꽁꽁 얼어붙었던 몸이 봄기운에 젖어 나른해지는 계절이 찾아왔다.
특히 겨울 막바지에 접어든 2월은 입맛을 잃기 쉬운 때다.
뭔가 상큼한 것을 찾게 되는 이즈음, 봄나물로 식탁에 활력을 불어넣어 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 조상들은 다양한 봄나물로 쑥버무리무침, 냉이무침, 달래무침, 풋마늘소라초 등 여러가지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기분을 상쾌하게 하고 미각을 북돋아 생동감이 넘치게 하는데는 최고의 음식으로 통했기 때문이다.
봄나물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아 겨우내 웅크리고 있던 우리 체내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특히 제철에 나는 나물들을 먹게 되면 비타민과 칼슘 등 풍부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어 활력을 불어넣는데 아주 그만이다.
풋풋하고 향긋한 냄새때문에 그 자체로 입맛을 돋워주기도 하지만 좀 더 맛을 내기 위해 새콤달콤하게 조리하면 별미. 우리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대표적인 봄나물을 활용한 요리를 소개한다.
△산나물 비빔밥
▲재료=불린 쌀 4컵, 물 또는 육수 4컵, 청포묵 반모, 고추장. 비름나물, 취나물, 참나물, 더덕무침, 쇠고기 고명, 생선전, 다시마튀각.
▲만드는 법
①미리 불려둔 쌀에 육수를 넣어 고슬고슬하게 밥을 짓는다.
②비름나물, 취나물, 참나물은 각각 손질해 소금을 약간 탄 끓는 물에 숨이 죽을 정도로만 파랗게 데쳐 찬물에 헹군 다음 물기를 꼭 짜서 3∼4㎝ 길이로 먹기 좋게 썬 후 갖은 양념을 해 무친다.
③껍질 벗긴 더덕은 방망이로 두들겨 살을 편 후 가늘게 찢어 고춧가루 및 갖은 양념을 해 무친다.
④쇠고기는 곱게 채썰어 양념에 무친 후 잠시 두었다가 기름을 살짝 두른 팬에 물기 없이 달달 볶아 차게 식힌다.
⑤전감으로 준비한 흰살생선에 소금과 후추가루로 밑간을 해 두었다가 밀가루를 얇게 묻히고 달걀물에 적셔 노릇하게 전을 부친 후 손가락 굵기로 채썬다.
⑥다시마는 돌과 잡티를 털어내고 손질해 끓는 기름에 노릇하게 튀겨낸 후 식으면 잘게 부순다.
⑦청포묵은 보통 굵기로 채썰어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말갛게 색이 변하면 바로 체어 건져 물기를 빼 놓는다.
⑧비벼 먹을 수 있을 정도의 큼직한 그릇에 밥을 담고 준비한 산나물과 고명, 고추장을 따로 담아내 입맛에 맞는 것들을 얹어 비벼 먹을 수 있게 한다.
△두릅적
▲재료=두릅 16줄기, 대하 8마리, 밀가루, 달걀, 식용유, 초간장(간장 2큰술, 식초 2큰술, 설탕 1큰술, 물 2큰술)
▲만드는 법
①두릅은 길이가 짧고 통통한 것으로 골라 가시가 돋아 있는 단단한 밑동을 잘라내고 굵은 것은 길이로 반 갈라 적당한 굵기로 손질한다.
②손질한 두릅은 끓는 소금물에 숨이 살짝 죽을 정도로만 데쳐내 바로 찬물에 헹구어 물기를 짠 다음 소금과 참기름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서 밑간을 해둔다.
③대하는 꼬리만 남기고 껍질을 벗겨 등의 내장을 제거한 다음 배쪽으로 몇 군데 잔칼집을 넣어 다진 마늘과 흰 후춧가루, 참기름으로 무쳐둔다.
④산적용 대꼬치에 두릅, 새우, 두릅 순으로 가지런히 꿰어 밀가루를 얇게 입히고 달걀물에 적셔 노릇하게 지진다. 약간 식으면 초간장을 곁들여 낸다.
△봄 야채 겉절이
▲재료=쑥갓 60g, 참나물 60g, 실파 20g, 깻잎 2묶음, 꽃상추 60g, 치커리 60g, 오이 1개, 겉절이 양념(풋고추 2∼3개, 붉은 고추 1개, 굵은 고춧가루 2큰술, 멸치액젓 3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설탕 3큰술, 식초 4큰술, 깨소금 2큰술, 참기름 2큰술).
▲만드는 법
①쑥갓은 연한 잎이 달린 줄기만 짧게 끓어두고 참나물은 억센 줄기를 떼어낸 후 5∼6㎝길이로 썬다. 실파도 같은 길이로 썬다.
②깻잎은 꼭지를 떼고 큼직하게 4등분해 썬다. 꽃상추와 치커리도 연한 잎으로 골가 한입 크기로 썬다. 오이는 길이로 반 갈라 어슷하게 썬다.
③손질한 야채를 한데 합해 찬물에 담갔다가 싱싱해지면 건져 물기를 쪽 뺀다.
④풋고추와 붉은 고추는 잘제 다져서 멸치액젓에 섞고 고춧가루와 나머지 양념도 합해 겉절이를 버무릴 양념장을 만든다.
⑤먹기 직전에 양념장을 고루 뿌리고 가볍게 살살 버무린다.
△돌미나리 청포묵 무침
▲재료=청포묵 1모, 돌미나리 1백g, 김 1장, 참기름 1술, 깨소금 1술, 마늘 1술, 파 다진 것 1술.
▲만드는 법
①청포묵은 먹기 좋게 얇게 썰어 끓는 물에 살짝 삶아서 낸다. 이렇게 삶아내야 묵의 녹말성분이 녹아 부드럽고 낭창낭창해진다.
②미나리는 깨끗이 손질해 5㎝ 정도로 잘라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살짝 데친 후 물기를 꼭 짠다.
③김은 구워서 잘게 부숴 놓는다.
④청포묵과 미나리, 김을 섞은 후 참기름과 마늘, 파다진 것, 깨소금을 넣고 버무린다.
△냉이무침
▲재료=냉이, 고추장양념(고추장, 물엿, 설탕조금, 식초, 깨소금, 참기름, 파, 마늘), 된장양념(된장, 파, 마늘, 깨소금, 참기름)
▲만드는 법
①냉이의 겉잎은 떼어내고 뿌리는 갈가서 끓는 물에 넣고 뿌리가 잘 물러질 때 까지 삶는다.
②고추장과 된장 양념 두 가지를 만든 후 냉이를 둘로 나눠 각각 무쳐 예쁘게 담으면 된다.
* 향긋하게 입맛 돋우네!
△냉이=봄철 어디에서나 새싹을 볼 수 있는 냉이는 야채 중에서 단백질 함량이 가장 많다. 또 비타민 A, B1, B2, C등 각종 비타민의 공급원이며 칼슘과 철분 등 무기질 함량도 높아 우수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꼽힌다.
냉이는 날 것으로 먹기 보다는 국으로 끓여 먹는데 끓여도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으며 일부 녹아 나온 것이라도 국물째 먹어 손실이 거의 없는 셈이다. 특히 냉이의 잎속에는 비타민 A가 풍부해 냉이를 1백g만 먹으면 성인이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 A의 3분의 1을 충당할 수 있다.
△달래=냉이와 함께 우리에게 봄기운을 안겨주는 달래에는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C가 많이 들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비타민 C는 열에 약해 조리과정에서 가열로 약 70~80%가 파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달래는 주로 날 것으로 먹기 때문에 비타민 C 파괴를 줄일 수 있다.
달래는 파, 마늘과 비슷한 향기와 맛이 나는데 인 함량이 많아 산성식품인 파 마늘과는 달리 칼슘 함량이 높아 알칼리성 식품이다. 이 때문에 옛 부터 달래는 강장식품으로 손꼽힌다. 달래는 지바엥 따라 약간 차이는 있지만 나물 김치 등을 보편적으로 만들어 먹는다.
특히 달래무침에는 식초를 곁들이는 것이 좋은데 식초가 비타민 C 파괴시간을 연장시켜 주기 때문이다.
△씀바귀=고들빼기로 일컬어지는 씀바귀는 쓴맛이 있어 고채라고도 한다. 이름 그대로 쌉싸름한 맛이 특징. 쓴맛은 신맛과 더불어 입맛을 좋게 한다. 새콤하게 무쳐먹으면 아주 그만이다. 신선한 상태의 씀바귀에는 80여종의 향미성 정유성분이 들어있다.
혈당치 및 혈중지질을 낮춰 주며 진정 숙면유도 해열 조혈 건위 등의 효과를 갖고 있다. 소화불량 폐렴 간염 타박상 종기 등에 효험이 있다. 씀바귀는 위장을 튼튼하게 해 소화기능을 증진시키므로 옛 사람들은 이른 봄에 씀바귀 나물을 먹으면 그해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믿었다.
△두릅=독특한 향기가 있는 두릅나무의 어린순을 약간 데쳐 고추장에 무치거나 찍어 먹으면 식욕을 돋우는데 큰 역할을 한다. 특히 식물성 식품 중에서 단백질 함량이 매우 높은 편인데다 비타민 A를 제외한 각종 비타민이 골고루 함유돼 있어 신진대사 촉진에도 큰 도움을 준다.
두릅은 쇠고기, 새우 등과 곁들여 적으로 부쳐먹을 수도 있는데 산성식품인 쇠고기의 단점을 알칼리성 식품인 두릅이 보완해 산과 알칼리의 균형을 이룰수 있다.
△쑥=무기질과 비타민 함량이 높은 것이 특징. 특히 비타민 A가 많아 80g만 먹어도 하루에 필요한 양을 공급할 수 있다. 또 비타민 C가 많이 함유돼 있어 감기 예방과 치료에도 좋은 역할을 한다.
쑥의 연한 잎을 말려 찐 다음 즙을 만들어 마시면 해열과 진통작용, 해독과 구충작용, 혈압강하와 소염작용이 있다. 쑥을 식품으로 먹을 때는 독한 맛을 없애기 위해 삶아서 하룻밤 쯤 물에 담갔다가 먹는 것이 좋고 말려두면 1년내내 먹을 수 있다.
또 ‘떡풀’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떡을 만드는데 자주 이용되는데 산성식품인 떡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미나리=전주 10미 중 하나일 정도로 우리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는 미나리는 칼슘 철분 등의 함량이 많고 비타민 A, B1도 많다. 입맛이 없을 때 미나리강회나 미나리회를 먹으면 식욕이 살아난다고 한다.
미나리는 다른 야채에서 느낄 수 없는 독특한 향기가 있어 김치를 담글 때 사용하며 미나리강회는 숙취에 좋다. 미나리 또한 쑥과 마찬가지로 알칼리성 식품으로 한방에서는 혈압강하, 해열진정, 일사병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소화를 돕고 변비를 없애며 식욕을 돋우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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