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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혹시나' 가 '역시나' 된 도의회

지방의회의 제일 기능은 집행부에 대한 감시 견제기능이다. 주민 대표기관으로서 이런 기능을 소홀히 한다거나 집행부 눈치를 본다면 존재가치가 없다.

 

지난 8대 도의회는 무기력증에 빠져 도대체 무얼 했는지 의아해 하는 도민들이 많았다. 감시 견제기능은 뒷전이고 집행부 입맛에 맞는 일만 하는 의회란 비판이 많았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이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김호서 도의회 의장은 지난 8대 도의회를 '무긴장과 무기력증'으로 비판하고 '강한 의회, 힘있는 의회, 의회다운 의회'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잘못된 도정에 대해서는 과감히 메스를 가하고 특히 인사나 예산상의 문제가 드러나면 용납치 않겠다고 했다. 믿음직스럽고 기대를 모은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러나 지난 1일 도의회 첫 정례회에서는 이런 기대와 믿음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혹시나'가 '역시나'로 변한 실망감, 그런 것이었다. 남원의 하대식의원은 최근 단행된 전북도 인사와 관련, 잘못을 바로잡겠다고 별렀었다. 관련 자료까지 기자들에게 미리 배포했다. 그런데 집행부 관계자가 찾아와 발언 내용을 빼달라고 요청하자 입을 다물고 말았다는 것이다. 한심한 노릇이다.

 

지금 시중에는 전북도 인사와 관련, 질서도 없이 측근· 코드인사가 판치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김완주 지사와 코드가 맞지 않으면 아예 승진할 생각을 말아야 한다는 말도 있다. 과거 4대· 5대 도의회라면 벌써 인사특위를 가동했을 것이다. 제대로 된 의회는 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처럼 인사는 매우 중요한 정책 중의 하나다.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는 기초가 되고 구성원 개개인의 신상과 직접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측 가능한 인사가 이뤄져야 하고 평가방법 역시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는 건 새삼 말할 필요 조차 없다.

 

때문에 인사질서가 훼손되고 제도가 공정하게 작동되지 않는다면 그냥 넘겨서는 안된다. 그런 조직은 죽은 조직이나 마찬가지다. 하물며 이를 따지고 잘못을 바로 잡아야 할 도의원이 집행부 '로비'를 받아 입을 다물어 버린다면 이건 말도 안되는 일이다.

 

도정에는 인사뿐 아니라 다룰 일이 많다. 도의원은 연봉 4900만원 짜리 단순한 직장인이 아니다. 주민 대표기관이다. 김호서 도의장은 "의회가 왜 필요한지 보여주겠다"고 한 약속을 잊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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