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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광화문(光化門)

문화재청은 광화문 현판을 바꾼다고 한다. 그런데 그 현판 글씨가 전 박정희 대통령이 쓴 글씨라 논란이 되고 있다. 박정희 전대통령의 글씨가 아니었다면 정치적으로 별다른 문제 제기가 없었을 것이다.

 

광화문은 임진왜란 당시 불에 탔던 것을 대원군이 복원하면서 1865년 그 당시의 대서예가인 정학교가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제는 이 건물을 조선의 기운을 훼손하기 위해 동쪽으로 옮겨 버렸다. 이곳 현판은 6.25 때 광화문 문루와 함께 소실되었다.

 

1968년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을 복원하면서 문루에 내건 현판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쓴 것이다. 이 현판을 조선 왕 중에서 가장 글씨를 잘 쓴 것으로 알려진 정조의 글씨로 새로운 현판을 만들어 오는 8월15일 교체하겠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재청은 현재 현판은 왕실 정궁인 경복궁의 공간 성격과 맞지 않고, 19세기 중건 때 만든 원래 한자 현판과 달리 글씨 방향도 거꾸로 되어 교체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정희 전대통령 또는 그의 딸인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한글현판이 글자체도 강퍅하고 원래 현판인 한자원형을 무시한 것이고 순서도 한자와 거꾸로 되었다며 교체를 환영하는 사람도 많다. 그렇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많다. 한나라당을 비롯해 여러 사람이 정치적 의도가 없는 것은 아닌지 또는 문화재청장이 현 노무현대통령에게 잘 보이려 의도도 있는지 모르겠다. 현 문화재청장이 노무현대통령을 만났고 그 때 정조의 이야기를 했다고 알려져 있다.

 

합리적인 반대는 현재의 광화문이 경복궁 복원계획에 따라 헐리면 그 때 바꿔도 늦지 않는데 지금 바꿔서 정치적 논란만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정조가 광화문이라고 쓰지 않았는데 각각의 글자를 여기 저기에서 수집해 합친 것이 무리 아니냐는 주장이다.

 

여러 의견들이 나름대로 타당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문화유산을 복원하려면 원래에 가깝게 복원해야한다는 기본 원칙이 있다. 따라서 박정희 전대통령이 제대로 복원했었더라면 훨씬 좋았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도 경복궁 복원계획에 따라 광화문을 새로 지을 때 교체했더라면 훨씬 자연스럽게 일이 처리되었을 것이다. 이왕 말이 나왔으니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는 것이 좋겠지만 일 처리과정에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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