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정 기자
지난 1일 전주풍남제 무대에서 뜬금없는 이벤트가 벌어졌다.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축하행사중 ‘국악의 날’이 선포됐다.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가 국악에 대한 관심을 모으기 위해 마련한 ‘이벤트’다. ‘국악의 날’ 선포는 단순한 이벤트가 될 수 없는 일이지만 이날은 정말 ‘이벤트’에 그쳤다. 국악인은 물론 동호인, 전주시민 누구와도 공유하지 못한 대사습보존회만의 국악의 날 선포였기 때문이다.
배경은 이렇다. 3월말 대사습보존회에서 전주시에 전주대사습 기간중 ‘국악의 날’을 지정·선포해줄 것을 제안했다. 대사습놀이를 매개로 국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위상을 제고하자는 차원에서다. 취지에는 공감했지만 시는 문화계와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공론화과정을 거친후 지정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말하자면 사회적 함의를 얻어 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대사습보존회는 ‘국악의 날’선포를 강행했다. 그것도 대사습놀이 대회장이 아닌 전주풍남제 특설무대를 통해서다. 대사습놀이 축하공연 무대라고는 하지만 난데없어 보였다.
이날 국악의 날 선포 이벤트는 사회적인 함의도, 상징적인 의미도 지닐수 없는 단순한 이벤트로 전락했다. ‘국악의 날’ 선포를 너무 쉽게 생각했다는 인상을 지울수 없으며, 안타깝기조차 하다.
국악의 날은 대사습보존회 회원만의 기념일이 될 수 없다. 아무리 급하더라도 최소한 국악계, 동호인과 공감대를 형성해야 했고, 또 최소한 전주시민의 지지도 얻어야 했다. 형식적인 절차라도 거쳤어야 한다는 것이다.
선포 시기와 장소도 이해할 수 없다. 국악의 날 선포 이면에는 대사습의 위상을 더욱 높이려는 의도도 있다. 이렇게 좋은 이벤트를 왜 남의 잔치마당에서 해치워 버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국악의 날 선포가 더욱 뜬금없는 해프닝으로 보이는 것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