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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백가쟁명] 천고마비의 계절과 농민의 마음 - 이근석

이근석(전북의제21 사무처장)

어느새 무더운 여름의 터널을 지나 하늘이 높아지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이 도는 계절이 됐다. 무더운 여름철에는 기후변화로 인한 논의가 무성해 심각성을 알리고 이를 통해 다양한 실천활동을 했다. 천고마비의 계절의 즐거움을 누려야 할 지금은 신종플루로 온 세상이 야단법석이다.

 

매년 추수의 계절을 맞이하면서 풍족한 기쁨으로 배가 부르고 가을의 날씨에 걸맞게 책을 읽어 정신의 풍족을 누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지금 우리는 무엇 하나 속시원하게 해결되거나 완성되는 것이 없고 늘 무언가 부족하고 아쉬움이 많은 시대에 살고 있다.

 

오늘도 전주 시내는 경찰차들이 온통 거리를 메웠다. 1년 동안 농사 열심히 짓고 수확의 기쁨으로 가득차야 할 농민들이 수매 문제까지 고민하며 해결해야해 거리에 나선 것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적게 생산하면 부족해서 문제이고, 많이 생산하면 남아돌아서 문제이다.

 

얼마전에는 복분자 파동이 일어났다. 복분자 생산이 너무 많아 저장할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생산을 잘 했는데 이를 소비할 곳이 없어 저장을 하다보니 그 비용이 더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쌀도 똑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 반면에 빈곤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줄어 들지 않고 있다. 우리 주위에는 아직도 끼니를 거르는 아동들이 있다. 정부의 복지정책은 어디로 간 것일까. 쌀 소비가 예전같지 않아 남아돈다는 소리도 있다. 복지정책에 예산을 투여하기 보다는 개발을 하고 건설하는 곳에 너무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대개가 도시를 위한 정책들 뿐이다.

 

여기저기 농촌을 끼고 있는 지자체들은 지역의 농산물을 어떻게 지역에서 해결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이것은 농산물의 이동거리를 줄여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도 할 수 있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신뢰를 가지고 먹을거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멀리 충남 서천군에도 준비를 하고 있고, 가까이 있는 완주군도 행정체제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대응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는 단순하게 농가의 소득을 높이고자 하는 차원을 넘어 마음놓고 생산을 하고 이를 도심의 소비자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책임지고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농민은 열심히 농사를 지어 생산을 하고 행정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면 누구나 그 지자체에서 농사를 짓고 살고 싶어 할 것이다. 농촌을 살리고 마을만들기가 다른 것이 아니다. 농가가 생산한 것이 제값을 받고 안정적인 판로를 가지고 있다면 누구나 농사를 짓고 싶어할 것이다.

 

최근 전라북도도 농촌을 위한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농가도 살리고 일자리창출도 하고 도시의 사람들이 귀농하여 정착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조례도 만들고 부서도 만들고 거기에 따른 기관 설립도 준비를 하고 있다.

 

농민들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 그래서 천고마비의 계절을 제대로 맞이하는 기쁨을 누려보자.

 

/이근석(전북의제21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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