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애(시인·전북기계공고 교사)
크고 작은 행사에 참여할 때마다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한다. 흰 바탕에 태극과 건곤감리의 의미를 생각하면 그 깊고 깊은 뜻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마는 왼편 가슴에 오른손바닥을 얹고 심장의 쿵쿵거리는 소리를 듣다보면 그래도 내가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생각으로 전율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가끔은 국민의례 없이 자연스럽게 시작하는 것이 더 산뜻한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공적인 성격을 가진 자리라면 국기에 대한 경례만은 꼭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지나치지만 않다면 형식은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민의례 절차에 정식과 약식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 제창 그리고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순으로 이어지는 국민의례는 정식인데 이때 애국가는 4절까지 할 수도 있고 1절만 부르기도 있다 두 경우 모두 정식절차에 해당한다.
국민의례를 정식 절차로 진행할 경우에는 국기에 대한 경례시 경례곡 연주와 함께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라는 맹세문을 낭송하며 낭송은 녹음물이나 영상물 등 시청각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
우리가 참석하는 행사는 약식절차인 경우가 많다. 국기에 대한 경례만 하고 바로 자리에 앉아 자체식순을 이어 진행하는 경우와 국기에 대한 경례 후에 애국가 제창은 생략하고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는 것 모두가 약식절차에 해당된다. 그런데 '약식 절차로 진행할 경우에는 국기에 대한 경례시 전주곡이 없는 애국가를 주악하고 맹세문은 낭송을 하지 않는다.'가 바른 예절이다.
행사 진행은 약식절차인데 국기에 대한 경례시 연주되는 음악은 정식절차에서 사용하는 경례 곡을 사용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음악 연주를 서양악기로 할 것인지 아니면 국악기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면서도 정작 국민의례 경례 곡에 대한 바른 예절은 알지 못하고 정식절차에서 일부만 잘라버리면 된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국기에 대한 예절을 알리고 실천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일부 공공장소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호텔이나 예식장 등의 장소에서 음향을 담당하는 책임자에게 바른 절차를 알리는 일이 더 시급한 것 같다. 잘못 연주된 경례 곡을 듣게 되어서 당일 음향 담당자에게 물으면 아예 정식절차와 약식절차가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 때로는 국민의례 진행순서까지 임의로 바꿔버리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날은 오래도록 우울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다.
태극기는 1883년 고종 20년에 조선의 국기로 채택되어 일제강점기 임시정부에서 통일양식을 제정하여 공포했고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면서 우리나라 국기가 되었다. 태극기의 태극문양과 4괘는 우주만물이 음양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진다는 대자연의 진리를 형상화한 것이다. 태극 문양은 음인 파랑과 양인 빨강의 조화를 상징하며 네 모서리의 4괘는 음과 양이 서로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효의 조합을 통해 구체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건괘는 하늘을 곤괘는 땅을 감괘는 물을 이괘는 불을 각각 상징한다.
2002월드컵 이후 태극문양이 젊은이들의 패션으로 자리 잡게 되어 경외감 말고도 친숙함을 갖게 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이제라도 행정기관의 관련부서에서는 국기에 대한 바른 예절을 널리 알리고 일정 규모의 공간을 가진 모든 사업장에 국민의례 절차와 경례음악을 공급하여 더 이상의 실수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조미애(시인·전북기계공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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