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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남의 一口一言] 안호영 의원의 위대한 결단

권혁남(전북대 명예교수)  

마침내 깃발이 올랐다. 그것은 전북의 어둠을 태우는 횃불이다. 안호영 의원이 완주·전주 통합 찬성을 공식 선언했다. 180만 도민의 30년 묵은 체증이 한 방에 씻겨 나갔다. 2009년부터 통합운동을 벌여왔던 나로서는 그 감격을 주체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동안 모든 눈과 귀가 안호영 의원에게 쏠려있었다. 모든 도민은 오직 안 의원의 결단만을 기다렸다. 전북이 소멸의 길로 갈 것인지, 아니면 대전환의 길로 갈 것인지. 그 운명의 열쇠는 온전히 그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드디어 그가 결단했다. 그의 결단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통합 찬반의 거센 파도 속에서 얼마나 많은 번민을 했겠는가. 장석주 시인은 「대추 한 알」에서 노래했다. 대추는 저절로 붉어지지 않았다고. 수많은 태풍과 천둥, 벼락을 견뎌낸 끝에 비로소 붉어졌다고. 하물며 통합 반대 여론이 더 우세한 지역 정서를 뚫고 내린 결정은 오죽 많은 천둥 번개와 태풍을 맞았겠는가. 분명 먼 훗날 안의원의 용기 있는 결단은 전북의 미래를 바꿔놓은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웃인 광주·전남과 대전·충남은 더 큰 몸집으로 변신하며 지역소멸 위기 돌파에 나서고 있다.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 전북만이 내부 통합조차 못 한 채 제자리에 머문다면 전북은 위아래 양 블랙홀 사이에서 고사할 위험성이 매우 크다. 이런 절체절명의 위기를 돌파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 완주·전주 통합뿐이다. 

역사상 위대한 결단은 모두가 ‘여론’과 ‘시기상조’ 논리를 넘어설 때 이뤄졌다. 링컨, 세종대왕, 이병철이 그랬다. 링컨의 노예해방은 국민 다수의 반대 속에서 내려진 고독한 결단이었다.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 역시 사대부들의 조롱과 저항 속에서 이뤄졌다. 이병철 회장의 반도체 진출은 미친 짓이라는 비아냥과 반대를 감수한 도박이었다. 만약 이들이 여론의 눈치를 살피거나 시기상조론과 타협했다면 오늘의 미국, 대한민국, 삼성이 존재했겠는가. 

사실 정치인이 주민정서에 편승하는 결정은 매우 쉬운 선택이다.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무책임하고 비겁한 도피이다. 역사는 대중의 박수 속에 내려진 결정을 기억하지 않는다. 반대를 무릅쓴 결단만을 오래도록 기억한다. 전북은 지역소멸 위기가 아니라 이미 소멸이 진행 중이다. 이제 전북에는 지역소멸에 맞설 통합시라는 강력한 동력이 생기게 되었다. 새롭게 탄생할 통합시는 꺼져가는 전북을 되살리는 결정적인 성장엔진이 될 것이다. 그러나 샴페인은 아직 이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는 법. 어쩌면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앞으로 통합이 완성되기까지 적지 않은 진통과 우여곡절이 빚어질 것이다. 반대파는 야료와 가짜뉴스, 폭력, 선동을 동원해 끈질기게 방해할 것이다. 이를 지혜롭게 넘겨야 한다. 이번 통합의 일등 공신인 정동영 의원을 필두로 전북의 의원들이 발 벗고 나서야 한다. 가장 먼저 중앙정부로부터 5극에 버금가는 대규모 지원을 약속받고, 특례들을 법제화해야 한다. 동시에 전주시와 완주군 의회는 신속히 통합 의결을 마쳐야 한다. 이어서 통합추진기구를 구성하여 완주군민의 우려를 말끔히 불식시키는 세밀한 후속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전주가 모든 걸 양보하여 완주군민의 마음을 얻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한 정치인의 용기 있는 결단으로 전북의 미래가 활짝 열리게 되었다. 전북의 위대한 비상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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