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여름방학이지만 아이들은 더 바쁘다.
피서·여행·체험학습 등으로 분주하게 지내다 보니 어느 덧 방학이 2주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방학을 앞두고 알차고 보람찬 생활을 다짐했건만 시간이 흐를수록 계획은 이리저리 헝크러지고 과제까지 쌓여 마음의 부담이 크다.
학부모 입장에서 이런 상황을 그대로 방치해 두었다가는 개학을 코앞에 두고 아이가 곤란을 겪을 것이 뻔하다. 특히 아이에게나 부모에게나 큰 방학숙제인 일기 쓰기는 한 번 밀리기 시작하면 여간 부담이 아니다.
방학 동안 연필 잡는 것 조차 싫어하며 나태한 생활을 보내는 아이들을 책상 앞에 앉혀 일기를 쓰게 하려면 매일 한바탕씩 전쟁을 치러야 하는 엄마들도 적지 않다.
전주여성인력개발센터 ‘NIE(신문활용교육)글쓰기’ 박경아 지도강사는 “방학동안 잘만 지도하면 학교에 다닐 때 보다도 더 자율적으로 일기 쓰기 습관을 들일 수 있다”며 “되도록 부모의 간섭은 적게 하고 자유롭게 재미있게 일기를 쓸 수 있도록 유도해주라”고 조언한다. 박경아 강사의 도움말로 여름방학 가정에서 효과적인 일기쓰기 지도방법을 소개한다.
△아이와 하루 일과에 대한 대화로 실타래를 풀어준다.
“오늘은 뭘 써야 하지?” 아이들이 가장 고민하는 문제다. 이럴 때는 엄마 아빠와 그날 있었던 일에 대해 얘기하던 중에 자연스럽게 글감을 정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은 방법.
글감을 제목으로 달면 흐름이 통일돼 일기 쓰기가 한결 쉽다는 점도 가르쳐 준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 일과를 다 쓸 필요는 없다. 짧아도 느낌이나 생각 등이 전달되는 글이 길게 늘어지는 글보다 좋다는 사실을 아이에게 가르쳐준다.
△틀린 철자법이나 표현을 지적하는 것은 좋지 않다.
틀린 글자를 빨간 색연필로 강조해 고치도록 하거나 “글자가 틀렸잖아!”라고 지적하는 말 한마디가 아이를 일기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틀린 글자를 지적하면 그 순간 아이들에게는 일기 쓰기가 공부의 연장이 되기 때문이다.
일단 칭찬을 먼저 하고 나중에 틀린 글자에 동그라미를 쳐놓는 방법도 좋고 다른 문장을 예로 들면서 슬며시 바로잡아 주는 것이 좋은 방법.
△규격화된 일기장, 쓰는 시간, 방법은 탈피.
일기 쓰기는 지겹지 않고 재미있어야 한다. 우선 오늘의 날씨와 반성할 점 등이 담겨있는 규격화된 일기장 보다는 일반 노트나 백지 묶음, 스케치북 등을 이용한다. 엄마와 아이의 아이디어로 좀더 파격적인 형식의 일기장을 찾는다면 일기 쓰기가 한결 재미있어질 것이다.
쓰는 시간도 잠자기 전으로 정해놓기 보다는 쓸 거리가 발생해 느낌이 가장 생생할 때 즉시 쓰도록 한다. 만화일기, 동시 지어보기, 비디오 감상문, 신문 일기, 아빠 발 씻겨드리고 일기 써보기 같은 체험일기 등 독특한 일기 써보기를 시도하는 것도 좋다.
△아이의 자존심을 지켜줄 것.
일기는 내면의 고백이다. 아이가 솔직하게 쓴 내용을 보고 잘잘못을 따지는 등 엄마가 일기를 봤다는 내색을 겉으로 드러내서는 안된다. 누군가 내 일기를 본다는 사실이 새삼 인식되면 아이는 거짓말을 쓰거나 지나치게 꾸민 글을 쓰게 된다.
△반성을 강요하지 않는다.
흔히 “다시는 ~하지 말아야겠다”등 반성조로 일기를 끝맺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기는 반성문이 아니다. 일기 쓰기를 통해 좋은 건 좋고 싫은 건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길러준다.
△부모가 먼저 일기 쓰는 모습을 보여줄 것.
솔선수범이 가장 중요하다. 아이에게 강요하기 이전에 부모가 먼저 즐겁게 일기 쓰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것 이상으로 훌륭한 지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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