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5 01:03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기획 chevron_right 화요 인터뷰
일반기사

[인터뷰] 전국연극제 연출상 받은 류경호 대표

 

 

"개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강요당한 삶과 운명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민족 분단의 상흔이 반세기가 지난 지금, 우리 삶 속에 어떻게 남아있는지 한번쯤 되돌아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 21회 전국연극제 연출상을 수상한 창작극회의 류경호대표(41).

 

그 어느때 보다도 작품 제작하기 어려운 환경, 가중되는 경제적 부담과 함께 배우기근의 현실적 한계를 실감해야 했던 류대표는 워낙 고통스럽게 진행했던 무대여서 수상의 기쁨이 더 크다고 말했다.  

 

"창작극회의 단원들이 시립극단에 소속되어 있어 자유롭게 합류하지 못했다. 서러울 정도로 배우들의 참여가 차단되면서 연기자를 확보하기 힘들었고 그런 상황에서 경제적 부담은 오히려 문제가 아니었다."
그에게 가장 큰 힘은 이미 무대를 떠나있던 옛 동료와 선배들이 주역과 단역을 가리지 않고 기꺼이 합류해준 것.

 

때문에 그에게 '상봉'의 의미는 작품의 주제로서만이 아니라 전북연극을 지켜온 선후배들의 무대에도 놓여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전국연극제 연출상은 류대표의 두 번째 수상. 드문 일이다. 96년 창작극회가 '꽃신'으로 참여했을 때 최우수상을 놓치면서도 연출상은 그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전국연극제와의 인연은 그 이전이다. 공학도(조선대 공대)였던 그가 80년대 말 극단 '황토'를 통해 연극계에 입문했던 초기, 그는 배우로 전국연극제 무대에 섰었다. 이후 창작극회가 대통령상을 수상한 '꼭두꼭두'에서도 이장역을 맡았으니 전국연극제 무대와의 인연은 각별하다.

 

그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추었던 연출가 곽병창씨(전통문화센터 관장)는 '그는 군더더기 없는 연기력을 갖고 있는데다 내가 아는 지역의 가장 화술이 정확한 탁월한 배우이기도 하다'라고 평가한다. 
창작극회와 시립극단으로 소속을 옮긴 이후 중견배우로 두드러진 활동을 했던 그는 연출과 함께 여러분야를 아우르며 연극계 중심에 섰다.

 

"이제 시작인 듯 싶은데, 후배들에게 자리를 넘겨주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도 든다"는 그는 "분단 이데올로기를 다룬 작품이지만 나의 가치관을 강조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일은 가능한 절제하고자 했다. 그 과정에서 마음 잘맞는 후배인 최기우(작가)와 미묘한 긴장과 갈등을 겪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좋은 작품을 써준 작가, 열연한 배우들과 스탭들의 치열한 정신이 수상을 가져왔다"는 그는 "시기적으로 분단의 의미가 새롭게 와닿는 시점이었던 것도 작품을 주목받게 하는 바탕이 되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2000년부터 창작극회 대표를 맡아 극단 운영의 부담까지 안고 있는 그는 지역극단이 자생력을 갖고 활동해나가는 환경을 위한 일이라면 언제나 나설 준비가 되어 있는 오갈데 없는 연극쟁이. 본업(삼성문화회관 무대감독)의 분주함에도 불구하고 틈틈히 시간을 쪼개어 전북대 대학원 국문학과를 수료한 열정도 궁극적으로는 연극인생에 맞닿아 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은정 kimej@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기획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