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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사람] 한국전통음식학교 개강식서 강연한 박종숙씨

"한식의 세계화, 장맛 찾는데 있죠"

"제가 장 때문에 강연하러 다닌다고 하면, 뭐하러 사서 고생하느냐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한식의 세계화를 어디에서 찾습니까? 뭐니뭐니 해도 장맛입니다. 장맛의 표준화, 진짜 중요해요."

 

12일 전라북도 농업기술원에서 열린 한국전통음식학교 개강식. 「박종숙의 아침밥상」, 「박종숙의 저녁밥상」 을 펴낸 요리연구가 박종숙씨(54)는 '묵은 세월로 만나는 우리의 장(醬)'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좋은 장 만들기에 관한 조언을 했다.

 

맛있는 장을 만들기 위한 필수 조건은 좋은 메주 만들기, 제조법의 계량화, 청결한 관리, 재료와 제조과정의 스토리텔링 작업. 그는 "잘 띄워진 메주를 잘 말려야 맛있는 된장으로 된다"며 "대개 메주의 겉만 말리기 쉬운데, 안이 쫀득쫀득해질 정도로 충분히 말린 메주가 큼큼한 냄새도 덜 나고 맛있다"고 했다.

 

경기도 수원 토박이로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의 손맛을 익히기도 했다는 그는 1982년 결혼과 동시에 장 만들기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종갓집 며느리가 되면서 남들보다 더 많은 장 만들기를 할 수 있었다는 그는 오랜시간 거친 시행착오가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궁중요리 무형문화재인 한복려 선생 문하생 중 손에 꼽는 제자. "한복려 선생님에게서 슴슴하지만 섬세한 조리법을 통해 점잖은 맛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는 그는 "식재료 선택과 계량, 조리기술과 맛의 표준화에 힘쓴다"고 했다. 전통 장 아카데미 운영도 이런 고민에서 비롯됐다.

 

"물론 전라도 김치가 깊고, 맛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전라도 김치는 지역 특색 김치로 보고, 김치의 표준이 따로 필요하다고 여겼어요. 국물이 넉넉한 그래서 시원한 서울 김치가 외국인 입맛에도 적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장을 만들 때 부정이 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붉은 대추나 고추를 넣고, 금줄까지 치기도 했다. 그는 "조금만 소홀히 해도 상하거나 썩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라며 "관리만 청결하게 잘 하면 이런 문제는 해결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장 만들기에 스토리를 입히면 우리 장의 부가가치가 훨씬 높아질 것이라며 집안의 장 만들기 내력이나 지역의 특색을 담은 이야기를 가미해 장을 널리 알리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요리연구가가 제 천직이 될 줄은 몰랐지만, 이 일에 대한 자부심 정말 큽니다. 한식의 세계화, 멀지 않은 데 있어요. 우리 장의 깊은 맛을 알고, 만들어가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희망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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