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지역을 떠나거나 편안하게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진료과목을 선택하는 의사 지망생과 전공의가 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눈앞이 캄캄해짐을 느낀다.
더욱이 도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전북대병원도 이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허덕이고 있다고 하니 '몸이 아프면 도대체 어디를 가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 같은 현실 속에 지난해 모 방송사가 방영한 TV드라마 '뉴 하트'가 생각난다. 당시 드라마에서는 의학 분야의 '꽃 중의 꽃'이라 불리는 흉부외과 의사들의 애환 등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그러나 드라마를 제작한 기획자의 의도를 살펴보면서 내가 의료인은 아니나 이상과 현실의 벽에 부딪혀 있는 의료계의 상황에 서글픈 생각이 든다.
드라마는 늘 응급상황이 기다리고 있고, 의료사고에 항상 노출돼 있어 외과 중에서도 가장 위험하고 힘이 들기 때문에 꽃 중의 꽃이라 불리는 흉부외과가 의료계에서 외면당하고 있는 엄연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그러면서도 단 1명의 의사가 30분 동안 진행하는 쌍꺼풀 수술과 대 여섯 명의 의사가 혼신의 힘을 모아 장시간 수술을 해야 하지만 수술비는 비슷한 국내 의료 현실과 흉부외과 의사가 대접받는 외국 모습을 통해 정부와 의료계에 대책 마련을 조용히 호소했다.
문제는 드라마 속에서 벌어지는 한 편의 희극이 거기서 끝나지 않고 현실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물질만능 주의 시대에 편안함과 수익을 따지는 의사들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조금 서운할 뿐이다. 그들은 의사가 되면서 나의 생애를 인류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선언했었다.
이런 그들에게 '나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으며, 인종, 종교,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해 오직 환자에 대한 의무를 지키겠노라'고 말했던 히포크라테스 선언이 항상 먼저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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