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베이징올림픽 전북선수단 도민환영대회가 열린 1일 전주코아리베라호텔에서 역도 금메달리스트 장미란은 보이지 않았다. 전주시가 장미란에게 수여하겠다는 명예시민증은 주인을 찾지 못했고 수여식은 무기한 연기됐다. 전주 태생으로 '전북이 낳은 여자 역사' 장미란은 베이징올림픽 전북선수단 결성식에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었다. 그래도 도체육회는 올림픽기간 '전북출신 선수' 장미란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않았다. 전북선수단의 메달 획득 현황에는 양궁의 박성현과 야구의 정대현, 이진영이 따낸 금메달 옆에 장미란이 세계신기록과 함께 들어 올린 금메달이 항상 함께 있었다.
전북출신 장미란에 대한 논란은 출생지에서 시작된다. 장미란은 전주에서 태어났으며 3개월 뒤 부모를 따라 이주한 원주에서 출생신고를 했다는 게 도체육회가 말하는 전북출신 장미란의 근거이다. 부친이 정읍출신이지만 서울에서 태어난 마린보이 박태환과는 의미가 사뭇 다르다는 것이다.
도체육회가 장미란에게 지대한 관심을 쏟아 붇는 것은 결국 '전북선수' 장미란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현재 고양시청 소속인 장미란을 내후년쯤에는 전북으로 데려 온다는 것이다. 수년전 실패한 교섭이지만 조만간 장미란을 데려와 역도의 메카 전북을 부흥시키고 전국체전에서도 성과를 내보자는 심산이다.
하지만 장미란 모시기의 1단계 작전은 일단 해프닝으로 끝났다.
전북태생인 장미란에 대한 지대한 애정 대신 도내에 머물며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바벨을 들어 올리는 역도 꿈나무에게 더 관심을 보이면 어떨까. 장미란이 전북에 오면 당장 전국체전에서 몇 개의 금메달은 너끈히 따내겠지만, 아직 성적은 미미해도 미래를 보고 뛰는 도내 무명 선수들에게 보다 애정과 투자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