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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한민족 삶의 원형

지난 17일 전주시 시청 회의실에서 열린 전통문화도시 육성 기본계획 용역 중간보고회에서 기본계획 용역팀은 전주전통문화도시의 가장 상위의 비전을 '한민족 삶의 원형도시, 전주'로 보고하였다. 전주전통문화도시 사업이 근본적으로 지향해야할 비전이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이러한 용어가 받아들여지면 모든 사업이 이에 맞추어 정리되어야 한다. 그 동안 수많은 자료를 검토하고 토론을 거쳐 나온 결론이겠지만 많은 문제점이 있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사전에서 원형이라는 말을 찾아보자. 원형은 변하기 전의 본디의 모양이거나 진화하기 전의 원시의 상태 또는 기본형을 뜻한다. 한민족 삶의 원형이라는 것은 한민족이 가지고 있던 본래의 삶의 형태, 또는 진화하기 전의 초기 삶의 형태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그렇다면 한민족의 가장 초기의 삶은 언제부터 나타났는가?

 

한반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약 80만년전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물론 한민족은 아니다. 한민족이 한반도에 들어온 것은 수천년전으로 파악된다. 수천년에 걸쳐 만주를 거쳐 여러 번 한반도로 들어온 사람들이 혼합되어 현재의 한민족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문화는 신석기, 청동기, 철기시대에 이르는 문화이고 이를 바탕으로 한민족의 문화가 형성되었다.

 

삼국시대에는 토속종교가 유지되고 불교가 정착되고 우리가 알고 있는 농경이 정착되고 현재도 지속되고 있는 성씨나 친족제도가 정착되었다. 따라서 한민족 삶의 원형은 삼국시대에 형성된 것으로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

 

그렇다면 전주가 한민족 삶의 원형을 가지고 있나? 그렇지 않다. 한국의 어떤 도시도 한민족 삶의 원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전주의 삼국시대의 삶은 기록에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미 사회가 크게 변하여 한국의 어떤 도시도 한민족 삶의 원형을 복원하여 생활화할 수 없다. 그렇다면 한민족 삶의 원형도시라는 비전은 달성불가능한 과대포장으로 오해받아 전통문화도시의 진정성조차 의심받기 쉽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부채, 판소리, 전통음식, 한복, 기와집 등은 한민족 삶의 원형이라기보다는 조선시대 만들어진 것이다. 이들을 포괄하는,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그러면서도 미래에 대한 꿈이 담긴, 달성가능한 비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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