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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교양·상식 넓혀주는 '신문' 읽읍시다 - 유기석

유기석(장수군 장계농협 이사)

새해 첫 날인 지난 1일 저녁. 한 방송사에서 세계를 이끈 부자 5인의 평소 습관을 알아보는 퀴즈 프로그램을방송했다. 그 중 현대그룹 고 정주영 회장의 습관이 소개됐다. 정 회장은 놀랍게도 아침에 배달되는 모든 신문을 빠짐없이 읽었단다. 신문을 그것도 빠짐없이 읽는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재벌 회장이 일 없는 사람처럼 신문을 읽는다는 건 실로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었다.

 

정 회장이 한국에 조선소를 세울 당시의 유명한 일화(逸話)가 이를 증명한다. 정회장이 돈을 빌리기 위해 영국의 버클리은행 총재를 만났다. 총재는 정 회장이 갚을 능력이 있는지를 테스트하기 위해 “정 회장님은 어느 대학을 나오셨습니까?”라고 물었다. 정 회장은 망설임 없이 “내 학력은 국졸이지만 대학은 신문대학을 다녔지요”라고 답했다. 그만큼 모든 면에 해박하다는 것을 암시한 대답이었다.

 

그러자 총재가 다시 물었다. “한국은 배를 만들 도크시설도, 또 조선소도 없는데 어찌 배를 만든다 하시오. 배를 만들어 본 경험이나 있소?” 어떻게 해서든 돈을 빌려 주지 않으려는 속셈에 질문을 했는데, 정 회장은 주머니에서 거북선 그림이 그려진 당시 500원짜리 지폐 한 장을 꺼내 탁자 위에 놓고 설명했다.

 

“당신들 나라에서 조각배를 만들 때 우리 조상은 거북선이란 철갑선을 만들었지요. 그 후손인 우리가 어찌 배를 만들지 못하겠소”하며 보기 좋게 받아 넘겼다. 이에 총재는 껄껄 웃으며 “옥스퍼드 대학의 경영학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이런 사업계획서를 못 만들 겁니다. 당신은 그 보다 훨씬 더 훌륭합니다”고 칭찬함은 물론 흔쾌히 차관을 승낙했다는 이야기다.

 

정 회장의 순간 재치도 대단했지만 그 순발력을 뒷받침할 수 있었던 건 매일 읽었던 신문이었다는 사실이다. 신문은 사람이 갖추어야 교양과 상식, 예절 등을 제공해준다. 그런데 우리는 바쁘다는 핑계로 신문 읽기를 등한시 한다. 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다. 어느 때 보다 상식과 지식을 쌓고 어리석음을 뛰어 넘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그러기 위해서 신문을 빼놓지 않고 읽었으면 한다. 신문을 읽으면 상식과 교양 그리고 예절의식이 더욱 풍족해짐을 잊지 말자.

 

/유기석(장수군 장계농협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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