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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칼럼] 부처가 되는 길 - 승천

승천스님(일광사 주지. 전주교도소 불교 교화위원장)

불교의 목적은 복을 구함에 있지 않고 열심히 복을 짓고 또 지어서 성불하고자 함에 있다.

 

부처가 되기 위하여 스님이 되어 모진 수행을 하기도 하고 혹은 신도가 되어 열심히 부처님을 믿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부처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살행을 실천하여야 한다. 보살행이란 철저한 이타행을 말하며 보살행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말하면 육바라밀이다.

 

남에게 받고 얻음을 오히려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베품과 나눔의 실천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나름대로 자기가 해야 할 도리에 충실하고 정말 참기 힘든 어떤 일이 있을 지라도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않고 참을 수 없는 일일지라도 끝까지 참고 견디며 모든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의지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보살의 삶인 것이다. 그리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먼 훗날 한 번쯤 멈추어서 뒤돌아보더라도 아쉬움이 없도록 용맹스러운 정진이 깃든 삶을 혼신의 힘을 다하여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쉽게 포기하고 가던 길마저 돌아서기가 일쑤인데 보살은 사리판단을 정확하게 해서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고 보완해서 그 일이 성취되는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하던 일에 총력을 다 기울이는 것이다.

 

그리고 항상 마음을 평화롭고 안정되게 하여야 한다. 두려워한다거나 갈팡질팡하다보면 될 일도 안 된다.

 

자신감을 갖고 편안한 마음으로 정신을 가다듬은 다음 폭넓게 자신의 내면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하는 것이다. 정말 진솔하게 자신의 내면을 살펴보다보면 의외로 모순덩어리로 이루어진 자신을 만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얼마나 이기적이었으며 자기중심적이었던지 문득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마치 흐린 물을 맑히기 위해서는 오랜 침잠의 시간이 필요하듯이 자신의 모순과 허물을 바로 잡아가기 위해서는 오랜 자기성찰을 통하여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홀연히 일어나는 크나큰 깨달음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이처럼 진지한 깨달음이 있을 때까지 우리는 깊은 명상을 하여야 하는 것이다.

 

명상의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눈빛이 해맑아진다.

 

그리고 마음은 설원의 하얀 눈빛처럼 맑고 밝고 찬란하게 빛나게 될 수 있을 것이며 마침내 지혜의 눈을 뜨게 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우리 부처님 제자들이 추구하고 있는 부처의 세계란 허공처럼 텅 빈 마음으로 아낌없이 베풀고 또 베풀면서 무소유에 도달하는 것이며 한 치의 애착과 사심도 없이 균등하게 나누고 또 나누며 사는 복지 평등의 세계를 구현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사는 곳,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여기가 부처님 나라인 것이다.

 

그런데 과연 지혜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가야만 하는 것일까?

 

옛 조사스님들께서는 헌 신짝 버리듯이 모든 것을 다 남김없이 버리라고 하셨다. 놓치지 않으려고 꼭 쥐고 있는 손을 미련 없이 쫙 펴 보이라는 것이다.

 

내 것이라는 소유욕으로부터 자유로워질 때까지 비우고 또 비우라는 것이다. 이처럼 비우고 또 비우다 보면 정말 그 어떤 탐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없는 무소유가 되어버리게 되어서 마침내 진공의 세계에 도달하게 되는데 그 진공의 세계에는 참으로 묘하게도 우리에게 있어야만 하는 것들은 다 갖추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옛 부터 이를 진공묘유라고 하였다. 부처가 되는 길은 성취나 얻음이 아니라 베품과 나눔, 탐욕의 버림이니 황금돼지의 해 정해년 새해에는 다 함께 버리고 또 버리는 비우고 또 비우는 부처놀음 한번 멋지게 해보았으면 싶다.

 

/승천스님(일광사 주지. 전주교도소 불교 교화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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