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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곶감

고향집 지붕위로 먹음직스런 감들이 샛노랗게 익어가는 계절이다. 주황색 감들이 주렁주렁 매달린 풍경은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도 풍요롭게 한다. 한국의 가을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대추, 밤과 함께 노을빛 감이 있어 포근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신석정 시인은 추과3제(秋果三題)에서 감을 이렇게 노래했다.

 

“하이얀 감꽃 꿰미꿰미 꿰미던 것은/ 오월이란 시절이 남기고 간 빛나는 이야기이어니.// 물밀듯 다가오는 따뜻한 이 가을에/ 붉은 감빛 유달리 짙어만 가네.// 오늘은 저 감을 또옥또옥 따며 푸른 하늘 밑에서 살고 싶어라./ 감은 푸른 하늘밑에 사는 열매이어니.”

 

감은 동아시아 특유의 과실로 한국 중국 일본이 원산지다.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농업기술서 ‘제민요술’에 감나무의 재배에 대한 기록이 있고, 우리나라도 일찍부터 재배했다. 단 것이 귀했던 예전에는 귀중한 과실로 대접받아 이를 가공 저장하는데 힘써 왔다.

 

감은 원래 온대성이어서 한강 이북에서는 서식하지 못했으나 지금은 기온이 따뜻해져 서울에서도 자란다. 감은 떫은 감과 단감이 있는데 떫은 맛은 타닌(tannin) 때문이다. 떫은 감을 곶감으로 만들면 달아지는 것은 수분이 증발해서 타닌이 굳어져 불용화된 탓이다. 단감은 1900년대 일본에서 건너 온 것이다. 하지만 단감은 중부 이북에서 재배가 곤란하다. 감의 주성분은 당질로서 비타민이 풍부하다. 고혈압 중풍 이질 설사 하혈 위장·대장염에 탁월한 효능을 보인다.

 

곶감 만드는 방법은 떫은 맛이 있는 생감을 완전히 익기 전에 따서 껍질을 얇게 벗겨, 대꼬챙이나 싸리꼬챙이에 궨다. 이것을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매달아 건조시킨다. 수분이 1/3 정도로 빠졌을 때 속의 씨를 빼내고 손질해 다시 건조시킨다. 그런 다음 볏짚에 싸서 상자에 넣어 밀폐된 상태로 두면 완전히 건조되면서 표면에 포도당(글루코오스)의 흰가루가 생긴다. 이것을 꺼내 다시 한번 건조시켜서 상자에 넣고 밀폐해 두면 맛좋은 곶감이 되는 것이다. 곶감은 수분만 빠졌지 영양 성분은 생감보다 오히려 더 높다.

 

상주 곶감이 유명하고 도내에서는 완주 고산과 동상 곶감을 높이 친다. 이곳에서 곶감은 짭짤한 수입을 올리는 겨울농사다. 샛노란 속살을 드러낸 감들이 가지런히 말라가면서 계절은 빠르게 겨울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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