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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모습이 변했으면 어떠니 60년간 무탈이 자랑이지

송영수(수필가·전주 인봉초 교감)

친구야 정말 반갑다. 아니 이런 것이 반가운 것인지 어쩐지 모르겠어.

 

얼마전 우연히 친구의 연락처를 찾게 되었어. 그런데 선뜻 전화하지 못하고 수화기를 들었다가 놓았어. 왠지 그대와 통화가 되는 것이 두려워지는 거야.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방안이 서지 않는 거야. 아직은 마음이 한가롭지 않다며 좀 더 편해졌을때 찾겠노라고 수화기를 놓았지. 그러나 많은 날들이 지나도 그대에게 전화할 만한 여유가 없더군. 여유가 없던게 아니고 40년간 닫혔던 문을 열기가 쉽지 않았던 게지. 아니 친구에게 내보일만한 것 아무것도 없음이 제일 큰 이유였을 거야.

 

그런데 오늘은 그저 무턱대고 수화기를 들었어. 통화가 되리라는 기대 없이 수화기만 들었던 거야. 그런데 그대의 음성이라니 지금도 믿기지 않아. 아무래도 낯설어. 모습은 얼마나 낯설어졌을까?

 

그래도 가슴은 낯설지 않을 거야. 그러기에 통화만으로도 이토록 가슴이 설레고 뛰는 거야.

 

이제 우리 만나야지. 모습이 변했음 대수일까? 내 보일 것 없음이 흉일까? 60년간 무탈했음이 자랑스럽지 않은가? 오직 18세 소녀 그 가슴만을 얼싸안아 보자.

 

/송영수(수필가·전주 인봉초 교감)

 

“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을 마칩니다. 그동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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