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은 중국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중국 신화상의 성군인 요(堯)임금이 고안했다고 하며, 3천년 이상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춘추전국 시대부터 폭넓게 퍼져 남북조시대(AD 420-589년)에 크게 융성했다. 한(漢)고조 유방, 항우를 궤멸시킨 명장 한신, 간웅(奸雄)의 대명사로 일컫는 조조, 당태종 이세민, 명태조 주원장 등이 모두 바둑의 애호가였다고 한다.
바둑이 우리나라에 전래된 것은 삼국시대로 보고 있으며, 주로 왕실에서 두었던 것으로 전해져 온다. 고려때는 여인들도 바둑을 즐겼다는 기록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바둑은 중국 것과 달랐다. 우리의 경우 흑백 각각 8점씩 16군데에 먼저 돌을 깐 다음 두는'순장바둑'이라는 재래바둑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일제시대에 현재의 바둑으로 변모하게 되었다.
바둑은 동양에서 시작된 지역적 특성으로 세계회가 더뎠다. 근래들어 유럽과 미주지역에 보급되고 있지만 발상국인 중국과 일본, 우리나라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따라서 이들 3개국 가운데 최고수가 세계 정상을 차지하는 세밍다.
전주가 배출한'국보급 기사'이창호 9단이 엊그제 중국이 주최하는 춘란배 우승컵을 품에 안으며 대망의 그랜드슬램을 달성, 국내 팬들을 열광시켰다. 지난 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도요다·덴소배에서 우승한데 이은 쾌거이다. 이로써 이9단은 현재 개최되고 있는 7개 국제대회에서 한번 이상씩의 우승을 거머쥐었다. 정상에 서보지 않은 미답봉(未踏峰)이 한개도 없는 셈이다. 그야말로'천하에 자신의 땅이 아닌 곳이 없는( )'최신판 전관(全冠)석권의 새로운 역사를 쓴것이다.
물론 이9단의 전관왕 이전인 94년과 지난해에 조훈현9단과 유창혁9단이 전관 제패를 달성한바 있다. 하지만 당시 국제대회는 3개∼5개에 그쳤다. 국제대회가 7개나 되는 현 시점에서의 명실상부한'전관 제패자'는 이9단 뿐 인 것이다. 전문기사도 평생에 한번 우승하기 어려운 메이저 세계기전에서 통산 15회나 우승한 것을 포함하여 이9단의 국내외 기전통산 우승횟수는 1백14회로 늘어났다.
아직 20대 후반인 이9단의 이같은 기세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9단의 가장 무서운 적은 정작 자기자신 일 것이다. 보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오래도록 세계정상을 지킴으로써, 도민들에'자랑스런 전북인'으로 계속 기억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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