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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世代갈등

 

대대적인 불법 정치자금수사로 정국이 뒤숭숭한 가운데 각 당이 정치개혁과 인적쇄신을 화두로 세대간에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한나라당은 소장파 모임인 '미래연대'와 '당 쇄신모임'을 중심으로 부정부패에 연루된 자, 과거에 인권탄압 경력이 있는 자, 여론조사 결과 등을 물갈이 기준으로 제시하고, 중진들과 일전불사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민주당도 당 정체성 확립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는 소장파들이 전면에 나서 "개혁을 거부하는 일부 당 중진들의 퇴진을 정식으로 촉구한다”며 "퇴로를 열어줄때 용퇴하지 않으면 조만간 실명을 밝히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또 열린우리당도 당 대표 선출 방식을 놓고 신·구세대가 내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토·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한 소장파들은 공개적으로 당 의장 직선을 요구하며 "직선제가 관철되지 않으면 비상한 결심을 하겠다”고 배수진을 치고 나섰고, 당 지도부는 "돈 많이 드는 직선을 꼭 해야할 필요가 있느냐”며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여차하면 소장파와 중진간에 일대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러한 각 당의 신·구세대간 입장 차이는 겉으로 보면 세대간 갈등처럼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누가 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느냐'는 주도권 싸움, 즉 권력투쟁을 벌이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인류 최고(最古)의 법전인 함무라비 법전에도 '요즘 신세대는 버릇이 없다'고 걱정하는 대목이 나온다고 한다. 말을 바꾸면 세대갈등이란 인류역사가 시작된 이래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계속 이어져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세대차이란 것이 요즘와서 부쩍 심각해지고 있다고 한다. 왜 그럴까? 많은 학자들은 산업혁명 이후 급속한 과학기술의 발달로 생활환경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빨리 변화하는데서 그 원인을 찾으려 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는 지난 5천년간 일어났던 변화보다 최근 50년간 일어난 변화가 더 크다할 정도로 급진적 변혁기를 맞고 있다. 그만큼 세대차이도 당연히 클 수 밖에 없다. 이런 대일수록 세대간의 폭넓은 이해와 조정이 필요하다. 신세대의 열정과 구세대의 지혜를 양축으로 하는 수레바퀴를 돌려, 한차원 높은 에너지를 창출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세대교체'만 부르짖다가는 '세대차이'만 확인하고, '세대갈등'을 빚다가 '세대충돌'을 일으켜 공멸하게 될지도 모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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