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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도내기업들 해외진출 막을길 없나

 

향후 국내경제의 성장동력 기능을 할 국내 설비투자가 극히 부진한 반면 제조업체의 해외투자가 큰 폭으로 늘고 있어 제조업 공동화(空洞化)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어차피 국내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도내 기업들도 이같은 해외진출 러시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출입은행 집계결과 올 4월말 현재 전북지역 기업의 실제 해외투자를 나타내는 순투자금액은 12건에 4백20여만달러로 지난해 전체실적 1천1백20만달러에 비해 금액기준 4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투자건수로도 지난해 전체 26건의 거의 절반수준에 이른다. 게다가 지난해 도내기업의 해외투자 신고가 31건 4천1백여만 달러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올 하반기 해외투자는 더욱 확대 될 것으로 예견된다.

 

이같은 기업들의 해외진출 러시 요인으로는 한마디로 기업환경이 악화돼 제대로 수익을 낼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동안 제품 판매가격에 비해 인건비가 큰폭으로 오른데다 노동시장의 절차등 기업환경이 열악한 점을 꼽고 있는 것이다. 이들 해외진출 기업들은 인건비가 싸고 인력확보가 쉬운데다 파격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중국을 선호하고 있다. 실제 도내 해외 전체 투자액의 70% 가량이 중국에 집중되고 있는 사실이 이를 반증해주고 있다.

 

이와함께 도내에 대규모 투자를 하려던 도내투자 외국기업들이 도내기업들의 해외진출과 비슷한 이유로 추가 설비투자계획을 변경하는 것도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실제 익산 한국고덴시를 비롯 전주 삼양화성의 대주주인 일본 미쯔비시사측 모두 중국으로 투자방향을 돌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도내기업이 해외로 자꾸 빠져 나가고 해외기업은 도내 투자를 외면할 경우 도내 제조업의 공동화는 불보듯 뻔한 일이다. 그렇다고 LG전선등 국내기업의 도내 유치도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속된 표현으로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까지 다 놓치고 있는 꼴이다. 가뜩이나 도내 청년실업의 증가가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판에 일자리 창출은 공염불에 불과할 따름이다. 급기야는 성장잠재력의 추락과 고용축소등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기업환경 악화요인으로 도내 제조업이 공동화되는 현실을 이대로 방치하고서는 전북경제를 살리는 길은 요원하다. 정책 일관성 유지, 노사안정, 규제완화 등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급선무다. 구호가 아닌 실천으로 보여줘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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