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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강, 생명의 길을 묻다] (13) 하천 생태계④ - 하구역 식생 변화

방조제 완공 후 염습지에 육상·귀환식물 확산

(위)퉁퉁마디, 천일사초, 사데풀, 나문재 (desk@jjan.kr)

원래 동진강 하구역은 넓은 염습지가 펼쳐져 있어 생태계는 물론, 경관생태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곳이었다.

 

이 곳의 염습지는 조수의 횟수와 침수시간에 따라 시·공간적으로 다양한 염습지 동·식물들이 서식했던 곳이다. 특히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공사 완공 이전 동진강 하구역 일대는 주기적으로 해수의 영향을 받아 전형적인 염습지 식생의 유형을 지닌 우리나라 대표적인 염습지였다.

 

동진강 하구역은 침수시간의 영향, 토양 함수량, 염분 농도 등의 차이에 의하여 염습지 식생의 다양성이 높았던 곳이다. 그러나 새만금 방조제 완공 이후 다양한 환경의 변화가 발생, 염습지 식생에서 기수습지와 육상습지 식생의 유형으로 천이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예전 동진강 하구역 일대는 지형의 기복이 심하지 않고 편평하여 조간대가 넓게 형성되었기 때문에 해수의 영향에 따른 식생대의 변화가 비교적 뚜렷하였다.

 

 

(위)갯개미취, 칠면초 군락, 갈대, 귀화식물 망초군락, 나문재 군락, 모새달 (desk@jjan.kr)

지형이 낮고 조수의 침수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저위 염습지에서는 칠면초가 순군락을 형성하였으며, 수로 부근과 토양 수분함량이 높은 곳에서는 갈대, 천일사초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또 중위 염습지에서는 갯개미취가 우점하는 곳이 많았으나 칠면초 분포 지역도 비교적 넓게 형성되어 갯개미취-칠면초 혼생 식생의 유형을 보이고 있었다.

 

염습지내에서도 조수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은 제방 주변 및 육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역에서는 나문재, 모새달, 갈대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특히 갯잔디, 천일사초, 갈대, 새섬매자기 등은 집중반상형(Patch형)으로 중·고위 염습지 등에서 소규모 군락을 이루고 있었으며, 가는갯능쟁이, 갯개미취, 나문재, 모새달은 띠모양의 군락구조를 나타내고 있었다.

 

그러나 2006년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공사 완공 이후 1년이 지난 2007년 조사 결과, 동진강 하구역 염습지 식생에서 가장 큰 변화는 염습지 육화현상에 따른 육상식물의 침투로 나타났다.

 

원래 갯벌지역이었던 곳은 칠면초가 침입하여 군락을 이루었으며, 나문재, 갯개미취, 가는갯능쟁이, 갯잔디, 천일사초, 사데풀, 퉁퉁마디, 비쑥 등의 다양한 식물과 갯벌 수로를 중심으로 형성된 갈대 군락이 빠르게 분포역을 늘려갔다.

 

 

 

 

(좌)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이전의 동진강 하구역 염습지(칠면초 군락), 물막이 이후의 동진강 하구역 염습지(염습지 우점종인 칠면초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desk@jjan.kr)

 

 

또한 조수의 영향을 크게 받은 지역은 갯벌로서 식생 형성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방조제 완공 후 염습지 염분농도 등과 관련된 토양 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염습지내 식생형성 및 변화가 뚜렷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방조제 완공 2년째인 2008년도 이후 염습지 식생의 가장 큰 변화는 육상식물의 빠른 침투 및 이입으로 인하여 동진강 하구역 여러 곳에서 염생식물의 쇠퇴와 육상식물 중 천이초기 식물과 귀화식물의 분포역이 확장됐다는 점이다.

 

특히 동진강 하구역의 김제 광활면 등 일부 지역에서는 귀화식물인 빗자루국화가 강하게 우점하게 되었으며 하구역 곳곳에서 망초, 개망초, 소리쟁이, 방가지똥 등 외래종이 분포하게 됐다.

 

방조제 완공 이후 현재까지 동진강 하구역의 식생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지역중 한 곳이 동진대교 일대의 염습지다. 방조제 완공 이전과 완공 직후인 2006~2007년도의 경우 이 곳 염습지내에 분포하는 염생식물의 종수 변화는 크지 않았으나 특정 염생식물의 개체군 크기의 변화는 매우 컸다.

 

2003년에는 갈대, 칠면초, 비쑥, 갯잔디 등이 고르게 분포하였으며, 갯개미취의 경우 예전에는 군락의 구성종으로서 나타났으나 2007년에는 갈대, 칠면초와 함께 이 곳의 주요 종으로 자리잡으면서 갯개미취 분포역이 크게 확장됐다.

 

2007~2008년에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던 갈대군락은 이후 모새달군락과 돌콩-갯조풀-강아지풀-갈대-천일사초의 혼생군락으로 천이가 진행되었다. 또 2007~2008년 칠면초 분포역 내에 소규모 집중반상형으로 분포하던 갈대군락, 갯개미취군락은 현재 갈대, 갯개미취, 빗자루국화, 사데풀 등으로 천이가 진행되면서 매우 큰 식생변화가 일어났다.

 

특히 방조제 완공 이전 식생이 형성되지 않았던 갯벌지역에는 방조제 완공 이후 기수지역의 우점종인 갈대, 새섬매자기, 돌피 등이 분포하고 있다.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인한 염습지의 염도 변화가 식생의 구성종 변화를 유도한 셈이다.

 

과거 동진강 하구역은 육상생태계와 해양생태계를 연결해 주는 완충지역으로서 생물학적 상호작용이 복잡하게 얽힌 독특한 염습지 생태계를 이룬 곳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동진강 하구역은 염습지로서의 역할을 접고 수많은 육상식물과 외래종들에 둘러싸여 서서히 풍요로웠던 염습지로서의 흔적을 지워가고 있다.

 

/김창환(전북대 환경조경디자인학과 교수)

 

※ 공동기획: 만경강 생태하천가꾸기민관학협의회·정읍의제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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