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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지진 교훈 - 백성일

유황과 불로 멸망당한 소돔과 고모라 같았다. 동일본에 9.0 대지진이 났기 때문이다. 쓰나미가 몰려와 도시가 순식간에 물바다가 됐다. 곳곳에서 화재가 발생해 아비규환의 장이 돼 버렸다. 여진으로 공포감을 감출 수가 없다. 그 처참한 광경을 TV를 통해 지켜보면서 남의 일 같지 않다는 생각이었다. 어쩌다 이 참혹한 일이 펼쳐졌는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이 과학에 기대어 신의 영역을 넘보는 등 우쭐댄 것이 화를 자초한 것은 아닐까.

 

밤새 안녕하셨습니까란 말이 절로 나온다. 살아 있어야 산 것이다. 삶은 너무 가변적 요인이 많다.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멀쩡한 사람이 순식간에 귀중한 목숨을 잃는 일이 다반사가 돼버렸다. 한 치 앞을 내다 보기 힘든 세상이다. 편리성을 추구한 만큼 그 역기능이 부메랑 되어 나타난다. 그간 산업화 과정에서 창조 질서를 거스르는 일들을 많이 해왔다.

 

인명은 재천이라 사람 목숨은 하늘에 달려 있다. 장수하려고 삼천궁녀를 풀어 불로초를 구했던 진시황도 결국 죽었다. 덧 없는 게 인생인데 천방지축 나분댄다고 제 뜻대로 얻어지는게 있는가. 배웠다고 무시하고 남을 업신여기지는 않았는지 그런 것들 말이다. 알면 얼마나 알 것이며 가지고 있으면 얼마나 갖고 있다고 까불어 댄다는 말인가. 앞모습 치장하는데 열중해 온 터라 남의 눈에 보이는 뒷 모습은 생각치도 않는다.

 

카인의 후예로 살아온 인간들은 죄 짓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오늘도 풀을 뜯기 위해 마구 달려가다 낭떠러지에 떨어져 죽는 스프링복 같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 교만이 더 문제다. 살다 보면 기쁜 날도 있고 슬픈 때가 있는 법이다. 좋다고 마냥 좋아할 일도 아니고 슬프다고 슬퍼할 일만도 아니다. 달이 차면 기울듯 인간사 채워지면 흩어지는 법이다. 천만년 부귀영화를 누릴 것 같지만 그런 건 없다.

 

시내버스 파업하는 사람들 생각해 보라. 지금 일본 열도에서 벌어진 종말 같은 파국을 보고도 느낀 점이 없는가. 아귀다툼해서 얻은 것은 고통과 불신 밖에 없다. 시내버스 운행률이 90%를 넘어 큰 불편은 가셨다. 뒤늦게나마 노사가 전주시민들에게 미안한 맘 갖고 통크게 비워야 한다. 그러면 모두에게 크게 채워져 승자가 될 것이다. 그게 하늘의 뜻이다.

 

/ 백성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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