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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대도(大盜) 전성시대 - 이의관

이의관(한나라당 정읍시 운영위원장)

도둑에 등급이 있다.

 

빵이나 라면을 훔치는 좀도둑이 있는가 하면 회사 돈을 몰래 빼돌려 맘대로 분탕질치는 사용족(社用族)떼가 있다. 그런가 하면 고도의 기술로 여성의 핸드백, 남성의 호주머니 지갑을 털어내는 소매치기가 있다. 이들이 무대를 세계화해서 해외원정단을 꾸며 일본의 도쿄, 오사카, 나가사키, 히로시마에도 출현했다. 그들의 절묘한 기술이 일본 TV에 방영되어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보험회사에서 보험금을 털어내기 위해 다치지도 않았는데 병원 입원실에 입원하는가 하면 고의적으로 자동차 사고를 내어 보험료를 타내는 사기단도 있다.

 

이들 도둑떼들은 이 땅에 나라가 생겨난 이후 하루도 쉬지 않고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나라를 망하게 하는 나라 팔아먹는 도둑이 있다. 바로 대도(大盜)다.

 

좀도둑 천재 조세형을 언론에서 대도로 호칭해 주었다. 그래서 대도하면 조세형을 떠올린다. 그를 대도라 하기보다 의도(義盜)쯤으로 격상시키는 것이 옳을 것이다. 마치 홍길동처럼.

 

제5공화국 시절, 나랏돈을 훔치거나, 국민의 호주머니를 위협했던 모리배들이 즐비했다. 조세형은 그들의 집만 귀신처럼 털어냈다. 그들의 장롱 속에서 물방울 다이아몬드, 행운의 금 덩어리, 갖가지 희귀 귀금속을 털어냈다. 그런가 하면 산업채권이라면서 산업은행에서 딱 100매 발행해서 아무도 모르게 유통을 시켰던 10억 원짜리를 열 장이나 훔쳐냈다. 그것은 현금이다. 암암리에 그들끼리 통용했다. 그걸 잃어버리고도 경찰에 신고조차 못했다. 세상에 알리면 “나는 도둑이로소이다!”하고 외쳐대는 꼴이 된다. 그래서 도둑질당하고서도 입을 다물고 만다. 무식했던 조세형은 그걸 휴지조각으로 알고 하수구 통에 던져 버렸다. 당시 권력층에 만연된 상류사회의 부정부패가 백일하에 드러나면서 세상 사람들은 경악했다. 조세형이 스쿠프(특종기사)했던 셈이다. 또 그는 재판장에서 천정의 팬 구멍을 통해 도주극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이 서울시내에 5000여명을 풀어 체포작전에 나섰지만 미꾸라지처럼 이리저리 빠져나가는 그의 신출귀몰한 행동이 당시장안의 화제가 됐다. 무려 27일간 바람처럼 숨어다녀 만인들의 가슴을 졸이게 했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세상 사람들은 독재자들에게 항거하는 권력층을 웃음거리로 만든 조세형에게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새야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 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 간다.”

 

녹두 전봉준 동학접주의 도피를 응원하던 민초들이 노래를 불러댔다. 마치 조세형이 그런 대상이었다. 그래서 의도(?)라 할만 했다.

 

온 백성이 나라를 걱정한다. 나라를 통치하는 정치지도자들은 밤낮으로 국민 속이기에 신바람을 낸다. 허튼소리로 그럴듯하게 떠들어댄다. 양극화가 어떠니, 청년실업 해소를 하겠다느니, 미래의 한국을 청사진화 한다느니 외쳐대고 있지만 그들의 실상을 알려주는 사건이 터졌다.

 

“외환은행 헐값 매각!”

 

최소한 5조 원짜리 외환은행을 1조 원에 팔아먹었던 매국노 부패세력이었음이 세상에 폭로됐다. 누가 이랬을까? 거함 대우그룹을 공중분해시켜 냠냠해버린 대도(大盜)들의 짓이다. 한국신화의 등불을 꺼버린 그들이었다. 그것으로 양이 차지 않았던지 결국 우량은행 외환은행까지 론스타에 팔아먹었다.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

 

장지연이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 일당에게 외쳐댔던 소리다. 대우그룹, 외환은행, 극동건설, 스타빌딩 팔아먹을 대도(大盜)세력들을 향하여 통곡하고 싶을 뿐이다.

 

/이의관(한나라당 정읍시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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