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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신구·김향기 주연의 '방울토마토'

돈 없고 집 없는 할아버지와 손녀의 눈물겨운 사랑 이야기

한국 영화 '방울토마토'는 철거촌을 배경으로 돈 없고 집도 없는 노인과 어린 손녀가 살아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박구(신구)는 리어카를 끌고 다니며 폐품을 모아 판 돈으로 어린 손녀 다성(김향기)을 돌보며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 박구와 다성이 살고 있는 판자촌 동네는 곧 철거에 들어간다.

 

이들 앞에 출소한 박구의 아들 춘삼(김영호)이 찾아온다. 춘삼은 이튿날 아침 딸 다성에게 방울토마토 화분만 남겨둔 채 박구의 통장과 함께 사라진다. 게다가 강제 철거를 하려는 용역업체 '어깨'들과 이를 막으려는 주민들 사이에 싸움이 붙자 박구의 리어카는 부서지고 만다.

 

박구는 다성의 손을 붙들고 리어카에 대한 보상을 받기 위해 건설업자 갑수의 저택을 찾아가지만 이들은 멀리 여행을 떠나고 집에는 값비싼 개 한마리만 남아 있다. 무작전 저택 안으로 들어간 둘은 냉장고에서 먹을 것을 훔쳐 먹고 안락함에 취해 당분간 그곳에 머물기로 한다.

 

이 영화는 솔직하다. 먼저 할아버지와 손녀 사이의 애틋하고 애끊는 사랑을 차근차근 그려 나가면서 안타까움과 눈물을 유발한다. 여기에 피차 가진 것 없는 철거촌 주민들간의 따뜻하고 살가운 정을 추가한다.

 

무엇보다 영화는 주인공을 극한으로 몰고 가는 상황을 묘사할 때 가장 진지하고솔직하다. 개발업자는 사생활과 취미까지 이상한 완벽한 악인으로 나오고 피해자인 두 주인공이 수렁에 빠지는 장면 장면은 섬뜩할 만큼 상세히 묘사한다.

 

이런 진지함은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한계로 작용하기도 한다. 철거민들은 안중에도 없이 돈만 밝히는 개발업자와 속절없이 당하는 철거민을 가르는 이분법은 너무도 단순명료해 오히려 사실감이 떨어질 정도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영화 주연을 맡은 배우 신구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이 절절하다. 또 어린 배우 김향기는 나이답지 않게 당돌하게 배역을 소화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 영화로 충무로에 데뷔한 정영배 감독은 10년간 PD 생활을 하면서 KBS 모노다큐드라마 '인물 한국사' '역사 속으로', SBS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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