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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우리소리 이어가나"…명창들 뿔났다

판소리 중요무형문화재 후계자 지정 '지지부진'…문화재청 "실력 엇비슷·계보간 갈등 이유" 난색

김일구 명창 (desk@jjan.kr)

판소리 중요무형문화재가 된다는 것은 소리의 보존 가치를 더욱 견고하게 제도적으로 인정받는 과정이다. 도내에선 김일구(69) 김영자(60) 조통달 명창(65)만이 전수교육조교(준보유자)로 활동하고 있을 뿐, 15년 넘게 판소리 문화재가 지정되지 않고 있다. 2003년 판소리가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선정되면서 판소리의 창조적 계승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문화재청이 문화재 지정을 미루고 있는 것은 엇박자라는 지적이다.

 

1992년 '적벽가' 전수조교로 지정된 김일구 명창은 "우리들이 죽고 나면, 누가 우리 소리를 익혀 계보를 이어나갈 지 모르겠다"며 "소리를 올곧게 지키겠다는 일념 하에 수십 여 년 째 전수조교로만 있는 것이 원통하다"고 말했다.

 

김 명창은 "판소리에 대한 예우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전통을 지키려는 제자들도 갈수록 줄게 될 것"이라며 "문화재 지정을 통해 명창들이 세계 문화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명창의 부인인 김영자 명창은 유성준, 정광수로 이어지는 '정광수제 수궁가'로 1991년 국내 최연소 전수교육조교로 지정된 주인공. 하지만 그 역시 20여 년 가까이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고 있다.

 

김 명창은 "스승이 살아 계셔도 연로하시면 후계자를 지정해 소리를 이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스승인 정광수 선생이 돌아가신 지 5년이 돼 가지만, 문화재 지정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1998년 '수궁가' 전수교육조교로 활동해온 조통달 명창은 문화재청의 문화재 지정과 심사과정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조 명창은 "문화재청이 판소리 전문가가 아닌 이들을 판소리 문화재 심사위원으로 위촉해 문화재 지정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제자들의 기량이 비슷해 문화재 지정이 어렵다면 그것을 방관만 할 것이 아니라, 대안 마련을 위해 판소리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이라도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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