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걱정 '동병상련'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플레이오프가 끝나기도 전에 한국시리즈 걱정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2승씩을 주고받은 두 팀은 최소한 잠실 6차전까지 치러야 한국시리즈 진출 팀을가릴 수 있다. 그동안 넘은 산도 높았지만 앞으로 얼마나 험한 고비가 기다리고 있을지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다.
선발이 약한 두 팀이 그동안 네 차례 경기에 동원한 투수는 양팀 22명씩 모두 44명이었다. 두 팀 모두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투수 11명씩 포함했으니 16∼20일 5일간 평균 두번씩 마운드에 올린 셈이다. 아무리 강철 어깨를 가진 투수라도 지치지 않을 수 없는 강행군이다.
더구나 경기마다 치열한 타격전으로 두 경기를 한꺼번에 치르는 분량의 에너지를 소모한 터다. 그러다 보니까 "실제로는 네 경기를 했을 뿐인데 한 여섯 경기쯤 치른 것 같다"라는 김경문 두산 감독의 얘기가 단순히 엄살로 들리지 않는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플레이오프 내내 "이렇게 긴 포스트시즌은 처음"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삼성 감독 부임 이래 두 번은 한국시리즈에 직행했고, 지난해에는 준플레이오프에서 일찌감치 떨어진 걸 두고 하는 얘기다. 롯데와 준플레이오프세 경기는 그렇다 치고, 두산과 플레이오프 네 경기를 치르느라 지칠 대로 지친 표정이 역력하다.
걱정은 누가 이기든 26일부터는 SK와 한국시리즈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안 그래도 SK는 정규리그에서 승률 0.659(83승43패)에 이른 막강 팀이다. 올 시즌 SK와 상대전적이 8승10패로 한결같이 열세인 두 팀이 지친 마운드를 이끌고 한국시리즈에 오른들 시즌 팀 타율 0.282의 막강 SK 타선을 어떻게 상대할지 걱정이 태산 같을 수밖에 없다. 21일은 한국시리즈 엔트리 제출 마감일이었다. 두 팀은 일단 플레이오프보다 야수를 한 명 줄이는 대신 투수를 한 명씩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팀 감독의얼굴에는 `투수 한 명만 더 있으면 SK를 상대할 수 있다'라는 표정보다는 `도무지 답이 안 나온다'는 걱정만 가득하다.
김경문 감독은 "(선발이 워낙 약하다 보니까) 4차전에선 5점을 앞서는데도 안심이 안 되더라"라며 "플레이오프를 이기든 지든 한국시리즈 생각을 하면 가슴 한쪽이꽉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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