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속 빛날 보석전문인 양성 귀금속디자인밸리 '부활의 꿈'
아이러니컬하게도 국내 보석산업이 발달하면서 익산의 보석산업이 사양길을 밟았다. 근래 익산 보석특구 지정 추진도 기본적으로는 익산 보석산업의 축적된 자산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위축된 보석산업을 다시 한번 일으켜보자는 안타까움을 담고 있다.
익산이 보석도시로 이름을 내민 것은 30년전. 익산귀금속보석가공수출단지가 조성되고, 수출특화산업으로 지정되면서다. 당시만해도 익산은 보석산업의 시작이요, 중심이었다. 80년대 후반 해외 여행자유화가 이루어지고, 보세구역 철폐가 단행되면서 익산의 독점적 지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귀금속단지 메리트가 없어지면서 하나 둘씩 익산을 등졌고, 최근에는 중견 업체들마저 인건비가 싼 중국시장으로 줄줄이 떠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한때 1만5000명에 이르던 익산귀금속단지내 종업원 수가 현재 850명으로 줄어든 현실이 익산 보석산업의 어제와 오늘을 단적으로 대비시킨다.
‘더 이상 추락을 두고만 볼 수 없다’
‘썩어도 준치’라고, 익산의 기술자들이 서울로 중국으로 대거 떠났지만 아직도 익산에 숙련된 기술자들이 많이 남아있다. 보석가공산업 자체가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노동집약적 산업이어서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아주 크다.
대내외 거센 역풍속에서도 익산에서 보석산업을 성장시켜야 할 이유와 당위성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99년부터 보석문화축제를 열고, 보석사업 특구지정을 추진하는 등 익산시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가장 큰 강점은 전문 인력 양성체계가 어느 지역보다 잘 갖춰진 점이다. 고교 과정(전북기계공고)에서부터 전문대(익산 원광보건대)·대학(원광대)·직업전문학교까지 귀금속보석과가 설치돼 있다.
더 고무적인 점은 원광대가 교육부 누리사업으로 ‘주얼리 마스터 인력양성 사업단’(단장 고승근)을 발족시켜 지난해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고, 원광보건대 특성화사업단(단장 양훈)이 업체 지원에 팔을 걷어부쳤다. 산학연계 고리가 만들어져 익산보석의 제2의 부흥에 기대를 낳게 하고 있다.
“보석산업의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가 인력양성입니다. 기능인력만으로 중국과 경쟁할 수 없습니다. ”
고승근 단장은 귀금속 장신구 생산만으로 한계가 있으며, 실리콘밸리나 테크노밸리처럼 귀금속디자인밸리가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IT를 기반으로 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한 고급 인력양성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누리사업단은 2009년까지 매년 10억원씩 5년간 지원을 받아 글로벌 인력을 양성시키는 데 사업을 시작했다. 재학생 15명에 대한 호주 어학연수를 시작한 것을 비롯, 국제보석도시 견학, 해외 협력업체 현장실습 등에 들어갔다.
지난 99년 귀금속2단지에 연구센터를 연 원광보건대는 업체의 현실적문제 해결에 보다 적극적이다. 브랜드개발에서부터 디자이너 교육, 생산제품 분석 등을 통해 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부분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양훈 단장은 “중국쪽으로 우리의 기술과 노하우가 많이 빠져나갔고, 서울 종로의 주얼리 타운과 비교해서도 익산의 메리트가 전혀 없어 막막하고 답답하다”며, 익산보석산업의 제2의 부흥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공산업의 숨통을 틀 수 있게 원석의 무관세 반입이나, 특소세 인하 등을 그 예로 들었다.
양 단장은 특히 보석특구와 보석산업의 발전방향을 놓고 업체간, 학계간 서로 다른 목소리를 걷어내고 유기적 협력체계를 갖추는 일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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