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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실천, 이 사람의 약속] ④홍성주 전북은행장

지구 살리기 첫걸음은…"물 한방울도 절약" 작은 생활습관 먼저 고쳐야

물을 소중히 아껴야 한다는 홍성주 전북은행장은 화장실에 종이수건이 비치돼 있어도 꼭 일반 수건을 사용한다. 안봉주(bjahn@jjan.kr)

21층 높이의 전북은행. 고층빌딩이다 보니 엘리베이터 7기가 수시로 각 층을 운행하고, 대낮에도 대부분의 사무실에는 전등이 켜 있다. 덩치가 큰 건물은 상대적으로 에너지 소비가 많을 수 있다. 엘리베이터가 에너지 소비 뿐 아니라 권위적인 때도 있었다. 엘리베이터 가운데 1기를 은행장이나, 고위급 외빈들만을 위한 'VIP 전용'으로 운영한 것. VIP 전용 엘리베이터는 2001년 부임한 홍성주 은행장의 지시에 의해 없어졌다. 지금은 은행장을 비롯 모든 사람들이 함께 탑승하는 일반 엘리베이터가 됐다. 탈권위, 고효율을 지향하는 홍 행장의 경영 마인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2일 8층 은행장실에서 만난 홍성주 행장은 "직원들이 은행장하고 같은 엘리베이터 타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는 것 같으면 (내가 먼저) '어서 타라'고 해요. 그래서 모든 임직원이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닙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은행장의 권위'를 훌쩍 벗어던진 그의 얼굴에 행복이 번져났다.

 

홍 행장은 2001년 전북은행장에 취임, 전북은행의 경영 기반을 탄탄하게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IMF외환위기와 미국발 세계금융위기 등 대형 악재 속에서도 3연임에 성공한 일, 세계적 경제지 포브스가 주최하고 지식경제부와 중앙일보가 후원한'2009 대한민국 글로벌 CEO'에 선정된 일 등이 눈에 띈다.

 

그는 은행 경영을 잘하는 만큼 환경 보존에 항상 관심을 갖고 살아가는 녹색실천가 였다.

 

홍 행장은 우리 모두가 지구 살리기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내 고향은 옥정호 인근입니다. 어린 시절, 사람들은 겨울이면 꽁꽁 얼어붙은 옥정호를 수레를 끌고 건넜습니다. 옥정호가 50cm 이상 두껍게 얼어붙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우리나라 대부분 강이 꽁꽁 얼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너무나 먼 이야기가 돼버렸어요"

 

안타까워하는 그의 모습에는 어린 시절 추억을 잃어버린 아쉬움이 깊게 배어 있었다.

 

홍 행장은 물을 너무 낭비하는 생활 습관에 대해서 일침을 가했다.

 

"우리는 물을 그야말로 '물 쓰듯' 쓰고 있어요. '물 쓰듯 하다'는 말은 이제 '물 아껴 쓰듯'으로 바꿔야 합니다. 물 부족 국가의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에서 물은 너무나 귀중한 자원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물을 낭비하고 있어요.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전기에너지가 소모되는지, 사람들은 너무나 무심한 것 같습니다"

 

목욕탕에서 수도꼭지를 틀어놓고 비누칠하는 사람, 손을 씻으면서 수도꼭지를 세게 트는 사람 등 우리 주변에서 물을 흥청 망청 사용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걱정이라는 홍 행장. 그는 물을 소중히 하는 습관이 다른 생활 습관에도 악영향을 준다고 걱정했다. 화장실에 종이수건이 비치돼 있어도 꼭 일반수건을 사용한다는 홍 행장은 "공공건물 화장실에서 손 씻은 뒤 종이수건을 몇장씩 북, 북 꺼내 사용하는데, 참으로 큰일이예요. 한 장으로 충분히 닦을 수 있는데 내 것이 아니니까 마구 써버리는 것이죠. 양심 불량이예요"

 

종이수건 같은 공공재 등에 대한 소비에서 도덕적 해이가 너무 심각하다는 것.

 

영국 근무시절, 유럽인들의 절약정신을 몸에 익혔다는 홍 행장은 "편리성이 낳은 거대한 소비생활이 문제입니다. 펄프가 나지 않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이 일회용 종이컵, 일회용 기저귀, 종이수건 등을 지나치게 사용합니다. 냉난방이나 자동차 공회전이 지나칩니다"라며 "우리의 작은 생활습관이 지구를 병들게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고쳐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오래 전부터 녹색경영을 고민해 왔다고 밝힌 홍 행장은 "불과 몇 일 전에 친녹색경영 추진방안을 지시했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전북은행이 최근 시행에 들어간 '물자절약 5대 실천과제'는 '나 자신부터 실천하는 절약'을 기초로 일회용품 사용 근절, 불필요한 전등 소등 및 냉난방 온도 조절을 통한 전력 절감, 카풀운동을 통한 에너지 절약 등이다. 직원들은 3층 이하는 계단 이용하기, 여름철 넥타이 안매기 등도 적극 실천하고 있다.

 

또한 전북은행을 통해 시민들도 녹색실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녹색금융사업, 환경분야에 대한 지원과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홍 행장은 "공기 좋고 물 좋은 전주는 살기 좋은 도시입니다. 환경보존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 나간다면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지구온난화를 막는데 전북은행이 앞장서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시민행동 21 장세화 간사

 

※다음 릴레이 주자는 전북학교급식연대 이덕자 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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