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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사람] 국제 민족음악 교류음악회 참석한 러시아 연주자들

"러 전통음악 '아리랑' 과 닮은 꼴"

사진설명 왼쪽부터 쎄르게이 말리힌(발랄라이카 연주가 및 교수)· 라리사 누쥐나(가수)· 겐나지 마마이코프(바얀 연주가 겸 교수) (desk@jjan.kr)

"한국에 '아리랑'이 있다면 러시아에는 '카린카(Kalinka,러시아 민요 중 빠른 템포의 곡)'가 있죠."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라리사 뉘쥐나씨는 핸드백에서 러시아 발음이 적어진 '아리랑' 악보를 꺼내들었다. 그가 부르는 '아리랑'에는 세련된 발음의 선율과 응어리져 꾹눌린 '한'이 그대로 있다.

 

10일, 원광대학교 60주년 기념관에서 열리는 '제2회 국제 민족음악 교류 음악회'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에 온 쎄르게이 말리힌(45) · 겐나지 마마이코프(60) · 라리사 누쥐나씨(53).

 

이리 향제 줄 풍류 보존회의 판소리 아쟁산조를 비롯한 한국의 전통음악과 러시아의 우랄지방의 춤곡, 일곱명의 결혼을 원하는 사람들이 신부감을 구하는 러시아 전통곡을 번갈아 공연하는 '전통음악교류'에 대한 이들의 기대는 남달리 컸다.

 

쎄르게이씨는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라드 컨서바토리 민족음악원교수로, 겐나지시는 니즈니 노브고라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러시아 전통악기인 바얀 연주가이기도 한 겐나지씨와 가수 라리사씨는 옐친과 푸틴 대통령 집권시절 '공훈배우'의 칭호를 각각 받은 실력파 음악가.

 

이들은 "요즘 러시아에서는 전자음악을 식상해지면서 민족음악이 더 큰 관심을 받고있다"며 "전통음악은 계승이나 확산을 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아하고 원할 때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음악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것이 더중요하다"고 했다.

 

일단 먹어봐야 컵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 수 있는 것처럼 러시아에서는 초등학교 때 일반학교와 음악학교를 오전과 오후로 나눠 다니며 음악자체를 가까이 한다고 소개했다.

 

러시아는 서유럽과 동떨어져 단절된 영향으로 민족주의 경향이 강해 민속선율과 리듬의 요소를 담은 민족음악을 좋아하지만 서양음악에 대한 포용력도 넓은편. 우리나라와 달리 전통음악 계승을 위해 별도의 교육을 하는 것이 없고, 클래식과 전통음악에 대한 엄격한 구분을 짓지 않고 동시에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도 특징이다.

 

"음악이 좋아도 사는 사람이 없으면 의미가 없죠, 청중이 요구하는 음악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이들은 수만가지의 감정을 담아낸 러시아 민족음악이 우리나라의 '한'의 정서가 바탕되어져 나오는 판소리와 맥을 같이 한다고 말한다.

 

"오랫동안 삶의 터전에서 이어져 온 전통음악은 삶의 정서가 고스란히 묻혀 있기 때문이다"고 말하는 쎄르게이 씨는 "전통음악이 청중이 요구하는 음악에 어떻게 바탕되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계속돼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그 답을 찾기 위해 26세 까지만 참여할 수 있는 '세계음악 콩쿨'(Rozkox mikhael) 을 열어 왔다. 세계의 다양한 음악을 오로지 전체적인 조화와 하모니만으로 심사하며 세계 전통 음악을 교류하는 장으로, 올해 4회째 맞는 이대회는 모스크바 니즈니 노브고라드에서 매년 4월 1일 열린다.

 

"한옥에서 오래된 한국의 멋을 느껴요. 한국에서 살아도 되겠어요."

 

이들은 평지가 대부분인 러시아와 달리 한국에는 산이 많아 공기가 좋다며 거문고 소리와 김치, 그리고 말이 통하지 않아도 눈빛이 따뜻하고 친절한 한국 사람들이 가장 인상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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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나네 nane01@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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