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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만은 지키자-생태보고서] 고군산군도 선유도의 해안사구와 평사낙안

갯방풍·초종용, 멸종위기식물의 둥지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는 '옛 군산'이란 뜻을 지니고서 군산에서 남서쪽 서해바다에 여러 개의 조약돌을 흩뿌려 놓은 듯한 여러 섬들로 구성돼 있다.

 

지금은 새만금 간척사업에 따라 방조제로 연결돼 섬이라 부르기에 어색해져 버린 야미도, 신시도를 포함해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 등 63개의 섬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고군산군도 중 섬 중의 섬으로, 관리도와 방축도로 둘러싸여 섬 속의 호수 같은 수려한 경관으로 그리고 은빛모래가 펼쳐진 2.3㎞의 명사십리가 있는 섬. 바로 선유도다.

 

선유도는 고려시대에는 려?송 무역로 기항지(寄港地)로 수군진영이 있었고, 조선시대에는 군사적으로 중요한 요충지로서 수군절제사가 통제했으며,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명랑해전에서 크게 승첩을 거두고 12일간 머물렀던 곳이기도 하다.

 

갯방풍. (desk@jjan.kr)

 

몇 해전만해도 선유도는 군산내항에서 여객선으로 2~3시간 이상 걸리는 먼 섬나라였는데 지금은 군산연안여객터미널에서 1~1시간30분 정도 걸리는 가까운 섬이 됐다.

 

특히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선유도는 더 알려지게 됐고, 여행객들이 가보고 싶은 섬 중의 하나로 자리매김을 함으로써 매년 찾아오는 관광객이 증가하는 추세다.

 

초종용. (desk@jjan.kr)

▲ 선유도 해안사구

 

선유도에 가면 다른 섬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선유도 해안사구에서 말이다. 선유도 해안사구는 명사십리 배후에 형성된 모래 언덕으로 그 폭은 좁지만 길이는 약 2㎞ 정도로 좋은 경관을 갖추고 있다.

 

해안사구는 하천의 유수에 의해 바다로 유입된 퇴적물이나 해저에 모래톱 형태로 쌓여 있는 모래 입자들이 파랑 작용과 간조 때마다 노출되어 육지 쪽으로 부는 탁월풍에 의해 운반?비사돼 해빈 후면에 형성되는 곳이다.

 

내륙과 비교해 식물 생육에 매우 열악한 토양의 높은 염분, 바람과 조수의 교란에 의한 서식지의 불안정성, 과도한 일조량과 바람의 영향에 따른 수분결핍, 유입되는 양분의 부족 등 혹독한 환경조건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적응하여 식생이 분포하며,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높은 생태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 해안에는 해안사구가 총 133개소가 분포되어 있는데(환경부, 2001) 이곳 선유도 해안사구에는 동해안과 서·남해안에 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사구식물들을 모두 볼 수 있다.

 

▲ 선유도 해안사구, 통보리사초와 좀보리사초

 

즉 갯그령, 갯쇠보리, 통보리사초, 좀보리사초, 모래지치, 갯완두, 갯방풍, 갯씀바귀, 갯메꽃, 해당화, 순비기나무, 왕잔디, 백령풀, 솔장다리, 수송나물 등이 바로 그들이다. 하지만 매번 선유도를 방문해 이곳에 와보면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다.

 

바로 그 귀중한 자연, 해안사구의 가치를 모르고 방치하다시피 내버려 뒀을 뿐만 아니라 이곳에 관광객을 위한 쉼터인 정자와 화장실을 건축했으며, 심지어 쓰레기 집하장까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쯤에는 이곳에 육상식물인 동백나무와 배롱나무를 식재하는 황당한 일도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올해 이곳을 찾아보니 식재된 식물은 거의 고사돼 볼썽사납게 휑하니 남아있을 뿐이었다.

 

▲ 평사낙안

 

선유도에는 특이한 지형이 있다. 선유팔경중의 하나인 평사낙안(平沙落雁)이다. 선유도에서 망주봉 쪽으로 보면 모래가 퇴적돼 형성된 모래톱의 섬이다.

 

이곳에는 산림청에서 지정한 희귀 및 멸종위기식물인 초종용과 갯방풍은 물론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인 갯그령, 통보리사초, 갯방풍, 갯까치수영, 갯씀바귀 등이 분포하고 있어 식생학적 가치가 높다.

 

그런데 평사낙안의 분포면적이 심상치 않다. 매년 그 분포 면적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선유도에는 식물뿐만 아니라 4~5월이면 선유1구 앞의 무인도에 괭이갈매기가 집단으로 몰려와 산란하기 위해 무리를 이루는 모습이 장관을 이루기도 한다. 또 천연기념물 제326호인 검은머리물떼새를 근거리에서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대장자도 부근 암벽에는 가마우지 집단 서식지가 있어 이곳 선유도 지역은 동·식물 생태보고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조두성(선유도중학교 교사·이학박사)

 

조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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