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특산종 유입···동진강 생태계 교란
동진강에는 종개류 가운데 참종개와 점줄종개만이 살았다. 그러나 1920년대말 일본인 농장 자본에 의해 섬진강 상류에 유역 변경식 댐인 운암댐이 만들어지면서 섬진강 특산종인 왕종개, 줄종개가 넘어왔다.
오랜 세월에 걸쳐 변화되고, 특수한 환경조건에서 이뤄진 새로운 종들이 섞이게 되는 하천 생태계의 교란이 일어난 것이다. 주로 물속에 사는 곤충이 먹잇감이고, 물의 속도가 빠르고 자갈이 많은 바닥이 서식지이다보니 경쟁은 필연이다.
동진강의 터줏대감인 참종개와 점줄종개, 그리고 이 자리를 노리는 섬진강 왕종개·줄종개의 대결은 누구의 승리로 돌아갈까.
윤창호 박사(우리물고기연구소장)는 '지형과 환경 특성에 잘 적응해 온 서식종이 유리할 것 같지만 의외로 외부에서 이식된 종이 우세하다'고 한다. 한강에서만 살던 강준치와 끄리가 낙동강 수계에 이식되면서 어느새 우점종을 이룬 것이 좋은 예다. 다만 이 종개류가 저서성 어류라서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새로운 종의 출현은 경쟁종의 멸종위기로 이어진다. 이는 그 지역의 역사성과 환경특성 등 고유 유전자를 지닌 국가적인 보물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정현(전북환경운동연합 정책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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