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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전주국제영화제] 리뷰-딕시칙스: 셧 업 앤 싱

두 얼굴의 '미국' 표현의 자유 신랄하게 꼬집어

"미국 대통령이 텍사스 출신이라는 게 부끄럽군요."

 

이 한 마디에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뀌었다. '딕시칙스'는 미국 컨트리 음악의 대표 그룹, 그래미 시상식에서 11개의 트로피를 거머쥔 주인공. 이라크가 대량 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우겨 전쟁을 시도했던 부시 대통령에 반대한 리드 보컬 나탈리 메인스의 발언으로 이른바'마녀 사냥'의 희생양이 됐다.

 

2일 전주국제영화제 야외상영에 초대됐던 <딕시칙스 : 셧 업 앤 싱> 은 표현의 자유를 내걸면서도 정작 비난과 위협을 가하는 미국의 이면을 꼬집은 영화. 하루 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진 이들의 불안감과 고독감, 그러나 뮤지션의 자존심이 굴곡진 변주곡으로 따라간다.

 

하루 아침에 돌변한 시민들에 대한 분노와 미움이 없진 않았지만, 용감한 세 언니 나탈리 메인스(리드 보컬)·마티 맥과이어(보컬)·에밀리 로비슨(보컬)은 자신들의 정치적 신념을 언급한 것은 후회가 없다는 대담한 패를 꺼내들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대중들이 그들에게 낙인찍은 편견들을 새기고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표지 모델로 나선 것. 바바라 월터스를 만나 위기를 기회로 삼고, 음악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대로 진일보한 음악으로 다시 섰다. 4년 만에 발표한 앨범 '테이킹 더 롱 웨이'로 그래미 5개 부문을 석권, 'Not Ready To Make Nice'를 통해 자신들을 원망하고 비난했던 팬들을 향해 잊지도 않고 용서하지도 않겠다고 통렬한 야유를 내질렀다. 그리고 이제는 변심하지 않을 팬들의 기대에 보답해 날린 또다른 하이킥.

 

"미국 대통령이 텍사스 출신이라는 게 정말 부끄러워요."

 

이 영화를 관통하는 또다른 메시지는 힘들 때 가장 힘이 되는 게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이들은"나탈리가 책임감에서 벗어나길 바란다"며 "그가 내일이라도 녹음도, 투어도 싫다고 하면 평화를 얻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밴드를 그만둘 준비가 돼 있다"고 할 정도로 끈끈한 연대를 보여줬다.

 

미국이 자랑하는 표현의 자유가 허상이었음을 꼬집는 다큐멘터리.

 

'모든 반항엔 이유가 있다'는 메시지가 영화 보는 내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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