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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손학규 셈법'

대선이 벌써 열 달 열나흘 앞으로 다가왔는데 여권 유력 후보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최근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를 한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한나라당의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43.7%의 지지도로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고, 그 뒤를 이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3.5%,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6.4%의 지지도를 나타내고 있다. 여권에서는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6.2%의 지지도를 보였을 뿐, 나머지는 5% 미만의 지지도에 그치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에 비하면 지지도라고 할 것도 없을 정도로 초라하다.

 

집권여당이 이례적으로 이렇게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는 그럴 말한 이유가 있다. 전열을 정비해서 일사분란하게 전투태세를 갖춰도 시원찮은 판국에 한쪽에서는 탈당을 하고 또 한쪽에서는 당 깨는 연습들을 하고 있으니 후보들이 눈에 띄기나 하겠는가. 더군다나 이런저런 이유로 열린우리당 지지도가 바닥을 기고 있는 마당에. 열린우리당은 이제 당을 깨고 헤쳐모여를 하든지, 특단의 조치를 해서 당을 살리든지 양단간에 조속한 결정을 내려야 할 막다른 골목에 몰려있다.

 

여권이 하도 죽을 쑤고 있으니까 별 이상한 일이 다 벌어지고 있다. 한나라당 손학규씨를 영입해서 여권 연합후보로 내세워야 다음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아마 손 전 지사가 경기도 출신으로 호남권에서 크게 거부반응이 없는 데다 현재 여권 후보 중 가장 지지도가 높은 정동영 전 의장보다도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야당 후보를 모셔다 여당 후보로 출마시켜야 한다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국민들은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는 눈치다.

 

우리 국민들은 전통적으로 배신자를 싫어하는 정서가 있다. 당적을 바꾸면 철새정치인이라고 손가락질 하고, 경선에 불복하면 가차 없이 낙선시켜 응징을 한다. 근래 중앙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손 전 지사가 범여권 후보고 출마할 경우 78.7%가 찍지 않겠다고 응답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에서 쫒겨나 여권의 프라이머리를 통해 후보가 된다면 상황은 급반전될 수도 있다. 일거에 배신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동정론까지 등에 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번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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