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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삶의 질

인간에게 불로장생의 시대가 다가온 것일까. 지난 주에는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이 난치병 환자의 체세포를 복제하는 방식으로 치료용 배아 줄기세포를 만드는데 성고했다고 발표하여 세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또 지난 17일에는 우리나라 과학분야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서 ‘과학기술예측조사’를 내놓은 바 있다.

 

그 내용을 보면 국내에서도 2013년이면 암을 현재보다 훨씬 조기에 진단·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또 2014년이면 난치병인 고혈압과 당뇨병 발생 원인이 규명돼 근본적인 치료법 개발에 한 걸음 다가설 것이라는 예측도 내 놓았다. 2015년에는 사람의 대체장기를 생산할 수 있는 동물을 대량사육하는 기술이 실용화돼 질병 치료가 훨씬 쉬워질 전망이라고 한다.

 

또한 생체시계를 이용해 인체 노화를 늦출 수 있는 원리가 규명되고 뇌의 인지기능에 대한 비밀이 풀릴 전망이라고 한다. 이러한 내용은 현재의 과학기술력을 기반으로 했을 때 2030년까지 가능하다고 본 내용 중 일부이다.

 

이런 내용들로만 보자면 정말 희망적인 미래가 조만간 펼쳐질 것처럼 보인다. 우리가 체감하는 암이란 질병은 삶에 대한 의지를 꺾어 버리기에 충분할 만큼 두려운 대상이 된 지 오래다. 우리나라에서 암에 걸려 사망하는 비율이 20%를 넘는다는 사실로 보아도 예사롭지 않은 질병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에서 듣게 되는 최근의 소식들은 우리들에게 불로장생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하지만 불로장생에 대한 기대가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 문제는 좀더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수면 11시간 16분, 식사와 간식을 먹는 데 1시간 38분을 사용한다고 한다. 나머지 7시시간 21분이 여가생활을 위한 시간이라고 하는데 TV 시청이 3시간 28분으로 가장 많았다. 교제에는 1시간 8분 그리고 취미와 그외 여가를 위해서 사용한 시간은 1시간 9분에 지나지 않았다.

 

이러한 통계자료는 삶의 질에 눈을 뜨지 않으면 불로장생이 결코 희망이 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산업현장에서 은퇴한 후의 기간에 TV 시청을 주된 소일거리로 삼을 수밖에 없는 어르신들이 행복한 삶과 보람을 느낄 수 없다면 오래 산다는 것이 과연 축복이 될 수 있겠는가.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더욱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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