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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他山之石

 

 

 

이제나 저제나 하던 일이 그예 일어나고 말았다. 미국과 영국이 국제연합(UN)의 동의 없이 이라크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사건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우리는 이라크를 좀더 알 필요가 있다. 이라크는 '저지(低地)'를 의미하는 페트시아어로, 메소포타미아 평원에 자리잡은 이슬람 국가이다. 아버지 부시때부터 이라크는 미국과 대립해 온 것도 사실이다. 이라크가 대량살상 무기를 개발해서 보유하고 있으며 알카에다 등의 테러조직과 관련이 있기때문에 미국의 이번 이라크 공격은 정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미국의 주장을 그대로 믿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영국의 가디언도 지난 2월 22일자 기사에서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는 이유는 중동에 팍스 아메리카를 심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런 관점에서 석유전쟁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라크가 '마지막 남은 지구 최대규모의 에너지 창고'로 불리지만 이번 공격에 적극적인 미국과 영국이 유전개발 협상에서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에 밀리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석유전쟁이라는 표현도 그리 틀린 말이 아니다.

 

이번 미국과 영국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서 이라크는 나름대로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1991년 이라크가 유엔의 대량살상무기 금지 결의를 수용한 이래 유엔 사찰단을 받아 들이지 않으면 안 되었는데 그 단원 중에서 미국인을 추방하거나 군사적으로 민감한 지역에 대한 사찰을 거부하는 우여곡절을 겪게 되지만 미국과 영국의 공군은 이라크의 군사시설들을 파괴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사찰거부와 협조를 반복하게 된 이라크가 결정적으로 궁지에 몰린 것은 9.11 테러의 배후로 지목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후 이라크는 전역에 걸친 유엔 사찰에 협조하게 되며 올해 2월 사찰단은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WMD)를 발견하지 못했음을 안보리에 보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이라크의 노력은 결국 미국과 영국의 공격을 막는데 실패하였다. 오히려 공격을 피하려는 의도에서 무제한 허용했던 무기사찰 결과는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는 데 좋은 자료가 되어 준 셈이다.

 

이런 이라크의 형편을 보면서 해방 후 한 때 유행했던 말이 떠오른다. '소련에 속지 말고 미국은 믿지 말고 일본은 일어나니 조선은 조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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