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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예찬] 행정의 변화와 '2.0정신' - 성재민

성재민(인터넷신문 선샤인뉴스 대표)

우리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을 '웹2.0'이라 부른다. '웹2.0'이란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을 넘어오면서 변화한 인터넷의 속성을 일컫는 말이다. 원래 IT에서 나온 이 말은 미국의 IT전문 출판사 오라일리가 온라인 네트워크에서 일어나고 있는 '어떤 변화'를 지칭하기 위해 처음 사용한 이후, 2000년대 웹의 변화를 통칭하는 고유명사가 됐다.

 

'2.0'에는 어떠한 '정신'이 있다. 많은 이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2.0정신'은 '공유, 개방, 참여'로 대변되는 '소통의 정신'이다. 곳곳이 불통 투성인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정신이기도 하다. 쉽게 설명하자면, '2.0정신'이란 '이용자들 스스로가 그들이 가진 지식과 의견을 공유·개방해 다른 이들의 참여를 끌어내면서 더 나은 답을 만들어가는 과정, 혹은 정신' 정도로 정의할 수 있겠다. '2.0'의 등장으로 인터넷은 한단계 진화했다. 더 많은 이들의 참여와 관심을 통해 새로운 발전동력을 얻은 것이다.

 

'2.0정신'이 인터넷을 혁신적으로 바꿔내면서, 다른 분야에도 이 개념을 적용하려는 시도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행정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 '거버먼트2.0' 계획을 발표했다. '거버먼트2.0', 즉 '행정2.0' 계획은 정부자료를 모두 디지털화시켜 모든 일반인이 접근 가능하게 하고, 그에 대한 의견제시까지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오바마 정부가 집권 이후 보여주고 있는 '시민에게 먼저 다가서기'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행정2.0'의 기반이 '시민의 참여'에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최근 전북에서도 '행정2.0'을 시도한 사례가 있었다. 전북도는 지난달 30일 전북대에서 '소원을 말해봐 : 전라북도 복지서비스 도민 아이디어 제안 실현회의'라는 조금 독특한 이름의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시민들이 행정에 제안한 복지서비스 관련 정책을 직접 제안하고 이를 관련 전문가와 담당 공무원 등과 함께 실현방안을 논의해 보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날 회의에서는 앞서 시행된 복지서비스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수상한 6편의 작품이 제안자들의 설명과 함께 소개되고, 이에 대한 관계자 및 전문가들의 논의가 이어졌다. 제안된 아이디어는 독거노인 쓰레기문제를 지적한 '쓰레기를 부탁해' 등 6가지 아이디어였다. 각계각층의 복지서비스 증진을 위한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았다. 제안자의 발표에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의견을 더했고, 담당 공무원들은 검토 및 보완을 통한 적극 시행을 답했다.

 

이번 행사는 도의 행정이 '2.0'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행정2.0'의 핵심은 시민의 참여에 있다. 아이디어의 질적 수준이나 실현 가능성을 떠나 이번 행사는 시민과 행정이 힘을 모은 '행정2.0' 실현을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상징적인 사례다. 특히 도는 내년부터 '도민과 함께 하는 생활정책' 공모 캠페인을 연 4회로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아직 초보적인 단계이긴 하지만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행정에 적극 수용하겠다는 태도가 고무적이다.

 

현 일본 민주당 중의원이자 전 이즈모시 시장이었던 이와쿠니 데쓴도는 자신의 저서 제목을 「행정은 최대의 서비스 산업이다」라고 지었다. '행정은 주민들을 위한 서비스'라는 것이다. 바꿔말해 시민들이 행정에 만족하려면 수혜자인 그들 스스로가 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웹2.0'은 온라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행정2.0'도 마찬가지다. 시민과 함께 하는 행정, 힘을 모아 함께 만들어나가는 행정은 지자체에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다. 시민과 행정이 함께 만들어나가는 지역, 이제 '행정2.0'을 고민할 때다.

 

/성재민(인터넷신문 선샤인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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