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보고싶어하는 마음을 음악으로 표현한다면, 아마 이루마의 새 앨범 'P.N.O.N.I'에 실린 곡들과 같을 것이다.
군대를 제대하고 다시 세상에 나온 이루마(30). 19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Ribbonized Concert'를 여는 그는 "2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사람들이 저를 잊은 것 같았다"고 솔직히 말했다.
"'Ribbonized Concert'는 음악이 든 상자를 정성스럽게 리본으로 포장해 놓은 모습을 상징합니다. 리본을 달아서 매듭을 짓는다는 의미도 있죠. 어떤 음악세계가 펼쳐질 지 리본을 풀어보는 건 여러분들의 몫이예요."
이번 콘서트는 'P.N.O.N.I'에 실린 곡들이 흐른다. '피.앤.오.앤.아이'로 읽혀지는 'P.N.O.N.I'는 '피아노와 나'라는 뜻. '상(등)병이 지나면서' 준비하기 시작한 곡들로, 그는 "군대에 있는 동안 사람들을 그리워 했고 피아노와 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음악은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장 순수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었어요. 연주에 있어서는 예전에는 여성스러운 터치였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남성적인 강한 터치로 좀더 성숙해지고 깊어진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었죠."
그는 "피아노와 나 사이에 있는 어떤 공간 같은 것을 채워보고 싶었다"고 했다. '로안나(Loanna)'는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의 곡. 딸을 위해 만든 곡이라 더욱 애착이 간다. 'Ribbonized'란 곡은 단어부터 그가 새로 만든 곡. 하나의 매듭을 짓는 것처럼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의미한다. 피아노와 그가 만나고, 그 만남을 통해 만들어진 음악들이 또다른 이들을 만나 새로운 리본을 만들어간다는 뜻이다.
"대중을 너무 잘 알게 되고 음악을 쉽게 쓴다는 것. 제가 군대를 간 이유 중 하나였어요. 피아니스트로서는 한계를 느끼지만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 대중들에게 제 음악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런데 전주 관객들은 너무 점잖으신 것 같아요. 연주할 때 집중은 잘 되지만, 어차피 저와 제 음악을 좋아해서 찾아와주셨으니까 좀더 편안하게 함께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이번 앨범을 끝으로 피아노곡으로만 된 그의 앨범은 한동안 만나지 못할 듯 싶다. 오케스트라나 대곡으로 관심이 옮겨가 오케스트레이션 편곡이 된 웅장한 음악이나 노래와 오케스트레이션이 함께 갈 수 있는 곡을 선보이고 싶기 때문이다.
군대를 다녀오고 결혼을 하고 딸을 얻는 동안 그는 진짜 어른, 진짜 예술가가 된 듯하다. 그는 "나는 피아노 연주가가 아니라 작곡가"라고 다시한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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