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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재교수의 음식이야기] 용봉탕과 용궁탕

 

 

  용봉탕(龍鳳湯)이란 용(龍)과 봉(鳳)을 함께 백숙한 것으로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보신음식으로 널리 애용되어 왔다. 그런데 여기서 용이란 '龍(용)'을 그리고 봉이란 '鳳凰(봉황)'을 일컫는 말인데 존재하지도 않는 용(龍)과 봉황(鳳凰)을 가지고 요리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용(龍)과 봉(鳳)이란 용봉탕에 쓰이는 음식재료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우리나라와 중국 모두에서 봉(鳳)으로 닭을 사용하나 용(龍)으로는 중국에서 뱀이 사용되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잉어가 사용된다.

 

  우리나라에서 용봉탕은 궁중요리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문헌에 의하면 닭, 잉어, 달걀, 무, 미나리, 파, 표고, 간장, 소안심살, 곤자소니, 전복, 해삼, 잣, 참기름, 후추 등을 재료로 사용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결국 용봉탕이란 용(龍)으로서 잉어 그리고 봉(鳳)으로서 닭을 주재료로 하고 여기에 각종 부재료를 첨가해 백숙한 요리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용봉탕이 민간에 알려져 대중화되면서 용봉탕은 각 지역별로 특색 있게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용(龍)으로서 잉어대신 자라를 써서 자라와 닭을 쓰는 지방이 있는가 하면 봉(鳳)은 사용하지 않고 용(龍)만을 사용하기도 하고 또한 자라와 잉어를 함께 사용하는 지방도 있다.

 

  이북의 청천강변 지방에서는 닭과 은어를 넣어 끓이기도 하며 부재료로 인삼, 구기자, 당귀 등을 첨가하는 곳도 있다.

 

  전라북도에서는 자라를 용(龍)으로 그리고 닭을 봉(鳳)으로 사용하고 여기에 각종 약재를 넣은 후 백숙하여 살은 발라먹고 국물은 갖은 양념을 해 탕으로 끓여 먹거나 찹쌀을 넣어 죽으로 끓여 먹는다.

 

  자라에는 칼슘, 철분, 비타민 B군 복합체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있을 뿐만 아니라 자라에 함유되어 있는 단백질은 질이 매우 우수하여 자라는 피로회복에 효과가 뛰어나고 기혈이 부족한 사람에게 좋으며 조혈작용을 상승시키므로 빈혈에 효과적이고 또한 남성의 스테미너 증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자라는 우수한 자양·강정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양식이나 인공재배한 음식재료와 약재는 자연산에 비해 맛뿐만 아니라 효능면에서도 질이 훨씬 떨어진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전라북도식 용봉탕에 쓰이는 자라나 닭의 경우에는 자연산과 양식의 차이가 매우 두드러진다.

 

  용봉탕은 단순히 음식으로 보기보다는 약의 기능을 중요시하여 주로 보신제로 이용되는데 이러한 의미에서 자연산 자라와 자연산 토종닭을 써야만 진정한 용봉탕으로서의 가치를 갖는다고 하겠다.

 

  요즘엔 자연산 자라나 토종닭을 구하기가 쉽지 않지만 임실의 용봉탕 전문 업소에서는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자연산 자라와 토종닭을 고집한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다소 부담을 느끼지만 효과가 뛰어나 정기적으로 찾는 손님들이 많다고 한다.

 

  용봉탕을 한번 먹어본 사람들은 그 구수한 맛과 효과에 매료되어 누가 부탁하지 않아도 앞장서서 홍보를 한다고 한다.

 

  용봉탕이 약으로의 효과가 아무리 우수하더라도 음식임을 감안해 임실에서는 국물을 이용한 탕과 죽을 개발하는데 노력한 결과 이제는 업소별로 독특한 조리법을 가지고 있을 정도의 단계까지 발전하였다.

 

  한편 자라의 효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닭은 넣지 않고 자라만을 사용하면서 여기에 각종 약재를 넣고 백숙한 '용궁탕(龍宮湯)'도 용봉탕과 더불어 임실 지방에서 대표적인 향토음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주종재(군산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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