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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건강] 과사용증후군

과유불급…운동이 자칫 독이 될 수도

열대야로 잠 못 이루던 날들이 엊그제 같은데 추워서 모기의 입이 돌아간다는 처서(處暑)를 지나 언제 그랬냐는 듯 시원하고 상쾌한 바람이 몸을 감싼다. 바야흐로 가을이다.

 

가을은 어떤 이들에게는 운동의 계절이다. 운동하기에 좋은 날씨가 연일 계속되어 사람들을 유혹한다. 많은 사람들이 더위에 지쳐 늘어졌던 몸을 추스르고 밖으로 나가 넘치는 활력과 에너지를 발산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절이다. 천고마비의 계절이라지만 살을 빼기에도 가을만큼 좋은 계절이 없다. 가을만큼은 답답한 실내에서 벗어나 등산, 달리기, 테니스 등 운동을 통해 자연이 만들어준 쾌적하고 아름답고 시원함 속에서 모든 스트레스를 말끔히 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대자연을 느끼고 그 안에서 즐거움을 만끽하는 와중에도 달갑지 않은 불청객이 있다. 바로 무리한 운동 등 반복적인 사용에 의한 통증이다. 많은 환자들이 등산, 달리기, 배드민턴, 테니스 등의 운동을 즐기던 중 어깨, 무릎, 팔꿈치, 손목, 발목 등에 통증을 호소하며 내원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불의의 사고나 갑작스런 외상에 의한 것도 있지만 이른바 '과사용증후군'에 해당하는 경우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테니스를 즐기는 50대 남성은 어깨의 통증으로 내원한 분으로 "오십견이니 더 많은 어깨운동을 해야 한다" "뭉친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는 등의 주위 사람들의 말만 믿고 운동에 더욱 열심히 매진하였다. 그 결과 통증은 더욱 심해졌으며 내원하여 초음파검사를 시행한 결과 어깨근육의 부분파열로 진단되었다.

 

평소 체중감량을 목표로 걷기 달리기를 즐겨하시는 40대 여성분은 무릎의 통증으로 내원하였다. 어느 날부터 서서히 무릎이 불편하고 아파오는데 평소 운동부족과 과체중에 의해 발생하는 증상이라 생각하여 더욱 열심히 운동을 하셨다고 한다. 결과는 '퇴행성관절염'이었다.

 

 

운동을 좋아하는 환자들을 대하다 보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다들 "운동으로 인해 발생한 통증은 운동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는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운동에 의해 발생한 통증도 그 양상에 따라 해결방법 또한 다르다. 과사용으로 인해서 발생한 문제를 더욱 사용을 많이 함으로써 해결하려는 것은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부분적으로 파열된 어깨를 강제로 운동시키면 오히려 심한 파열을 유발할 수 있고, 관절염 상태의 무릎으로 등산, 달리기 같은 운동을 계속하면 관절염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흔히 '근육이 뭉쳐서' 발생한다고 생각하는 근육통, 건염, 좌상 등은 격렬한 운동보다는 스트레칭과 휴식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격렬한 운동 후에는 체온이 상승하며 일시적인 근육의 이완상태를 유발하여 잠시 통증이 가라앉는 듯 느껴질 수 있으나 땀이 식고 체온이 정상화되면 안정시 통증은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예로부터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하였다. 대자연을 가슴에 안고, 건강을 위해 누리는 운동의 즐거움이 바르지 못한 정보와 운동에 대한 욕심으로 인해 자칫 독(毒)이 되지 않았음 하는 바람이다.

 

/김정환(우석대학교 전주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

 

▲김정환 교수는

 

원광대 한의과대학 졸업

 

한의학박사

 

한방재활의학과학회 정회원

 

척추신경추나의학회 정회원

 

대한스포츠한의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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